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의 1년전-_-의 글이긴 한데 블로그 리플에서도 가끔 언급되는 주제라서 옮겨보기로 했습니다. 지극히 영국적인 시선에서 쓴 글이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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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소형차를 큰 차처럼 몰고 싶으면 디젤 모델을 고르면 된다. 1.6리터 터보디젤은 이보다 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 수준의 토크를 내면서 훨씬 우수한 연비를 낸다. 영국에서는 디젤 차의 판매 비중은 절반을 넘는데 그나마 얼마전까지도 가솔린을 오래도록 선호해오다가 인식의 전환이 최근에 시작된 영국이라 이 모양이고, 다른 유럽 쪽은 이보다 디젤 선호가 더 높을 것이다.
그럼 미국인들은 왜 디젤 승용차를 몰지 않는가?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젤 승용은 특유의 저RPM 토크에서 나오는 힘으로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할 것이어서 미국인들의 운전 스타일에도 적합할 것이다. 연비가 좋아 주유 빈도가 낮아진다는 장점도 있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 승용차 평균연비 54.5MPG(23.2km/L)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 영길리들이 미국을 뭘 안다고 난리야!" 라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사실 잘 안다. 미국의 경유 시장은 영국의 30년 전 상황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영국에선 디젤차 운전자들은 따돌림받는 처지였다. 경유를 채우러 트럭 운전자들과 함께 주유소 뒷구석을 찾아다녀야 했고, 가솔린 운전자들의 우쭐해하는듯한, 혹은 동정을 보내는듯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경유를 취급하는 곳도 많지 않아서 디젤차 운전자들은 주유소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다녀야 했다.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유가도 천차만별이었다. 경유 취급 주유소는 평균 40km 떨어져 있어서, 비싸더라도 할 수 없이 기름을 넣어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이용해 주유소 측에서 멋대로 경유값을 부풀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디젤 승용차 소비자가 늘고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유가에 안정적인 질서가 자리잡게 되었다.
저황 제정(low-sulphur refining)이 규정화되면서 경유 가격도 미국에서 저렴하지만도 않아졌다. 유럽도 디젤 유가가 오르기로는 사정이 비슷했지만, 디젤 승용차들의 연비가 30% 우수한 것을 감안하여 그 차이를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에 불만을 접어둘 수 있었다.
물론 유럽에서도 디젤 관련 규제가 없지는 않다.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를 위해 세탄가(價)(중유 기관용 연료의 발화 성능을 나타낸 지수) 규정 상향에 노력하고 있고, EU 배출가스 규정도 질소산화물 규정을 빼고는 미국의 Tier-2 규정을 보통 만족하는 편이다. 하지만 최신의 가장 강력한 EU6 규정(2015년까지 유럽 시장 신차에 만족 요망)도 아직은 미국의 까다로운 스모그, 산성비 유발 물질 관련 규정을 만족하지는 못한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디젤은 질소산화물 배출 조절이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질소산화물 배출 규정이 특히 더 까다롭다. 그래서 미국시장용 디젤 승용차들은 배기관을 지나는 미립자를 줄이기 위한 비싼 장치들을 추가적으로 달 수밖에 없다. 이미 복잡한 분사 시스템이며 터보차저까지 기본 장착하여 엔진 단가부터 비싼데, 위의 장치까지 더해져 더 비싸지는 것이다.
디젤이 지저분함의 상징인 것도 옛말이다. 최신 기술은 디젤 엔진의 단점을 많이 해소하여,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은 디젤 승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구입하고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 장치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비용이 더 클지라도, 디젤 승용 특유의 감각적 만족 또한 무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미국인들이여! 이제는 디젤 승용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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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최신 EU6도 못당해내는 미국의 질소산화물 배출 관련 규정이 너무 빡세서 디젤 승용의 유럽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부분인데.. 확실히 미국에 있는 일부 디젤차들만 봐도 가격 차이가 확 납니다. 폭스바겐 제타, 쉐비 크루즈를 비교해보면 일반 가솔린 모델과 디젤의 가격차이가 7,000~8,000달러 수준입니다. 디젤에서 기본 트림과 장비를 좀 높게 잡아서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보통 비슷한 모델에서 디젤이 200만원대 차이가 나는 점을 생각하면 무섭긴 하죠; 유럽에서 이런 말을 한다고 들을 미국은 아니겠습니다만, 평균연비 54.5MPG 프로젝트가 가능하려면 디젤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긴 할 겁니다. 최근 몇년간 독일 몇몇 메이커들을 필두로 디젤차 진출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기는 합니다.

