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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 시승기 (3.6 익스트림-X 4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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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를 시승해보았습니다. 쉐보레는 픽업트럭 만들어 본 역사가 매우 긴 회사지만, 한국지엠을 통해 쉐보레 뱃지의 픽업트럭이 정식 수입되는 사례는 올해부터의 콜로라도가 처음입니다. 휘발유 엔진의 중~대형 SUV들의 판매량도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고, 레저활동의 니즈도 부쩍 커진 요즘 시대는 세련되고 실용적인 미국식 픽업트럭도 한국에도 유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익스트림-X 4WD 풀 옵션 사양에, 턱시도 블랙(GBA) 컬러를 갖춘 콜로라도 시승차를 섭외하여 콜로라도의 매력을 확인해보았습니다.



1. 외형
현재 국내에 소개되는 콜로라도는 미국 본토에서는 2014년부터 생산 시작된 2세대 모델입니다. 사실 미국에서의 주력 사이즈인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에 비해서는 한단계 작은 급이지만, 전장 5,415mm, 전폭 1,855mm, 전고 1,830mm, 휠베이스 3,258mm의 크기제원을 가진 콜로라도는 한국 도로에선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1종보통 승용면허 보유자인 제가 여태껏 몰아본 차 중 제일 큰 차일듯 합니다. 사실 제원으로 따지면 짐칸을 연장한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슷한 제원인데, 콜로라도는 픽업트럭 전용차종으로 설계되었기에, SUV 기반으로 짐칸을 덧붙인 렉스턴 스포츠보다는 훨씬 비례가 자연스럽고 디자인이 멋집니다.


넓대대한 얼굴만큼 크롬이 많이 쓰였고, 네모지고 우람한 휠하우스의 볼륨감이 뛰어납니다.


어른 주먹의 몇배나 되는지 가늠도 안될 어마어마한 사이드미러의 크기. 땅 넓은 미국에서 와서 그런지 전동접이 기능은 지원하지 않고, 요즘은 경차에도 달려나오는 LED 사이드리피터 또한 없습니다. 거울로 써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과하게 빛나는 크롬이 유독 눈에 띕니다. 다만 운전석측 사이드미러에 사각지대 확인용 미러를 별도로 나누어 시야는 안정적으로 확보됩니다.


멋부리기보다는 실용성을 위한 차라서, 헤드램프/테일램프에 LED나 HID같은 비싼 등화류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위 시승차처럼 익스트림-X 트림을 선택하면 쉐보레 로고가 검정색으로 바뀌면서, 테두리에 LED 조명이 미등처럼 켜지는 기능이 들어갑니다.


멋부리기는 못할지언정, 픽업트럭으로써의 기본 탑재사양은 콜로라도의 친절함이 빛납니다. 앞쪽에는 튼튼한 견인고리가 두개나 돌출되어 있습니다. 범퍼 하단 가드는 조금 과하지 않나 싶은 수준으로 아랫쪽으로 많이 내려온 것 같은 느낌.


짐칸은 특히 이 차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테일게이트를 열면 서서히 밑으로 떨어지는 이지리프트 기능이 특히 훌륭합니다. 이게 없다면 무거운 테일게이트가 텅! 소리를 내며 떨어질텐데, 포터/봉고같은 화물차들은 당연히 그렇게 되어있고, 픽업트럭을 표방하는 렉스턴 스포츠도 아무리 비싼 옵션을 붙인다 한들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콜로라도의 테일게이트는 일반적인 해치백 차들 트렁크 여닫듯이 쉽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빛납니다.



또한 베드 표면에 특수 코팅을 두껍게 바르고, 배수구멍도 일부 작게 뚫어서 부식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범퍼 좌우 끝단과 가운데에 발받침이 있어 짐칸에 올라타는 것도 비교적 쉽습니다. 다른 국산 트럭을 샀다면 출고후 애프터마켓 튜닝을 통해 보강해야 하는 것들인데, 콜로라도는 전부 기본이라는 점에서 확실히 픽업트럭 오래 만들어본 미국회사 짬이 여실히 느껴진다 싶습니다.


스포츠바는 참고로 익스트림X 트림에서 85만원을 더 추가해야 붙일 수 있습니다. 옥의 티가 하나 있다면 콜로라도는 적재함을 비추는 조명이 따로 나 있는데, 스포츠바를 붙이면 정확히 가려져버리게 됩니다.


뒷쪽 가운데창문을 슬라이드 식으로 개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작은 짐을 옮길때라든가, 짐칸에 애완동물을 둔 상태에서 간식이나 물을 준다는지 등의 용도로 유용해보입니다.


어른 주먹 두개가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기본적인 차고가 높으며, 리어는 판스프링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또한 53만원만 붙이면 통합형 트레일러 브레이크,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및 커넥터가 옵션으로 따라붙습니다. 머플러는 우측방향으로 뻗어있는데, 연간 판매 5만대 미만 차들은 이런식으로 국내 규정을 피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앞/뒤 모두 255/65R17 굿이어 랭글러 AT(All-Terrain) 타이어가 순정으로 적용됩니다. 도심형 SUV들에 들어가는 저편평비 고인치 휠타이어보다 오프로드 주행에 훨신 유리한 조건입니다.



2. 내장
사이드스텝이 있어서 정말 고마울 정도로 매우 높은 실내에 올라타봤습니다.


트럭이라는 용도에 충실하게 정말 투박한 분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사스러운 편의옵션과 속치장만 없다 할 뿐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습니다.


다른 쉐보레 차들과 같은 핸들리모콘 버튼을 공용하지만, 지름은 차 크기에 맞게 좀 더 커진 느낌입니다. 핸들 열선, 일반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경고, 전방충돌경고시스템 등을 여기서 만질 수 있습니다.


4.2인치 슈퍼비전 컬러클러스터 계기반의 모습. 트래버스와 구성은 비슷해보이지만, 콜로라도 쪽엔 RPM 레드존 구간의 빨간색 표시가 없는 것이랑, 일부 표시기능이 다른 점 정도가 약간 다릅니다.


놀랍게도 이게 순정 키입니다. 스마트키는 옵션표에 존재 자체가 없습니다. 하다못해 폴딩키라도 해주면 좀 더 이쁘게 쓸 수 있을것같은데.. 미국 감성이 이런건가보다 싶습니다.


8인치 쉐보레 인포테인먼트가 기본입니다. 순정내비게이션은 80만원짜리 별도 옵션을 붙여야 합니다. 해당 옵션을 붙이지 않으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 커넥티비티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꺼내 쓸 수 있습니다. 미국은 후방카메라가 의무 탑재되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요즘 미국 신차들을 보면 내비게이션은 없어서 모니터는 조그맣게라도 붙어있는 차들이 대부분입니다. 트래버스와 달리 어라운드뷰는 포함되지 않으나, 트레일러 연결을 위한 별도 히치 가이드라인 동선 표시 모드를 가진 점이 특이합니다.


내비팩에는 사실 BOSE 7스피커 사운드시스템까지 따라붙으므로, 왠만하면 같이 붙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각종 버튼과 다이얼들은 엄청나게 크고 투박합니다. 장갑을 낀 상태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과연 그런가보다.. 합니다. 블랙 가죽시트는 통풍 기능이 없지만, 하체 앉는 쪽만 열선이 안 들어오게 하는 별도의 분리 버튼이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센터페시아 하단 쪽 토글버튼 중 가장 왼쪽에 트레일러 그림처럼 있는 토우/홀(Tow/Haul)모드 스위치를 누르면, 최대견인하중 3.2톤급까지 지원하는 트래버스에 무거운 트레일러를 연결한 상태에서 변속패턴을 그에 맞게 변경해주는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트레일러 면허가 없는 저는 만질 일이 없는 버튼이고..


계기반 왼쪽엔 트레일러 브레이크 조절 스위치인가 뭔가가 있는데 트레일러 끌 줄을 몰라서 써보진 못했고.. 그 아래쪽엔 사륜구동 조절 다이얼이 붙어 있습니다.


큼지이이익한 기어봉. 다른 쉐보레 승용차들과 마찬가지로 +/- 수동변속은 L단으로 내린 뒤 노브 끝단의 버튼을 써야 합니다. 핸드폰 무선충전이라든가 하는 팬시한 신기술이라든지, 근사한 마감, 넓은 보조수납공간 등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암레스트는 넓긴 하더군요..


풋파킹브레이크를 가졌으며, 왼발을 지지할만한 풋레스트 경사가 너무 얕아서 장거리 주행시엔 조금 어색했습니다.


1열시트는 앞뒤 이동과 럼버서포트까지는 전동 방식이나, 기울기는 수동레버를 통해 조절해야 합니다. 넓다란 문 면적을 이용해 수납공간을 참 다양하게도 나눠 구성한 모습입니다.


뒷자리를 위한 별도 편의옵션은 2개의 USB포트와 암레스트 뿐입니다. 키 182cm 필자 기준으로 앞자리를 세팅하고 뒤에 앉으면 레그룸, 헤드룸 모두 그냥 넓지는 않지만 앉을만하다 싶은 수준이긴 한데, B필러가 좀 뒤에 있고, 뒷문짝 면적도 훨씬 좁아서 승하차할때 약간 힘든 것이 단점.


2열시트는 엉덩이받이를 위로 올려버리거나, 등받이를 밑으로 꺼트리거나 두가지 방법으로 공간확장이 가능하며, 등받이 뒷쪽 및 엉덩이받이 아래쪽 숨은 보조수납공간에 공구와 여러가지 안전용품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콜로라도는 3,649cc V6 휘발유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트림(기본 후륜구동, 옵션 사륜구동)으로 판매됩니다. 페이퍼스펙은 최대출력 312ps/6,800rpm, 최대토크 38.0kg.m/4,000rpm입니다. 공차중량은 4WD 기준 2,035kg로, 최근에 시승해본 트래버스와 비슷한 엔진출력과 중량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콜로라도는 좀 더 마초적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페달을 깊게 밟아 가속을 붙일 때에도, 전해져 들려오는 사운드는 더 굵고 큽니다. 하지만 시끄러운 소음 느낌으로 크다는 것이 아니라, 터프하게 웅웅거리는 느낌. 디젤 엔진 트럭을 타던 사람 입장에선 확실히 소음/진동 억제력이 신세계처럼 느껴질 것 같습니다. x60대에서 일찍 최고시속 제한이 걸려버리는게 원망스러울 정도로, 가속력도 여유롭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점은 라이드 앤 핸들링. 프레임바디 트럭차량이라서 승차감에 대해 막연한 걱정이 많았지만, 1열에 앉았을 때엔 일반적으로 승차감 좋다는 SUV들의 90% 정도는 충분히 된다 싶은 수준의 컴포트함을 자랑합니다. 기분나쁘게 튕겨오는 진동도 잘 없고, 고속주행 안정감도 훌륭했습니다. 크기에 대한 불안감만 극복할 수 있다면, 정말 일상주행용 차로도 충분히 쓸 수 있을만한 구성입니다. 다만 최대적재중량 400kg 수준의 짐을 지탱하기 위해 리어는 판스프링이 적용되어 있고, 2열 시트 공간감이 1열 대비 마지널하다보니, 2열 시트 장거리 승차감은 1열 시트 대비 조금 더 떨어지는 편입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스마트키도, 듀얼 풀오토에어컨도 없는 이 차에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까지 풍족하기를 바라는 것은 이미 사치일 것입니다. 익스트림 4WD 트림부터 차선이탈경고, 전방충돌경고가 기본 적용되며, 그 이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은 없습니다. 미국 본토에서도 이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옵션이 없다고 하니, 이러한 것들의 부재가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픽업트럭을 사긴 어렵겠죠.


5. 연비
이번에 콜로라도를 타고 분당에서 전남 영암서킷까지 732km에 달하는 장거리를 왕복해봤습니다. 내려가는 길 안성 정도까지 극심하게 막혔던 것 외에 특이한 트래픽 사정이 없었는데, 리터당 1,500원 미만의 휴게소 주유소에서 2회 주유했습니다. 상향선 군산휴게소에서 마지막 주유를 했고, 이때까지 기름이 108,000원어치 소요되었습니다. 주행거리 553km에 기름 약 73리터를 썼으니 실주행연비는 약 7.6km/L 수준. 기통휴지(cylinder deactivation) 기능이 적용된 차지만 실제로 V4기통 모드에 들어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으며, 고속도로에서 아무리 열심히 연비주행을 해봐도 트립평균연비 10km/L 초반대를 넘기기는 어려웠습니다. 제원상 공인연비가 4WD 기준 도심 7.1, 고속도로 9.8, 복합 8.1km/L이라 하니, 실연비 7~8km/L 수준임을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렉스턴 스포츠 칸 디젤 4WD도 복합연비가 10.0km/L라고 하는데, 이렇게 비교해보면 대배기량 휘발유 모델 치곤 공인연비가 생각보다 극악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6. 가격 대비 가치
이번 시승차는 콜로라도 3.6 익스트림-X 스포츠바 4WD 사양(4,350만원)에 트레일러 패키지(53만원), 내비게이션패키지(80만원)이 모두 더해진 풀 옵션으로, 4,483만원입니다. 미국 수입차다보니 옵션 선택권은 상기 나열한 것 외엔 없으며, 그릴, 커버 등의 외장 편의옵션을 일부 추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오프로드 주행에 너무나 최적인 차체 구성을 갖췄기에 굳이 4천만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후륜구동 모델을 택하기보다는 4륜구동 모델 선택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이 차는 4천만원을 살짝 넘는 수준의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교해보면 편의옵션이 많이 부족하지만, 짐칸 활용 및 트레일러 견인에 필요한 기본 장비구성은 콜로라도 쪽이 훨씬 잘 되어있기에, 여러가지 비교우위/열위 사양을 비교해보면 콜로라도 쪽의 가격이 그렇게 비싸다고 볼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 소규모 병행수입업체들을 통해 들여오는 미국산 픽업트럭들에 비해서는 가격도 저렴하면서, 훨씬 넓고 편한 서비스망 이용을 누릴 수도 있기에 오히려 매력이 빛납니다.



7. 총평
콜로라도의 첫인상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대해보이지만 막상 한국 골목길이나 주차장 어디든 아슬아슬하지만 못 들어가지는 않는 적당한 크기를 갖췄으며, SUV를 확장시킨 타사 픽업트럭과 달리 픽업트럭 전용모델로 설계되어 비례와 디자인이 훨씬 마초적이고 멋있습니다. 실내는 한국인들이 원하는 고급감과 섬세함의 수준을 맞추기 어렵고, 한국 시장을 위한 사양 보강은 고작 트립모니터와 내비게이션 한글화밖에 없는 정도지만, 픽업트럭으로써의 기본기와 부가사양은 지금껏 한국 안마당에서 본 차들 중에선 비교 가능한 차가 없을 수준으로 뛰어납니다. 미국에서 진짜 베스트셀러라는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등 메인스트림급 픽업트럭보다는 조금은 작고 비주류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땅이 좁고 기름값이 비싼 한국에선 어쩌면 콜로라도가 딱 알맞는 체급이 아닐까 싶습니다.

라이프스타일 확장성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이보다 훌륭한 사륜구동차(SUV포함)는 많겠지만, 이만큼 합리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픽업트럭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언젠가 트레일러 면허를 따서 트랙데이용 펀카나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하고 다니는 제 모습을 상상하며, 이 차도 드림카 목록에 진지하게 상위권에 올려보고 싶습니다.

장점 : 픽업트럭 전용모델로써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디자인, 애프터마켓 튜닝이 필요없는 수준으로 잘 갖춰진 짐칸/트레일러 전용 편의사양, 승용 SUV들만큼 훌륭한 앞자리 승차감, 부드러운 V6 휘발유 엔진과 잘 억제된 소음/진동
단점 : 이해심이 없으면 받아들이기 힘든 실내 마감소재 및 편의옵션,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 수준,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은 힘든 2열 승차감

본 후기 글은 한국지엠 쉐보레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한국지엠 쉐보레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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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시승기 (DN8 1.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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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쏘나타(DN8)의 새로운 파생모델 쏘나타 센슈어스를 시승해보았습니다. 1.6 터보 휘발유 모델이야 과거 LF쏘나타 때부터 있긴 했지만, 코드네임 DN8의 신형부터는 센슈어스라는 펫네임을 붙였습니다. 아무리 고성능, 고효율의 모델이 나와도 쏘나타는 늘 평범한 2.0 휘발유 자연흡기 모델이 대세를 이뤄왔는데, 쏘나타 센슈어스는 과연 약간 더 비싼 가격을 극복하고 대세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차는 인스퍼레이션 풀 옵션 사양에, 햄톤 그레이 컬러.



1. 외형
예전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터보 모델은 범퍼 디자인의 차별화가 주요 포인트입니다. 에어 인테이크 면적을 늘리고, 검정색으로 그릴 패턴과 사이드미러커버를 둘러서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가미했습니다.


낫 모양으로 보닛 옆라인을 타고 올라가는 긴 DRL은 쏘나타만의 디자인 요소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닛 절개면을 앞 끝단까지 빼고, 절개면을 최대한 디자인에 녹아들게 만든 쏘나타 DN8의 디자인 완성도는 매우 훌륭합니다.


측면부는 앞부분에 에어커튼이 추가된 것 외에 일반 쏘나타 2.0 N/A와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이미 일반 쏘나타 DN8 자체가 쿠페형 세단 느낌으로 매우 날렵하게 뺀 디자인이라 더 이상의 조미료를 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지죠. 최근 옵션 추가된 19인치 5스포크 휠/타이어를 통해 더욱 멋을 낼 수 있는데, 시승차는 19인치 휠타이어 옵션이 추가되기 전 사양이라 일반 쏘나타 2.0N/A와 동일한 18인치 멀티스포크 휠/타이어를 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18인치 휠도 디자인이 충분히 멋지고, 19인치로 인해 순정타이어 편평비가 더 좁아져 연비와 승차감을 저해할 것을 생각하면 그냥 18인치 휠타이어를 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리어는 전면에 비해 의외로 변화폭이 크기 않은 모습. 심지어 흔한 터보니 스포츠같은 엠블럼도 따로 붙이지 않았습니다. 우하단에 작게 빼놓은 머플러팁만 은은하게 자신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스포일러처럼 봉긋 치켜올라온 길다란 LED 테일램프 및 공기역학 개선용 상단 핀도 일반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그대로입니다.


앞,뒤 235/45R18 피렐리 피제로 올시즌 타이어의 조합도 일반 쏘나타 최상위급과 동일하게 들어갑니다. 엄청 고성능들차에 들어가는 타이어 이름과 동일한 그 피제로긴 합니다만, 올시즌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과 타이어 패턴 디자인만 봐도 엄청난 하이그립 서머타이어는 아니고, 사계절타이어에 그립성능이 더 강화된 정도의 느낌입니다. 투톤 스포크와 마름모꼴 패턴의 휠캡이 들어가는 휠 디자인도 동일합니다.



2. 내장
DN8 쏘나타 2.0 휘발유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분위기의 실내. 예전같으면 핸들이라도 좀 다른걸 넣어주고 했을텐데, 실내만 봐선 큰 차별화 요소를 찾기 힘듭니다.



https://youtu.be/5MwUs_HQwI8

카드키, 스마트키, 어플을 활용한 디지털키의 3가지 조합이 가능합니다. 무인 전/후진이 가능한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는 좁은 주차장에서 입/출차할 때 편합니다. 아직 영상 편집을 못해서 쏘나타 2.0 휘발유 때의 영상으로 먼저 올려놓겠습니다.


카멜 투톤 나파가죽 시트 인테리어는 대시보드상 크게 티나는 장식이 없는 쏘나타의 실내에 화사함을 불어넣어줍니다.


타원형 에어백 커버를 컴팩트하게 배치한 DN8 쏘나타의 스티어링 휠. 핸들 조향보조 버튼을 오른쪽 아래에 따로 두어, 이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없이 일반적인 가속/브레이크 페달을 쓰는 운전 상황에도 조향 보조 활용이 가능합니다. 지적사항이 하나 있다면 테두리의 반광크롬 장식이 핸들 면적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추운 겨울날 아무리 핸들 열선을 켜도 저곳에 손 닿을 때마다 너무 추워서 아쉽습니다.


12.3인치 풀컬러 LCD 계기반은 매우 선명하고 정보를 한 화면에 모아서 잘 표시해줍니다. 바늘이 오르내릴때의 부자연스러운 잔상도 전혀 없고, 드라이브모드를 변경할 때 변하는 그래픽 변화도 매우 화려하고 멋집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상의 트립모니터 화면 중 누적주행연비 화면을 오른쪽 가운데 안쪽 원에 띄우고, 가운데 화면을 주행보조 안내화면으로 쓰는게 가장 효용이 좋았습니다. 이 차는 물론 HUD도 있는 차지만, 앞차간의 거리와 차선이탈 여부를 계기반 가운데 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현해주니 더욱 좋았습니다. 깜빡이 방향대로 후측방 카메라 영상을 표시해주는 기능이며, 비상시 안내가 필요한 부분을 속도계 쪽에 크게 띄워 표시해주는 기능 모두 풀LCD 계기반이라 가능한 기능들이죠.


10.25인치 블루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홈 화면은 3분할로 내비/미디어/기타 필요정보를 한꺼번에 모아 볼 수 있고, 지도만 풀로 채우거나, 2/3만 지도에 1/3은 상시 필요정보(날씨, 미디어, 공조, 스포츠정보 등) 표시영역으로 바꿀 수도 있어, 운전중에 화면을 바꿀 일이 매우 줄어듭니다. 화면이 넓다보니 전/후방카메라와 어라운드뷰를 어색하지 않게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시트 움직임 동선같은 것도 모니터 화면을 통해 팝업 식으로 보여주는 친절함도 따라붙습니다.


핸들리모콘 왼쪽 아래에 있는 음성인식 컨트롤은 제네시스 G70 이래 차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i를 씁니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자연어 인식을 활용한 기능이 더욱 폭넓어져, 일례로 "에어컨 켜줘" 라고 하면 가장 시원하게 온도를 틀어주고, "공기청정 켜줘" 라고 하면 공기청정모드를 바로 활성화해줍니다. 이왕 구현하는김에 "너무 더워"라고 하면 에어컨과 통풍시트까지 한꺼번에 켜주고, "너무 추워"라고 하면 히터, 핸들열선, 시트열선까지 모두 켜주는 등의 복합적인 기능제어가 들어가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 요즘 현대차그룹 신차들 중 블루링크 또는 유보 탑재사양의 경우 실제로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차들의 소프트웨어적인 기능을 많이 추가할 수 있기에 실제로 기대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제 쏘울 부스터EV의 경우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몇번 하고나니 OTA 업데이트 및 K7 프리미어와 같은 상위급 신차에 들어간 소프트웨어적인 기능들이 점차 추가되는 것을 보니 참 기특하기도 하고 말이죠.


가로로 길고 얇다랗게 뽑은 에어벤트는 매우 슬릭해보이며, 에어컨도 두개의 듀얼존 온도 다이얼 안에 설저온도 표시스크린과 오토/싱크 버튼을 통합시켜 편의성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2017년경 나온 현대 대형차들 중에 공조 컨트롤러에 설정온도를 볼 수 있는 보조스크린이 없어 매번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으로 시선이 이동해야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차는 설정온도가 항상 보이기에 훨씬 편합니다. 공기청정 기능도 있고, 언뜻 표시화면이 넓어 터치같아보이지만 가운데 네개의 토글스위치로 직관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레이아웃의 시프트-바이-와이어 전자 버튼식 변속기를 배치했습니다. 뭉특하고 긴 기어봉이 없기에 대시보드 스크린 및 조작계를 최대한 낮고 넓게 배치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만큼 훨씬 넓어진 보조수납공간도 이 차의 강점입니다. 충분히 익숙해지기 전까진 기어 조작할 때마다 시선이 계속 오르내리는 단점은 있는데, R/N/D 버튼 각각에 경사면과 굴곡을 충분히 주었고 계기반에도 현재 선택단수가 바로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래 타다보면 불편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버튼 변속기다보니 D단 상태에서 문을 열면 바로 P로 체결되는 등 오조작에 대한 배려는 훨씬 잘 해놨기에, 초보운전자들에게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차입니다. 수동변속기는 아예 없는 채로 설계되었는데, 요새 현대에 수동변속기 고성능 모델이 워낙 많다보니 아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도어캐치는 장식과 함께 큰 갈퀴처럼 이어, 테일램프 디자인을 연상케 합니다. 시트 컬러와 일치시킨 팔걸이는 촉감이 좋고, 12스피커 보스 오디오의 음감도 좋습니다. 보통 JBL을 고집하던 현대차에서 되게 의외로 보스 오디오를 보게 되는군요.


핸들 좌우 칼럼이며 공조 다이얼같은 주로 닿는 조작계에서도 마름모 패턴의 장식을 넣어 시각적으로나 촉각적으로나 감성품질을 높였습니다. 사실 일반 쏘나타에도 있는 디테일이긴 하죠.


조수석은 릴랙션 시트 기능을 넣어 원터치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연출해줍니다. 현대차에선 그랜저IG 기존모델 연식변경 모델부터 들어가기 시작한 기능인데, 허벅지받침을 올리고 등받이를 최대한 내려 안마의자의 취침모드같은 편안한 착좌감을 연출합니다.


