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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방가르드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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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 먹는 수제 케이크 - 동판교 얌이(Ya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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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판교에 점심 먹으러 갔다가 조각 케이크 좋아하는 동생 때문에 호기심에 찾아가본 맞은편의 이 수제 케이크 카페에서는 케이크를 하나도 살 수 없었습니다. 조각 케이크 단품은 조금 전에 매진되었고, 홀(whole) 케이크는 1개월 전에 예약하셔야 한다고. 문 여는 시간이 점심 12시인데 2시간만에 케이크가 다 팔려버렸다고 하니 참 신기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 보니 인기가 워낙 많아서 12시에 딱 맞춰 줄 서서 들어간 다음에 1인당 네개씩, 한 종류당으로는 두개씩만 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까다로울 수록 대체 왜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나 확인해봐야겠다는 호기심이 든단 말이죠. 그래서 작년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맞춰 조각케익을 대여섯개 사드려봤는데, 부모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이번 생신 때 홀케익으로 예약하게 되었습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줄을 선 사람들. 케이크 사러 줄 서는 풍경은 정말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평일은 두 시간 반, 주말은 한 시간 반만에 완판되는 것 같습니다. 가게 근처 주차장도 없고, 매장 내 테이블도 몇 개 없어서, 멀리서 차 끌고 오시는 분들은 조금 불편할 겁니다.


2등으로 들어왔더니 조각 케이크들이 진열대를 빼곡 채우고 있습니다. 이게 2시간도 안되서 전부 없어집니다.


케이크 종류는 이러합니다. 이 곳 케이크들은 초라해보일 정도로 꾸밈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잠시 뒤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소개하며 소개하도록 하겠고..


홀케이크만 가져오기엔 아쉬워서 조각 케이크도 네 개 사왔습니다.


딸기 생크림 케이크입니다. 생크림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첫째로 식물성 경화유지에 착향료, 보존제, 유화제, 안정제 등을 혼합한 가공 식물성 생크림이 있습니다. 냉장보관만 하면 5주~1년 이상 쓸 수 있고, 형태 유지가 쉬워 화려한 모양을 낼 수 있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이 가게의 케이크는 우유 유지방에서 분리해 만든 동물성 생크림을 쓰는데, 유통기한이 길어야 2~3일 정도로 짧고 모양을 내면 금방 흐물해져서 데코레이션이 어렵고 값도 비싸다고 합니다. 저도 음식 쪽 전문가는 아니라서 뭐가 좋고 나쁘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 가게 생크림은 느끼함이나 거북함이 전혀 없고, 정말 산뜻한 맛으로 빵과 잘 어우러집니다.


빵 시트 세 장, 생크림 시트 세 장 사이 딸기 슬라이스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이 곳은 당일날 전부 팔리기 때문에 냉동딸기를 쓰지 않아서, 과일가게에서 사온 딸기를 씻어 바로 먹는 그 상큼함이 그대로 살아 있고, 부드럽고 풍성한 생크림은 부모님 뿐만 아니라 연세 아흔의 할머니의 입맛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저도 파xxxx라든가의 생크림 케이크는 한두조각 먹으면 너무 느끼하고 달아서 더 이상 손이 잘 안 가는데, 여기 생크림 케이크는 정말 계속 손이 갈 정도로 맛있습니다.


고구마 케이크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고구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이 가게 고구마 케이크는 예외입니다. 고구마 향만 첨가한 듯한 흔한 고구마 케이크와 달리, 여기 고구마 케이크는 폭신한 치즈케이크에 인위적이지 않은 고구마 특유의 달콤함을 더했다고 할까요.. 주인아저씨 어머니가 직접 재배하신 고구마를 공급받아 쪄내고 체에 치는 과정으로 만든 케이크라고 합니다. 특히 저희 할머니께서 무척 좋아하십니다.


초코퍼지 케이크입니다. 윗층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초콜릿이, 아랫층에는 적당히 단단하게 씹히는 질감의 초콜릿입니다. 설탕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일반 초콜릿과 다른, 초콜릿 본연의 진한 풍미가 살아있습니다. 카카오 함량이 너무 높아서 괴로울 정도로 쓴 그런 맛은 또 아니고요. 처음 시도해봤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컵에 담겨진 티라미수입니다.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외에 치즈케이크, 초코크런치 케이크, 홍차케이크는 지난 번에 먹기만 하고 사진으로 남겨놓진 않았는데, 모두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블루베리 콤포트를 올려먹는 치즈케이크는 정말 진득한 치즈 맛이 일품이었고, 초코크런치는 톡톡 터지는 초코볼이 들어가서 아이들이 좋아할 맛이었고(달지 않아서 어른들 입에도 맞습니다), 홍차 케이크는 음..


조금 뒤 저녁에 같이 먹으려고 이렇게 홀케이크로 시켜놨지요. 이렇게 보면 뭐가 홍차라는건지 전혀 모르시겠지만


조각을 내면 이렇습니다. 생크림에 홍차가루를 섞고, 중간에 딸기 슬라이스를 넣어 마무리했습니다. 위에는 크레페 가루를 뿌려 먹습니다. 개인적으로 홍차를 별로 즐겨마시진 않지만, 홍차향이 이렇게 케이크와 잘 어울릴 줄은 몰랐습니다.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는 케이크라서 홀케이크로 예약해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커팅을 할 수 없어서 일단은 메뉴판닷컴 사진을 가져왔는데, 좀 이따 사진을 따로 찍을 수 있으면 바꿔놓아야겠습니다.

홈페이지는 http://blog.naver.com/yam2_cake 되겠습니다. 홀케이크는 홈페이지 예약판매로만 하며,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정해진 날짜에 맞춰서 해야 합니다. 조각케이크는 개당 5천원 내외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예약 개시 세시간만에 예약이 끝나는 일자도 있어서 저도 조금만 늦었으면 놓치고 못 할 뻔했네요. 매주 월요일 휴무이며, 가급적 오픈 시간 12시에 맞춰서 방문하는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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