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체를 여섯 조각으로 절단내서 옮기는 것을 연습하기까지의 과정은 지난 포스팅 http://avantgarde.egloos.com/4016442을 참고해주시고..


머스탱은 1964년에 첫 출시되어 지금까지 미국의 대표 스포츠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포드는 1965년 4월 17일 1세대 머스탱 컨버터블을 엘레베이터만을 이용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86층 전망대에 올려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머스탱의 50주년을 기념하여 포드는 49년만에 머스탱 컨버터블을 또 한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86층 전망대에 올립니다.

굳이 힘들게 차체를 절단하여 폭이 914mm에 불과한 좁은 엘레베이터로 올리는 이유는 49년 전과 마찬가지로 달리 대안이 정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헬기로 올리자니 주변 건물들이 밀집되어있는데다가 전망대가 워낙 좁아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크레인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 높이인 373m까지 닿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섯 조각의 차체를 포함해 총 100가지가 넘는 파츠들을 86층까지 일일이 엘레베이터로 20회 넘게 왕복하면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사전에 엘레베이터 크기의 상자를 통해 운반을 실험해보고, 매우 짧은 폐장 시간 (새벽 2시~아침8시) 안에 조립해낼 수 있도록 분해조립을 수없이 연습했습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새벽 2시까지 개방됩니다. 사실 그 시간대라면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절망적인 시야인데다 체감온도 0도에 시속 60마일의 강풍이 불어닥치는데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이 드나든다고 합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측에서 특별히 전망대를 일찍 폐쇄해주어, 예정시각보다 2시간 이른 12시 30분부터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작업자들과 바깥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모든 작업을 빌딩 로비로 다시 내려보내기를 고려하기까지 했으나, 새벽 2시부터 기상 상황이 다시 좋아져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강풍과 매서운 추위는 여전했지만, 작업 팀들과 취재진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새벽 5시가 넘은 시점, 마지막 볼트가 체결되어 머스탱의 조립이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7시에 있을 빌 포드 포드 회장의 방문 행사, 8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개장 전까지 모든 작업 흔적 마무리에 들어갑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의 머스탱을 처음 마주하게 된 빌 포드(포드 회장), 앤서니 E 맬킨(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부동산 투자업체 CEO) 등의 방문 행사가 끝나자, 취재진과 관람객들로 활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맨하탄 두 번째로 높은 빌딩 정상에 오른 머스탱은 앞으로 미국 시각으로 4월 18일 새벽 2시까지 전시되며, 그 이후 다시 새벽 시간동안 해체되어 원 작업장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어찌보면 어마어마한 시간과 인력을 들여 멀쩡한 차 하나 그냥 폐품 만든(저렇게 절단낸 자동차가 정상 원복되어 굴러갈 수는 없죠), 무의미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50년 세월동안 3천 편이 넘는 영화나 영상물에 출연하여 수없이 벌여온 머스탱의 스턴트 액션 중에 가장 위대한 스턴트 액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트리비아
1. 작업에 참여한 업체 DST는 49년 전 초대 머스탱을 올릴 때도 협업했던 역사깊은 업체였으며, 당시 참여했던 미캐닉 클로드 코크레인의 아들 댄 코크레인도 이번 머스탱 분해조립 팀에 참여하였습니다.
2. 좁은 전망대 위에서 쉽게 분해-조립을 할 수 있게끔 용접 작업 없이 수많은 절단면과 부품들이 볼트 및 너트로 조립되었습니다.
3. 차체가 여섯 조각으로 절단되어 있으나, 겉보기에 단차는 눈에 잘 안 띄게끔 처리했다고 합니다.
4. 어차피 굴러가는 기능은 포기해도 되는고로 무거운 엔진과 파워트레인을 제거하여 인력으로 모든 파츠를 옮길 수 있었습니다.
5. 배터리를 통해 램프류의 가동은 가능하나, 앞으로 운행 가능한 차로는 절대 회복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6. 소프트탑은 원래 전동식이지만 전시차에는 손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맞추어 넣었다고 합니다.
6시간에 걸친 조립 과정 타임랩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