빌트인 캠은 쏘나타DN8을 시작으로 다른 현대차그룹 신차들에 계속 확대되고 있는 옵션입니다. 보조배터리까지 포함하면 60만원 옵션인데, 애프터마켓 블랙박스보다 훨씬 깔끔하게 기본 설치되어있고, 내구성도 메이커가 보증한다는 장점이 있죠. USB나 스마트폰으로의 영상파일 넘기기도 매우 쉽고요. 다만 개인정보보호 이슈 때문에 음성은 녹화되지 않고, 기본 메모리 32gb 이상으로의 확장이 불가능하지만, 순정 탑재품이라는 사실로써 모두 용서할 수 있는 작은 단점들이죠.


뒷자리도 앞자리와 같은 퀼팅 장식을 넣었습니다. 루프라인을 패스트백 차종들에 가까울 정도로 낮게 빼느라 헤드룸을 손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파노라마 선루프 장착 모델이라 더 불리한 시승차에서도 키 182cm의 필자 기준으로 머리가 닿는 등의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멋과 거주성을 절묘하게 양립시킨 디자인입니다. 레그룸은 얼마전에 출시된 더뉴 그랜저보다는 짧지만, 그래도 뒷자리 성인 2명이 안락하게 타기 충분히 넓은 구성입니다. 4천만원 이하 중형 패밀리세단에서 이 정도면 호적수도 많지 않죠. 6:4 시트 분할폴딩은 옵션으로도 추가가 불가한 것이 사소한 단점입니다. 스키스루밖에 되질 않아서, 적재공간 확장이 필요할 땐 불편할 듯 합니다.


무드라이팅은 사진상의 밝기가 최대 밝기인데, 밝기가 너무 과하지 않고 적용 면적도 지나치게 넓지 않아 야간에 운전할때 집중도를 해치지 않는 수준까지만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 컬러 외에 커스텀으로 컬러를 설정할 수도 있어, 눈이 편한 색상으로 설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드라이팅이 뒷자리 도어트림에는 적용되지 않는게 아주 사소한 흠.


넓다란 트렁크 공간. 다만 LF에서 DN8로 넘어오며 트렁크 개폐용 손잡이가 없어졌는데, 이것 때문에 트렁크를 닫기 위해 먼지 묻은 트렁크 외판을 만져야만 한다는게 참 찝찝하긴 합니다. 언젠가 연식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 때 개선이 있기를 바랍니다.



3. 성능/주행감각
DN8 쏘나타가 처음 출시됐을 때엔 늘 똑같고 심심한 2.0 자연흡기 엔진과 LPG 엔진뿐이었으나, 몇달 뒤에 추가 출시된 센슈어스는 스마트스트림G 1.6 터보라는 이름의 완전히 새로운 동력계를 내세웁니다.


2018년 11월 현대기아제네시스 R&D모터쇼에 출품됐던 스마트스트림 1.6G 터보 엔진. CVVD라는 연속 가변밸브 듀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흡배기 밸브의 개폐 타이밍, 열리는 정도 및 움직임 제어까지 독립적으로 가능해졌고, 연료분사압을 기존 감마터보 1.6 250바에서 350바로 높여 성능 4% 개선, 배기가스 12% 저감, 연비 5% 증가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합니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성능제원은 4기통 휘발유 1,598cc 터보 최대출력 180ps/5,500rpm, 최대토크 27.0/1,500~4,500rpm이고, 8단 자동변속기 단일조합입니다. 요즘 200마력 언저리 하는 4기통 2.5리터 엔진급의 경쟁차에 비해서 출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토크는 터보차저 덕에 소폭 더 넓고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rpm영역대도 더 넓습니다.


신규 저중심 설계 플랫폼의 완성도를 몇달 전 DN8 쏘나타 2.0 자연흡기 모델을 시승하며 적극 칭찬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 가장 아쉬웠던게 그 잘 만든 탄탄한 플랫폼 위에 너무 지루한 저출력 엔진밖에 없다는 점이었죠. 쏘나타 센슈어스의 1.6 터보 엔진은 이제서야 정말 제 짝을 만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2.0 자연흡기 160마력에서 1.6 터보 180마력으로의 출력 차이가 사실 얼마나 피부에 와닿겠느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터보차저와 변속기 덕에 제법 큰 성능차이가 느껴집니다. 지나치게 연비형으로 설정된 변속패턴 덕에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붙고, 억지로 스포츠모드에 들어가 수동 업/다운 변속을 시도해도 엄격한 도덕선생님마냥 얼마 안가 D단으로 강제 전환시켜 RPM을 떨궈버리던 DN8 2.0 자연흡기는 즐거운 드라이브에 정말 안 맞는 차였습니다. 하지만 쏘나타 센슈어스의 8단 자동변속기는 강제 업/다운시프트에서의 반응도 꽤 빠릿하고, 최대토크 발휘 RPM영역대가 넓어서 얌전히 크루징하다가 급히 속도를 붙여도 잽싸게 튀어나갑니다. 수동변속 모드에서 강제로 D단으로 풀어버리는 증상도 어지간한 과부하 주행을 하지 않는 한 나타나지 않고요. 고갯길에서 보여주는 민첩한 회두 실력과 조향안정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터보라고 요란하게 겉치레를 하지 않았을 뿐, 제법 재미있게 탈만한 세단입니다. 하체의 성격상 어쩌면 승차감이 조금은 딱딱하게 다가오는 소비자들도 좀 있을 것 같아, 단거리라도 시승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쏘나타 센슈어스의 진짜 미덕은 성능과 효율의 딱 중간을 잘 절묘하게 잡았다는 것. 패밀리세단을 잘 달리게 하려면 과급기를 올리든 배기량을 대폭 키우든 방법은 쉽습니다. 다만 연비가 많이 떨어지기에 시장에서 주류가 되기 어렵고, 과거 쏘나타나 말리부 2.0T 모델을 보면 실제로 판매비중도 지극히 낮았죠. 쏘나타 센슈어스는 "이 정도면 충분히 빠르지"라는 달리기 실력에 연비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답답하지 않을 만큼 흐름에 맞춰 달려도 쉽사리 2천rpm 중반 이상을 넘지 않게 유도하며,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ISG) 기능은 이제 오토홀드 상태에서도 엔진오프를 유지하기에 시내에서 연비를 많이 세이브해줍니다. 동일한 18인치 기준으로 가솔린 2.0보다 연비가 0.2km/L 정도 더 좋으면서도, 가솔린 2.0이 허덕이는 구간에서 더 저rpm으로 시원하게 달려나갈 수 있기에 실연비는 쏘나타 1.6T 쪽이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잘 달리면서도 연비도 좋기는 힘든데, 그 잡기 힘든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게 쏘나타 센슈어스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단점이라면 겨울이라 특히 그런지 모르겠는데 ISG 해제 후 출발할때 울컥이는듯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실제 차주라면 그래도 연비개선 때문에 끄고 타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전에 DN8쏘나타 2.0 휘발유 시승기를 쓰면서도 칭찬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체급 좋은 차가 아니라, 최신에 나온 차가 가장 ADAS 수준이 좋습니다(저렴함이 미덕인 베뉴같은 소형차를 빼곤..). 대화면 풀LCD 계기반과 HUD, 10.25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의 조합은 운전보조 기능 활용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모아 보여주며, 팬시한 계기반과 HUD가 필요없다면 최하위급 1.6T 스마트(2,489만원)에 64만원만 더해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top & Go포함),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가 따라옵니다. LKAS는 차선의 가운데를 안정적으로 잘 물고 가고, SCC가 앞차를 따라붙고 멈춰서는 민감도도 최신 모델이라 그런지 가격대에 비하면 가장 높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국산차에서는 형제차인 K5를 빼곤 제대로된 LKAS 붙은 차가 단 하나도 없으니 사실 비교를 할 수가 없기도 하고요. 물론 국내 신차 전체 옵션 선택률로 따지만 아직까진 마이너한 인지도의 편의사양일 뿐이겠지만, 가격도 많이 저렴해졌고 예전처럼 상위옵션에서만 고를 수 있는 이상한 옵션 제한도 더는 없기에, 저는 정말로 운전에 자신이 있더라도 꼭 추가하길 추천드립니다. 장거리 고속도로 운전 때 SCC 110km/h 정도 걸고 오른발 편하게 가고 있으면 몸도 편하고, 억지로 페달을 더 밟을 일도 없으니 연비도 좋아지는 것이죠.


5. 연료소비효율
쏘나타 센슈어스 235/45R18 타이어 사양의 정부 신고 공인연비는 도심 11.8, 고속도로 15.2, 복합 13.2km/L 입니다. 쏘나타 2.0 휘발유 18인치 사양에 비해 0.2km/L씩 높습니다.


위는 고속도로 위주 주행여건에 시속 100~110km/h 내외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을 찍고 기록한 트립연비고, 아래는 유난히 한파가 시작됐던 날 이른 아침, 조금 막히는 고속화도로+시내의 출근길 트립연비입니다. 2016년에 산 아반떼AD를 이제 쏘울 전기차 때문에 자주 타지는 않는데 그 때의 겨울 출퇴근 동선과 같은 길을 타봐도 연비가 아반떼보다 오히려 소폭 더 좋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더 잘 달리고, 더 크고, 더 조용한 차가 심지어 하이브리드도 아니면서 연비까지 더 좋다니 솔직히 너무 샘내는 차입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DN8 쏘나타 센슈어스 1.6 터보는 기본 2,489만원짜리 스마트 트림부터, 최고사양 3,367만원짜리 인스퍼레이션 트림까지 분포합니다. 시승차같은 풀옵션은 빌트인캠/TUIX보조배터리 60만원, 파노라마선루프 118만원, 플래티넘 123만원이 모두 더해져 3,668만원입니다. 지난번에 타본 2.0 휘발유 인스퍼레이션 풀옵션이 3,590만원이었는데, 가격차이가 불과 78만원밖에 하질 않습니다. 연비 차이는 솔직히 미미해서 연 2만km를 타도 가격차이만큼 극복하기는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전체적인 주행 쾌적감을 생각하면 저라면 무조건 센슈어스를 권할 것 같습니다. 연비가 정말 중요하다면 하이브리드도 좋은 선택이 되겠지만, 최고사양 풀 옵션 3,800만원 후반대에 달할 정도로 비싼 값을 보면, 연비와 성능의 적당한 타협을 생각할 때 1.6T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7. 총평
조광 여건에 따라 색상이 다이나믹하게 변하는 매력적인 햄톤 그레이 컬러. 밝을 때는 고급스러운 그레이+브라운톤으로, 그늘 아래에선 어두운 시멘트같아보이는 특이한 카멜레온 톤을 보여줍니다. 컬러 옵션 추가대금도 없고 센슈어스가 아닌 일반 쏘나타에서도 고를 수 있으니 DN8 쏘나타를 산다면 꼭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쏘나타 센슈어스는 성능과 효율의 절묘한 양립이라는 점에서 매우 칭찬해주고 싶은 차입니다. 물론 폭발적으로 잘 나갈 배기량도 출력도 아니지만, 일반 2.0 휘발유차들보다는 훨씬 쾌적한 파워를 선사하면서도 연비도 더 좋고, 그러면서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입니다. 멀리서 봐도 누구에게나 강렬하게 인상을 남길 멋진 디자인에 대형차 부럽지 않을 감성품질과 첨단옵션들로, 쏘나타DN8은 3천만원대 패밀리세단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며, 1.6T 센슈어스는 성능상의 갈증까지 말끔히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최근 스파이샷 뉴스들을 보니 2.5리터 터보 300마력 근접의 고성능 쏘나타 N라인의 출시도 계획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 때가 진짜 잘 달리는 쏘나타의 정점이 되겠죠. 하지만 300마력 근접의 플래그십 스포츠 모델이 나온다 하더라도, 제가 중형차를 산다면 적당한 성능과 우수한 연비를 적당한 값에 모두 취할 수 있는 쏘나타 센슈어스 쪽에 더 실구매 흥미가 당길 것 같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성격이 치우친 차는 가격도 비싸고 뭔가 잃을 것이 한두개가 아닌데, 모든 것을 평균 이상으로 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차는 흔치 않으니 말입니다.

장점 : 2.0 휘발유에서 느꼈던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주면서 연비도 좋은 1.6 터보 +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 수입 패밀리세단과 겨뤄도 부족함이 없는 내/외부 사양구성, 2.0 휘발유와 큰 차이가 없는 매력적인 가격대
단점 : 취향에 따라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승차감, 트렁크 손잡이의 부재

본 후기 글은 현대자동차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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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닛산 센트라 시승기 (1.8 S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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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미국 서부여행동안 900마일 넘게 타본 닛산 센트라에 대한 주행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다른 체급은 몰라도 아반떼 체급은 수입차들이 번번히 손을 못 쓰고 퇴장하여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독주가 두드러지는 세그먼트입니다. 2011~2013년경 토요타에서 월드 베스트셀러라며 야심차게 들여온 코롤라도 불명예 퇴출 후 복귀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으며, 혼다도 시빅의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실적이 처참하죠. 닛산 역시 코롤라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인지 중형세단 알티마 아랫급의 세단은 들여오지 않고 있으며, 때문에 센트라는 현모델이든 후속모델이든 국내에선 구경할 기회 자체가 거의 없는 차죠.


제가 처음 렌트카 홈페이지에서 차를 예약할 때엔 "현대 엘란트라(아반떼) 또는 동급"으로 신청했는데, 렌트카사무소에 가보니 미드사이즈 구역에서 마음에 드는 차 가져가시라고 그러길래 이놈들이 캠리나 쏘나타로 업그레이드라도 해주려나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만은, 저쪽도 차들이 많이 커졌다는 이유로 우리가 흔히 아는 중형차(캠리, 알티마 등)들은 풀사이즈 세단이라고 칭하고, 우리가 흔히 준중형차라고 부르는 차들은 미드사이즈 세단이라고 칭하더군요. 포드 포커스 세단, 기아 포르테(K3 수출명)가 한대씩 있고, 나머지 대여섯대의 차가 모두 닛산 센트라였습니다. 이왕 선택권을 부여받은거 옵션이라도 제일 좋은 차를 고르려고 차들을 눈으로 스캔해보니, 포르테와 포커스는 모두 너무 기본형 사양이고, 그나마 반짝이는 알로이휠에 작은 스포일러가 달린 센트라 하나가 제 눈을 사로잡아 딱 골랐습니다.



1. 외형
센트라는 미국에서 8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온 컴팩트카로, 7세대에 이르는 세대교체가 있었지만 여느 때든 멋부리기보다는 수수해보이는 느낌이 앞섰습니다. 2013년부터 판매 중인 7세대 모델 역시 몸집은 크게 키웠지만 멋을 내는데에는 영 소질이 없어보이는 모습입니다. 전체적 디자인은 중형세단인 알티마의 느낌을 많이 따다가 축소시킨듯한 모습입니다. 전장 4,635mm, 전폭 1,760mm, 전고 1,496mm, 휠베이스 2,700mm의 크기제원을 보면 휠베이스는 아반떼AD와 동일하되, 전장과 전고가 아반떼보다 많이 길면서 높고, 전폭은 약간 짧습니다. 상대적으로 전장은 길면서 키가 껑충하고 전폭은 좁은, 말로만 들어도 잘빠진 자세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나란히 비교해보면 정말 알티마랑 똑같이 생겼습니다. 물론 실제로 측면에서 보면 알티마가 훨씬 큰 차긴 한데, 앞/뒷면만 놓고보면 센트라에서 알티마 느낌이 제법 많이 납니다. 근사하거나 스포티해보이진 않지만, 외관상 중형차를 쏙빼닮았고 실제로 크기 자체도 꽤 크고, 가격은 동체급내에서 제일 저렴한 편에 속하니, 실구매자들에겐 나름 어필이 될만한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205/50R17 컨티넨탈 컨티프로컨택트 타이어가 순정입니다. 국산 주력모델인 아반떼나 K3 순정타이어에 비해선 트레드폭이 얇으면서, 편평비는 조금 큰 구성입니다.



2. 인테리어
센트라 SR트림은 1.8 자연흡기 엔진 사양 중에선 제일 높은 트림이라 기본적으로 갖춘 사양은 많은 편이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올드해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의미불명의 푸른 스티칭이 나 있는 직물시트. 열선 기능까지만 제공되는데 여름이라 쓸 일은 딱히 없었네요. 간만에 직물시트 차를 앉아보았는데, 적당히 포근한 쿠션감을 주면서도 더운 날에도 열을 많이 받지 않아 좋았습니다.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거의 없는 평판에 가까운 시트 구성은 조금 불만이긴 했습니다만은..


핸들리모콘 눌리는 느낌이며 버튼 배치, 디자인 모두 별로였던 스티어링 휠.


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 트립모니터를 포함한 계기반. 일단 풀컬러에 표시되는 정보가 많은 계기반만 보고 있어도 상당히 좋은 차를 탄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 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7인치 닛산커넥트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화면은 제법 커보이지만 내비게이션은 없습니다. 미국은 후방카메라가 의무기에 최근 나온 신차들은 이렇게 후방카메라 화면을 보여주기 위해 디스플레이는 제법 큼직한 것을 달아놓고는 원가절감을 위해 내비게이션을 옵션으로 빼놓는 자동차들이 많습니다. 한국 땅을 밟을 일이 없는 차임에도 한글 음원정보도 제대로 인식, 표시하는 모습이 특이했습니다. 다만 UI는 약간 한세대 전 폭스바겐 차에 달린 것들 느낌을 줍니다. 디자인이든 조작감이든 말이죠(..)


에어컨은 나름 최고 트림이라고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으로 구비되어 있는데, 다이얼같은것 하나도 없이 그냥 누르는 버튼으로만 되어있어서 조작의 직관성과 신속성이 떨어집니다. 화씨로 온도가 표기되어 조금 헷갈리긴 합니다만, 더우면 제일 낮은 숫자로 내리고 풍량 세게 하면 그만이긴 하죠.


기어봉은 하필 제가 제일 싫어하는 방식으로, PRNDL까지 단순 일자로 뻗어내려가는 방식. 요즘은 CVT 차들도 매뉴얼 변속모드 비슷한 것을 흉내내는 차들이 많은데, 이 차는 나온지 오래되어 그런지 변속단수 강제조정 모드로의 진입은 불가능했습니다. 시거잭 콘센트 옆에 조그맣게 나있는 구멍이 센터페시아 보조수납공간의 전부입니다.


딱히 가운데쪽을 넘어와도 보조수납공간이 더 생기진 않습니다. 시트 열선버튼 위치를 보면 가운데에 구멍 세개를 파놓고 오른쪽 두개만 좌/우 열선버튼 각각 하나씩 쓰는데, 공버튼으로 남게 되는 공간은 동전 홀더라고 표현은 하지만 좌우대칭 버튼 공용을 위한 노림수죠. 아까 에어컨 공조기 모양이 좌우대칭형으로 생긴 것도 그렇고 이 차는 좌핸들/우핸들모델에 최대한 많은 파츠 공용을 의도로 한 좌우대칭 가능형 배치가 상당히 많이 발견됩니다.


눌러봐야 아무 달라질게 없다고 회유하듯이, 왼쪽 무릎 윗쪽 공간에 보이지도 않게 소심하게 숨겨둔 스포츠 모드 버튼


윈도스위치의 조명과 마킹을 모두 빼서 원가절감을 실현한 모습. 국내 수입 닛산차 내지 동계열의 르노삼성차들에서도 일부 볼 수 있는 원가절감 방식이죠.


뒷자리는 겉보기보다 꽤 넓고, 헤드룸이나 레그룸 모두 쓸만한 수준입니다. 다만 리어 송풍구도 없고, 시트백 수납공간은 조수석측에만 마련되어 있고, 헤드레스트는 고정식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여간 까다로워서 승용세단에서 잘 타지도 않는 가운데좌석 헤드레스트가 고정식인 차만 봐도 열을 올린다는데, 닛산은 나름 최고등급의 준중형차에도 뒷자리 헤드레스트 전체가 고정식이네요 (..)

트렁크는 왜인지 사진을 하나도 안 찍어왔는데.. 한국에서도 아반떼나 K3같은 차들 트렁크 좁다고 하는 사람 하나도 없듯이, 이 차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넓습니다. 사실 요새 하이브리드나 후륜구동형 아닌 이상 세단형 승용차들 중에 트렁크가 유별나게 좁은 차는 잘 없죠.



3. 성능/주행감각
제가 탔던 센트라는 4기통 1.8리터 자연흡기 휘발유 엔진에 CVT가 조합되어, 최대출력 124hp/6,000rpm, 최대토크 17.3kg.m/3,600rpm 의 제원을 가집니다. 쌩기본 6단 수동용으로는 출력이 130hp로 표기되는데, CVT용은 출력이 더 떨어지는게 특이합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1.6리터 직분사 터보 188hp 사양으로도 고를 수 있지만, 렌터카들은 대부분 1.8 CVT로 풀려 있는 여건이죠.

센트라 1.8은 한국에 흔한 아반떼나 K3 대비 200cc 높은 배기량의 우위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한국에서 타던 아반떼 1.6 6AT 정도만큼만 나가는데, 급가속 시 한없이 최고RPM에 붙어 매달리는, 시끄럽고 루즈한 옛날 느낌의 CVT 때문에 차가 더 느리게 느껴집니다. 작년 말 일본에서 렌트해 탔던 마즈다 데미오는 100마력도 안 하는 1300cc짜리 차였는데도 핸들링이 제법 재미있어서 기억에 좋게 남아 있는데, 900마일이 넘게 고속도로 크루징도, 굽이진 국도도 밑도 끝도 없이 타봤던 센트라는 그 어느 도로에서도 운전재미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소음/진동 차단 능력, 컴포트 능력 정도 선에서 특별한 흠결은 없고 무난히 타기엔 적당한 차지만, 급격히 속도를 붙일 때 고RPM 엔진음으로 운전자를 괴롭힐 CVT는 정말이지 치명적인 단점.


재미 하나도 없는 센트라를 그나마 900마일 넘게 타고다닐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보조나 후측방 경보장치같은 기능은 없지만, 앞차간 거리를 인식해 주행속도를 능동 조절하는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은 탑재된 사양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내지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그것이죠. 다만 핸드 파킹브레이크 탑재차량이라 그런지, 정차 후 재출발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앞차가 정지하면 완전히 정지를 하긴 하지만, 그 직후 바로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앞으로 creep하기에, 정체 상황에서는 발로 직접 브레이크/가속페달을 조작해줘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도 가다 서다를 반복할 정도로 막히는 여건이 아닌 이상 장거리 주행에서 오른발을 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옵션사양입니다. 한국처럼 깜빡이 안 켜고 무식하게 끼어드는 차들이 없어서 돌발상황에서의 반응 민감도를 테스트할 경우는 잘 없었습니다.



4. 연비
북미 제원상 이 차는 시내 12.3, 고속도로 15.7, 복합 13.6km/L 상당 공인연비를 가집니다.

우선 몬터레이에서 풀 탱크를 채우고 325마일(523km)동안 달려 1/4가량의 잔량을 남긴 후 LA에서 다시 풀 탱크를 채운 뒤 실연비를 내본 기록입니다. 10갤런(37.9리터)이 들어갔으니, 실연비는 32.5mpg(13.8km/L) 수준. 트립모니터에 표시된 평균연비 36.4mpg(15.5km/L)와는 오차가 많이 보입니다.


샌프란시스코 렌터카 센터에서 인수하여 LA공항 렌터카 센터로 반납하기까지의 유류비 소모는 위 표와 같습니다. 120달러어치, 125.7리터만큼 기름을 쓰고, 주행거리는 928mi(1,485km)만큼 탔으니, 환산연비는 11.8km/L 수준. 복잡하고 막히는 LA 시내에서 연비를 다 까먹긴 했지만, 출력을 많이 타협한 차 연비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싶을 정도긴 하군요. 달러환율을 1200원으로 대충 잡고 기름값을 평균내보니 리터당 1,145원 수준으로, 한국 대비 많이 저렴한 기름값 때문에 여행기간동안엔 유류비 부담이 피부에 크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돌아와서 실연비 계산해다가 한국시장 차들과 비교해보니 센트라는 연비도 그리 경쟁력 있지 못한 차인 것 같습니다.



5. 총평
성능, 연비, 옵션사양 등 무엇 하나 특출난게 없고, 디자인은 데뷔 7년차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듯 촌티가 흐르고, 경쟁력이라면 오로지 경쟁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그럭저럭 넓은 실내공간 뿐인 이 차는 선택의 이유가 참 모호한 차같습니다. 고성능차는 몰라도 일반 승용차 입장에선 "기술의 닛산"이 아니라, "원가절감의 닛산"이라고 불러야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얄팍한 원가절감 요소들만 눈에 크게 들어오고 말이죠.

적당히 온가족이 타기 편하고 저렴한 차를 찾는 미국의 실속형 소비자들에겐 제가 쭉 나열한 단점이 그리 크리티컬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인 입장에선 안마당에서 흔히 접하는 아반떼나 K3보다도 부족함이 많이 보이는 센트라에 선망을 가질 사람은 정말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또 해외여행 놀러가서 렌트카로 만난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고를 것 같습니다.

