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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아방가르드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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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G바겐과 함께 26년 89만km의 세계일주를 마친 군터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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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형 벤츠 G바겐으로 세계일주를 떠난 독일인 군터 호트로프 옹이 26년만에 모든 여정을 마치고 독일 베를린 브란덴브루크 문으로 귀환했습니다. 루프트한자에서 파일럿과 아시아 지부장을 거친 군터 옹은 그동안 공중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만큼 지상에서도 여행해보고 싶다는 꿈을 가졌고, 여행자금을 모아 1988년 당시 신차가격 약 6만 마르크 상당의 G바겐(300GD)을 구입했습니다. 아프리카 종단 여행에서 두 번의 이혼을 겪었고, 독일 Die Zeit 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보고 여행 동반에 응한 크리스틴 씨와 재혼하여 본격적인 세계일주를 시작했습니다.


(지도가 좀 옛날 껀데.. 최신 지도 나오면 나중에 바꾸도록 하죠)

아프리카를 거쳐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20만km를 찍었고, 중남미(멕시코), 북미(캐나다, 알래스카), 호주를 거쳐 시리아, 카자흐스탄에서 누적 50만km를 달성했습니다. 가보지 않은 땅을 밟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전쟁 중이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도 방문했고 심지어 이례적으로 2009년 당시 국방위원장이었던 김정일의 초청을 받아 북한도 방문했습니다.


2주간 평양과 동해안을 돌아보며 북한에 폭스바겐, 벤츠, 벤틀리 등 생각보다 많은 수입차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감탄하셨다고 (...) 수십년간 특별한 외형 변경이 없이 튀지 않고 투박한 G바겐의 외모는 위험지역 출입에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합니다.


불운하게도 2010년에는 안면신경 종양으로 부인 크리스틴 씨를 잃게 되었으나, 세계여행을 끝까지 마치겠다는 부인과의 생전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행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3년 초엔 한국 땅도 밟았습니다.


호트로프 옹의 G바겐은 차안에서 모든 숙식을 해결할 수 있게끔 침대와 생활도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2013년까지 쓴 기름이 10만 리터가 넘을 정도로 유류비가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는데, 때문에 여행비 절감을 위해 호텔과 레스토랑을 일절 이용하지 않았고, 가능하면 캠핑장을 이용하는 정도였습니다.


호트로프 옹의 G바겐은 500kg가 넘는 여행 및 정비용품을 싣고 약 89만km(553,020마일)를 달리면서 26년 전 출고 당시 엔진과 미션을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했습니다. 모든 차는 20만km가 넘으면 문제가 생기는데 오토(Otto; 호트로프 옹이 자신의 G바겐이 붙여준 별명)는 80만km를 넘게 주행해도 문제가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붕 위 알루미늄 박스에 400여개의 스페어 부품들을 가져다니며 왠만한 정비를 자가 해결했으며, 제일 아찔했던 자동차 트러블의 기억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전복 사고를 당하여 유럽으로 귀환해 바디 수리를 받아야 했던 일, 안데스 산 해발 5000m에서 액슬 베어링을 교환해야 했던 일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벤츠 독일 본사는 호트로프 옹의 귀환을 축하하는 환영회를 가질 예정이며, 탈 없이 215개국을 돌고 무사히 돌아온 이 차는 슈트트가르트 벤츠 박물관에 기네스북 등재 세계 최장 세계일주를 거친 차로 영구히 전시될 계획입니다. 호트로프 옹은 여행간의 자가정비 경험을 바탕으로 올드카 리스토어 샵을 차릴 생각이 있음을 밝혔으며, 다시 새 차를 갖게 된다면 무엇을 갖고 싶느냐는 물음에 망설임 없이 벤츠 G바겐이라 대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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