유럽에서는 소형차를 큰 차처럼 몰고 싶으면 디젤 모델을 고르면 된다. 1.6리터 터보디젤은 이보다 큰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 수준의 토크를 내면서 훨씬 우수한 연비를 낸다. 영국에서는 디젤 차의 판매 비중은 절반을 넘는데 그나마 얼마전까지도 가솔린을 오래도록 선호해오다가 인식의 전환이 최근에 시작된 영국이라 이 모양이고, 다른 유럽 쪽은 이보다 디젤 선호가 더 높을 것이다.
그럼 미국인들은 왜 디젤 승용차를 몰지 않는가? 유럽인들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젤 승용은 특유의 저RPM 토크에서 나오는 힘으로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할 것이어서 미국인들의 운전 스타일에도 적합할 것이다. 연비가 좋아 주유 빈도가 낮아진다는 장점도 있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 승용차 평균연비 54.5MPG(23.2km/L)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면 "너희 영길리들이 미국을 뭘 안다고 난리야!" 라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사실 잘 안다. 미국의 경유 시장은 영국의 30년 전 상황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영국에선 디젤차 운전자들은 따돌림받는 처지였다. 경유를 채우러 트럭 운전자들과 함께 주유소 뒷구석을 찾아다녀야 했고, 가솔린 운전자들의 우쭐해하는듯한, 혹은 동정을 보내는듯한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심지어 경유를 취급하는 곳도 많지 않아서 디젤차 운전자들은 주유소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다녀야 했다.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다보니 유가도 천차만별이었다. 경유 취급 주유소는 평균 40km 떨어져 있어서, 비싸더라도 할 수 없이 기름을 넣어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이용해 주유소 측에서 멋대로 경유값을 부풀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디젤 승용차 소비자가 늘고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유가에 안정적인 질서가 자리잡게 되었다.
저황 제정(low-sulphur refining)이 규정화되면서 경유 가격도 미국에서 저렴하지만도 않아졌다. 유럽도 디젤 유가가 오르기로는 사정이 비슷했지만, 디젤 승용차들의 연비가 30% 우수한 것을 감안하여 그 차이를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에 불만을 접어둘 수 있었다.
물론 유럽에서도 디젤 관련 규제가 없지는 않다.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를 위해 세탄가(價)(중유 기관용 연료의 발화 성능을 나타낸 지수) 규정 상향에 노력하고 있고, EU 배출가스 규정도 질소산화물 규정을 빼고는 미국의 Tier-2 규정을 보통 만족하는 편이다. 하지만 최신의 가장 강력한 EU6 규정(2015년까지 유럽 시장 신차에 만족 요망)도 아직은 미국의 까다로운 스모그, 산성비 유발 물질 관련 규정을 만족하지는 못한다.
가솔린 엔진에 비해 디젤은 질소산화물 배출 조절이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질소산화물 배출 규정이 특히 더 까다롭다. 그래서 미국시장용 디젤 승용차들은 배기관을 지나는 미립자를 줄이기 위한 비싼 장치들을 추가적으로 달 수밖에 없다. 이미 복잡한 분사 시스템이며 터보차저까지 기본 장착하여 엔진 단가부터 비싼데, 위의 장치까지 더해져 더 비싸지는 것이다.
디젤이 지저분함의 상징인 것도 옛말이다. 최신 기술은 디젤 엔진의 단점을 많이 해소하여,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은 디젤 승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구입하고 있다. 질소산화물 배출 감소 장치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비용이 더 클지라도, 디젤 승용 특유의 감각적 만족 또한 무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미국인들이여! 이제는 디젤 승용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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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최신 EU6도 못당해내는 미국의 질소산화물 배출 관련 규정이 너무 빡세서 디젤 승용의 유럽 시장 진출이 어렵다는 부분인데.. 확실히 미국에 있는 일부 디젤차들만 봐도 가격 차이가 확 납니다. 폭스바겐 제타, 쉐비 크루즈를 비교해보면 일반 가솔린 모델과 디젤의 가격차이가 7,000~8,000달러 수준입니다. 디젤에서 기본 트림과 장비를 좀 높게 잡아서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선 보통 비슷한 모델에서 디젤이 200만원대 차이가 나는 점을 생각하면 무섭긴 하죠; 유럽에서 이런 말을 한다고 들을 미국은 아니겠습니다만, 평균연비 54.5MPG 프로젝트가 가능하려면 디젤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긴 할 겁니다. 최근 몇년간 독일 몇몇 메이커들을 필두로 디젤차 진출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