본 후기 글은 순수하게 개인의 흥미로 작성한 글이며, 차량 대여비를 포함하여 운행간에 발생한 비용은 모두 자비부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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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3 크로스백 짧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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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의 라인업명에서 고급 브랜드로 독립한 DS가 강남에 독립매장을 차렸는데, DS3 크로스백이라는 신차 전시 및 시승행사가 있어 다녀와봤습니다.


DS에서 제일 크고 비싼 SUV DS7 크로스백을 먼저 구경해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 싼타페보다 한참 작은 차긴 합니다만, 프랑스 차중에 이 정도면 제일 크고 비싼 차라고 볼 수 있죠.


테일램프는 마름모꼴이 반복되는 입체적인 점등 형상을 보여주고, 헤드램프도 내측 3개의 전구가 세레머니처럼 첫 작동 시 180도 나란히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연출하고, 상황에 따라 컬러 무드등도 별도로 켜주는 독특한 구성입니다.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로 가까이 다가서면 도어캐치가 전동 돌출되어 나오는 방식. 손으로 직접 모서리를 눌러서 빼야 하는 테슬라 모델3같은 방식보다 훨씬 편리하죠.


실내는 그 어떤 차와도 닮지 않은 DS만의 개성으로 가득합니다. 마름모꼴 장식은 버튼뿐만 아니라 인포테인먼트, 계기반까지 정교하게 적용되어 있고, 버튼과 스피커커버 등을 보면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듯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손에 닿는 소재 질감들도 감촉이 매우 좋습니다.


이제 서브컴팩트 고급 CUV인 DS3 크로스백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시간. DS3 크로스백은 2018년 가을에 유럽에 데뷔하였으나, 한국에서는 수입모델 인증절차가 늦어져 2019년 겨울에서야 한국 판매에 들어갑니다. 기본 시트로엥 모델 흔적이 역력히 묻어나던 DS3(해치백/캔버스톱), DS4, DS5와 달리, DS3 크로스백은 시트로엥 대중차들과 디자인적으로 완전히 다른 느낌과 개성을 풍깁니다.



매트릭스 LED비전 헤드램프는 전체적인 형상도 재미있지만 안쪽의 전구 배치도 독특합니다. 눈물 흘리듯 꺾여내려오는 LED 데이라이트도 상당히 재미있어보이고, 한번 보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개성 강한 인상입니다.


2열 도어가 B필러를 향해 살짝 차고 올라가는 느낌의 독특한 디자인은 DS3 해치백에서 유래한 디자인 요소입니다. 매트릭스 LED 테일램프가 적용된 후면부는 전면부에 비해 훨씬 심플하고 편해보입니다.


소형차 플랫폼에서 기인한 SUV답지 않게 215/55R18는 무척 우람해보입니다. 트레드폭은 몰라도 편평비와 휠 인치수는 상당히 큰 느낌을 주죠.


DS7 크로스백보다 한참 동생이라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마름모꼴 장식과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 처리로 특별한 느낌을 주는 DS3 크로스백의 실내


인치수는 작지만 나름 풀 디지털 계기반을 가졌고, RPM이나 연료 게이지를 최대한 얇게 뽑고, 속도계는 단순 숫자로만 표기하고, 트립모니터 면적을 크게 할애하여 마름모꼴을 테마로 한 개성 넘치는 화면 구성을 보여줍니다.



버튼과 에어벤트 모두 마름모꼴로 조각하여, 어느 차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이 신기합니다. 모니터는 한국 내비게이션 등을 포함한 안드로이드 올인원을 심는 과정에서 유럽 안마당의 와이드 10인치 대신, 7인치 사양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모니터 큰 대신 내비게이션 안되는 것보다는 작은 모니터에서나마 내비게이션 나오는게 훨씬 더 좋긴 한데, 베젤이 너무 넓게 보이는것이 안타깝긴 합니다.


DS7 크로스백과 마찬가지로 가운데 조작부가 독특합니다. 비행기 랜딩기어를 연상케 하는 시프트-바이-와이어 전자식 변속기 노브, 기어봉 주변으로 배치시킨 파워윈도 스위치, 그리고 모든 버튼과 조명 등을 마름모꼴로 조각한 모습이 멋집니다. 핸드폰 무선충전패드도 갖췄지만 대신 보조수납공간이 별로 없게 되어버리는 점이 아쉽군요


당연히 열릴 줄 알았던 이놈의 암레스트가 왜인지 꼭 닫혀있어서 더더욱 그렇고요.. 문의해보니 한국 인증과정에서의 이슈가 있어서 일부러 막아놨다고 합니다.


나파 가죽시트의 패턴도 상당히 특이한데, 전동 이동 기능 및 마사지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이렇게 작은차에 마사지 기능이 있는 차는 흔치 않죠. 대신 작은차라 그런지 전동 컨트롤 및 마사지 기능은 운전석에 한정됩니다.


에어벤트까지 심지어 마름모꼴을 고집합니다. 파워윈도 스위치가 기어레버 주위로 옮겨가서 도어트림 주변엔 별로 버튼이라 할만한게 없고, 대신 소형차 치곤 마감소재가 고급스럽고 넓게 잘 펴발라져 있습니다.


휠베이스가 미니 5도어 해치백과 비슷한 수준인 2,560mm에 불과한데, 뒷자리 공간감을 평가하자면 미니 5도어보다는 조금은 앉을만 하다 싶은 정도입니다. DS3 해치백의 디자인 특징을 이어받아 볼록 솟아오른 B필러 외판 때문에 윈도 개방면적이 줄어들어 시각적으로 갑갑하기까지 해서 더 좁게 느껴집니다. 다만 소재의 고급감으로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으며, "비싼 소형차" 쪽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니에 비하면 훨씬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트렁크 하단에는 보조수납공간이 별도로 없지만, 포칼이라는 고급 음향 브랜드의 우퍼가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내 한 바퀴 정도긴 했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주행을 해봤습니다. 같은식구의 푸조 208 2세대와 같은 소형차 플랫폼에서 기인한 차다보니, 4기통 1.5리터 디젤엔진(130ps/3,750rpm, 31kg.m/1,750rpm)은 충분히 여유롭고, 8단 EAT8 자동변속기도 부드러움과 민첩함을 모두 만족시킵니다. 다만 정차 중이거나 초반 가속을 붙이는 상황 등에서 4기통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는데, 디젤엔진이 선진국 쪽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는 요즘 여건을 보면 차라리 이왕 고급차 브랜드를 선언한 겸, 그냥 휘발유 엔진을 주력으로 했으면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이 작은 차에는 매력적인 부분도 분명 많습니다. 드라이브모드를 스포츠로 설정 시 가상 배기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실내에서 인위적이지만 제법 멋진 엔진사운드를 연출해주며, 이 크기의 소형차 중 드라이브 어시스트 옵션은 최고 수준입니다. 스탑앤고 기능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기능, 능동 사각지대 경고 등, 들어간 드라이브 옵션은 중형차들도 놀라고 갈 수준. 컴바이너 타입 HUD에서 정보도 나란히 표시해주니 보기도 쉽고요. 디젤 승용차임에도 불구하고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개입 시의 반응도 부드러운 편이고요.


사진만 보고선 너무 이상하고 못생긴 눈매 때문에 관심도 안 가졌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그 어떤 차와도 닮지 않은 개성 넘치는 얼굴도 적응이 되는 것 같고, 손에 닿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마름모꼴 형상으로 고급스럽게 조각한 실내는 특히나 지금껏 경험해본 소형차들 중 가장 파격적이었습니다. 가장 비싼 트림인 그랜드 시크 오페라가 2019년 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4,340만원인데, 일반적인 승용차들을 기준으로 하면 분명 비싼 가격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패션카로 제법 많이 팔리는 미니에 비교하면 분명 빛날 부분이 많은 고급 컴팩트카라고 생각됩니다. 짧은 만남이 참 마냥 아쉬운 DS의 개성 넘치는 모델들이었습니다. 언젠가 장기시승차로 좀더 자세히 소개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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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45 EV 컨셉트, 한국 최초 전시 현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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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 2019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되었던 전기차 컨셉트 "45"가 한국에 최초 공개되고 있어 직접 살펴보고 왔습니다. 현대차그룹에선 현대, 기아, 제네시스 뱃지의 다양한 형태로 순수전기동력 컨셉트카들을 선보여왔기에, 이 차도 기술적으론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긴 합니다. 다만 이 차가 특별한 이유는 서방의 선진 업체들에 비해 아직 짧은 역사지만, 자랑할 만한 나름의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를 세련되게 재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2019년은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처음으로 현대차가 포니 양산 모델 및 포니 쿠페 컨셉트카를 발표한지 4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창립일로 치면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겠으나, 한국 최초 자체개발 모델로써 포니와 포니 쿠페 컨셉트를 세계 무대에 공개한 1974년이야말로 진정한 현대차 디자인 헤리티지의 출발이 아닐 수 없습니다.


포니 쿠페에 대한 흥미로운 사진자료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비록 시판모델 양산으로의 빛을 보진 못했지만, 포니 쿠페 컨셉트카 자체는 일반도로를 자력으로 굴러갈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졌고, 국내 시설에서 국내 인력이 시판형 클레이 모델을 다듬는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클레이모델 사진의 경우 포니 쿠페 컨셉트 원형과 비교해보면 일반 포니 해치백과의 공용을 고려한듯 휠하우스나 헤드램프 부위 형상 차이가 크지만, 당시 평범한 국산 승용차에서 볼 수 없었던 낮은 차고, 각도기처럼 샤프하게 떨어지는 삼각형 모양의 리어쿼터글라스는 또 컨셉트카의 느낌을 잘 옮겨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채산성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현실적 이유로 포니 쿠페는 결국 양산화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안으로 출시된 포니 3도어 해치백조차 국내에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쓸쓸히 사라져간 것을 보면 포니 쿠페가 빛을 못 본 것은 당시 한국의 빈약한 경제력과 자동차 문화 수준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옛날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고..


45 컨셉트를 이제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면은 길다란 직사각형으로 연결된 과거 포니의 헤드램프~그릴 디자인을 재해석하여, 잘게 쪼갠 도트형 렌즈들이 상황에 따라 점등되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데이라이트가 두 쌍으로 켜진 모양은 예전 포니의 헤드램프를 닮았죠.


되게 단순해보이는 디자인이지만, 가까이서 볼 때의 입체감과 정교함은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휠하우스 주변 8개의 선이 교차되며 만드는 아름다운 라인은 안으로 빨려들어가듯 입체적으로 조각된 독특한 휠 디자인과도 연결되며, 전면부에도 선과 면이 교차되며 자아내는 조형미가 대단합니다. 사포같은 질감의 독특한 컬러도 레트로 느낌과 미래적 감성을 모두 잘 표현하고 있고요.


사이드미러를 도어 펜더 쪽 팝업 카메라로 대체하였고, 팝업 카메라가 마운트된 곳을 기점으로 Z자 모양으로 떨어지는 바디라인을 조화롭게 표현하였습니다. 얼핏 봐도 20인치는 훨씬 넘어보이는 큰 휠/타이어를 쓰고, 지상고도 제법 높아보이는 이 차가 이렇게 낮고 스포티해보이는 것은 이와 같은 디자인적인 보완이 많이 가해졌기 때문입니다. 앞도어 하단에는 전기차답게 배터리 잔량 표시등을 가로로 길게 배치하여, 기능성도 살렸습니다.



패스트백처럼 낮게 누운 테일게이트와, 가로로 길게 이어진 일체형 테일라이트 하우징을 가졌던 오리지널 포니의 느낌을 잘 살린 후면부의 모습. 테일램프가 점등패턴은 헤드램프 DRL을 닮았으며, 타원형의 H 로고 대신 HYUNDAI 영문 레터를 우측면에 배치시켜 보다 레트로한 느낌을 가미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실내는 열어보여주지 않는 전시 형태라서, 보조자료로 좀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차는 B필러가 없으며, 앞/뒷도어가 바깥쪽 방향으로 슬라이드되는 형태라서 개방감이 무척 뛰어납니다. 집안의 모던한 가구를 연상케하는 의자는 자유롭게 회전 가능하며, 송풍구, 조작버튼 등은 내장재 안에 은은히 숨어들어가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풍깁니다. 심지어 조수석 앞쪽 우드그레인에도 프로젝션 형태로 펼쳐지는 UI를 직접 터치 조작 가능하게 구현했습니다. 통유리 천장엔 블라인드 형태의 독특한 햇빛가림 시스템은 대단히 하이테크해보이는 이 차의 실내에 레트로풍의 맛을 첨가해줍니다.


이 컨셉트가가 지난 가을에 처음 공개됐을 때 국내에서의 불호 여론도 상당히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포니가 전기차로 부활한다는 일부 언론들의 추측성 보도로부터 시작된 오해이긴 한데, 왜 포니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복각판도 아닌 이상한 차를 만들었냐는 것이죠. 하지만 옛날 차의 단순한 복각판 제작은 전세계 수많은 코치빌더들로부터 이뤄지고 있듯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자동차가 충족해야 할 환경, 안전 등 측면에서의 요구사항상 예전 디자인을 단순히 복사해오는 것은 어쩌면 제약 사항도 많고, 디자인적으로도 영속적일 수가 없습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도 2019 IAA 인터뷰에서 이 차에 대해 "예전차를 그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예전차의 향기는 나되, 현대적이고 모던한 차를 디자인하고 싶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45 EV라는 컨셉트카는 현대차의 독자개발 45년 헤리티지를 아날로그 감성으로 해석하고, 미래 전기차에 적용하여 만들어낸 새로운 스토리입니다. 컬러부터 아주 작은 장식까지, 45년 전 포니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의 흔적이 많이 묻어나 있으면서, 다양한 신기술에 정교한 디자인 기법을 살려 미래지향적인 멋까지 갖췄습니다. 이미 기성 내연기관 SUV/CUV 기반 전기차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전비 효율을 가진 순수전기차 라인업을 가진 현대차그룹도 향후 전기차 전용 모듈형 플랫폼 기반 차세대 전기차들을 몇년 내로 연달아 출시할 예정인데, 이 45 EV 컨셉트의 양산형도 그 중 하나가 꼭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45년 역사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스티커 한 쌍도 전시구역에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 컨셉트카 전시는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 1층에서 2020년 1월 3일까지만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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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시승기 (롱레인지 듀얼모터 AW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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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지난 해 늦가을 출시되어, 전기차 분야에서 한창 핫한 신차인 테슬라 모델3를 하루 체험해보았습니다. 모델S나 모델X의 경우 1억원대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인해 너무나 딴세상 차같이 느껴졌지만, 국가+지자체 보조금을 받고 5천만원대 내외로 구입 가능한 수준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출시로 인해 한국 전기차 시장도 많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출시 첫달에만 출고대수가 1천대를 넘기도 했고요. 모델3라는 차의 매력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위 차는 모델3 롱레인지 듀얼모터 AWD에, 별도 옵션이 없는 기본 흰색(펄화이트 멀티코트) 모델.



1. 외형
전기차 특성상 큰 라디에이터 그릴이 있을 필요가 없어, 전면은 정말 깔끔하게 빚어졌습니다. 바깥으로 빠진 헤드램프 사이 안쪽으로 낮고 뾰족하게 만들어진 전면트렁크의 모습을 보면 포르쉐 911의 스포티한 느낌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모델3는 기본 스탠다드 RWD, 롱레인지 AWD, 퍼포먼스 AWD까지 분포하나, 휠이나 스포일러 정도를 빼고 모든 모델의 외형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어떤 모델3를 뽑아도, 이 스포티한 모습은 그대로입니다.


낮고 날렵하게 조각된 프론트에 이어, 측면도 마치 물방울처럼 둥글고 미끈하게 그려냈습니다. 크기제원은 전장 4,690mm, 휠베이스 2,880mm, 전폭 1,850mm, 전고 1,440mm로, BMW 3시리즈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BMW 3시리즈보다 전장은 살짝 짧지만(-19mm), 휠베이스는 29mm 더 깁니다. 무겁고 큰 내연기관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전기차 전용플랫폼으로 설계하면서 앞,뒤 오버행을 최대한 짧게 구성했기에 전체적 길이 대비 휠베이스를 무척 길게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세단이라기보다는 패스트백같은 스탠스를 가진 후면. 옵션 추가 필요 없이 모든 모델3는 글래스 루프를 가지는데, 뒷유리창부터 2열 천장까지 경계선 없이 하나의 면으로 이어져있기에 디자인적인 일체감과 내부 개방감이 무척 뛰어납니다.


특별한 장식 없이 깔끔하게 마감된 후면부. 차 이름도 따로 로고가 없어, DUAL MOTOR가 붙으면 롱레인지, DUAL MOTOR 밑에 빨간줄 붙어있으면 퍼포먼스 모델입니다.


보닛 주변이나 앞/뒷펜더 쪽에 마치 통상의 주유구처럼 어색하게 절개면을 두고 충전구를 만드는 타사 전기차들과 달리, 모델3는 테일램프 모서리에 충전구를 숨겨두어 심미성도 대단히 좋습니다. 개폐 또한 전동식이어서 손이 많이 가지 않습니다.


235/45R18 미쉐린 MXM4가 전/후륜 공통 순정타이어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개방면적 최소화를 통한 공기저항 최적화가 우선시되는 전기차 특성상 기본 휠이 이렇게 디자인되어 있는데, 어두운 톤 컬러에 디자인도 제법 날렵하게 뽑아 생각보다 보기에 멋진 휠입니다. 옵션 192만9천원을 추가하면 19인치 스포츠휠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나, 승차감도 전비효율도 모두 나빠질텐데도 가격이 너무 비싸지는 조합이기에 기본 18인치 휠을 추천드립니다.


이 차에 들어가는 방식도 정말 특별합니다. 운전석측 B필러 카메라 하단에 카드키를 탭하는 것으로 락/언락이 가능합니다. 아쉽게도 조수석측 B필러에는 카드 태그 기능이 안 먹히더군요. 오너라면 스마트폰에 테슬라 앱을 깔고 스마트키 기능 및 원격조작이 가능합니다.


모델S의 경우 숨어있던 도어캐치가 전동 팝업되는 형식이었으나, 저렴한 모델3에는 안쪽 모서리를 눌러서 도어캐치를 빼내어 당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덕분에 도어가 아무 돌출 요소 없이 미끈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지만, 조금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매우 춥거나 더운날에 저걸 매번 맨손으로 만진다고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B필러에 카메라가 위치한 구조 때문에 프레임리스 도어를 갖추고 있습니다. 기능과 멋을 모두 살린 디테일인데, 2열 윈도 최대 개방면적은 조금 아쉽습니다.


2. 내장
정말 놀라울 정도로 미니멀한 실내입니다.


너무나 미니멀하다보니 통상의 전원 버튼조차 없습니다. 컵홀더 뒷쪽에 작은 공간에 카드키를 올려둔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전원이 켜집니다. 물론 이런 절차를 모르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기에, 차에 타면 항상 전원 켜는 방식을 메인 스크린을 통해 안내해줍니다.


핸들만큼은 근래 만나본 차 중에 SM7 다음으로 가장 못생긴 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재도 지극히 평범하고, 핸들 열선은 옵션으로도 추가할 수 없고, 상하 스크롤, 좌우 클릭 가능한 휠이 양쪽으로 붙은 것 외에 아무것도 조작 버튼이 없습니다. 이래서야 이걸 어떻게 쓸 수 있나 싶은데 한번 익숙해지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발하다 싶을 정도로 혁신적입니다. 좌측 위아래 휠은 볼륨 업/다운, 좌우 클릭은 곡넘김으로 설정되어 있고, 우측 위아래 휠은 오토크루즈컨트롤 속도조절, 좌우 클릭은 차간거리 조절이 디폴트입니다. 그 외 핸들 틸트/텔레스코픽,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등을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사용자 프로필을 여럿 설정하여 각각의 시트 포지션, 핸들 각도를 저장해두어 바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발렛모드를 활성화시켜 대리기사가 마음대로 과속하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함부로 쓰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시킬 수도 있고, 전/측방 카메라를 통해 차도둑같아보이는 사람이 감지되면, 헤드램프를 확 켜고 모니터 안에 "감시중"이라는 아이콘을 띄워 경계하는 기능까지 갖춘 똑똑한 차입니다.


이 차의 모든 컨트롤을 관장하는 15인치 중앙 모니터. 전조등/안개등 조작, 와이퍼 조작, 앞/뒷트렁크 오픈,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핸들 틸트/텔레스코픽 이동, 글로브박스 오픈까지 거의 모든 기능을 모아놨기에, 이 차의 실내엔 만질 수 있는 물리버튼이 많지 않습니다. 처음엔 좀 당황스럽겠지만, 5분 정도만 여러가지 만져보면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차 중 크기와 화질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후방카메라. 주행중 상시로 띄워두게 할 수 있으며, 어라운드뷰는 없지만 cm 단위로 차의 전/후/측방 장애물을 정교하게 감지해주는 주차보조 시스템이 붙어 있어 전혀 아쉽지 않습니다.


드라이브모드도 설정 가능한데, 개인적으로 가장 편하게 타기 편한 세팅이 위와 같습니다.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모드만 좀 더 무겁게 가져가도 될 것 같습니다. 정지 모드 설정이 특이한데요, 크립 모드가 흔히 자동변속기 차 타오던 버릇으로 타기 좋은 모드이고, 홀드의 경우 가속페달을 떼는 순간 회생제동을 매우 강하게 걸어, 브레이크페달 사용 없이도 완전 정지 상태까지 유도합니다. 오토홀드같은 경우 버튼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데, 그냥 별도 세팅 없이 브레이크페달을 어느정도 이상 깊게 꾹 누르는 것으로 오토홀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공조와 열선은 터치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가장 혁신적으로 구현한 부분입니다. 대시보드에서 공조 벤트같아보이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당황스러웠으나, 저 우드그레인 윗쪽 틈이 사실 전부 에어벤트였던 것입니다. 하단 상시 스크린에서 바람개비 모양 버튼을 누르면 공조와 열선 기능을 꺼내 쓸 수 있는데, 공조는 운전석 방향으로 설정 시 터치 컨트롤로 바람을 위아래 및 좌우로 넓게 퍼지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열선같은 경우 앞자리에서 좌석 위치별로 1~3단계를 설정할 수 있는데, 뒷자리는 심지어 가운데자리까지 개별 설정 가능합니다. 통풍시트 기능이 없다는 점만 아주 사소한 아쉬움입니다.


정차/충전 중에 볼 수 있는 넷플릭스/유튜브 등의 동영상 플랫폼, 대화면 미니게임과 이스터 에그 기능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애니콜 피처폰을 쓰다가 아이폰/아이패드를 처음 만져봤을 때 이후로 이런 충격은 오래간만인 것 같습니다. 글로 묘사하기엔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영상도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맨 아래 스크롤하면 나옵니다)


이스터에그가 많은건 좋지만, 너무 터치화면에 모든걸 몰아넣다보니 불편한것도 분명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와이퍼 조작. 아무리 레인센싱 오토와이퍼 모드로 둔다 한들, 뒷차가 물방울을 미세하게 뿌리는 등의 상황에선 오토와이퍼도 말을 잘 안듣기에, 이 때는 터치스크린에서 와이퍼 조작속도를 직접 설정해야만 합니다. 주행중에 와이퍼 속도를 터치화면 가서 만지는 것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진짜로 묘기같은 행동인데 말이죠. 물론 좌측 컬럼에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도 와이퍼를 일회씩 조작할 수 있지만, 터치화면 통째로 먹통되면 여러가지가 불가능해질테고, 운전이 참 피곤해질 것 같습니다.


밑바닥에 구조물이 전혀 없는 전기차답게 수납공간은 엄청나게 넓게 확보되어 있습니다. 센터콘솔 수납공간 커버는 자석식으로 되어있기에, 통상적인 다른 차들처럼 힘으로 누르면 절대 안 닫히고, 살짝 터치하듯이 닫으면 잘 닫힙니다. 컵홀더에 별도의 컵 지지 암이 없어서 캔음료같은 것들을 지지하기 어려워보이는 것 외에 특별히 아쉬운 부분은 없습니다.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차인지라 실내 내장재가 썩 고급스럽진 않겠거니 하고 기대치를 매우 낮게 가졌었는데, 생각보다 만족스럽습니다. 대화면 스크린 뒤에 우드그레인은 실제 나무 질감을 잘 살렸고, 도어에 손이 닿는 부분들의 촉감도 매우 부드럽습니다. 도어트림에 뭐 하나 넣을 공간조차 없고, 여기저기 허접한 단차가 눈에 띄던 모델S보다, 가격 훨씬 저렴한 모델3 쪽의 인테리어가 오히려 더 실용적이면서 감성품질 측면에서도 잘 만들어진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상등은 천장에 달려있으며, 선바이저의 거울 커버는 마치 태블릿의 스마트커버를 연상시키듯 2단으로 열리는 것이 독특합니다.


뒷자리는 휠베이스가 무척 긴 차임에도 생각보다 꽤 넓진 않았습니다. 그냥 아반떼보다 약간 넓다는 느낌. 다만 가운데자리까지 플로어가 쭉 평평하고, 천장이 둥그스름하면서도 자체가 꽤 높기 때문에 상대적인 공간감은 괜찮은 편입니다. 뒷자리에는 후열 에어벤트와 2개의 USB포트, 컵홀더 암레스트가 기본입니다.


