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엠 쉐보레 말리부가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더뉴 말리부라는 이름으로 새로워졌습니다.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더뉴 말리부 미디어데이에서 느낀 점을 후기로 작성해봅니다.


전면부는 최근 쉐보레 패밀리룩에 맞춰 보다 슬릭해진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습니다. 범퍼 가운데 얇은 크롬바가 쉐보레 보타이 로고를 가로지르는 형상으로 그릴 디자인이 변경되고, LED DRL은 V자를 그리는 듯한 느낌으로 변경되면서 사이드 인디케이터와 함께 배치되었습니다. 헤드램프 역시 디자인을 바꾸면서 LED 타입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기존 말리부를 투박하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훌륭한 디자인 개선인 것으로 보입니다.





휠 디자인은 변경이 없습니다. 블랙 휠과 블랙 보타이 로고 등이 특징인 퍼펙트 블랙 트림 역시 그대로 따라오는군요.

늘씬한 사이드 프로필은 여전히 마음에 드는 부분. 범퍼 디자인의 변경으로 인해 전장이 소폭 연장된 더뉴 말리부의 전장은 4,935mm나 되는데, 이는 현대 그랜저IG(4,930mm)의 것보다 깁니다. 물론 휠베이스는 그랜저가 더 길다보니 뒷자리 거주성은 여전히 그랜저의 비교우위.



테일램프는 Y자를 그리는듯한 모양으로 미등 점등패턴이 바뀐 LED 타입. 머플러팁은 크롬 소재로 얇고 날카롭게 듀얼 타입으로 뽑았습니다.



실내는 지나치게 밝은 톤의 브라운 컬러 대신 크림 베이지 인테리어 컬러가 투입되어 보다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제일 반가운 개선요소는 그간 쉐보레 차를 사고싶지 않은 이유였던 너무 촌스러운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가 드디어 개선되었다는 것! 신규 8인치 쉐보레 인포테인먼트는 UI 디자인과 사용성이 월등히 개선되었고, 내비게이션 역시 터치 반응과 화면구성이 우수해졌습니다.

계기반 또한 가운데 8인치 컬러 스크린 클러스터를 두어 필요한 정보를 깔끔하게 전달합니다. 풀컬러 LCD 계기반임을 자랑하는 르노삼성 SM6의 7인치 스크린보다 훨씬 큰데요, 게이지 구성이 스마트하지 못해 필요한 정보를 한꺼번에 모아서 보여주는 능력이 부족했던 SM6의 것 대비 말리부는 좌우 아날로그 게이지를 기본으로 두면서 속도계와 주변 테두리 사이에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훨신 보기 편합니다. 국산 중형차 중 계기반만 놓고 보면 가장 마음에 드는 차가 말리부입니다.


한국지엠이 많은 말리부 시승기들에서 지적된 요소들을 신경쓰고 있는 것인지 깨알같은 사양 개선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USB 포트 자리에 조명이 없어서 손을 억지로 더듬어 포트 자리를 찾느라 고생했다는 점을 많이들 지적했는데, 드디어 여기에 조명이 생겨서 포트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보닛 또한 가스 리프트가 적용되어 열고 내리기 더 편해졌고요.

1964년부터 이어진 말리부의 역사를 펼쳐놓은 공간입니다. 사실 한국지엠을 통해 들어온 8세대 이전까진 우리나라와 연이 없던 차들이긴 하죠.

지난 부산모터쇼때와 마찬가지로 향후 5년간 15개 차종 출시를 다시금 약속하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CEO. 다음달 출시될 카마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사진도 같이 보여지고 있네요. 기존과 마찬가지로 미국수입산 V8 SS 모델로만 출시된다고 하는데, 예전과 같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정책을 기대해봅니다.





주요 디자인 및 사양 개선점을 소개한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제임스 플레밍 전무.



