
첫눈다운 첫눈이 펑펑 내린 고려대 이공계 하나스퀘어 광장에 눈으로 만든 피라미드가 올라왔고, 그걸 본 건축학과 학생들이 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만든 성문입니다. 딱히 이름 생각 없이 만들었다는데, 이공계 후문 쪽에 있는 중국집 이름인 고려성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서 고려성으로 불리우게 된 이 성문은 한층 더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성문 안쪽에서 기념사진을 찍겠다며 들어간 어떤 학생이 머리를 세게 찧었다는데도 버스 천장 찧는듯한 우렁찬 소리만 나고 성문 천장은 끄덕도 안했다는 말이..; 주변에 작지만 영역 표시(?)도 해놓고 위에는 학교 깃발까지 꽂아놨습니다.




고려성 축조 과정. 물을 자주 길어다가 강성을 보강해서 매우 튼튼하다고 합니다.(사진 출처 : 추영훈님, 고파스 핫이슈게시판 제보자 나無님 등) 구경을 하러 가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출발하기 전날에 비가 많이 내려서 땅 위에 쌓인 눈은 대부분 녹아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애써 만든 고려성도 그렇게 다 녹아내리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카메라를 들고 집에서 출발해봤습니다.

디테일만 약간 뭉개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용을 과시 중인 고려성입니다.

공대 학생들이 만들었던 피라미드는 눈 무덤마냥 변해있었습니다. 일부 행인들한테 테러를 당했다는 말도 있고..; 공들여 만들었을텐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눈 피라미드로 시작한 고대 잉여 문명의 흔적이 이렇게 눈 다 녹은 잔디밭 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고려성은 워낙 튼튼해서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 내년 초까지는 형상을 유지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구경가고 싶으신 분들은 고려대 하나스퀘어 광장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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