무엇보다도 트렁크쪽 리어 글라스와 2열 천장 글라스루프가 하나의 면으로 쭉 연결되어 있기에 개방감이 무척 대단합니다. 글라스루프를 덮을만한 커버가 없어서 한여름에 덥진 않으려나 싶은데, 루프엔 기본적으로 틴팅이 꽤나 짙어서 괜찮을거..라고는 하더군요. 글라스루프다보니 당연히 선루프 달린 다른 차들처럼 개방할 수는 없습니다.


(러기지 커버, 차데모 어댑터 등 수납물/악세사리는 모두 별매 옵션)

모니터에서 터치 조작을 통해 열 수 있는 앞/뒤 트렁크. 이동형 충전어댑터 등은 앞트렁크에 두고, 뒷트렁크에는 오롯이 짐을 위한 자리로 둘 수 있습니다. 트렁크는 제법 깊으면서 넓고, 하단 보조수납공간이 매우 깊어서 이 차의 전체적 크기 대비 수납 편의성은 아마 세계 제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제가 섭외한 모델3는 중간급의 롱레인지 AWD 버전으로, 앞/뒤 듀얼모터로 최대출력 약 307kW(417마력), 최대토크 51.0kg.m 성능을 내고, 75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동력원입니다. 출력/토크 제원은 테슬라 국내 공식홈페이지에도 제대로 표기가 안 되어 있고, 포털사이트마다 수치가 서로 다 달라서 그냥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동가격대 전기차 어디에도 없을 무시무시한 가속력. 롱레인지 AWD 기준 0-100km/h 가속, 즉 제로백 제원이 4.4초인데, 정말 정지상태에서 가속을 해봐도 BMW M3가 연상될 정도로 무섭게 초반 가속을 붙입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고속 중후반 이후로부터의 가속도 더뎌진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는 것. 물론 해외에서 각 잡고 찍은 드래그레이스 영상 보면 모델3 퍼포먼스 기준으로 시속 200 넘어서부터는 M3나 AMG C63같은 차들에게 따라잡히는 모습이 보입니다만, 우리나라 공도에서 이 차의 가속력이 더뎌진다는 느낌을 확인해볼 때까지 가속을 붙이려면 운전자 간이 어지간히 크지 않고선 어려울 것입니다. 풍절음만 거세지면서 가속이 쉼없이 붙는 느낌은 그 어떤 차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느낌일 테니까요.


오펠 암페라E(=쉐보레 볼트EV)와의 구조 비교도. 전기차 전용플랫폼으로 나온 차라고 해도, 테슬라는 훨씬 대용량의 배터리를 차 하부 바닥에 넓게 깔고, 무거운 컴포넌트가 앞이나 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게 만들어졌습니다. 때문에 쓸만한 승객석과 앞/뒤트렁크에 무게배분도 수평적인, 내연기관차에선 공존할 수 없는 특색을 동시에 가진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추운 날씨에 비 오는 날이라 페이스를 낮추긴 했지만, 모델3는 구불구불한 산길에서도 선회 능력이 매우 예리하며, 기우뚱거림이 없었습니다. 3단계로 조절 가능한 조향 세팅은 고속에서도 충분히 믿음직합니다. 보조금 받고 이 차를 뽑으면 BMW M340i보다 훨씬 쌀텐데, 운동성능은 M3와 진지하게 비교해도 좋을 만큼 사기 수준입니다.

다만 이 차가 꼭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은 않습니다. 승차감과 방음 능력에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에어서스펜션이 달리고, 더 크고 무겁고 비싼 모델S보다 모델3의 승차감이 부족할 것은 사실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후 5~6천만원대 가격을 지불해야 할 차인데, 5~6천만원대 독일차들과 비교하면 노면 요철도 너무 민감하게 읽고, 특히 방음 능력은 가격대비 너무 안 좋습니다. 4천만원대 그랜저만 타봐도 방음 무척 잘 되어있는데, 모델3 구입 후 오디오 작업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차를 뜯어본 분들의 후기 영상을 보니 방음재가 거의 없다 해도 좋을 정도로 앙상한 맨 철판이더군요. 제 쏘울EV는 차가 네모져서 풍절음이 심한가보다 했는데, 모델3는 조약돌처럼 둥글게 만들어 공기저항이 더 괜찮을텐데도 풍절음이 쏘울 못잖게 전해져오고, 바닥에 모래 튀는 소음까지 올라오는 것을 보니 하부 방음은 제 차보다 더 나쁘구나 싶은 수준이었습니다. 엔진음에 소음을 묻어버릴 수 있는 내연기관차들보다 구조적으로 전기차들이 불리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모델3의 가격을 생각하면 이것보단 더 꼼꼼한 만듦새로 보완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이 차는 7,714,000원짜리 FSD(Full Self Driving; 완전자율주행기능) 옵션이 빠진 사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파일럿은 기본 탑재사양입니다. 이 오토파일럿만 해도 왠만한 국산/수입차들의 ADAS보다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토파일럿은 우측 칼럼기어를 가볍게 두번 내리는 것으로 쉽게 활성화활 수 있습니다. 그러면 스크린 왼쪽 분리화면에는 크루즈 설정속도와 핸들 조향 아이콘이 활성화될 것이며, 차선의 형태와 사방의 차들이 아이콘 형태로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레이싱게임의 버드뷰 화면을 보면서 운전하는 느낌이랄까요? ADAS 보조화면이 이보다 훌륭하게 되어있는 차는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커다란 디스플레이에서 왼쪽 세로로 긴 영역의 활용을 극대화한 구성입니다. 게다가 전방차량간격 조절 및 차선 추종 능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왠만한 국산/수입차들 차선유지보조도 고속도로 한정으로는 핸들 놓고 차선을 똑바로 잘 따라가긴 합니다만, 이 차는 커브각이 큰 국도에서도 설정속도가 너무 높지만 않으면 핸들을 30도 이상으로도 스스로 꺾으며 차선을 잘 유지해줍니다.


오토파일럿 주행간 레버를 네번 당기면 도로를 무지개빛으로 표시하고, 흥겨운 음악과 스탠드업 코미디 음성을 내보내주는 이스터 에그도 있습니다.


주행보조에 필요한 정보들을 표시하는 센스와 능력은 신생업체임에도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도로명도 심심찮은 빈도로 계속 놓쳐버리고 과속카메라 정보를 아예 못 읽는 기본 내비게이션 맵이 아쉽습니다. 때문에 블루투스 페어링 후 스마트폰 내비를 음성으로라도 켜놓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너무 똑똑하다보니, 간섭도 너무 많습니다. 운전자가 오토파일럿에 의지한 채 핸들을 일부러 놓는 상황이 지속 반복되면 처음엔 가벼운 경고만 하다가, 나중엔 오토 크루즈와 오토 스티어를 모두 일시적인 시간동안 강제 해제해버립니다. 약 800만원 주고 FSD 옵션을 넣은 차들의 경우 알아서 차선도 바꾸고 진/출입로 자율주행도 한다는 만큼 운전자에게 얼마나 자율(?)을 허락할지 모르겠지만, 기본 오토파일럿 사양의 차들에선 차에서 계속되는 잔소리로 인해 피곤할 상황이 은근 있을 것 같습니다.


5. 충전/효율
이 차는 롱레인지 AWD 한국 인증 기준으로 주행가능거리 446km, 복합전비 5.0km/kWh 제원을 가집니다. 제 쏘울부스터EV에 비하면 주행가능거리는 배터리 크기 차이(64kWh vs 75kWh)만큼 더 길고, 전비는 모델3 쪽이 약간 떨어지지만 두배가 넘는 출력 차이를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은 수준.


충전에 관해서는.. 한창 탈 때는 재미있다가도 충전할 때만 되면 피곤해지는 차입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가정용 충전기 별도 설치 또는 어댑터 별도 구매 없이 이 차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테슬라 수퍼차저 급속충전소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제 지방에도 어지간히 주민센터나 휴게소마다 다 있다는 공용충전기는 이 차의 포트에 맞지 않으며, 70만원짜리 차데모 충전 어댑터를 구입한다 한들 충전속도도 급속 대비 2배 느려지고, 신규 충전소들은 대부분 DC콤보 전용으로 구축되기에 이 차는 쓸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다행히 분당 집 근처 판교에 수퍼차저가 있긴 했으나, 모델3는 북미형 규격이라고 하는 전용 포트를 쓰는데, 4개 구비된 수퍼차저에서 모델3용 북미 규격에 맞는 충전기는 2개밖에 없었고, 다른 곳도 거의 절반 정도 비중으로만 모델3용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무료 급속 충전이라고 해도 한달에 천대 이상씩 팔리는 모델3 차주들을 충전 경쟁자로 의식해야만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충전을 위해 일부러 밖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 사소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90% 충전 상태에서 트립상 449km를 갈 수 있다던 모델3로 약 150km동안 국도와 고속도로를 빠른 페이스로 주행 후 배터리를 40%까지 썼습니다. 40%에서 90%까지 수퍼차저 충전은 30분 소요되었습니다.


다시 90%까지 충전 후 고속도로, 시내를 일반적인 페이스로 약 60km 주행 후 배터리 잔량입니다. 정확한 배터리 잔량 퍼센티지를 볼 순 없었지만, 트립모니터상 추이를 봐선 배터리 약 20%를 소모한 것 같습니다. 전비 단위도 제게 익숙한 단위가 아니어서 한번 환산을 해봤는데, km/kWh로 치면 4.5 정도 나오는군요. 겨울철 히터 사용을 감안하면 이 정도 손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은데, 날이 좀 풀리면 좋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하루 왕복 60km를 운전하는 제 입장에서 이 차를 산다면 겨울엔 예비 충전을 감안해 주중 2회 정도는 수퍼차저를 들러야 할 것 같습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이 차는 후륜구동 싱글모터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5,369만원(352km), 듀얼모터 롱레인지 6,369만원(446km), 듀얼모터 퍼포먼스 7,369만원(415km)으로 라인업이 구성됩니다. 기본형과 롱레인지의 가격차이 1,000만원에 주행거리도 획기적으로 늘어나지만 옵션사양도 애프터마켓에서 보강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꽤 많이 차이나므로(오디오 업그레이드, 후열 열선시트, 위성 내비 등), 개인적으론 롱레인지 이상을 무조건 권해드립니다.


테슬라 주문화면에서 이 차를 고르다보면 옵션 가격만큼은 포르쉐 수준이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일단 기본 흰색만 옵션가액 추가가 없으며, 검정, 회색, 파란색은 각각 1,286,000원, 빨간색은 2,571,000원입니다. 19인치 휠 1,929,000원, 인테리어 블랙&화이트 투톤 사양 1,286,000원까지.. 여기까지는 드레스업 사양이고, 그 외에 고를 수 있는 옵션은 의외로 한가지 뿐입니다. FSD(완전자율주행) 7,714,000원. 가장 비싼 조합으로 하자면 빨간색에 19인치 휠, 블랙&화이트 인테리어, FSD인데, 이렇게 하면 옵션가격으로만 벌써 13,500,000원이나 추가되는 셈입니다. 차라리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열선핸들과 통풍시트 정도 추가로 더 넣어주면 좋겠건만, 그런건 옵션으로도 고를 수 없는게 아쉬움입니다.


가격 대비 가치로 치면 개인적으론 제가 타본 차처럼 아무 옵션 추가 없이 기본 롱레인지 AWD 사양이 으뜸이라 하고 싶습니다. 컬러까지 100만원 넘게 옵션추가 대금이 붙는게 야속하지만, 기본 흰색도 디자인과 잘 어울리긴 합니다. 제가 2019년 3월에 국가보조금 900만원, 지자체보조금 500만원으로 총 1,400만원을 할인받아 5,085만원짜리 쏘울 부스터EV를 3,685만원에 구매했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모델3 롱레인지는 4,969만원에 구입 가능한 셈이었군요. 어차피 제 가용 예산은 4천만원 미만이었고, 조금 더 일찍 출시됐다 한들 모델3는 구매선상에 올리진 못했겟지만, BMW 3시리즈 등 5~6천만원대 D세그먼트 프리미엄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에겐 제법 진지하게 고민해볼만한 대안이라고 생각됩니다.



7. 총평
테슬라 모델3는 보급형 전기차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차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수십년동안 내연기관차를 만들어본 기성 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선 상상도 못한 방식으로 밑바닥부터 새롭게 접근하였습니다. 물리버튼이라곤 열 손가락으로 꼽아도 될만큼 정말 극소수뿐으로 첫인상은 불친절해보일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이보다 편할 수 없습니다. 주행 모니터 화면, 차량 컨트롤 화면, 인포테인먼트, 오락 기능 등등을 재치있고 직관적으로 모아둔 대화면 모니터는 테슬라보다 역사가 수십, 100년이 넘는 기성 자동차회사들이 부끄러울 수준으로 혁신적입니다. 실용적이면서도 무서울만큼 빠르고, 운전재미도 압도적이면서 유지비는 제로에 수렴하고, 컨셉트카처럼 멋진 외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보조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물론 염려되는 부분도 너무 많습니다. 단순히 멋만 바라보고 넣은 물리 팝업 도어캐치는 너무 불편하고, 대화면 모니터가 고장나면 이 차는 아무런 상태 확인도, 기능 조작도 할 수 없을 것이기에, 갓길에 세워비상등 켜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무턱대고 전동 버튼으로 구현한 도어스위치는 제발 제가 못찾은 물리 백도어가 있겠죠 설마..? 그리고 다른 국가는 몰라도 한국에선 빠른 속도로 확장 중인 DC콤보 공용 충전인프라를 못 쓰고 테슬라 수퍼차저에 의지해야 하는 점도 실 운용상의 치명적 약점입니다. 이 차는 출고 속도 대비 슈퍼차저의 구축 수량이 너무 제한적이니 말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론 실물 완성차를 내놓기도 전에 프로토타입을 내세워 계약금 장사부터 하고, 오너들에게 리워드 포인트를 미끼 삼아 마치 다단계처럼 우호 여론과 충성도를 조성하는 모습도 이해하기 어렵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3의 뜨거운 시장반응을 보고 있자면 이런저런 불편하고 불친절한 것들이 이미 눈에 들어오지 않을만큼, 매력에 빠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차와 테슬라에 대해 여러가지 단점들을 지적하긴 했지만, 훌륭하고 혁신적인 요소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테슬라는 앞으로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를 팔 것이고, 기성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서 결코 비웃고 넘어갈 회사가 아님은 확실합니다.

장점 : 보급형 전기차 전용 모델 중 가장 멋진 외관 디자인,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15인치 스크린, M3도 잡을만한 폭발적인 가속력과 운동성능
단점 : 한국시장에선 아직 불편한 충전 인프라 여건, fail 상황 시 비상 작동 대책이 염려되는 통합 인포테인먼트 구성, 실망스러운 방음 능력, 일부 한국 선호 옵션 부재


인테리어 동영상 리뷰 https://youtu.be/TaIeAsKzA2s


주행 동영상 리뷰 https://youtu.be/7N1c0jFut_g


본 후기 글은 순수하게 개인의 흥미로 작성한 글이며, 운행간에 발생한 모든 비용은 자비부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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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 짧은 감상, 짧은 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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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5일 한국에서 최초 공개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입니다. 배출가스 인증 지연으로 인해 출시가 2개월 가량 늦어지고, 여기저기서 실물 사진이 사전 유출되어 처음 만났을 때의 신선함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막상 베일을 벗겨보니 그동안의 한국산 차에서는 전혀 만나보지 못했던 고급스러움과 신기술이 가득하여, 판매가격대 6~8천만원대나 되는 비싼 차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이틀만에 2만대가 넘는 수준의 대히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런칭 며칠 전에 개시된 제네시스 전용 쇼룸 체험 및 시승 이벤트는 일주일치 모든 세션이 금세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저도 토요일날 제네시스 강남 쇼룸 구경과 짧은 시승을 해볼 수 있었는데, 모든 컬러 사양을 전시 중이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촬영조차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이른 아침 모터스튜디오 강남에 다시 들러, 소개글 업로드용 사진을 다시 찍어왔습니다.


대형 크레스트 그릴, 두 개의 가느다란 가로줄 형태로 이어진 풀 LED 헤드렘프로 빚어낸 전면은 심플하면서도 웅장합니다.


제네시스 날개 로고가 끝나는 지점으로부터 보닛 위에 양쪽으로 줄을 그으며 날아가는 장식이 매우 멋집니다. 제네시스 G90으로부터 먼저 시작한 기믹이지만, 흔히 사이드미러 쪽에 장착하는 사이드 리피터도 펜더 쪽으로 과감하게 긴 줄 형태로 빼냈습니다. 앞부분 턴시그널과의 연속적인 느낌도 나면서, 타사 차종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개성이기도 합니다.


장식적인 요소와 주름이 많던 최신 현대차들과 달리, 제네시스 쪽은 절제된 멋부림이 돋보입니다. 가로 두 줄의 패러볼릭 라인이 헤드램프, 사이드리피터, 테일램프 라인 및 뒷도어~뒷펜더쪽 굴곡으로 이어지며 자신의 정체성을 은은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3열 글라스는 치켜올라가듯 디자인하여 전장 5m에 달하는 이 차가 비대하다기보다는 알맞게 스포티해보이는 느낌까지 줍니다.


후면부 또한 두 줄의 파라볼릭 라인을 그리는 테일램프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후면에 단순하게 테일램프 양쪽 두 줄씩만 있으면 너무 허전해보일 것 같았는지, 리어윈도에서부터 시작해 낮은 경사를 그리며 내려가다가 다시한번 안쪽으로 파고들어 내려가다가 다시 범퍼 쪽에서 돌출되는 입체적이고 독특한 조형을 뽐냅니다. 제네시스 G90와 마찬가지로 트렁크 레터링은 전면의 윙로고와 다르게 세로로 얇게 눌러낸 알파벳 레터로 적용했으며, 후진 시 노면에 차선을 조명으로 쏴주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테일램프는 범퍼 아랫부분에 교묘하게 숨겨두었습니다.


휠은 기본이 19인치고, 70만원 더 붙이면 흰색 차처럼 20인치 휠이 붙고, 190만원 더 붙이면 검정색 차처럼 22인치 휠이 붙는 형태입니다. 타이어는 19인치만 피렐리, 20인치, 22인치는 미쉐린. 휠하우스가 엄청나게 크기도 하고, 휠 자체로도 표면 스퍼터링과 마름모꼴 패턴이 세밀하게 가미된 22인치 사양이 심미적으로는 제일 멋지긴 한데, 승차감과 장기적인 타이어 교체비용을 생각하면 20인치에 타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실내는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본탑재함으로써 버튼 수를 많이 줄이고, 남은 여백은 소재의 고급화로 멋지게 꾸며냈습니다.


옵시디언 블랙 모노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마룬 브라운&스모키 그린 투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어반 브라운&바닐라 베이지 투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울트라마린블루&듄 베이지 투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옵시디언 블랙&바닐라 베이지 투톤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 II)

GV80이 돋보이는 점은 인테리어 컬러 조합이 매우 자유롭다는 점. 그동안 국산차들은 보통 소수의 지정 외형컬러를 선택해야만 화려한 컬러배색의 인테리어를 얻을 수 있었지만, GV80은 시그니처 디자인셀렉션이라는 옵션만 I 또는 II로 고르면, 그에 맞는 투톤 인테리어컬러 선택권이 외형 컬러와 무관하게 자유롭습니다. 시그니처디자인 I이 150만원, II가 300만원으로 가격이 두배 차이인데, 이 가격 차이는 가죽 재질 차이(천연가죽->나파 퀼팅 가죽), 오픈포어 리얼우드트림 적용여부, 투톤컬러 핸들 적용여부, 헤드라이닝 스웨이드 적용여부 등에 기인합니다. 투톤컬러 선택권도 시그니처디자인 I 쪽에 딱 한가지(마룬 브라운/스모키 그린 투톤) 부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픈포어 리얼우드 대신 알루미늄 장식이 들어가고 가격도 합리적인 시그니처디자인I 쪽에서 차 외형 컬러에 어울리는 투톤 컬러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투톤 컬러의 가죽으로 매우 고급스럽고 두텁게 장식된 도어트림. 도어가 차체 하단까지 매우 넓게 감싸는 형태인데, 때문에 차체 아랫쪽 흙먼지가 튄 것들이 승객들이 하차할 때 바지에 묻는 일을 막아줍니다.


2스포크 타입 핸들은 기존 차들에서 많이 보지 못한 형태라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필요한 핸들리모컨 버튼은 모두 쓰기 좋게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가운데 에어백커버를 최대한 작게 구성하고, 스포크 주변 버튼을 큼직하고 쓰기 좋게 배치하는 것이 요즘 고급 브랜드들의 트렌드다보니 아무래도 이 핸들 디자인에 대해 불만 여론이 조금 있는듯 합니다.


8인치 TFT 클러스터 계기반이 기본 적용됩니다. 드라이브모드에 따른 게이지 가변 그래픽, 턴시그널 작동 방향에 따라 게이지 화면에 후측방 캠 화면을 보여준다든가 하는 기능은 기존 현대차 풀 디지털 계기반을 만들던 노하우와 동일하게, 디자인적인 감성만 아주 약간 다르게 하여 적용되었습니다. 3D 클러스터 기능, 계기반 센서를 활용한 운전자 전방주의 경고 기능 등은 현대 뱃지 대형차에선 볼 수 없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차별화 요소들입니다.


기본적용되는 14.5인치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가로로 긴 와이드 디스플레이에 화면을 필요한 만큼 분할하여 정보를 표시하는 UI의 기본 구조는 기존 현대기아차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컬러 배색과 기능적 업그레이드로 확실한차별화를 보이고 잇습니다. 발렛 모드, 카페이, 카투홈, 터레인 모드 등 고급 SUV로서 표시해야 할 정보들이 많다보니 스마트폰처럼 필요한 아이콘을 길게 눌러서 원하는 곳에 배치할 수 있는 커스텀 기능도 있고, 스크린이 유리창 쪽으로 조금 멀리 물러나 있지만, 센터콘솔 쪽에 위치한 터치 지원 컨트롤러를 통해 팔의 움직임 동선을 최소화하여 오히려 더 쉽고 효율적인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워낙 훌륭한 자체 내비게이션 맵을 잘 이용해오던 현대차그룹입니다만, GV80의 내비게이션은 수입차까지 통틀어 정말 최고 수준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전방카메라 영상을 큰 화면에 비춰서 필요한 차선으로 정확한 안내동선을 그려주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특히나 감탄스럽죠. 통상의 전통적인 내비게이션 맵을 원한다고 하면 설정에서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며, 보다 사이버틱한 느낌을 주는 네온 테마 맵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이제 화면 속 자동차를 상하좌우 터치하는대로 게임 속 화면처럼 자유롭게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기능까지 더해졌습니다.


에어컨은 더 뉴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터치 화면을 도입하여 보다 적은 버튼으로 많은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워셔액 작동 시 에어컨을 일시 내기순환으로 바꾸는 등의 부가기능도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추가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무드등은 밝기를 최대로 설정해도 엄청 화려하게 밝다는 느낌은 안 듭니다. 팰리세이드 발표회 때의 PT를 들은 기억을 되새겨보면, 운전자의 눈 피로도를 감안해 적용면적과 밝기를 너무 과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던데, 적어도 다른 현대차들 대비 무드등의 적용범위가 그래도 꽤 늘어난 느낌이라 보다 화사해진듯 합니다.


센터콘솔의 버튼 조작계도 매우 직관적으로 단순화시키면서 소재 고급감을 높혔습니다. 상하좌우 모양이 된 흰색 원형 부분은 터치 조작이 가능하고, 알파벳이나 한글을 그려넣어도 인식 가능해 내비게이션 목적지 등을 입력할 때 매우 용이합니다. 물론 이 차를 비롯해 요즘 현대차그룹 차들은 음성인식도 매우 잘 되기에 저 부분에 글자를 그려넣을 일은 실질적으로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랫쪽엔 제 기아 쏘울EV와 동일한 조작 방식의 다이얼형 SBW 전자변속기가 자그맣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커버로 덮힌 컵홀더 아래쪽엔 드라이브모드/터레인모드 컨트롤러가 위치해 있습니다. 오픈포어 리얼우드 장식의 적용면적이 매우 넓으며, 앞쪽 무선충전패드 및 옆쪽 컵홀더를 가릴 수 있는 커버 또한 묵직하게 여닫히는 느낌이 무척 좋습니다.


천장 보조등 및 각종 조작계의 모습. 요즘 현대차들과 마찬가지로 하이패스카드 삽입구를 이쪽으로 옮겨 백미러를 최대한 심리스하게 구성했습니다.


고급차의 상징은 역시 이렇게 날개처럼 펴지는 암레스트 수납함일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안쪽까지 플라스틱이나 날카로운 사출면 닿는 감촉 하나 없이 세밀하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120만원짜리 컨비니언스 패키지를 고르면 도어를 살포시 닫아도 스스로 닫히는 고스트 도어 클로징뿐만 아니라 운전석에 18way 전동 조절 및 쿠션 익스텐션, 스트레칭 모드가 추가됩니다. 스트레칭 모드는 보급형 브랜드 중형차에 마사지 시트라고 광고하는 수준의 은은한 마사지 기능이 따라온다고 보면 됩니다.