더뉴 말리부의 주요 관찰 포인트는 파워트레인 라인업의 다변화입니다. 기존 4기통 1.5리터 터보 엔진은 3기통 1.35리터 터보 엔진으로 다운사이즈 대체되고, 이쿼녹스 등에 소개된 4기통 1.6리터 디젤 엔진이 신규 추가됩니다. 4기통 2.0리터 터보 모델은 특별한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볼륨 모델이 될 3기통 1.35리터 터보는 E-터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기존 4기통 1.5리터 터보 엔진 대비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소폭 하향되지만 경쟁모델과 비교하면 최대출력은 평균, 최대토크는 최상위입니다. 변속기도 효율 개선을 위해 CVT로 변경되었는데, 고부하 변속감 개선을 위한 RPM 보정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급가속 시에서도 불쾌한 느낌이 덜합니다. 가장 앞서게 된 부분은 단연 연비인데요, 16,17인치 휠타이어를 낄 경우 복합연비가 14.2km/L에 달합니다. 연비에 불리한 19인치 휠타이어를 끼고도 경쟁사 2.0리터 자연흡기 4기통 중형차 대비 어떤 휠타이어 사양보다도 연비가 더 앞선다는 것은 분명한 강점입니다. 1.35 E터보는 3종 저공해차에 분류되어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혜택이 따라오며, 2.0리터 중형차 대비 자동차세도 연 27만원 가량 저렴합니다.


에어백은 기존 8에어백에서 10에어백으로 늘어나 국산 중형차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ADAS 옵션 또한 LT 트림부터 옵션 선택권을 주게끔 확대했습니다. 아쉬운 옥의 티 하나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1.35 E-터보, 2.0 터보 최고 사양(프리미어 이상)에서만 선택 가능합니다. 때문에 가격을 최대 100만원 인하했다고 하더라도, 패밀리카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꼭 넣고 싶은 저로서는 크게 가격적인 메리트가 와닿지는 않네요..

시승 프로그램의 첫째는 비교 드래그테스트. 기존 4기통 1.5리터 터보 모델을 대체할 신형 3기통 1.35리터 터보 모델이 결코 성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https://youtu.be/lyRpIgm86iM
놀랍게도 출력과 토크가 모두 낮아진 3기통 1.35리터 터보 엔진이 초반 발진가속에서 기존 4기통 1.5리터 터보 엔진을 가뿐히 앞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고속 이후부터는 1.5 터보 엔진 사양이 더 잘 나갈 것 같긴 하지만, 더욱 다운사이즈를 가하면서도 실사용 영역에서의 힘과 연비 개선을 모두 챙긴 것은 굉장한 일이죠.


다음은 인제스피디움 A코스를 돌면서 트랙에서의 운동성능을 체험해보는 시간. 1.35리터 터보, 1.6리터 디젤 각각 2랩씩 주행 가능했습니다.


1.35 터보, 1.6 디젤 양 차종 모두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의 아쉬움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적당한 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가이드 드라이버의 통제 하에 후행 2랩 주행만으로는 특별히 뭔가를 느껴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추후 3기통 1.35리터 모델을 공도에서 시승하며 NVH가 일상 주행에서 감내 가능한 수준일지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한국지엠은 인제 스피디움에서 서울까지 복귀하는 길을 공공도로 시승 코스로 마련했습니다. 이전에 장기시승차로 이미 체험해본 2.0 터보 사양으로만 준비되었습니다. 덕분에 후련한 가속능력을 즐기면서도 조용하고 편안하게 복귀할 수 있었지만 더뉴 말리부의 신규 파워트레인 사양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사실 신차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오히려 아쉬운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댐퍼 세팅이 바뀌었다고는 하는데 제가 느끼기엔 큰 변화를 캐치하긴 어려웠고, 기존 말리부 2.0 터보에서 엔진과 변속기(6AT), 성능제원까지 모두 동일한지라 크게 특기할만한 점이 없습니다. 포근한 승차감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rpm 영역에 상관없이 후련한 가속성능으로 보답하는 4기통 2.0 터보 엔진은 유지비만 신경 쓰지 않는다면 선택지 최우선에 놓고 싶은 파워트레인입니다.

전반적인 궁금증은 과거 말리부 2.0T 시승기 글을 참조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인포테인먼트 측면에서의 아쉬움만 개선되었다고 보시면 될듯..

말리부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내/외관 디자인이 멋져지고, 인포테인먼트 디자인을 크게 개선하여 기존 말리부에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몇몇가지 아쉬움들이 대부분 해소된 것 같습니다. 파워트레인 변경/추가도 거의 풀모델체인지 신차 수준으로 적극적으로 이뤄냈고요. 주력 신규 파워트레인인 3기통 1.35리터 터보 + CVT가 사실 가장 궁금했는데, 나중에 해당 모델의 장기시승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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