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의 신나게 달리는 차들을 보셨고, 이제 차분하게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클래식카들을 감상할 시간입니다. 카르티에 Style et Luxe, 영어로 Style and Luxury를 뜻하는 클래식카 전시 코너는 진기한 클래식카들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말 없는 마차 취급받던, 120~130년 전 자동차들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아래 출품차들의 대부분이 장거리 주행 이벤트까지 완주한 완벽한 복원 상태를 자랑한다는 놀라운 사실..


1894 푸조 타입 3. 삼륜 증기기관차들이 흔하던 시절 푸조가 당대 내연기관 엔진 설계의 선구자 고틀립 다임러에게서 엔진을 라이선스로 조달해 만든 사륜 자동차입니다. 승객이 둘둘씩 서로 마주보고 앉는 구조가 독특한 푸조 타입 3는 파리-보르도-파리 왕복 레이스에서 평균시속 21.7km/h로 2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1898 파나르 르바소 "파리-암스테르담". 1890년에 첫 차를 만든 프랑스의 역사깊은 자동차 메이커 파나르 르바소는 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모터스포츠 참가를 통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1898년 파리-암스테르담 레이싱에 참여했던 이 1898년식 파나르 르바소는 현존하는 최고령의 레이싱카 중 하나이며, 1999년 런던-브라이튼 올드카 레이스에서 동 클래스 1위로 완주하기까지 했습니다.


1898 벤츠 벨로. 지구상 최초의 내연기관차로 유명한 벤츠의 삼륜차 Patent-Motorwagen의 등장 13년 후 등장한 네바퀴 차량입니다. 단기통 오픈크랭크 3.5마력 수냉식 엔진으로 최고시속 19.2km/h까지 주행 가능했습니다. 전시차는 6년간의 작업 끝에 1992년 현재의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런던-브라이튼 올드카 레이스에서 23회나 완주하였습니다.






1897 다임러 4HP 8시터 왜고넷. 영국제 다임러 중 현존하는 가장 최고령의 차 중 하나입니다. 앞바퀴 조향을 스티어링 휠(핸들) 대신 키(key)형 손잡이로 구현하였으며, 마주보며 앉는 후열 3+3 시트가 인상적입니다.



1898 버그만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타입6. 벤츠의 4마력 엔진을 탑재한 독일 버그만 사의 차입니다.




1898 스테펜즈 도그 카트. 1,2열 탑승자가 서로 등지고 앉는 독특한 좌석 배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 회전수 2,000rpm까지 올라가는 1995cc 플랫 트윈 8마력 엔진은 최대시속 64km/h를 구현했고, 덕분에 영국의 첫 고성능차 지위를 차지했습니다.




1899 피아트 3.5 HP. Fabbrica Italiana Automobili Torino(이탈리아 토리노 자동차공장), 약칭 피아트에서 최초로 만든 내연기관 자동차입니다. 26대 생산되었던 3.5HP는 현재 지구상 4대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클래식 란치아들을 만나볼 시간입니다. 란치아는 요즘 사람들에겐 랠리계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여줬던 20세기 후반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지만, 1906년 창립되어 올해로써 110주년을 맞이하는 유서깊은 브랜드답계 아름다운 클래식카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23 란치아 람다 시리즈 I 토페도 투어러. 1922년 파리 오토살롱에서 최초로 데뷔한 란치아 람다는 시대를 한참 앞선 모노코크 섀시 설계와 사륜 브레이크 등의 기술적 특징으로 이목을 끌어모았으며, 밀레 밀리아 내구레이스에서 1,2,3위를 동시에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1931년 단종되기까지 13,000대가 생산되었습니다.




1933 란치아 아스투라 피닌파리나 카브리올레 "보카". 람다의 후속인 아스투라는 엔진을 V8 2.6리터 SOHC 72마력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였습니다. 아스투라는 이탈리아 최고의 코치빌더들과의 협업으로 수많은 커스텀 파생 모델을 낳았으며, 피닌파리나와 만든 "보카(Bocca)"라는 이름의 컨버터블이 가장 유명합니다. 특유의 미려한 유선형 바디는 보는 순간 감탄사를 자아내며, 에릭 클랩튼의 소장품인 36년형 보카가 실제로 올해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컨버터블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1938 란치아 아프릴리아 베를리나 루소. 란치아의 창립자인 빈센초 란치아가 심장병으로 타계 전 마지막으로 관여했던 신차입니다. 공기저항을 최적화하기 위해 양산차 중 세계 최초로 윈드 터널 설비를 거쳐 설계된 차로, 0.47Cd의 공기저항계수는 당대 시판차들을 월등히 앞선 수치였습니다.


1952 란치아 오렐리아 B20 시리즈2 피닌파리나 베를리네타


1954 란치아 오렐리아 B12 베를리나


1955 란치아 오렐리아 B20 시리즈4 그란투리스모
시판차 중 세계 최초로 V6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된 오렐리아는 세단형의 베를리나와 쿠페형의 베를리네타를 기본으로 다양한 파생 모델을 낳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51년 밀레 밀리아 내구레이스에선 V12 2리터 엔진의 페라리들을 따돌리고 4.1리터 엔진의 페라리 다음으로 피니시라인을 2위로 통과했을 정도로 성능적으로도 매우 앞선 GT카였습니다.




1955 란치아 오렐리아 B24 S 스파이더 아메리카. 이름처럼 당대 미국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이 차는 초대 콜벳을 연상케하는 파노라믹 커브드 윈드스크린과 낮고 날렵한 바디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단 240대만 생산된 이 차는 당시 해상운송 중 발생한 침몰 사고로 인해 잔존 대수가 극히 희소한데, 2년 전 시골 마을의 헛간에서 주인도 없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수십년째 썩어가던 스파이더 개체가 우연히 발견되어 80만달러가 넘는 값에 팔려갔을 정도입니다. 그 차는 리스토어를 거쳐 2배가 넘는 값에 다시 팔려갔다는 후문이..



1959 란치아 플라미니아 2500 스포츠 자가토. 오렐리아의 후속으로 출시된 플리미니아는 앞서 소개드린 과거의 란치아들과 마찬가지로 코치빌더와의 합작 커스텀 빌드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자가토가 손댄 이 차가 가장 유명합니다. 유선형으로 매만진 바디는 경량화를 위해 올 알루미늄으로 설계되었으며, 더블 버블 루프도 심미성을 더해줍니다.
다음은 복스홀, 롤스로이스 및 기타 수많은 영국 올드카들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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