2열도 1열 못잖게 두터운 감촉에, 다기능의 시트를 누릴 수 있습니다. 팰리세이드처럼 2열 2인 독립형 캡틴시트 옵션을 고를 수는 없지만, GV80은 2열시트의 리클라이닝, 틸팅까지 전동으로 옵션 가능하며, 전용 독립 공조, 통풍시트뿐만 아니라 전동 햇빛가리개, 목베개까지 추가 가능합니다. 앞뒤로 시트가 훨씬 커서 그런지 레그룸은 팰리세이드보다는 조금 짧다는 느낌이 드는데, 키 182cm의 필자 기준으로도 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공간입니다.


뒤로 최대한 기울였을 때의 기울기는 폭신한 목베게와 더불어 정말 숙면이 취해질 것 같은 편안함을 줍니다. 3열로 승차할 때엔 시트 바깥쪽 어깨부분 또는 허벅지 아래 쪽에 위치한 퀵엔트리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진입하기 쉽게 앞쪽으로 단숨에 이동해줍니다. 물론 퀵 엔트리 버튼은 이 차보다 훨씬 저렴한 팰리세이드에도 있긴 합니다만, 팰리세이드는 앞으로 푹 꺼트린 의자를 당기려면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을 사람 힘으로 조절해야 했는데, 이 차는 2열 컴포트 패키지 적용차량의 경우 등받이에 살짝 힘만 주어도 스스로 제 위치로 전동 복귀할 뿐만 아니라, 맨 앞자리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의 2, 3열 원격 조절 역시 가능합니다. 이래서 돈값을 하는구나.. 라는 호사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바깥에서 보면 파노라믹하게 보이지만, 가운데 경계면적이 꽤 넓어서 듀얼 와이드 선루프처럼 느껴지는 구성. 그래도 개방감은 만족스러운 편입니다.


3열 시트는 다만 팰리세이드보다도 편안하질 못합니다. 뒷유리창이 팰리세이드보다 많이 아래로 눕는 형태라서 헤드룸이 많이 좁아진 것이 치명적인 단점. 키 182cm의 제 기준으로 팰리세이드는 레그룸이 조금 부족하지만 어떻게든 단거리는 탈수 있는 자리였다면, GV80은 고개가 꺾여서 잠깐이라도 앉아있기 불편한 자리였습니다. 3열 전용으로 에어벤트와 시거잭 파워아웃렛,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을 추가 지원하긴 하지만, 이 차를 7인승답게 쓰려면 렉서스 RX처럼 뒷쪽만이라도 약간 늘린 롱바디 모델이 추가된 다음에 사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3열 시트를 접고 5인승으로 만들 때부터 트렁크 공간이 넓다랗게 나옵니다. 팰리세이드도 트렁크 안쪽 버튼으로 전동 폴딩/언폴딩이 가능한 컨트롤러가 있긴 했지만, GV80은 2열시트를 접고 다시 펴는것까지 모두 전동으로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팰리세이드는 2열 전동 리클라이닝이 없어서, 아래로 꺼트린 후 다시 펴는 것은 사람 손이 필요했었지만, GV80은 힘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탑재되는 직렬 6기통 신규 3.0리터 디젤엔진. 최대출력 278ps/3,800rpm, 최대토크 60.0kg.m/1,500~3,000rpm 제원을 가지며, 공차중량은 AWD 기준으로 옵션사양 상태에 따라 2,200~2,300kg까지 나갑니다.


간신히 시승예약을 하고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시승코스는 짧게 편성되어 있었습니다.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썩 많진 않았지만, 한국 토종이기에 가능한 각종 주행보조 및 편의옵션, 섬세한 만듦새가 너무나 압도적이었습니다. 전기차만 매일 타다가 오래간만에 마주한 디젤엔진 SUV는 비록 6기통이라 해도 정차 아이들링 상황에서 잔잔한 진동을 완벽히 숨기지는 못했지만, 발진가속 시의 깔끔한 진동/소음 차단 능력을 보니 굳이 휘발유 모델을 기다리지 않아도 충분히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선 제법 공격적인 사운드제너레이터 세팅으로 기분도 돋아주고 말이죠.


출시 첫날 15,000대가 넘게 계약되고, 이틀차엔 이미 누적 계약량이 국내 연판매목표량인 24,000대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는 소문까지 들려올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GV80입니다. 기본사양 6,580만원에 AWD 350만원 더하면 실질적인 시작가격이 6,930만원, 여기에 모터스튜디오 서울 흰색 전시차 수준으로 니어 풀옵션을 맞추자면 8,590만원입니다.(풀옵션에서 22인치 대신 20인치 휠 선택, 컨비니언스팩 및 무광 외관페인팅 제외 조건, 무광 페인트 22인치 풀옵션은 8,900만원) 가격표와 사진만 보면 왜 국산차가 9천만원 근접까지 받아야 하냐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실 분들도 많겠지만, 이 차는 직접 살펴보고, 느껴보지 않고서는 모를 특별함이 무척 많습니다. 뱃지를 우선시하는 한국 고급차 소비자들을 조련하듯한 사양 구성이 얄미운 벤*, 막내급부터 최상위급까지 얼굴 생김새도, 인테리어 구성도 공용하느라 특별함이 많이 사라진 B**, 오랜 판매금지 끝에 들여오는 차가 통풍시트에 ACC마저 없는, 그저 덩치큼 외에 아무 장점도 없는 아**까지.. 생각보다 독일 경쟁 SUV들이 크게 특별하지 않은 현 여건에선 더더욱 말이죠. 언젠가 장기시승차를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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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2019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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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글 쓰다가 밀려서 2020년 1월부터 다시 잇게 되는 롤렉스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관람 후기입니다. 너무 오래간만에 올려서 기억을 되살리자면, 미국 서부에서 매우 역사 깊은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클래스별, 나이대별로 다양한 히스토릭 레이스카들이 왕년의 실력을 뽐내는 자리입니다. 아침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 패독과 전시부스를 오가느라 실제로 주행을 볼 수 있는 클래스는 일정상 빠듯해서 많지 않았습니다.


1A 클래스는 1940년대 이전 스포츠 레이싱, 투어링, 레이스카 부문 차들의 클래스였습니다. 최고령으로 1911년형 피아트 S74(사진 맨 위)부터 시작해서 벤틀리 4리터대 레이스카, 부가티 등이 나왔습니다. 일정상 트랙에서 달리는 모습은 못 보고 이렇게 나가는 것만 봐야 했는데, 트랙 위에서 보면 꽤나 느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2A 클래스는 1955~1961년 사이의 다양한 스포츠 레이싱카들의 클래스입니다. 알 만한 명차로는 마세라티 티포 61, 페라리 250TR같은 진기하고 아름다운 차들도 많지만, 몇십년 전 역사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인 수많은 이름모를 레이스카들도 개성을 뽐냈습니다. 3번째 사진은 1959 새들러 MK4, 4번째 사진은 1959 피어리스 앰브로라는 차인데, 정말 생소하죠?


3A 클래스는 1966~1972년 트랜스앰 차들로,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닷지 챌린저 등 머슬카들의 박력 넘치는 클래스였습니다. 이 쪽은 그랜드스탠드에서 직관 후기를 잠시 후 보여드리기로 하고..


4A 클래스는 히스토릭 포뮬러1 머신들의 클래스였습니다. 여기도 직관 후기로 잠시 후 다시 보여드리기로 하고..


5A 클래스는 1973~1981년 사이의 FIA/IMSA/GT/GTX/GTU/AAGT 클래스입니다. BMW 3.0CSL, 포르쉐 934, 935 등 유럽발 와이드바디 머신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C3 콜벳이 추격하는 구도가 인상적인데, 직관 후기로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6A 클래스는 1963~1966년 2500cc 초과 GT카 클래스였습니다. 머스탱과 C2 콜벳이 주로 대결 구도를 이뤘습니다.


7A 클래스는 80년대~2000년대의 IMSA 프로토타입 레이스카 클래스입니다. 이 날 모든 참가차 중 F1 다음으로 가장 빠른 차들이 아닐까 싶은데, 가장 박력 넘쳤던 이 차들의 직관 후기도 곧 같이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1B 클래스는 1947~1955년 스포츠 레이싱, GT카들의 클래스입니다. 본격적인 투어링 레이스카보다는 포스가 약해보이지만, 벤츠 300SL 걸윙, 포르쉐 356, 재규어 XK120 등 유럽 계통의 아름다운 명차들이 한데 모였습니다.


2B 클래스는 1955~1964년 GT카 클래스입니다. 페라리 250GT SWB, 알파로메오 TZ 등 2B보다는 조금 더 성숙해진 유러피언 GT들이 출동했습니다. 특히 매우 아름다운 알파로메오 차들이 많아 무척 좋았습니다.


3B 클래스는 1967~1981 포뮬러 포드 클래스입니다. 당시 포뮬러 클래스 중 가장 하급이었던 F3도 진입장벽과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았는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고안된게 포뮬러 포드입니다. 비용절감을 위해 오픈휠 파이버글라스 바디는 그냥 만년필에 바퀴 네개 달아놓은 것마냥 단순히 만들어졌으며, 휠/타이어도 일반 승용차용 것을 공용하고, 포드 코티나같은 평범한 승용차에 들어가는 100마력대 1.6리터 엔진을 개조해 올렸습니다. 스펙과 생김새만 보면 초라해보일 수 있지만, 중량이 드라이버 탑승 상태로 500kg 언저리 수준이라 매우 날쌔게 달렸다고 하죠. 포뮬러카 모터스포츠를 비교적 경제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고안된, 모터스포츠의 등용문같은 클래스였습니다.


4B 클래스는 1961~1966 2500cc 이하 GT카 클래스입니다. 모건, 로터스 등 오픈휠 로드스터와 초창기 911이 주를 이뤘습니다.


여러가지 관람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았는데, 혼자 돌아다니다보니 힘도 들고 길도 잘 몰라서 그냥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가까운 그랜드스탠드에서 오후시간대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서킷의 오랜 역사와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 관람석 규모가 작아서 놀랐습니다. 오전/오후 번갈아 모든 클래스가 순차적으로 진행됐는데, 저는 시간상 3A부터 7A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라구나 세카 서킷은 최대 55m의 매우 높은 고저차(인제서킷이 약 40m)가 만들어내는 다이나믹한 레이아웃을 자랑합니다. 특히 코르크 스크루라고 불리우는 구간은 가장 고지에서 급하게 꺾여내려가는 연속 급코너인데, 시뮬게임으로 달려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의 하늘 보고 달려가다가 갑자기 연속 내리막코너가 나오면 실수하기 딱 좋은 무서운 구간이죠.


인디카로 달린 풀코스 주행영상. 도로 폭도 너무 좁고, 달리기 무척 어려운 서킷입니다. F1이 유치되지 않았지만 2006년 토요타 F1카가 1분 6초를 비공식 최속 기록으로 보유 중이고, 로드카 베스트 랩타임은 맥라렌 세나가 1분 27초 수준이라고 합니다.


출격을 준비중인 3A 클래스의 60~70년대 트랜스앰 클래스 머슬카들


피트에서 렉서스 GS-F 세이프티카의 리드 하에 포메이션랩을 돕니다.



카마로와 머스탱의 대결구도에 다름없던 경기 모습. V8 대배기량 엔진이 우렁차게 뿜어내는 소리는 바로 귀마개를 꺼내들게 만들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데칼까지 옛날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보니, 정말 60년대 미국으로 돌아간듯한 분위기에 같이 취해봤습니다.


누유 사고가 있었는지 제법 오래 경기가 중단되어 힘들었던 4A클래스 60~80년대 히스토릭 F1 클래스


검정 바디에 금색 리버리가 튀는 로터스, 남색 바디의 티렐 빼고는 친숙한 머신들이 없긴 했지만, 근대 F1과 다르게 디자인적인 실험이 매우 극단적으로 이뤄졌던 시기의 F1 머신들이라 그런지 머신들을 비교해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티렐 하면 6륜짜리 P34가 상징적인데 아쉽게도 그 차는 나오질 않았네요.


1973~1981년의 친숙한 카울의 머신들이 출몰하는 5A 클래스.


포르쉐 911 RSR


포르쉐 934


포르쉐 935



제가 제일 좋아하는 911 베이스 머신들이 나란히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소원성취입니다.


BMW 3.0CSL, 포르쉐 924GTR 등 독일차들이 우세인 것 같아보이던 이 무대에도


GM 출신 차들이 그나마 미국인들 기를 세워주고 있었습니다. 쉐보레 몬자 베이스의 드콘 몬자, 그리고 쉐보레 3세대 콜벳이 그 주인공들이죠. 아주 낮은 윈드실드로 교체하고 롤케이지만 친 오픈바디 콜벳도 무척 멋져보입니다.


미국 관객들 성조기 펄럭이게 하는 모습들. 묘하게 미국 국산차 vs 유럽 수입차 구도가 많이 펼쳐져서 관중들이 더욱 열띄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60년대 초중반 2500cc 초과 GT카들로 모인 6A 클래스의 차례.


2500cc 이상이라는 조건만 있을 뿐 상한선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이쪽 클래스는 대배기량 미국 머슬이 우세입니다. C2 콜벳에 윈드실드와 톱을 모두 잘라내고 롤케이지만 친 개조형 레이스카와 쉘비 코브라가 나란히 달리는 모습을 보니, 포드v페라리 영화 속에서 켄 마일즈가 윌로우 스프링스 트랙에서 코브라를 타고 명경기를 펼치던 모습이 오버랩되네요.


60년대 트랜스앰 클래스와 다르게 재규어 E타입이나 페라리 250LM 베를리네타 GT도 섞여있는 등 상당히 다국적입니다. 맨 아래 사진에 머스탱과 경합하는 차는 1966 비짜리니 GT 아메리카라는 이탈리안 GT카입니다.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7A 클래스. IMSA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들입니다.


압도적인 페이스를 자랑했던 1990 AAR 토요타 이글 MKIII GTP


1992 마즈다 RX7-92P는 4기통 로터리엔진에서 나오는 찢어지는듯한 배기음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히스토릭 F1카들보다 오히려 더 사운드는 기억에 확실히 남더군요.


이 클래스에서 제일 최신예인 2005 아우디 R8 LMP. 저 시절엔 가야르도 베이스의 로드카 R8이 출시하기도 전이라, R8 하면 르망에서 이름날리는 프로토타입의 이름이었었죠.


포르쉐 962C


에어로 효과를 위해서인지 뒷바퀴를 가려버린 1981 롤라 T600


소리가 워낙 크다보니 안내견공도 귀마개를 쓰고 있네요


아쉽지만 17~18시 기점으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고 귀가의 시간입니다.


모터스포츠 애호가들답게 주차장마저도 진기한 차들로 가득! 그림같은 풍경을 뒤로 한 채 언젠가 다시 찾겠다는 다짐을 하며 에어비엔비 숙소로 향했습니다.

글로만 전달하기 어려운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영상으로 편집해 담아보았습니다. 유튜브채널에 구독과 좋아요로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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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 1편 : 인피니티 30주년 및 일본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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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터레이 카 위크 최대의 호화로운 자동차 축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입니다. 매년 8월 일요일 하루동안, 페블비치라고 하는 미국 서부의 아름다운 골프장을 대절하여 온갖 진기한 올드카들이 출품되고, 가치를 평가받는 경연장이죠. 나름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9시 20분 언저리 도착하니 벌써 정규 주차장은 자리가 없습니다.


안내요원 지시에 따라 대충 갓길에 차를 세우고 버스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저같이 평범한 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많지만, 신기한 차 타고 온 사람들도 대단히 많아 주차장 구경부터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버스 하차지점에선 인피니티 주관으로 일본차의 역사 특별전시전을 열고 있었습니다. 인피니티/닛산 말고도 그 외의 모든 의미깊은 경쟁사 일본차들도 다함께 전시하고 있던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1937 닷선 타입 16 쿠페. 닛산 요코하마 공장에서 창사 최초로 만들어진 소형차 닷선 14를 기초로 개선된 차종입니다. 닷선은 1914년 닛산의 모태인 카이신 자동차공업에서 회사 창사자 3명의 성 이니셜 D,A,T를 따서 만든 DAT라는 차에서 유래하는데, 이 DAT가 일본식으로 읽으면 닷또(datto), 어쩌다보니 "달아나는 토끼"(脱兎, datto)라는 자국 표현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토끼처럼 날쌘 차라고 홍보도 할 겸 보닛에 토끼 모양 로고가 붙게 되었습니다.


1938 닛산 모델 70. 30년대 닛산 창사 초기에는 미국 그레이엄 페이지(Graham Paige)라는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도면과 설비를 사들여 만든 차입니다. 닛산 이름이 붙은 최초의 차죠.


1964 닷선 1500 페어레이디. 블루버드 310 세단의 플랫폼을 변형해 만든 이 로드스터는 오늘날까지도 명맥을 잇고있는 닛산 페어레이디Z (또는 370Z)의 모태입니다.


1963 닷선 블루버드 312. 한국에서 새나라자동차가 조립판매했던 차도 이 시절 블루버드를 기초로 했습니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2012년에 가져온 미국내 유일한 우핸들 63년식 블루버드임을 자랑하는데, 복원상태가 정말 대단히 좋네요.


1967 닷선 블루버드 411 SSS 왜건. 이 모델부터 블루버드가 란치아 풀비아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듯한 유럽풍의 디자인으로 새로워졌습니다. 특히 이 SSS는 1.6리터의 배기량이 가장 큰 최상위급 모델입니다. 우측 뒷도어측에 수납공간인지 뭔지 모를 특이한걸 매달아두고 있네요.


1966 토요타 코로나 토요글라이드. 블루버드의 경쟁차였는데요, 자동변속기를 브랜드화한 토요타만의 명칭 토요글라이드가 붙어 있습니다. 이 시절 코로나도 한국 신진자동차에서 조립판매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65 혼다 S600 쿠페/로드스터. 혼다가 자동차부문으로선 최초로 대량생산한 차인데, 차 이름이 곧 배기량이라 600cc밖에 안 했지만 중량이 700kg 초반대에 불과하여 매우 경쾌하고 멋진 스포츠카로 인기가 좋았습니다. 이 이후 배기량을 키운 S800 쿠페/로드스터로 진화하였고, S 뒤에 배기량을 붙인 로드스터형 혼다 차들은 21세기 들어서도 S2000과 S660으로 이름을 아직도 잇고 있습니다.


1991 마즈다 미아타 로드스터. 1989년부터 지금까지 공백기 없이 4세대째 명맥을 잇고 있고, 2016년 시점 글로벌 판매 100만대를 넘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2인승 컨버터블로 자리매김했으며, 중저가 경량 후륜구동 로드스터라는 장르를 유일하게 이어나가고 있는 보배같은 차입니다. 사진상의 1세대 코드네임 NA의 미아타는 당시 영국 로터스 엘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은 몸집에 팝업 헤드램프가 참 멋지죠.


1959 닷선 211 픽업. 블루버드 파생형의 픽업트럭입니다.


1972 스즈키 LJ20v. 생김새와 달리 군용차는 아닙니다. 미츠비시 지프 차량을 변형한 소형 민수용 사륜구동차를 개발했던 호프자동차라고 하는 회사가 있었는데, 스즈키에서 이 회사를 인수한 뒤 엔진과 주요 부속을 자사 것으로 바꿔 일본 최초의 양산형 경형 사륜구동차를 출시하게 됩니다. 이 시리즈는 일본의 길이 험한 지대에서 경차를 찾는 소비자층에게 꾸준히 사랑받았으며, 오늘날엔 짐니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1998~2018년까지 20년 동안이나 팔렸던 직전모델은 썩 세련미가 뛰어나진 않았으나, 2018년 나온 신형 짐니부터는 마치 G바겐 SWB 차량을 축소한듯한 앙증맞고 박시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하여, 우리나라에서 니치한 자동차를 찾는 수요층에서도 관심을 보일 정도로 멋쟁이가 되었죠.


1973 토요타 랜드크루저와 1996 렉서스 LX450. 토요타 랜드크루저의 기원은 50년대 초 토요타가 군납용 지프형 차를 개발하려다가 미츠비시한테 자리를 빼앗기고 애매하게 된 차를 민수 판매했던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코란도랑 레토나 군납차량 경쟁입찰하다가 떨어진 코란도가 민수 판매된 것과 비슷한 사례죠. 60년대 초까지는 숏바디든 롱바디든 군납용 지프를 변형한 흔적이 매우 강하게 남아 있었는데, 사진상의 FJ55형 모델(1967~1980)부터 세련된 롱휠베이스의 스테이션 왜건 형태의 바디를 수출형으로 최초 개발, 판매했습니다. 이후 랜드크루저는 뛰어난 내구성과 험로주파능력으로 대대로 인정받아 오늘날까지 이름을 잇고 있고, 미국에서는 렉서스 LX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모델체인지 시점이 너무 늦어지고 있기는 하지만요.


2000 이스즈 비히크로스. 상용차로 유명했던 이스즈에서 90년대 말 출시했던 멋쟁이 2도어 SUV였습니다. 출시 초기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주목받았으나, 일본에서는 차폭이 너무 넓어 자동차세금제도상 너무 불리하여 인기가 없었고, 주력 시장이었던 미국에서의 판매도 신통치 않아 단명하고 말았으며, 이스즈는 오늘날 SUV들을 모두 포기하고 상용차들과 픽업트럭만 만들고 있습니다.


1971 혼다 Z600. 2도어 360cc 일본 경차로 만들어진 Z360에 600cc로 배기량을 키워 미국, 영국 등지에 수출한 차량입니다. 머잖아 세계를 강타한 오일쇼크 때문에 자사 소형차 시빅이 미국에서 대히트를 치고, 컴팩트 펀카의 수요가 낮아져 Z는 조용히 단종됩니다.


혼다 CR-X 1세대 및 2세대 모델. 이니셜D 만화에 나오는 AE86과 비슷한 느낌의 쐐기형 3도어 해치백인데, CR-X는 전륜구동 시빅을 베이스로 한 염가의 펀카를 지향했습니다. CR-X는 타르가톱을 쓴 델솔이라는 이름으로 대를 이었으며, 하이브리드 전용 3도어 해치백 모델인 CR-Z의 이름도 이 차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1992 닛산 펄사 GTi-R 니스모 에디션. 겉보기엔 평범한 3도어 해치백같지만, WRC 그룹A에 나가기 위해 위해 호몰로게이션 생산된 이 차는 ATTESA AWD, SR20DET 2.0리터 227hp 터보엔진을 올려 0-100km/h 5.4초, 최고시속 232km/h를 자랑했습니다.


1991 토요타 세라.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 윈도부터 지붕까지 통유리로 개발된 캐노피형 구조가 매우 특이했던 차입니다. 1990~1995년까지 약 15,000대가 일본 내수형으로만 판매되었으나, 워낙 미려한 디자인이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 이렇게 미국 땅까지 소장용으로 직수입된 사례도 있고, 국내에도 몇몇대 들여온 분이 있다고 합니다.


1988 어큐라 인테그라 RS. 오늘날 카마니아들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모습의 인테그라는 스포티한 이미지의 90년대의 코드네임 DC2 인테그라 타입R 쿠페일텐데, 그 모델의 시초가 이 모델입니다. 사실 북미에 첫 진출한 일본 고급차 브랜드는 렉서스가 아닌 어큐라였는데요, 대형차 레전드, 컴팩트카 인테그라가 어큐라 뱃지의 첫 고급모델로 선보여졌습니다. 훗날 라인업 전략의 변화에 따라 세단과 쿠페를 모두 담당했던 인테그라 이름이 없어지고, 세단형의 EL, 쿠페형의 RSX로 재편되었습니다.


왼쪽에서부터 2004 인피니티 G35 쿠페, 1991 인피니티 M30 쿠페, 1994 인피니티 J30t


인피니티가 한국에 처음 수입되던 2000년대 초중반의 G35 정도야 많이 눈에 익숙하시겠지만, 그 이전 세대의 후륜구동 중~대형차들입니다. M30과 J30은 일본내수 닛산 레퍼드라는 차를 변형한 형태입니다.


마즈다 929(HD, 1991~1995). 일본내수에서는 마즈다 센티아라는 이름으로 팔리던 후륜구동 대형차입니다. 이 차의 선대 모델은 기아 포텐샤의 기초가 되었던 마즈다 루체(HC, 1986~1991)였고, 그 다음세대 센티아(HE, 1995~1999)는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마즈다 센티아는 항상 V6 3.0 모델로만 팔렸으나, 기아에서 엔터프라이즈로 출시할 때엔 당시 3.5리터 엔진을 기함으로 쓰던 그랜저를 견제하기 위해 마즈다에도 없던 3.6 엔진 사양을 자체적으로 따로 내놓았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죠. 100cc 더 크니 내가 한국 고급차 배기량 최고봉이다!..라는 의도로..


