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아방가르드의 스튜디오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1240

메르세데스-AMG GT S 에디션1 시승기

$
0
0

지인의 지인분께서 최근 구입하신 차를 타볼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실로 가슴 설레는 차의 운전대를 잡아보게 되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시승기 카테고리를 만든 이래 가장 비싼 차일듯한 차, 벤츠 AMG GT S. 에디션1이라는 이름의 발매 초반 특별판입니다.


1. 외형
이 차의 출시와 함께 AMG가 하나의 독립브랜드처럼 되어서 계보를 따지자면 조금 애매하지만, 벤츠 삼각별 로고를 달고 팔렸던 스페셜카들-SLR 맥라렌, SLS AMG-과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적인 특징이 롱노즈 숏데크라는 점. AMG GT 역시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비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근사하게 날개처럼 열리는 도어같은 특별한 시선강탈요소는 없지만, 디자인 자체가 무척 멋져서 충분히 빛납니다. GT3급 투어링 머신을 도로위에 끌고 온듯한 강인한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극단적으로 앞당긴 프론트 오버행과 낮은 루프라인, 군살없는 몸매로 인해 2억원 언저리 FR형 스포츠카들 가운데 자세 하나는 정말 독보적이죠. 빵빵하게 부풀린 엉덩이가 두드러지는 뒷태는 구동계 배치가 전혀 다름에도 마치 포르쉐 911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사납게 치켜뜬 눈매는 클래식한 모양새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길게 늘려놓은 LED 테일램프엔 뻗어나가는듯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18발의 LED 턴시그널을 적용했습니다. 본디 속도에 따라 숨어들어갔다가 펴져올라오는 가변 스포일러가 장착되는 차지만, 에디션1이라는 특별판이라서 고정식 스포일러가 장착되었습니다. 카본루프도 에디션1만의 특장점.



2. 인테리어
요즘의 벤츠 고유의 느낌으로 화려하게 단정된 실내입니다. 나파 가죽, 알칸타라로 정성스레 꾸민 실내에 붉은 스티칭으로 포인트를 줍니다. 카본같은 팬시한 요소를 떡칠하지 않더라도 디자인 자체만으로 충분히 멋진 실내입니다.


에디션1 로고가 빛나는 알칸타라 스티어링 휠. 의외로 두툼하고 평범한 디자인이라, 핸들만 떼놓고 보면 2억짜리 스페셜 스포츠카의 핸들일지 E클래스의 핸들일지 아무도 구별하지 못할 것 같다는 아쉬움이.. 계기판 역시 최고시속이 더 높게 새겨지는 것 외엔 특별한 아이캐칭 디테일이 없습니다.


가운데 네개의 송풍구를 비롯해 대부분의 센터콘솔 조작계가 원형 다이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조 버튼과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 등 기존 벤츠 승용차들과 공용하는 요소도 꽤 많이 보입니다.


다만 보기엔 근사한데 막상 운전석에 앉아 쓰려니 영 적응이 안되는 요소들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SBW 타입의 기어레버는 센터콘솔 쪽에 이상할 정도로 작은 크기로 뒤에 붙여놔서, 다른 승용 벤츠처럼 칼럼 시프터인줄 알고 핸들 뒤를 한참 뒤졌네요.


제일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천장 가운데 붙어있는 비상등. 이걸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긴히 누를 수 있는 차주가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대시보드상에 자리가 아주 여유 없는 것도 아닌데, 정말 심미성만을 위해 비상등을 저 위치에 유배시켰다면 정말 막말 포탄을 날리고 싶어지는..


기본적으로 2인승 구조에 뒷자리 공간도 없어서 휴식간 의자를 누이고 쉴 만한 차는 못됩니다. 포르쉐 911보다 낮은 전고와 높은 턱 때문에 타고내리기도 조금은 불편하고요.


SLS처럼 미션의 위치가 뒤에 붙는 구조상 트렁크 플로어가 매우 높아서 적재공간이 마지널합니다. 다행히 해치형 트렁크와 조절 가능한 커버 덕에 SLS AMG보다는 짐을 넣고 빼기가 더 낫다는 점..


3. 성능/주행감각

빌더 1인이 책임지고 수제작했음을 인증하는 AMG 특유의 명판. 요새는 이거 안붙는 엔트리급 AMG도 있다죠?

AMG GT S의 V8 4.0리터 터보 엔진은 최대출력 510ps@6,250rpm, 최대토크 66.3kg.m@1,750~4,750rpm 제원을 가집니다. 페이퍼스펙만으로는 사실 AMG E63 S 세단에 올라간 동배기량 터보 엔진 쪽의 출력과 토크가 약 10% 가량 더 높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AMG GT S가 특별하고 값비싼 이유는 기존 승용차 파생 고성능의 AMG 세단/쿠페에서는 볼 수 없는 극단적인 설계 때문.


