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의 3층은 "아빠의 차"라는 주제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구를 제일 먼저 반기고 있는 K360 삼륜트럭.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에도 소개되어 있던 차인데, 이쪽은 옛 마즈다 로고와 우핸들 구조가 그대로 살아있군요. 짐칸에도 이 차가 한창 현역이던 시절의 추억의 물건들이 가득..



다이하츠 미드젯 II. 위의 마즈다 K360과 함께 20세기 중반 일본 경형 삼륜트럭 시장을 리드했던 미드젯이 90년대 말 위의 모양으로 일시 부활했던 적이 있었죠. 바퀴는 세개에서 네개로 늘어났지만, 추억의 삼륜트럭 형상을 잘 재현한 외모가 매우 귀엽습니다. 물론 저 디자인 살리느라 2인 시트는 살인적으로 좁아보이지만..


대우 티코. 이제 슬슬 거리보다는 박물관이 어울리는 몸이 되어가는군요..



기아 콩코드. 제가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두번째로 타셨던 차랑이 남색 콩코드 수동이었는데, 그 때의 모습과 거의 똑같은 차를 보게 되어 특히나 반가웠습니다.



기아 프라이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프라이드 판매가 막바지에 달해가던 시절에 나온 저가형 트림 "영(Young)"입니다. 에어컨, 파워스티어링, 파워도어록 등 요즘 시점에선 상식적으로 기본이어야 할 것 같은 장비들이 옵션으로 빠져있긴 하지만, 당시 판매가격은 500만원도 안 했죠. 지금도 중동에서는 현역으로 라이선스 생산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리스토어용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기아 아벨라.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의 프라이드의 후속 개념으로 팔려나간 차인데, 한국에선 프라이드의 인기가 좋다보니 프라이드의 상위모델 개념으로 포지셔닝이 바뀌어 같이 판매되었습니다. 당대엔 엑센트에 밀려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였지만..



대우 르망. 저희 아버지 첫차가 르망 수동이어서 기억이 나는데, 위 전시차와 같은 후기형은 아니고 엄청 초반 전기형의 은색 세단으로 기억합니다. 당대의 초기형 엑센트는 아직도 거리에서 종종 보는데, 르망은 이제 이런 자리 아니고선 보기 힘든 몸이 되어가는군요. 오늘날까지도 당대 국산 소형차 중 차 자체는 르망이 더 좋았다고들 미화되는데, 정작 실제 굴러가는 개체수나 리스토어 사례는 정말 극히 보기 힘든..



대우 에스페로. 유리로 감싸진 C필러와 날렵한 노즈 등, 당대 시트로엥을 연상케 할 정도로 진보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린스보다 지위를 낮추고, 엘란트라와 경쟁시키겠다는 애매모호한 포지셔닝 전략 때문에 차 자체는 이도 저도 아닌 이미지로 전락하여 좀 안타깝죠.



현대 포니 픽업. 포니 시리즈 중에서 그나마 픽업은 드문드문 볼 수 있는데, 다른 해치백형 차들은 다 어디갔나 싶네요.. 여기 박물관에서도 볼 수 없고..

현대 프레스토. 포니의 후속으로 출시되었던 엑셀의 노치백 세단형 버전이었죠. 엑셀 2세대부터는 엑셀/프레스토를 나누지 않고 모두 엑셀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어서, 프레스토는 상당히 짧은 기간 쓰인 이름이 되어버린..



스텔라, 엘란트라, 쏘나타Y2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 너무 따닥따닥 붙어있어서 안쪽을 제대로 구경해볼 수는 없었던..





간판이 "자동차" 박물관이긴 하지만 비행기 축소모형들도 와이어로 꽤 많이 걸어다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 로터스 세븐 옆에 전시하고 있는 것은 진짜 비행기라는 것 같은데, 안내패널이 붙어있질 않아서 어떤 모델인지는 모르겠군요.










진품을 소개하기 힘든 값비싼 희귀 명차들은 모형으로나마 대신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갖고있는 모형차가 많은데.. 언젠가 넓은 집을 살게 되면 이렇게 테마에 맞춰 꾸며보고 싶습니다.





추억의 물건들도 한가득.. 낯선 물건이 꽤 많은데, 제가 아직은 아재가 아닌가봅니다.



















4층은 밀리터리, 항공, 선박 등 다방면의 프라모델, 디오라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없는게 없다보니, 남자 관객이라면 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시품 중 취향저격당할 아이템이 반드시 한두종 이상은 나올듯 합니다.





녹이 잔뜩 슬었거나 차축마저 휘어버려 운행이 가능하기나 할지 의심되는 등 상태 안좋은 차들도 많고, 좁은 공간에 테트리스 하듯 전시차를 빼곡히 넣느라 구경이 어려운 차들도 많지만, 나름의 테마를 가지고 정성껏 구성하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설픈 짝퉁차 잔뜩 갖다놓고 설명은 진품인척 해놓으면서 13000원이나 넘는 바가지 입장료를 요구했던 경주 모처 자동차 박물관과 달리, 울산 주연자동차박물관의 컨텐츠는 성인기준 입장료 6천원의 가치를 충분히 해낸다고 봅니다. 경남권이나 그 근처 사시는 분들께는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사람 목소리를 잘 따라해서 놀라웠던 입구의 앵무새.
개인 운영 박물관인만큼 운영시간이 다소 유동적일 수 있으며, 관람 전 미리 전화로 문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홈페이지 링크 : http://www.jooyounmuseum.com/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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