1992 마즈다 유노스 코스모. 1967~1972년의 1세대 코스모는 전장 4.1m짜리 날렵한 2도어 스포츠쿠페로 등장했으나, 그 다음세대부터 실용적인 2+2 시트 구조로 차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최종 모델인 JC형 코스모는 전장이 전장 4.8미터의 대형 쿠페가 되었습니다. 몸집은 크지만 여전히 로터리 엔진을 고집했으며, 그 뒤의 RX-7이며 RX-8에서도 볼 수 없었던 2.0리터짜리 대배기량 로터리 엔진을 쓰기도 했죠. 혁신적인 고급차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식 첨단 조작계(빌트인 GPS 내비게이션, CRT 컬러 터치스크린 시스템)를 도입하는 등 욕심을 많이 부렸지만, 5년동안 총 9천대도 안되는 수준의 낮은 판매실적과 함께 조용히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1986 어큐라 레전드(1세대) 및 1994 어큐라 레전드(2세대). 혼다 최초의 대형세단으로, 북미에선 어큐라 뱃지를 달고 판매되었습니다. 2세대 모델은 익숙하시다시피 대우 아카디아로 국내에서 조립판매되었습니다. 이 시절까지는 변형모델로 쿠페가 하나씩 꼭 있었죠. 이후의 모델은 어큐라 RL(1996~2013), RLX(2014~)로 이어지고 있고, 일본은 여전히 혼다 뱃지의 레전드 이름을 사용 중인데, 안마당에서나 수출시장에서나 영 실적이 신통치 않죠.


1992~2000 렉서스 SC400. 일본 토요타 소아라를 미국시장 렉서스용으로 변형한 고급 쿠페입니다. 데뷔 첫해 미국 수출판매가 2만대나 넘을 정도로 제법 성공적인 성과를 이뤘으며, 2세대는 전동식 하드탑 컨버터블인 SC430으로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SC430 컨버터블이 의외로 인기가 쿠페 단일모델이었던 1세대만도 못해서 조기 단종되었고, 2017년 LC500이 등장하기 전까지 렉서스 고급 대형 쿠페는 긴 공백기를 거치게 됩니다.


잠깐 잊고 있었는데 여기 인피니티 30주년 기념으로 꾸린 전시공간이었죠?; 다른 더 멋진 차들이 많지만 우선 인피니티 차들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피니티의 역사라긴 뭐하지만, 아무튼 닛산까지 통틀어 고급차 역사를 따지고 보자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서 가져놓은듯한 60년대의 프린스 스카이라인 스포츠 쿠페. 20세기 이탈리아 명 디자이너 지오반니 미셸로티에 의뢰하여 유럽풍의 멋진 디자인을 뽐냈습니다.


인피니티 Q45(1990~1996). 미국에 1989년 처음 런칭하면서 등장시킨 차게 대형차인 Q45와 중대형의 M30이었습니다. Q45는 V8 4.5리터 엔진과 4WS, 액티브 서스펜션 등의 첨단 사양을 갖추고 벤츠 S클래스, 캐딜락 플리트우드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번쩍이고 화려한 장식에, 웅장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잡아끌던 렉서스 LS400과 달리, 이 차는 내/외관에 흔한 크롬이나 우드 장식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겉치장이 심심했으며, 사진이나 사양정보를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 지나친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겹겹이 무리수를 두어 판매실적이 썩 좋지는 못했습니다.


프린스 스카이라인 다음에 흑역사의 Q45, 그리고 갑자기 비교적 근래 차인 FX45까지.. 시대를 너무 몇십년씩 훌렁 훌렁 건너뛰는게 아닌가 싶은 당황스러운 구성;


바로 인피니티 현재 판매 라인업으로 건너뛰는 전시 구성입니다. 인피니티의 창사 30주년을 기념하는 에디션 30 차량들인데, 이렇게 올화이트 보디와 다크크롬 장식이 특징입니다.


Q50 세단과 Q60 쿠페는 이미 나온지 꽤 되어 익숙한 차들이다보니 흥미가 별로 안 갔고..


나름 촘촘하게 구성된 SUV 라인업은 조금 관심이 가더군요. 가운데 전시된 QX60은 JX35의 페이스리프트형일 뿐이고, 맨 끝에 QX80도 결국 오래된 QX56의 페이스리프트형이라 그냥 건너뛰고, EX35의 풀모델체인지 모델이자, 컴팩트 럭셔리 SUV인 QX50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피니티의 최신예 SUV이자, 한국에도 판매 중인 QX50. 뭔가 고급브랜드다운 특별함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솔직히 뱃지 떼면 약간 더 성의있게 바른 가죽 빼곤 싼타페보다 크게 매력적이어보이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 2.0T AWD CVT 사양이 최대 6천만원대까지 가는 모양인데, 구매 동기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를 구성같아보입니다.


실내 특별부스에서는 3종의 인피니티 컨셉트카를 전시했습니다.


2018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인피니티 Q 인스퍼레이션 컨셉트. 슬릭한 세단 바디에 인피니티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생긴 인피니티가 있다면 흥미가 갈듯 한데, 바깥쪽에 전시된 근래 차들은 왜들 그리 밋밋하게만 생긴건지..


2019년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인피니티 Qs 인스퍼레이션 컨셉트. 하필 색상도 이름도 1년전 공개한 Q 인스퍼레이션과 너무 비슷해서, 나란히 세워진 차를 볼 때마다 너무 헷갈렸습니다. 4도어 세단바디를 유지하지만 차고가 살짝 높아졌으며, 내연기관을 올린 Q 인스퍼레이션과 달리 순수전기 동력계를 탑재했습니다.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인피니티 Qx 인스퍼레이션 컨셉트. 아까 두 애매한 세단형 차들과 달리 확실히 구별되는 SUV타입 컨셉트카입니다. 사양은 역시 미공개지만, 순수전기 동력계와 전용 플랫폼을 쓴다고 합니다. 양산형 전기차로 리프를 업계에서 매우 빠르게 선보인 닛산이지만 묘하게 파생 전기차 출시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리프보다 더 크고 근사한 BEV가 언제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케이터링 잘 먹어놓고 할 소리는 아니지만 인피니티 뱃지로 붙어있는 전시차들보다는 솔직히 이쪽에 있는 일본의 옛 스포츠카 전시구역이 훨씬 더 볼만했습니다 =3=3=3 요쪽부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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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 2편 : 일본 스포츠카 및 외산 희귀차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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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입구 구역에 인피니티 주관으로 열고 있었던 일본차의 역사 전시 특별전. 30년대 올드카부터 승용, SUV, 고급차, 인피니티 차들을 모두 보여드렸고 이제 남은 일본 스포츠카들과 특별전시구간의 신기한 희귀차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966 히노 콘테사 1300S. 르노의 RR구동 승용차인 4CV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나, 사진상의 2세대부터는 지오반니 미셸로티에게 디자인을 의뢰하여 보다 자신만의 색깔을 부여했습니다. 디자이너가 디자이너다보니 유럽풍이 많이 흐르지만, 동시대 비슷한 RR레이아웃 쿠페였던 쉐보레 콜베어의 느낌도 많이 나죠. 히노는 60년대에 토요타에 인수되고 난 후, 콘테사를 마지막으로 승용차 생산을 영영 끊었습니다.


1966 닛산 실비아 CSP311. 드리프트판에서 많이 이름날리던 80~00년대 실비아의 모태입니다. 선조는 이탈리아 스포츠쿠페를 모방하고, 수제작 공정을 거친 최고급 쿠페였으나 판매 측면에서는 매우 실패작이었습니다. 70년대 중반부터는 소형차 서니 기반 중저가 양산형 쿠페로 이름이 부활하였고, 90년대 초 등장한 S13형 실비아부터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1967 토요타 스포츠 800. 퍼블리카 샤시와 800cc 엔진을 그대로 쓰긴 했지만, 유선형의 디자인이 아름다웠던, 토요타 역사상 첫 스포츠카입니다.


1967 토요타 2000GT. 일본에서 소장가치를 인정받는 올드 스포츠카 중 하나죠. 007 영화에 본드카로도 출연해 전세계에 일본도 재규어 E타입 못잖게 아름다운 고급 쿠페를 만들 수 있음을 알렸지만, 정작 당대 최고 비싼 고급차인 크라운보다 2배 비싼 가격 탓에 337대밖에 못 만들고 단종된 쓸쓸한 역사를 안고 있습니다. 그 적은 생산수량 때문에 지금은 잔존차들 가치가 매우 높지만요.


1967 마즈다 코스모 스포츠. 2로터 방켈 로터엔진을 얹은 세계 두번째(NSU에 이어 마즈다가 최초) 로터리 엔진 탑재 양산차입니다. 도합 1.0리터 미만의 배기량으로도 경쟁사의 2000cc급 엔진을 압도하는 성능을 내며 마즈다의 기술 선구자적 이미지를 세우는데 기여한 차입니다. 코스모의 이름은 90년대 말까지 이어졌으나, 하드탑 쿠페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루프라인과 날렵한 바디디자인의 1세대 모델의 아름다움은 역대 코스모 중 최고로 꼽힙니다.


주지아로 디자인에 로터리 엔진을 올린 1970 마즈다 R130 루체,
그리고 미국 머슬카들을 모사한 디자인에 자사 최초 DOHC 엔진을 올린 1971 미츠비시 콜트 갤랑 GTO-MR입니다.


1972 이스즈 벨렛 GT-R. 지금은 상용차나 만들고 있는 이스즈지만, 예전엔 GT-R이라는 트림레벨까지 붙인 스포츠쿠페를 만들어 모터스포츠에서도 활약한 적이 있었습니다.


1970 닷선 240Z(1세대)부터 2세대 280ZX(S130), 3세대 300ZX(Z31)까지의 모음. 1세대 S30Z는 볼때마다 완간 미드나이트가 생각나죠 흐흐..


1971 스카이라인 GT-R KPGC10. 앞서의 페어레이디Z의 역사와 달리 이쪽은 KPGC10형 모델 혼자만 나와있어 쓸쓸해보이네요.. 계보로 치면 사실 Z보다 훨씬 많은 구역을 먹을 수 있는 차인데 말이죠.


1988 마즈다 RX-7 터보(FC). 이니셜D에 나오는 엄친아 의사가 타고 다니던 그 흰색 FC군요.. 올 화이트로 도색된 휠, 테일램프 하우징에다가, 블라인드처럼 특이하게 커버를 씌운 리어글라스가 특이합니다.


1986 스바루 XT. 스바루야 예나 지금이나 디자인으로 먹어주는 회사는 솔직히 아니었고, 고성능 모델도 승용차 임프레자 기반 랠리 호몰로게이션카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런식으로 80년대 쐐기형 디자인에 팝업 헤드라이트 유행에 동참해 만든 차도 있었습니다. 로고만 떼고 보면 정말 아무도 스바루라고 상상하지 못할 만한 특이한 모습입니다. 다만 생김새와 달리 성능은 지나치게 저마력이어서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차로 쓸쓸히 사라지게 됩니다.


1997 스바루 SVX. 위에 보여드린 XT의 후속모델입니다. 팝업 헤드램프를 포기했지만 앞뒤옆 윈도 면적을 극단적으로 넓히고, 윈도 안에 개폐용 윈도를 또 두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부여했습니다.


1991 어큐라 NSX. 일본이 버블경제 시절 예산이 넘쳐 정말 또라이같은 사고방식으로 만든 독특하고 멋진 차들이 많은데, NSX는 그 시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명차입니다. 신형 NSX가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부활하긴 했지만, 초대 NSX의 날렵함과 순수한 멋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1996 미츠비시 3000 GT VR-4 스파이더. 일본에는 GTO라고 판매된 스포츠쿠페인데, 이렇게 하드탑 컨버터블 형태의 버전도 있었네요. 이 시절 미츠비시에는 드림카 삼을만한 명차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그래도 명색이 인피니티 30주년 기념전이라 그런지 모터스포츠 활약 차종들은 모두 닷선-닛산 계열로만 모아놨습니다. 대표 전시차종은 1969 닛산 R382. 닛산 최초로 V12 엔진을 달고 출전한 일본GP FIA 그룹7 규격용 레이스카였는데, 포르쉐 917과 토요타 7 등을 제끼고 클래스 1,2 피니시를 차지했습니다.


1969 닷선 510


1977 닷선 200SX


1988 닛산 300ZX


이것만 다 보다가도 시간을 너무 빼앗길 것 같아서, 허둥지둥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메인 구역으로 바삐 향하게 되었습니다.


히스토릭 굿즈들을 많이 파는데, 포스터 하나 못 가져온게 참 아쉬웠습니다. 여기서 챙겼다간 남은 하루 관람시간동안 짐이 될 것 같아서 퇴장길에 사려 했더니, 그땐 이미 마감한지 오래.. ㅠㅠ


미디어센터를 지나면 완성차나 딜러사들의 전시부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선 렉서스 부스가 먼저 보이네요.


2012년 단종 후 어느덧 8년이나 지난 수퍼카 LFA. 렉서스의 2도어 쿠페는 RC나 LC 등을 통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용으로 설계된 스포츠카로선 아직 LFA의 후예다운 후예가 아직 없는 상황이죠.


똥파리같은 특이한 컬러로 치장한 LC 쿠페, 그리고 소프트탑으로 탈바꿈한 LC 컨버터블 컨셉트! 2019년 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아직 프리뷰 컨셉트였는데, 이 행사가 끝나고 11월 LA오토쇼에서 진짜 시판 컨버터블이 공개되었습니다. 컨셉트랑 거의 똑같게 생겼습니다. 쿠페 원판부터가 상당히 파격적인 디자인이라, 컨버터블 역시 매력적인 것 같네요.


트렁크를 와인셀러로 개조한 특이한 ES. 뭐 그래봐야 한국 렉서스 매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ES나 IS같은 승용모델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한국에선 안 파는 차들이지만 랜드크루저 시즌 n년째 우려먹는 이 차들도 그리 관심대상이 아니고..


이그조틱 카 딜러들과, 소규모 메이커들이 야외 부스를 차려놓은 곳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밴더홀이라는 메이커의 3륜 스포츠카들. 1.4리터 터보 175마력, 또는 1.5리터 터보 194마력 엔진을 올리며, 가격은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4,950달러부터 최대 33,950달러까지 분포합니다. 승용차 파워트레인을 올린 3륜차들이 캔암 스파이더나 모건 3휠러 등 몇몇가지 더 있긴 한데, 이쪽은 클래식함과 모던함을 적절히 섞으면서, 가격도 엄청 바가지는 아닌듯해보입니다.


온갖 진기한 수퍼카와 튜닝카로 시선을 모으고 있던 듀퐁 레지스트리의 부스. 듀퐁 레지스트리는 미국에서 초고가의 수퍼카, 클래식카 등의 판매를 중개하며 정기적으로 매거진도 내고 있는 곳입니다.


쉘비 시리즈2 CSX 5000, 그리고 쉘비 코브라 427 로드스터 CSX 5480. 올 알루미늄 바디로 만든, 각각 지구상 한대뿐인 차들입니다. 리빌트하는 김에 실내도 엄청 화려하게 가죽으로 도배를 했는데, 가격이 얼마일지는 상상도 되질 않습니다.


닷지 데저트 파워왜건. 40년대부터 생산됐던 풀사이즈 픽업트럭인데, 6.25 전쟁을 계기로 한국에 많이 들어온 닷지 WC 군용트럭의 기반 모델이기도 하죠. 클래식하고 터프한 외모 때문에 미국에서 리스토어가 많이 이뤄지는 차 중 하나인데요, 이 차를 만든 업체는 5.9리터 커민스 상용 또는 헬캣 엔진을 올릴 수 있고,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 바디타입, 인테리어, 오디오, 브레이크를 모두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고, 에어컨, 파워윈도, 파워스티어링 등 오늘날 운전에 적합한 운전보조장비도 마음껏 장착할 수 있습니다.


혼자 나왔으면 참 멋진 차였을텐데, 주변에 있는 미제 트럭들의 존재감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시선이 잘 안가는 브라부스 튜닝 G바겐.


포드 F-150 랩터를 6륜구동으로 개조한 헤네시 벨로시랩터 6X6. 브라부스 G바겐을 마치 경차처럼 만들어버리는,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를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걸프 리버리가 잘 어울리던 포드 머스탱.


파가니 와이라, 그리고 와이라 BC. 일반 와이라도 충분히 엄청나게 공격적인 인상인데, 더욱 공격적인 풀 카본바디 및 추가 에어로파츠를 도색 없이 그대로 노출하고 있는 와이라 BC는 숨막히는 화려함을 자랑합니다.


파가니가 참 대단한게.. 브랜드의 역사는 다른 전통의 수퍼카 메이커들과 비교 자체가 안될만큼 짧지만, 느껴지는 포스는 맥라렌을 충분히 압도한다는 것.. 맥라렌의 최상위 하이퍼카의 레이스 버전 P1 GTR입니다.


페라리 V12 4.5리터 엔진을 올린 초고속 보트. 50년대 초 이탈리아 스피드보트 레이서 카스톨디와 엔초 페라리의 협업 하에 375 F1용 V12 엔진을 최대출력 500마력 이상까지 끌어올려 얹었고, 수상 최고시속 242km/h까지 기록했다고 합니다. 은퇴 후 2012년부터 이탈리아 페라리 뮤지엄에서 전시 중인데, 매물로 나왔다고 하여 이렇게 전시 중에 있었습니다.


멕시코 VUHL(발음은 "불")에서 만든 05 RR라는 로드스터. 알루미늄 모노코크 섀시에 풀카본 바디로 만들어져 중량이 660kg에 불과하고, 4기통 2.3리터 터보 400마력 엔진에 6단 시퀸셜 미션을 올려 맹렬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가격은 15만달러부터 시작합니다. 창문, 도어, 루프, 윈드실드 등 아무것도 없어 정말 트랙에서만 타야 하는 극단적인 구성인데, 트랙에선 정말 미친듯이 빠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카르마 리베로 GT (Karma Revero GT). 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2011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퍼세단 "피스커 카르마"를 선보였었으나, 배터리 납품업체 도산과 차량 발화 사고 등 문제로 인해 얼마 못가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중국계 기업 완샹(Wanxiang)에서 카르마의 생산라인과 상표를 인수하였고, 그 시절 차를 개량해 내놓은 것이 위와 같은 카르마 리베로 GT입니다.


피스커 카르마 디자인을 벗어난 차가 필요해서인제 새롭게 개발한 카르마 피닌파리나 GT입니다. 섀시는 여전히 리베로의 것을 기반으로 하나, 피닌파리나가 새로이 디자인한 쿠페형 바디는 훨씬 미래적인 느낌입니다.


한편 헨릭 피스커는 자동차 사업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한 것인지 Fisker Inc라는 자신 이름의 자동차 제조사를 2016년 발표하였고, 2018 CES에 E모션, 2020 CES에 오션이라고 하는 2종의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하며 관심을 끌었습니다.


BYD 탕. 중국 전기 SUV입니다. 넓은 화면이 필요에 따라 가로/세로가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잠자리 로고를 쓰는 특이한 중국 전기차 물렌. 디자인이나 실내 요소들이 아직 어설프고, 해외 수출 선진국 시장에 나서기엔 브랜드 인지도나 품질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 싶지만, 그래도 15억 중국 자국민 시장을 동력원으로 눈부신 속도로 성장중인지라, 언젠가 세계적으로도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오를 것 같다는 느낌이네요..

다음 편부터는 입장권 끊고 들어가는 진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의 전시공간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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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 3편 : 스쿠데리아 페라리 90주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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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는 엔초 페라리가 스쿠데리아 페라리 레이싱팀을 창립한지 9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골프장 넓은 구역에 페라리 신차 및 역사적으로 중요한 차들을 한꺼번에 모아 특별전시를 했습니다. 이만하면 거의 페라리 박물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분히 훌륭한 구경거리였는데, 한번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933 알파 로메오 8C 2300 몬자


1934 알파 티포 B (P3)

스쿠데리아 페라리 90주년에 왠 알파 로메오인가 싶겠지만.. 페라리 창업주 엔초 페라리는 스쿠데리아 페라리 레이싱팀을 만들기 전 1920년대엔 알파로메오 팀의 드라이버 활동을 했습니다. 1933년부터 경영난을 이유로 알파 로메오가 인하우스 레이싱팀을 철수시키고 스쿠데리아 페라리를 액팅 레이싱팀으로 삼으면서, 노란색 페라리 방패 로고를 단 알파 로메오 경주차들이 본격적으로 모터스포츠에 투입됩니다.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역사엔 이 차들도 빠질 수가 없는 것이죠. 훗날 알파 로메오도 엔초 페라리를 기특히 여겨 팩토리 레이싱 디비전 알파 코르세(Alfa Corse)의 헤드로 앉히기까지 이르렀으나, 갈등 관계때문에 머잖아 엔초 페라리는 Auto Avio Costruzioni라는 회사를 따로 차려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알파 로메오와의 전 계약 관계가 좋지 않게 끝나 페라리 이름을 4년간 쓸 수 없는 여건에 처하여, 알파와 결별하고 만든 815라는 차는 페라리 뱃지를 쓰지도 못했지만, 2차 세계대전간 폭격을 맞아 공장을 재건하는 우여곡절 끝에 1947년 마라넬로에 공장을 짓고 비로소 125 S를 시작으로 페라리 이름이 붙은 차를 세상에 선보이게 됩니다.


1948 페라리 166 인테르 스포츠-코르사. 페라리는 창사 이래 처음 선보인 차가 경주용 목적으로 단 두대만 만든 레이스카 125 S일 정도로 모터스포츠에 미친 회사였는데, 166 시리즈부터 공도주행 가능한 대고객 시판차를 인테르(Inter) 라는 부가명칭을 붙여 만들었습니다.


1953 페라리 166MM


1951 페라리 166MM 베를리네타 르망. 166의 다양한 버전 중 MM은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1,000마일 주행 레이스)의 약자를 뜻하며, 위의 버전은 고속 직진주행이 긴 르망 레이스를 위해 쿠페형으로 몸집을 달리한 버전입니다.


1951 페라리 212 엑스포트


1952 페라리 212 인테르. 이름은 212로 같지만, 엑스포트는 정말 이름처럼 수출(export)을 위한 레이스카로 만들어졌고, 인테르는 위에 설명했듯 일반 고객 시판용 로드카였습니다. 목적에 따라 서로 디자인이 완전히 다른 것이 특징이죠.



1951 페라리 340 아메리카


1952 페라리 340 아메리카. V12 엔진을 쓰는 최고급 대형 그랜드 투어링카에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썼는데, 그 첫 시작이 바로 이 340 아메리카입니다. 23대만 생산됐는데, 3군데의 코치빌더들이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외형을 만들었기에 위 차들도 이름은 같지만 생김새가 서로 미묘하게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1953 페라리 250 MM. 250이 붙은 페라리는 1952년부터 1965년까지 다양한 파생 레이스카 및 로드카를 낳으며 초창기 페라리의 유명세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MM은 앞서 166MM처럼 밀레밀리아 레이스 출전용으로 만들어진 차입니다.


1954 페라리 250 몬자



1958 페라리 250 테스타로사


1959 페라리 250 테스타로사. 50년대 외판을 장인들이 두들겨 만들던 시절 가장 아름다운 레이스카가 아닐까 싶습니다. 250 테스타로사는 특히 르망 우승 3회, 세브링 레이스 우승 4회, 부에노스 아이레스 우승 2회 등 페라리 20세기 레이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차로 꼽힙니다.


1956 페라리 250 GT


1958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Passo Lungo)


1956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Passo Lungo)


1957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Passo Lungo)


1958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Passo Lungo)


1960 페라리 250 GT 베를리네타 (Passo Corto). 페라리 250에서 쿠페형으로 만들어진 차들은 디자인을 맡은 카로체리아별로 매우 다양한 개성을 뽐냈습니다.


1963 페라리 250 GTO. FIA 그룹3 GT카 레이스 출전을 위해 39대만 호몰로게이션 생산된 차로, 5천만 달러가 넘는 경매 낙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가치의 페라리입니다. 박물관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 야외에 아무런 바리케이드 없이 아름다운 경치에 두 대나 되난 250 GTO를 볼 수 있는 자리는 정말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가 아니면 없겠죠.


1963 페라리 330 LM. 프런트가 250 GTO와 너무 똑같아보여서 좀 특이한 차입니다. 이 차가 나오던 시기는 르망 레이스용 경기차들을 FR구동에서 MR구동으로 바꿔가는 단계에 있었기에, 활약상이 거의 없습니다.


1955 페라리 500 몬디알


1956 페라리 500 TR


1957 페라리 500 TRC. 500이라는 이름을 쓰던 차들은 12기통 콜롬보 엔진을 주력으로 하던 과거 모델과 달리 람페르디 4기통 2.0리터 엔진으로 다운사이즈된 것이 특징입니다. 페라리 500 시리즈는 당시대 레이스에서 매우 강자였으며, 규정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매년 바디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55 페라리 750 몬자. 위의 500 시리즈보다 배기량이 더 큰 3.0리터 4기통 엔진을 썼으며, 250 테스타로사와 매우 닮은 유선형의 바디를 뽐냅니다. 2018년 페라리에서 500대 미만 수준으로 한정생산하기로 한 몬자 SP1(싱글시터) 및 몬자 SP2(2인승)도 60여년 전 750 몬자의 아름다운 오픈카울 바디를 모사한 것입니다.