서명 명판이 새겨진, 보통의 엔진커버같이 생긴 저것 뒤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 V8 엔진입니다. 전륜 구동축 안쪽으로 최대한 밀어넣은 엔진 배치는 소위 말하는 프론트미드십 후륜구동(FMR) 구조의 정수를 보여주며, 7단 DCT 변속기도 SLS AMG처럼 리어에 밀어넣은 결과 전후 무게배분은 47:53 수준. 전용의 알루미늄 스페이스프레임은 경량화에 초점을 두었고, 높은 G가 걸려도 엔진오일을 효과적으로 공급하고 무게중심을 낮출 수 있는 드라이섬프 윤활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최고시속 또한 250km/h에서 제한이 걸리는 승용세단 기반 AMG 차들과 달리 AMG GT S는 제원상 310km/h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전륜 265/35ZR19, 후륜 295/30ZR20 미쉐린 PSS 타이어가 꼽혀진 상태. 앞뒤 휠사이즈가 다른것은 GT S부터 적용됩니다. 브레이크는 에디션1 한정으로 무려 카본세라믹 디스크가 적용되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저 소재의 브레이크들은 열을 충분히 받기 전까지는 제동성능이 오히려 더 떨어지니 일상 주행간엔 유의가 필요합니다.



AMG GT S의 미덕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미덕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 C(컴포트) 모드에 두고 타면 공격적인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나긋나긋하고 편안한 그랜드투어러의 모습을 보여주고, 스포츠+나 레이스 모드로 넘어가면 맹렬한 V8 엔진의 포효가 변속 때마다 팝콘 튀는 소리와 함께 흥분을 고조시키며, 미션과 서스펜션의 반응도 보다 스파르탄해집니다.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은 1,939mm나 되는 전폭과 롱노즈로 인해 가졌던 두려움을 금방 해소해줄 정도로 다루기 쉽고 샤프한 거동으로 보답합니다. 정말이지 올라운더로서 훌륭한 밸런스를 갖춘 차입니다. 시승구간상 연비나 ADAS 테스트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4. 가격 대비 가치
사실 리뷰에 쓰인 차종은 AMG GT S 발매 초반에 팔린 에디션1 버전으로 현재는 판매되고 있지 않습니다. 리뷰 작성일 현재 기준 2억 1200만원의 가격이 매겨진 AMG GT S는 위 사양에서 카본세라믹 브레이크, 고정식 윙, 카본 루프 등이 빠지는 사양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랜드투어러로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잠재력을 생각하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만 있어도 완벽할텐데, 어차피 2억원짜리 2인승 고출력 스포츠카를 살 사람이 기대할 옵션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5. 총평
AMG GT S는 벤츠 AMG 방식의 포르쉐 911이 아닐까 감히 평해봅니다. 빵빵한 테일이 두드러지는 911 못잖게 훌륭하고 특별한 디자인, 911처럼 뒤에 무게가 쏠리진 않지만 FR임에도 불구하고 왠만한 미드십 후륜구동차 못잖은 전후무게배분, 경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함에 따른 가벼운 중량을 확보했습니다. 911이 못 가진 V8 대배기량 엔진의 펀치력과 사운드는 덤으로 따라오고, 변종이 수십가지가 넘는 911과 달리 바리에이션이 적어서 희소가치가 훌륭합니다. 다만 50년 넘게 911을 담금질해오며 실용성과 고급감을 보강해온 내공은 금방 따라잡기 힘들기에, 2+2시터로서의 실용성, 어느 환경에서도 승하차와 운전이 힘들고 겁나지 않는 편리한 구조는 AMG GT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혼자 차를 타는 입장에서 911은 한대만 갖고 있어도 편할 것 같은데, AMG GT는 4도어 경차라도 한대 더 있어야 할것 같지 않나 싶은 불편함이 따라온다는 것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차의 구입을 결심하고 벤츠 AMG 매장을 방문할 때 뜻밖의 복병은 1~2억원대의 동사 타 AMG차가 될 것이라는 점들. 2도어 스포츠카 디자인은 아니지만 출력은 높으면서 가격이 낮은 AMG E63S, 벤틀리 컨티넨탈 GT에 견줄만한 존재감과 훨씬 넓다란 뒷자리 및 트렁크 공간을 제공할 AMG S63 쿠페는 AMG GT를 향하던 시선을 빼앗아가기 충분한 매력적인 차들이죠. 국내 라인업엔 AMG 사양이 존재하지 않으나 고급 하드탑 컨버터블 SL도 마음을 동하게 할테고요. 그래서 사실 AMG GT에 선대 스페셜카처럼 근사하게 날개형 도어라도 달렸으면 좋겠지 싶지만, 이 차의 매력은 실제 주행에 나설 때 빛을 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거리 크루저로서의 미덕을 강화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추가와, 지나치게 심미성에만 치중한 실내 버튼배치 개선이 이뤄진다면 어느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침 없이 두루 훌륭한, 더할 나위 없을 스포츠카일 것 같습니다.


장점 : FMR 구동계가 보여줄 수 있는 롱노즈 숏테일의 환상적인 비례, 넘치는 힘과 짜릿한 사운드의 V8 터보엔진, 컴포트한 크루저와 하드코어한 맹수 역할을 모두 해내는 훌륭한 밸런스, 적은 바리에이션으로 인한 높은 희소가치
단점 : 2+2시터 포르쉐 911 대비 실사용 편의성이 나쁨, 실제 써보기는 하고 만든건가 의심되는 불편한 실내 버튼배치, 타 AMG 모델들과 비교되는 애매한 포지셔닝

[#ADSENSE|ca-pub-7629890225161729|6284599891|1|728px|90px#]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1240

Trending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