1956 페라리 335 S. 1957 밀레 밀리아 레이스에서 엔트리넘버 531번 335 S 경기차가 타이어 펑크로 인해 관중석으로 차가 날아가면서 10명의 관중을 사망케 하는 사고를 내버렸는데, 이 일로 인해 이탈리아 밀레 밀리아 레이스가 영영 폐지되게 됩니다.


1958 페라리 412 S. 50년대 페라리로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페라리 딜러인 존 본 뉴먼의 개인 특별주문을 통해, SCCA 레이스에 나가기 위해 단 한대만 만들어진 차입니다.



1963 페라리 275 P. 275 P는 더 배기량이 큰 330 P와 함께 1964년 르망 24시 레이스에서 1,2,3 피니시를 차지했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입니다. 이 행사 자리에는 없었지만, 330 P 시리즈가 영화 포드v페라리에서 포드 GT40과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묘사된 페라리 레이스카입니다. 330 P들은 경주용으로 극소수 생산되기도 했지만, 사고로 인한 소실 또는 개조로 인해 최후기 330 P4 단 한대만 페라리가 인정하는 오리지널로 남아 있습니다.


1971 페라리 512 M


1972 페라리 312 PB


1999 페라리 333 SP. 페라리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들의 계보입니다. 갑자기 70년대의 312PB에서 90년대의 333SP로 확 건너뛰는 것이 특이해보일텐데, 실제로 페라리는 1973년을 마지막으로 F1에의 집중을 위해 프로토타입 레이스에서 20년간 철수하였기 때문입니다. 333SP도 영국 달라라와 손잡고 만든 차인데, 이 차 이후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도 다시 백지 상태인 여건이죠.


1966 페라리 275 GTB 컴페티치오네



1972 페라리 365 GTB/4 컴페티치오네. 12기통 FR구동 GT 쿠페의 계보가 나란히 레이스용 컴페티치오네 바디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1987 스쿠데리아 페라리 F1-87/88C


1994 스쿠데리아 페라리 412 T1


1997 스쿠데리아 페라리 F310-B


2010 스쿠데리아 페라리 F10

시대별 스쿠데리아 페라리 F1 팀 머신들. 에어로다이나믹 및 안전/규정 등 특성을 맞추기 위해 점점 생김새가 복잡해져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요즘 개미핥기 코나 계단식 논마냥 앞코가 이상하게 생긴 최신 F1들에 비하면 2010년형 F10은 그나마 미남 수준이군요..


1981 페라리 512 BB LM. 베를리네타 박서, 즉 수평대향 12기통 엔진을 쓰는 쿠페 512BB의 레이스 참가용 개조형입니다. 리어 덕트가 메시형으로 워낙 시원시원하게 뚫려있어서, 그냥 척 보기에도 내부 구조물이 훤히 들여다보이는게 신기했습니다.


1989 페라리 288 GTO 에볼루치오네. FIA 그룹B 레이스 참가를 위해 호몰로게이션용으로 개발된 288 GTO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그룹B 레이스가 지나친 위험성 때문에 폐지되어 이 차는 정작 엔트리 넘버 한 번 제대로 달아보지 못하고 단 6대만 만들어지고 없어졌지만, 공차중량 940kg에 V8 2.9리터 트윈터보 659ps 엔진을 얹고 최고시속 362km/h를 낼 수 있던 이 차는 당대 페라리 최고성능이었으며, 머잖아 출시될 수퍼카 F40의 개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2 페라리 F40 GT. 페라리 좋아하는 분이라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엔초 페라리의 유작이자 최초의 본격 페라리 수퍼카입니다. 보다 경주용 느낌 강하게 개조된 LM이나 컴페티치오네와 달리, GT 버전은 거의 로드카 F40에 데칼 좀 붙인 느낌..


1996 페라리 F50 GT. 로드카 F50도 실제 스쿠데리아 페라리 F1 머신용 V12 엔진의 배기량 및 한계RPM을 조절해서 얹은 파격적인 수퍼카였지만, F50 GT는 맥라렌 F1 GTR 등이 뛰는 BPR 글로벌 GT시리즈 참가를 위해 개발된 레이스카입니다. 탈착형 타르가톱 대신 에어 스쿱이 달린 고정형 루프를 붙이고, V12 엔진의 한계RPM을 10,500rpm까지 높혀 출력도 750ps로 뛰어오른 F50 GT는 프로토타입 전용바디로 개발된 333 SP보다 테스트 랩타임이 더 빠른 수준으로 많은 기대를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BPR 글로벌 GT가 FIA 월드 GT 챔피언십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바뀌게 됩니다. 포르쉐가 약삭빠르게 911을 기초로 호몰로게이션 로드카 25대 판매 규정을 딱 맞춘 911 GT1을 들고 나왔고, 페라리는 349대 한정판매 수퍼카 기반 개조차에서 호몰로게이션 로드카를 25대 이상 추가 개발하기에 비용부담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레이스 참가 포기 및 F50 GT 프로젝트를 백지화해버렸습니다.


2015 페라리 FXX-K. 라페라리 기반으로 트랙 주행 전용으로 개조한 차입니다. 라페라리와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지만, 시스템 총출력이 1,050마력이나 됩니다. 엔초페라리 기반의 전작 FXX와 마찬가지로 30여대 극소수 한정판매에 가격도 30억이 넘지만, 차를 사도 마음대로 탈 수가 없습니다. 어차피 트랙 주행 전용 차량이라 공도 주행이 불법이긴 하지만, XX 시리즈 차들의 가격은 사실 자동차 자체라기보다는 차기 고성능 페라리 프로토타입에 대한 소수정예 테스트 프로그램 참여비에 가깝습니다. XX가 붙은 페라리들은 움직일 때 무조건 페라리 본사 전용 기술팀의 사전/사후 인스펙션을 거쳐야 하기에, 편의상 페라리 본사에 차를 보관하고 타고 싶을 때 가서 타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페라리 355 챌린지 및 360 챌린지. 제가 너무 좋아하는 MR구동 8기통 자연흡기 페라리들인데, 워낙 쟁쟁하고 가치높은 페라리가 많다보니 빛이 바래버리는 느낌이군요. 챌린지가 붙은 페라리들은 일반 순정 페라리를 사서 가장 저비용에 할 수 있는 페라리 공식 원메이크 레이스 시리즈를 위한 개조차들입니다. 20년 전 355 챌린지도 겉보기엔 순정과 크게 다를게 없어보여도 저렇게 차 만드는데에 3만달러 정도 더 들었다고 합니다. 1993년 348 챌린지에서 시작된 페라리 원메이크 레이스는 지금까지 488 챌린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360, 430, 458, 488로 이어지는 GTE 클래스급 본격 레이스 개조차들.


2019 페라리 P80/C. VVIP 고객의 개인 취향에 맞춰 단 한 대만 만들어진 원오프 트랙용 차량입니다. 488 기반 커스텀카는 일본 페라리 진출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10대짜리 한정판 J50, F40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SP38 데보라 등이 있지만, 이 차는 488 GT3 레이스카를 기본으로 한 트랙용 차량으로, 원오프 주문 접수 후 완성까지 소요기간이 4년으로 가장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하게 공격적으로 돌출된 앞/뒤 스플리터, 그리고 60년대 르망 레이스카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용 디자인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이 자리의 모든 페라리는 원오프로 만들어진 P/80C를 제외하고 모두 바리케이드 없이 가까이서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으나, FXX-K 에보는 페라리 VIP 전용 휴게공간에 전시되어, 저는 멀리서 카메라 줌 인을 당겨서 엿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FXX-K 에보는 에어로파츠가 더욱 공격적으로 설계되어 다운포스가 기본 FXX-K보다 23% 더 확보되고, 중량도 90kg 가량 더 가볍다고 합니다.


이제 역사적인 페라리들은 모두 다 봤으니 페라리 신차들을 구경할 시간..


페라리의 하드탑 컨버터블 포르토피노. 입문형 GT성향 페라리 컨버터블을 지향하며, 캘리포니아 후속모델입니다.


장화같이 생긴 특이한 4인승 슈팅브레이크 쿠페, GTC4 루소 T입니다. 4륜구동에 4인승이라는, 지난 페라리 역사상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조합 "FF(Ferrari Four)"의 후속모델입니다. 디자인은 FF에서 크게 많이 달라지진 않지만, 뒷바퀴까지 미세하게 조향되는 사륜조향 4RM-S가 추가된 것이 특징입니다.


페라리 812 수퍼패스트. F12 베를리네타의 후속 모델로, 6.5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으로 800마력을 냅니다. 페라리도 이미 MR구동 라인업은 진작에 모두 터보차저가 달리고 있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채용에도 적극적인 모습인지라, V12 FR 쿠페 계보에서 순수 자연흡기 모델은 아마 이 차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페라리 488GTB의 강화 버전, 488 피스타입니다. 2017 FIA WEC GT 매뉴팩처러 챔피언 기념 리버리, 카본파이버 휠 등 넣을 수 있는 옵션은 모두 넣은 버전입니다.


MR구동 8기통 페라리의 계보를 잇는, 488GTB의 후속작 F8 트리뷰토입니다. 전작 488 피스타도 이미 충분히 무서울 정도로 고성능이었는데, F8 트리뷰토는 기본모델의 출력제원이 이미 488 피스타와 동일하게 720마력입니다. F8 피스타같은게 나온다면 얼마나 무시무시해질지 궁금해지는군요.


당시 행사 시점상 최신예 신차였던 SF90 스트라달레입니다. 페라리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V8 사륜구동 스포츠카는 시스템 출력이 1,000마력이나 됩니다.


https://youtu.be/dHOp-CbVUE4

200장이 훌쩍 넘는 사진과 설명들을 읽기 부담스러우시면 30분짜리 동영상 리뷰를 통해서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급하게 무거운 가방 짊어진 상태로 대본 연습 없이 즉흥으로 만든 영상인지라, 퀄리티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귀엽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클릭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의 컨셉트카 전시구역 소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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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 4편 : Concept Car Lawn + 부가티 1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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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을 끊고 들어오면 올드카 출품작들이 나오기 전, 후원사들이 가져온 수많은 컨셉트카와 최신 모델들을 먼저 구경할 수 있습니다. 잔디밭 위에 컨셉트카들이 있다고 해서 말 그대로 Concept Car Lawn 구역인데, 어떤 차들이 나오는지 한번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폭스바겐 ID 버기 컨셉트. 클래식 비틀을 개조해서 차고를 높히고, 오프로드 타이어를 달고, 지붕과 문짝을 모두 떼어낸 자유분방한 듄 버기 차들을 모티프 삼아 미래형 전기차로 표현했습니다. 62kWh 리튬이온 배터리에 201hp 상당 출력의 전기모터를 단 구성은 제 쏘울 부스터EV와 비슷해보이는데, 더 작은 차체를 가진 이 차가 훨씬 더 잘 나갈 것 같은 느낌이군요. 실내도 대단히 미니멀한 구성인데,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마치 음악 플레이어처럼 아이콘을 그려넣은게 재미있습니다.


엔모토(Nmoto) 노스탤지어. BMW R나인T 현행 바이크를 기반으로 개조하여, 30년대 BMW 바이크처럼 꾸몄습니다. 오더받은 시점으로부터 출고까지는 3~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아우디 R8 LMS GT2. SRO GT2 규정에 맞는 새로운 R8 기반 커스터머 레이스카는 기존 R8 LMS GT3보다 출력이 훨씬 높고, 공격적인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맥라렌 GT. 2도어 쿠페 또는 스파이더형 스포츠카만 가지고 있는 맥라렌이 고객층을 더욱 넓히고자 추가한 신모델입니다. 겉모습은 여전히 맥라렌 570S, 720S 등 기존 쿠페형 스포츠카들과 비슷해보이지만, 보다 컴포트한 주행 성격을 부여하기 위해 터보차저를 크기를 줄이고 전용 액티브 댐핑 시스템을 적용하고, 골프백을 눕혀 수납 가능한 수준의 길고 깊은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드 토마소 P72. 드 토마소는 과거 엘비스 프레슬리도 샀다던 쐐기형 디자인의 스포츠카 판테라가 유명했고, 그 이후 여러번 주인이 바뀌면서 특이한 차를 만들다가 언젠가 잊혀져버린 회사죠. 2019년 부활한 드 토마소는 위의 P72라는 차로 다시금 세상을 놀라게 하려 하고 있습니다. 캐롤 쉘비와의 협업으로 만들었던 60년대 스포츠카 P70이라는 차에서 디자인적 모티프를 딴 이 차는 60년대 르망 레이스카들의 아름다운 유선형 차체를 군더더기 없이 경이롭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내 역시 몇개의 버튼과 다이얼, 에어벤트 외에 불필요한 요소 없이 미니멀하게 구성했지만, 수공예품을 보는듯한 조작계통의 디테일이 정말 자동차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듯합니다. 독일 수퍼카 아폴로 IE의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샤시를 공용하며, 엔진은 과거 드 토마소들과 마찬가지로 포드 V8 엔진을 기반으로 튠업한 것을 올릴 것이라 합니다. 아직 개발이 덜 된 시제품이긴 하지만, 고객들에게 인도될 차도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며, 72대만 한정생산될 계획입니다.


군터 베르크스(Gunther Werks) 993 컨셉트. 요새 올드 포르쉐 911이 인기를 끌면서 초호화 리스토어도 많이 행해지고 있는데, 군터 베르크스는 993을 기반으로 최신 911들도 두렵게 할만한 고성능 튜닝을 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외판의 심상찮은 아우라에서도 볼 수 있듯 풀 카본파이버 바디입니다. 모든게 수공정이라 전체 외판 1대분을 맞추는데에만 800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며, 공랭식 자연흡기 6기통 4.0리터 425hp 엔진을 가벼운 차체에 매치한 결과 라구나 세카 레이스웨이 랩타임이 1:33.10이나 됩니다. 비슷한 차들을 보자면 최신 AMG GT R이 1:33.01, 콜벳 Z06(C7)이 1:33.05 정도니, 한창 옛날의 포르쉐로 개조한 차가 얼마나 대단한 포텐셜을 가진건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도너카를 포함한 개조비용은 정말로 제일 좋은 최신 911의 두대값이 훨씬 넘을 것입니다.


로터스 에비야(Evija). 차는 무조건 작고 가벼워야 한다는 철학의 창업주 정신과 어긋나게, 크고 무거운 전기차가 창사 이래 최초로 등장했습니다. 현재 대주주가 중국 지리자동차인만큼 어쩔 수 없는 변화인 셈이죠. 자세한 성능제원은 미공개지만, 모터 출력 목표가 2,000마력이나 되고, 130대 가량만 한정생산 예정에 있습니다.


링컨 컨티넨탈 80주년 기념 코치도어 에디션. 링컨 창사 80주년을 기념해, 대형세단 컨티넨탈의 휠베이스를 152mm 늘려 코치도어 타입으로 개조했습니다. 넓어진 뒷자리 공간은 2인 전동 독립시트로 더욱 고급스럽게 꾸몄으며, 단순히 쇼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80대 한정판매합니다.


렉서스 LC 컨버터블 컨셉트. 위장막도 씌우고 캐빈룸 커버까지 꽁공 싸매고 있지만, 사실상 그냥 LC쿠페에서 지붕 벗겨다 그대로 나올 차의 프리뷰 컨셉트입니다.


부가티 라 부아튀르 누아르(La Voiture Noire) 컨셉트. 프랑스어를 그대로 쓴 차명은 "검은 차"라는 뜻입니다. 1938년 타입 57 SC 에어로 쿠페 57453에서 모티프를 얻어 디자인한 이 차는 특별히 튀는 가니시나 컬러 악센트 없이도 너무도 아름다운 디자인을 뽐냅니다. 자동차 부속이라기보다는 작품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테일램프, 배기구를 일렬로 6개나 붙였는데도 전혀 이상해보이지 않는 존재감까지 압권입니다. 딱 한 대만 만들어진 이 차의 가격은 1,890만달러로, 페르디난드 피에히 전 회장용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하필 이 차의 완성을 보기 전에 별세한지라 이 차가 과연 누구에게 가게될지 궁금해집니다.


인피니티 프로젝트 블랙 S. 2018년 말 공개한 이 컨셉트는 Q60 쿠페를 기반으로 르노스포츠 F1팀의 듀얼 하이브리드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기존 3.0 V6 트윈터보 엔진의 출력을 571마력까지 끌어올려 성능적인 향상은 놀랍지만, 아쉽게도 기존 양산모델의 껍데기를 유지하고 있다보니 수많은 수퍼카들 사이에선 존재감이 약해보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차라리 바깥에 내놨던 인스퍼레이션 Q 시리즈 컨셉트카가 이 자리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VJ 로드스터 63 리미티드 에디션. 람보르기니 창사년도 1963년의 숫자를 따서 만든, 63대 한정판입니다. 성능제원은 아벤타도르 플래그십인 SVJ와 동일하며, 컬러와 인테리어가 63 에디션 전용으로 8가지 스킴이 준비됩니다.


제네시스 민트 컨셉트. 값비싸고 진기한 차들만 모이는 자리에 한국차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참 감격스럽더군요. 작년에도 소개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미래 제네시스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도심지용 소형 전기차 컨셉트입니다. 화창하게 맑은날 아름다운 페블비치 잔디밭에 정말 잘 어울리는 탠 그린 컬러입니다. 자세한 소개글은 여기 http://avantgarde.egloos.com/4171978


파가니 와이라 로드스터 BC. 파가니의 수퍼카 와이라를 기반으로 무게를 덜어내고 성능을 향상시킨 40대 한정판입니다. 하이브리드화가 대세인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하이퍼카 3대장과 달리, 메르세데스-AMG V12 6.0 터보 엔진을 소싱하여 성능을 802ps까지 끌어올렸고, 내/외관의 디테일도 무척 고급스럽고 독특합니다. 가격은 무시무시하게 비싼 343만달러.


파가니 존다 C12. 파가니의 첫 수퍼카이자, 와이라의 아버지입니다. 1999년 처음 나온 차인지라 벌써 20년 전 차인데, 존재감은 아직도 대단합니다.


카르마 SC1 비전 컨셉트. 지난 글에서 소개드렸듯 카르마는 헨릭 피스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차린 친환경차 제조사가 여러가지 이유로 위기에 처하자 생산라인과 상표를 중국에서 인수해 이어지고 있는 회사입니다. 일단 그들이 팔고 있는 차는 먼 옛날 카르마를 개량한 PHEV에 불과하지만, 위 컨셉트는 자체적으로 새롭게 만든 순수전기차 컨셉트입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긴 도어는 위로 활짝 열리며, 내부는 5G 커넥티비티에 기반한 생체인식 시스템 및 레이더 8개, 라이다 센서 6개, 외장카메라 6개 등에 기반한 레벨4 자율주행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어큐라 타입S 컨셉트. 북미형 고급세단 TLX의 후속을 암시하는 컨셉트입니다. 아울러 근 10여년간 자취를 감췄던 혼다/어큐라의 고성능 버전 "타입S"를 컨셉트명으로 사용했는데, 실제 차기 TLX에도 해당 뱃지의 부활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온다 해도 여전히 혼다 어코드와 동일한 아키텍처를 공유할텐데, 워낙 쟁쟁한 후륜구동 고급세단들이 많은 여건에 어큐라 고급세단이 얼마나 유효한 수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포드 GT MK II. 겉보기에는 LMGTE에 나가는 포드 GT 경기차와 똑같은 외관을 가졌지만, 규정상 500마력대에 묶이는 경기차보다 훨씬 높은 700마력의 힘을 가지며, 경기차에서 유래한 전용 타이어, 디퓨저, 고정식 윙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트랙 전용으로 개발되어 공도에서 탈 수 없고, 넘쳐버린 출력 탓에 나갈 수 있는 공식 대회도 없지만, 포드가 규정을 눈치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끝판 버전의 GT라는 것에 의의를 둘 만합니다. 가격은 120만 달러에, 45대 한정생산입니다


BMW 비전 M 넥스트 컨셉트. 프로포션과 옆으로 열리는 도어까지 묘하게 i8을 닮은 이 컨셉트카는 1972 BMW 터보(M1의 전신)의 시그니처 컬러를 따온 주황색 컬러포인트로 멋을 부렸습니다. i8과 마찬가지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구성이지만, 엔진이 4기통으로 커져 더 높은 시스템 출력 제원(600마력) 및 더 긴 BEV 주행모드 레인지(100km)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BMW 가미쉬 컨셉트 리크리에이션. 원래 베르토네의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하여 1970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된 컨셉트지만, 2019년에 다시 그 원작을 복각했습니다. 차 자체뿐만 아니라 사료도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80대가 넘은 간디니에게 자문을 구해 하나하나 실내부터 외형까지 50년 전의 컨셉트카 원형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육각형 모양으로 키드니그릴과 리어윈도 셰이드를 장식했으며, 수직으로 배치한 공조 컨트롤러 및 고급 화장대를 연상케 하는 글로브박스가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대단히 개성있어보입니다.


포르쉐 포뮬러E 워크스 레이스카. 포르쉐는 2015~2017년 919 하이브리드로 WEC LMP1을 연속 우승한 뒤 은퇴를 선언했는데, 그 이후의 도전은 위와 같은 전기차 포뮬러 레이스가 됩니다. 포뮬러E는 섀시와 배터리를 모두 규정된 것으로만 동일하게 써야 하지만 주요 파워트레인 기술은 팀별 독자설계 가능하기에, 포르쉐는 차세대 고성능 전기차들의 테스트 무대로 삼기 위해 포뮬러E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페블비치에서의 공개 이후 몇주 지나 이 차는 99X 일렉트릭이라는 정식 명칭이 붙었습니다.


벤틀리 EXP 100 GT 컨셉트. 벤틀리 창사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이 컨셉트는 먼 미래 2035년의 순수전기차 GT 쿠페를 표현했습니다. 전장 약 5.8미터, 전폭 약 2.4m의 크기제원은 비현실정도로 큰 몸집이지만, 경량 소재를 활용해 중량은 1.9톤밖에 되지 않고, 고성능 쿼드 전기모터로 0-100km/h 2.5초, 최고시속 300km/h, 80% 급속충전 15분, 주행가능거리 700km의 제원을 가집니다. 날개처럼 열리는 도어는 완전히 열리면 3m에 달하는데, 거의 경차 한 대 사이즈입니다. 친환경 전기차답게 프론트 그릴 자리를 모두 막고 수천개의 LED 조명이 춤추는 아트워크를 구현했고, 내장재도 벌목 목재 대신 수천년에 걸쳐 자연적으로 쓰러진 나무들에서 얻은 친환경 고급 소재들로 장식했습니다.


벤틀리보다 살짝 더 오래된 역사의 부가티는 창사 110주년을 기념해 별도의 독립 부스를 차렸습니다. 110은 90년대 초 출시했던 자사 수퍼카 EB110의 이름과도 일치하는, 기념비적인 숫자기도 합니다.


1927~1930 부가티 타입 35C. 타입 35는 1920년대 그랑프리, 타르가 플로리오 등 수많은 레이서에서 1,000건이 넘는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부가티의 가장 성공적인 레이스카였으며, 이 시절 아치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오늘날 부가티 수퍼카들에도 지속 아이덴티티로 적용되고 있죠.


2011~2012 부가티 베이론 수퍼스포츠. 베이론은 폭스바겐그룹이 부가티 브랜드를 인수하고 난 뒤 10년만에 나온 수퍼카입니다. 2005년 최초로 내놓은 베이론은 W16 8.0리터 쿼드터보 1,001마력 엔진으로 최고시속 407km/h를 기록하며 수퍼카 최고시속 400 돌파 경쟁 붐을 일으켰습니다. 위의 수퍼스포츠 버전은 50kg 경량화, 출력 증대(1,200마력), 에어로 계통 재설계 등을 통해 431km/h까지 최고시속을 경신시켰고, 오늘날까지도 기네스북 공도주행가능 로드카 중 가장 빠른 차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이 차보다 더 빠르다고 주장하는 미국, 유럽 등지의 수많은 군소 메이커의 하이퍼카들도 존재하지만, 기네스가 인정하는 최소 생산대수와 공도 주행가능여부 등 조건을 부합하는 최고속 수퍼카의 지위는 아직 깨지지 않았습니다.


부가티 시론 스포츠(2018~). 10여년간 군림하던 베이론의 후속입니다. 최대출력이 베이론 대비 50%나 증가한 1,500마력이며, 최대시속은 420km/h에서 전자제한이 걸립니다. 전시된 시론 스포츠는 일반 시론 대비 중량 18kg를 덜어내고, 서스펜션을 보다 단단하게 튜닝한 특별판으로, 일반 시론 대비 40만달러 더 비쌉니다. 이미 기본 차값이 30억이 넘는지라 부가티 가망고객이 불과 40만달러가 아까워 선택을 망설이진 않겠지만, 그냥 기본 시론을 사고 운전자가 살을 빼는게 가성비가 더 좋을 것 같군요 (...). 아직 선대 베이론 수퍼스포츠가 세운 기네스 기록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부가티는 지난해 8월 300mph(483km/h)를 넘는 시론 수퍼스포츠를 암시하며 또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베이론 수퍼스포츠도 그 높은 속도를 견딜 특수타이어가 워낙 까다로워서 기네스 기록용은 5대만 특수제작하고, 소비자판매용은 415km/h까지 최고시속을 제한했는데, 그보다 훨씬 빠른 480km/h 이상의 속도를 견디게 하려면 부가티도 부가티지만 미쉐린도 참 고생일 것 같습니다.


부가티 디보. 시론에서 파생된 모델로, 컨셉트카가 아니라 놀랍게도 실제 판매모델입니다. 비전 그란투리스모 컨셉트의 미래적인 느낌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한 외형이 압도적입니다. 파워트레인과 성능제원은 시론과 동일하면서 중량이 35kg 더 가볍지만, 트랙 주행 능력에 우선순위를 두기 위해 최고시속은 380km/h로 하향되었습니다. 이 차는 단 40대 한정생산되며, 시론 오너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VIP 신차발표행사 당일 완판되었습니다.


1991~1995 부가티 EB110 수퍼스포츠. 1947년 창업주 에토레 부가티가 사망하면서 부가티는 제대로 된 차를 내놓지 못한 채 50년도에 문을 닫게 되었고, 한동안 기억 속에서 잊혀지던 부가티가 90년대 초 부활하게 됩니다. 이탈리아에서 페라리 딜러로 부를 축적한 로마노 아르티올리가 부가티의 판권을 사들여 부가티 오토모빌리 SpA를 창립하며 디자인은 마르첼로 간디니로부터, 기술은 람보르기니로부터 힘을 빌어 부가티를 재건해보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이 EB110입니다. 이름은 에토레 부가티의 EB, 그리고 1991년 당시 에토레 부가티 탄생 110년 주기의 숫자를 결합했습니다. 디자인은 다만 도중에 아르티올리 회장과의 의견충돌로 간디니가 손을 떼며 다른 디자이너가 마무리를 맡아 수정된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전시된 수퍼스포츠(SS) 버전은 무거운 내장재를 털어내고 카본파이버 바디패널을 대체 사용하며 무게를 150kg 줄였고, V12 3.5리터 쿼드터보 엔진의 출력도 560ps에서 612ps로 증대시켜 최고시속 355km/h를 냈습니다. 하지만 맥라렌 F1이 자연흡기 엔진으로 380km/h를 돌파하며 세간의 관심을 빼앗겼고, 아르티올리 회장도 무리하게 로터스를 추가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하다가 경영난에 빠져 차는 139대밖에 만들어보지 못한 채 출시 4년만에 단산되었습니다.


부가티 센토디에치. 차명 "Centodiecci"는 이탈리아어로 110을 뜻합니다. EB110 SS와 나란히 봤을 때의 느낌을 봐도 아시겠지만 이 차는 과거 EB110 SS에 대한 오마주로 만들어진 차입니다. 납작하게 뺀 노즈, 직선이 도드라지는 쐐기형 바디 디자인, 작은 아치형 그릴 좌우로 넓게 뻗은 에어 인테이크, 측면 윈도 뒷쪽에 나있는 5개의 원형 홀 등, EB110 SS의 디자인적 특징들을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으로 잘 계승하고 있습니다. 앞서의 디보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시론 기반에, 시론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쓰는 파생 모델이고, 출력은 시론보다 100마력 높은 1,600마력이지만, 최고시속은 380km/h로 제한됩니다. 890만달러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이 매겨졌으나, 10대만 매겨진 한정판매 수량은 이미 완판된 상태.


VIP들을 위한 전용 응접공간에 다른 전시차들도 더 있었는데, 일반 패스로는 들어가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역대 모델과 스페셜 모델들은 결국 모두 다 봤네요.


부가티는 일생에 거리에서 보기도 정말 힘든 초고가 수퍼카고, 이렇게 한자리에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향후 인도될 한정생산 특별판까지 모두 만나려면 어지간한 모터쇼여도 불가능한 일인데, 페블비치 입장권 돈값은 정말 부가티들만 해도 5할 이상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https://youtu.be/5rYAHvdOSsQ


https://youtu.be/VWf9PDXnNC0

부가티 전시구역은 영상으로 담아오지 못했지만, 컨셉트카 전시구역은 영상 리뷰를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에 구독과 좋아요 클릭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제 다음 포스트부터 메인 전시구역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출품 올드카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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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더뉴 A클래스 세단 & CLA 짧은 감상 @ 한성자동차 런칭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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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자동차 수원전시장에서 열린 벤츠 신형 더뉴 A클래스 세단 및 CLA의 런칭파티를 다녀왔습니다. A클래스는 90년대 말부터 4세대째 이어오고 있는 벤츠의 가장 작은 해치백이었지만, 이번 2020년형부터는 세단 라인업이 추가되었고, A클래스 세단과 비슷한 시점에 세대교체가 된 쿠페형 세단 CLA 신모델도 나란히 한국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쿠페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노치백 트렁크가 달린 4도어 승용차라는 구조는 동일한 A클래스와 CLA, 서로 어떤 점이 다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차전시장, 서비스센터, 인증중고차매장이 한꺼번에 모인 규모 넓은 한성자동차 수원전시장 2층을 통째로 런칭파티장으로 구성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19 때문에 단체행사가 조금 찝찝할만도 했지만, 1층에서 방문객 전원 체온 점검, 2층 입구에서 마스크 및 손세정제를 제공하며 감염예방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우선 A클래스 세단. 일반 A클래스 해치백 대비 전면부는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화려한 장식적인 요소들은 줄이고, 날카로운 눈매의 풀LED 헤드램프와 스포티한 그릴로 벤츠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습니다.


꽁지가 달라지는 측후면부가 아무래도 차이점이 가장 많이 느껴집니다. 테일램프도 끝단에 살짝 각을 주었고, 위아래로 L자를 그리는 미등 점등패턴도 개성있습니다. 해치백 대비 크기제원이 많이 커지다보니(전장 +130mm), A클래스 해치백보다 확실히 존재감이 뛰어납니다. 독일 고급브랜드 쪽에서의 라이벌인 아우디 A3 세단보다도 전장이 93mm 더 깁니다.


실내를 마주하면 2020년대 벤츠의 하이테크한 분위기가 무척 인상적으로 와닿습니다.


얇고 긴 디스플레이가 계기반 자리부터 공조 자리까지 하나의 스크린처럼 이어진 느낌은 매우 신선합니다. 벤츠 상위 클래스 모델들 중에서도 그레이드가 낮으면 디스플레이 하우징만 저렇게 길게 뻗쳐놓고 계기반만 통상의 아날로그식으로 구성해 조금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A클래스는 4천만원을 살짝 밑도는 가장 저렴한 A220에서도 풀 디지털 계기+디스플레이 MBUX를 선보입니다. 넓다란 디스플레이에 세련미 넘치는 UI, 그리고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들을 다양한 테마로 표시해주는 MBUX는 새로운 조작 경험을 선사하며, 무드라이트 조명이 포함된 비행기 터빈 모양의 원형 송풍구도 매우 기억에 남는 킬링 포인트입니다.


10.25인치 MBUX 스크린은 터치스크린으로도 쓸 수 있지만, 마우스 모양의 넓은 센터콘솔 패드를 통해 보다 작은 팔 이동 동선으로 조작 가능합니다.


센터콘솔 MBUX 컨트롤러 패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어레버는 칼럼식으로 핸들 뒤에 배치했습니다.


시트 이동 기능은 운전석만 전동이고, 조수석은 다이얼식으로 수동 조절입니다.


어두운 공간에선 실내 무드라이팅이 매우 화려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여러가지 컬러로의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벤츠에서 가장 작은 세단이지만, 뒷자리 거주성은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아반떼보다 전장이 짧은 차지만, 아반떼 못잖은 실내공간이 확보됩니다. 다만 후열 열선, 리어 에어벤트 등의 편의옵션은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트렁크 용량도 405리터로 충분히 괜찮은 수준입니다. 대세를 따라 스페어타이어는 별도로 없습니다.


상위급의 A250 4MATIC 세단. 18인치 휠타이어로 좀 더 멋을 냈으며, 4기통 휘발유 2.0 터보엔진을 공용하지만 출력을 약간 달리합니다.


이제 CLA를 보러 넘어갑니다. 2013년 1세대 CLA가 벤츠 최초의 전륜구동 베이스 4도어 승용세단의 장르를 열었다면, 2세대 신모델은 A클래스 세단과 공존해야만 하는 애매한 여건이지만 쿠페형 세단으로써 자신의 색깔을 더욱 살렸습니다.


A클래스 세단보다 확실히 샤프한 눈매의 헤드램프를 가졌고, 보닛 위 주름도 운동선수의 등근육처럼 굴곡을 주어 보다 멋진 모습을 뽐냅니다. 기본 장착되는 AMG 바디킷 또한 멋을 더하는 요소.


쿠페형 세단답게 활 모양의 측면 윈도라인과 프레임리스 도어로 멋을 냈습니다. 뭔가 낮아보이지만 전고는 의외로 A클래스 세단과 1mm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CLS 3세대 최신 모델을 연상케하는 후면부. 벤츠의 쿠페형 라인업들을 보면 모두 번호판을 아래로 내리고 테일램프를 길게 뽑으면서 트렁크를 짧고 봉긋하게 세우는데, CLA 역시 그 디자인 기믹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A클래스 세단보다 확실히 날렵해보이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벤츠 로고를 윗쪽으로 누르면 트렁크 오프너가 됩니다. 트렁크 위아래 높이가 A클래스 세단보다 짧은만큼 트렁크 용량도 그에 비례하여 조금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전동트렁크는 따로 없지만, 작은 차다보니 트렁크도 크게 무겁지 않아 손잡이로 쉽게 내릴 수 있습니다.


실내 레이아웃은 A클래스 세단과 비슷하지만, 소재와 옵션이 보다 위급입니다.


소프트한 질감의 내장재, 붉은 스티칭, 알루미늄 트림으로 보다 멋지게 실내 소재를 장식했으며, 패브릭 대신 스웨이드가 적용되어 감촉과 착좌감이 좋은 스포츠 시트는 조수석까지 전동시트를 지원합니다.


풀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A클래스 세단과 같지만, 계기반 영역의 인치수가 우측 MBUX 스크린과 동등한 10.25인치 수준으로 훨씬 커서, 더 많은 정보를 더 화려한 그래픽으로 제공합니다. 스티어링 휠 또한 D컷 가죽 반펀칭으로 적용되고, 핸들리모콘 또한 벤츠 상위 모델들을 연상케 하는 더 업그레이드된 재질로 들어갑니다.


더욱 극적인 차이는 어두울 때 드러납니다. 알루미늄 트림 윗쪽까지 세밀하게 더 많이 설치된 무드라이트 조명이 더욱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멀티 컬러 모드로 하면 위/아래부분의 조명 색상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휠베이스가 동일하기에 A클래스 세단과 레그룸은 동일하지만, 눕힌듯 내려가는 루프라인의 형상 때문에 헤드룸은 조금 좁은 편입니다. 하지만 필자의 키 182cm 기준으로 고개를 제대로 펼 수도 없을 정도로 좁고 답답했던 1세대 CLA보다는 그래도 거주성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젊은 고객들을 타겟으로 기획한 차의 런칭 파티답게 흥겨운 디제잉과 먹음직스러운 케이터링,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했습니다. 특히, 감염 예방 차원에서, 케이터링은 핑거푸드로만 제공되었습니다.


런칭파티에 참석한 모든 참가자들에게 위생키트(마스크, 손세정용품 등), 보조배터리, 팬시 스티커가 선물로 나갔고, 럭키 드로우를 통해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참가자들에게 추가 선물을 추첨 증정했습니다.


고급브랜드 강호들은 엔트리급 고급 승용차들을 통해 판매 볼륨을 넓히려는 시도를 근 10년간 많이 시도해오고 있습니다. 신형 A클래스와 CLA는 최신 벤츠 형님들의 디자인 언어 및 UX 관련 신기술들을 아낌없이 물려받았기에, 크기는 작지만 다른 회사 막내들과는 확실히 다른 아우라를 풍깁니다. 그리고 사실 4도어 세단 레이아웃을 공용함에도 불구하고, 두 차종간의 개성 차이를 확실히 부여하여, 개성파 소비자와 실속파 소비자를 모두 끌어모으려 하는 전략도 대단히 똘똘합니다. 언젠가 고성능의 35AMG 또는 45AMG 라인업의 추가 출시도 매우 기대됩니다. 추후 장기 시승을 통해 더욱 자세히 소개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A클래스와 CLA의 라인업 및 가격 정보는 위와 같습니다.


런칭행사장인 한성자동차 수원 전시장은 서비스센터와 인증 중고차매장까지 함께 자리하고 있는 수도권 최대규모 통합형 전시장으로, 신차 구매를 포함한 벤츠 관련 통합형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명칭 : 메르세데스-벤츠 한성자동차 수원전시장
주소 :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부대로 23-2(영덕동 548)
전화번호 : 031-740-5000
홈페이지 : https://www.hansung.co.kr/ko/desktop/passenger-cars/vehicle-type/Sale-Showroom/showroom/Suwon.html

본 포스팅은 한성자동차의 초청을 받고 느낀 주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한성자동차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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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XM3 신차발표회 &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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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에서 내놓은 색다른 바디타입의 SUV XM3 신차발표회를 다녀왔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마케팅담당 방실 이사님.


SUV는 근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승용세단, 해치백 차들의 점유율을 빼앗아가며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승용세단, 해치백 장르는 오랜 역사와 네임밸류를 가진 체급별 대표주자들을 뛰어넘기 힘든 반면, SUV는 형태와 체급에서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없다보니,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와 성격의 SUV들이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나가고 있죠.


XM3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주로 선보여진 쿠페형 SUV들의 바디타입을 대놓고 모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M3가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쿠페형 SUV라는 장르가 국내시장의 저렴한 2~3천만원대 컴팩트 SUV에선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BMW X4 내지 벤츠 GLC 쿠페 대비 반값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정말 흥미로운 SUV가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슈 때문에 프레젠테이션 위주의 조용한 신차발표회로 진행됐습니다. 시승 또한 대열주행이나 정해진 코스로의 단체 시승 없이 2~3시간 가량 여유시간을 두고 인플루언서/미디어 각 개별 시승으로 진행됐습니다.


어반 그레이 컬러의 선루프 빠진 RE 시그니처 트림 풀 옵션 사양으로 XM3를 잠시 경기도 교외로 가져나와봤습니다. 전면부는 그동안 반응이 좋았던 르노 최신모델들의 차분한 디자인 패밀리룩을 계승했습니다. 보닛의 네갈래 주름이 무척 입체적이고, 불필요한 절단면이 최소화되어 보기 깔끔한 인상입니다.


LED 퓨어비전 헤드램프는 전 트림 기본탑재사양. 프로젝션 렌즈가 똘망똘망하게 노출되는 타입의 LED는 아니지만, 밝고 보기 좋은 LED 헤드램프가 기본 탑재인 점은 만족스럽습니다. 상위급 모델들도 LED 헤드램프가 옵션인 차들도 많으니 말이죠.


승용세단을 점프시킨듯한 독특한 측면부의 모습. 2-box 형태가 대부분인 경쟁사 컴팩트 SUV들 대비 확실히 남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전장(4,570mm)과 휠베이스(2,720mm)는 현대 투싼 TL(각각 4,480mm, 2,670mm)보다도 길지만, 전고는 오히려 그렇게 크지 않아보였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1,660mm)보다 낮은 1,570mm입니다. 독특한 점은 바디타입 자체는 승용세단에 가까울 정도로 낮기에, 지상고를 많이 높히고 타이어도 215/55R18급으로 큰 것을 써서 높은 전고를 확보했습니다.


후면부 또한 승용세단의 뒷태를 보는 것 같습니다. 테일램프는 SM6나 QM6에서 선보였던 것과 유사한 패턴이지만, 미등이 르노삼성 엠블럼을 가운데로 하여 한줄로 연결하여 보다 넓고 안정적이어 보입니다. 아랫쪽에는 구멍이 뚫려있을 것같지만 사실 검정 플라스틱으로 막혀있는 장식적 요소들로 멋을 부렸습니다. 배기구도 왼쪽 하단에 수도꼭지처럼 싱글로 감춰놓고 듀얼 머플러팁처럼 보이는 장식을 범퍼 하단에 마련했는데, 요새 이런 기믹은 벤츠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심미성 보완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만큼 심리적 반발감이 조금 무뎌진 것 같습니다.


이 차는 역시 정/측/후면을 똑바로 보는것보다도, 이렇게 쿼터뷰로 볼때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2~3천만원대 대중브랜드에서 이런 느낌을 주는 SUV는 국내에서 이 차가 유일할 것입니다.


실내는 장점과 단점이 각각 뚜렷하고, 살펴보면 볼수록 이 차가 어떻게 풀 옵션 2,700만원대를 지킬 수 있었는지가 비로소 와닿게 됩니다.


운전석 입장에서의 XM3는 크게 불만을 느낄 요소를 찾기 어렵습니다.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가격대와 경쟁차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충분히 괜찮은 실내 마감소재들, 경쟁차에선 찾기 힘든 전좌석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윈도, 그리고 더욱 다기능의 버튼이 들어가고 디자인도 개선된 스티어링 휠 등 첫인상은 매우 좋습니다.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10.25인치 계기반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내비게이션 맵 화면까지 계기반에 띄울 수 있기에,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으로 시선이 교차 이동할 필요가 없어 운전 중 시선처리가 편안합니다. 모드별로 색다른 그래픽도 매우 신선한 느낌이고요.


9.2인치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SM6, QM6 등에 올라갔던 S-링크 인포테인먼트보다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진상으로는 평면스러워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운전석 측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손이 잘 닿으며, 티맵 내비게이션은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입장에서 쓰기 편하고, UI 디자인과 반응도 개선됐습니다.


짧은 시승이라 체험해보진 못했지만, 이 체급에선 흔치않게 주차조향보조시스템도 들어갑니다.


SM6, QM6용 S-링크가 공조 컨트롤러까지 터치 화면에 같이 포함되어 불편함이 많이 지적되었는데, XM3는 공조 컨트롤러를 아래쪽에 따로 배치하여 사용 편의성을 개선하였습니다. 다이얼 노브 안에 컨트롤러 스크린을 심어두어 보기에도 멋지고, 조작도 직관적입니다. 다만 열선/통풍시트 컨트롤이 물리 퀵버튼 조작 -> 터치스크린 화면 진입 -> 통풍 또는 열선 레벨 화면 터치라는 복잡한 조작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흠입니다.


이지커넥트 인포테인먼트 화면엔 미디어 컨트롤용 물리버튼이 따로 없는데, 르노삼성차들이 흔히 핸들 뒷쪽에 두는 리모컨 컨트롤러를 통해 조작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위화감만 극복하면 쉽게 쓸 수 있습니다..만은 다른 차들에선 정말 잘 없는 방식이라 여전히 어색하긴 하죠.


기어는 시프트 바이 케이블 방식으로 P-R-N-D 일자로 이어지게 되어있으며, 수동 변속조작은 패들시프트를 통해 합니다. 무선 충전 패드는 현대기아차들과 유사하게 중앙 하단의 넓은 수납공간에 마련했고, 듀얼 USB포트가 한눈에 보여 쓰기 좋고,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버튼 및 ISG 버튼이 보기 편한 위치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깨 주변에 덧대진 스웨이드 마감, 절묘하게 편한 머리 지지 느낌을 주는 헤드레스트, 센터콘솔 주변 보조수납공간 배려 등 편의성과 잔디테일에 있어서는 자사 형님급 차들보다도 훨씬 더 센스쟁이가 된 느낌입니다. 다만 풀 옵션을 가도 전동시트가 운전석에만 한정된다는 점은 여전히 이 차가 어디에서인가 티나지 않는 곳에서 가격을 아끼기 위해 애썼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루프 및 트렁크 형상상 룸미러 뒤의 후방시야는 좁은 편입니다만, 너무 극단적이고 위험할 정도는 아닙니다.


휠베이스가 현대 투싼(TL)보다 넓다 하여 뒷자리 공간에 대한 기대가 크긴 했는데, 뒷자리 공간감은 그냥 셀토스 정도 느낌입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말이죠. 제 키 182cm 기준으로 레그룸과 헤드룸은 불편하지 않게 확보됩니다. 쿠페형 SUV라 헤드룸이 사실 제일 걱정되었는데 의외로 헤드룸은 여유롭습니다. 이건 현장에 선루프 달린 사양의 시승차가 하나도 없기에 일반 루프 사양 기준의 평가인데, 선루프가 달린 차는 대리점 전시차같은걸로 직접 앉아보시는걸 권해드립니다.


뒷자리 편의장비는 컵홀더 달린 암레스트와 후석 에어벤트, 듀얼 USB포트, 열선까지 꼼꼼하게 채워놨습니다.



꽁지가 뒤로 길게 튀어나온 차답게 트렁크 용량 자체는 동체급 국산 SUV 중 제일 큽니다. 플로어는 2단으로 구성되어, 더 깊게 수납할 수도 있습니다.


XM3는 두가지 휘발유 엔진 사양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단종된 SM3에 들어갔던 1.6 자연흡기 CVT 사양, 그리고 르노삼성 차종 중에서는 XM3에 최초 탑재되는 4기통 1.3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에 7단 EDC(듀얼클러치) 사양이 있습니다. 1.3 터보는 TCe 260이라는 트림명이 붙는데, 단순히 배기량으로 트림명을 표기하면 터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한들 저출력에 염가모델인 자연흡기 1.6보다 아랫급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고 봤는지 Nm 단위 토크 수치를 반올림하여 트림명으로 빌려왔습니다. 스펙 성능은 최고출력 152ps/5,500rpm, 최대토크 26.0kg.m/2,250~3,000rpm.


1.6 터보 휘발유가 기본인 경쟁모델들 대비 조금 모자란 출력이지만, 그래도 제법 힘차게 가속을 붙여줍니다. 작은 배기량임에도 4기통을 유지해 고회전에서도 엔진음이 지나치게 시끄럽지도 않으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덕에 100km/h 크루징 시 1,700rpm 수준을 유지하기에 정속주행 시의 정숙한 느낌도 좋습니다. 1.3리터라는 배기량 수치 자체에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18인치 휠타이어 사양으로도 복합 13.2km/L(도심 11.8, 고속도로 15.3)나 되는 준수한 연비제원을 확보한게 기특합니다. 성능과 연비효율의 딱 적당한 중간지점을 잡은 느낌입니다.


굽이진 고갯길을 달릴 때에도 느낌이 좋습니다. 지상고는 경쟁차 중 제일 높고, 타이어 폭은 경쟁차 중 가장 좁은 215 수준에, 리어 토션빔 서스펜션을 채택했기에 역동적 주행이 이뤄지는 고갯길에서는 불리한 면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럽맛을 타기 시작한 시대 이래의 르노삼성차들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다루기 편하고 정직한 핸들링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체는 하드하게 반응하는 편이나, 운전석 입장에선 큰 불쾌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엔진 스타트-스톱으로 인한 시동 자동 off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하려 할 때면, 시동이 켜지면서 출발하기까지의 모션이 많이 늦고 울컥거립니다. 보통 운전습관으로 접근했다가 수차례 말타기를 했는데, 두박자 늦게 서서히 페달을 밟는다는 느낌으로 운전자가 자가 극복할 수 있습니다. 토크컨버터식 일반 자동변속기에 익숙한 대다수 소비자들에겐 이해해주기 어려운 특성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드라이브모드에 분명 스포츠는 있지만 그닥 스포티해지지 않는 세팅이며, 드라이브모드 전환은 별도의 물리버튼 없이 이지커넥트 터치 조작으로 가능하기에 운전중 즉각 변환이 어려운 편입니다. ESC 강제해제 버튼이 따로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르노삼성 국내판매 모델 중 ADAS 사양은 가장 잘 갖춰져 있습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차선이탈방지보조, 후방교차충돌경보, 자동긴급제동보조(차량,보행자,자전거 인지)까지 옵션 추가 가능합니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의 경우 정차 후 재출발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되어 있어 SM6에 달린 것(시속 40 이하부터 강제해제)보다 훨씬 좋은 최신 사양입니다. 저단에서 울컥이기 쉬운 듀얼클러치 변속기 특성에도 불구하고 앞차에 대한 부드러운 추종 능력은 수준급. 차선이탈경고는 존재하지만, 핸들에 손이 안 닿은 상태로도 일정 시간동안 차선을 유지해주는 차선 자동 유지 보조(lane centering)는 옵션사양으로도 만나볼 수 없습니다. 대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패키지 옵션가격이 1.3 터보 기준 48~58만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사양이 빠진만큼 가격이 빠져서 조삼모사일 뿐이지만, 이 기능 자체에 큰 기대나 고가격 지불의향이 없는 대중이라면 이 정도의 저렴한 알짜 사양구성을 오히려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승차 기준 XM3는 TCe 260 RE 시그니처 2,532만원에, 옵션사양은 선루프만 제외하고 모두 적용되어서(블랙 가죽시트패키지 72만원, BOSE 9스피커 사운드+실내자동탈취기능 58만원,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오토하이빔 48만원) 2,710만원입니다. 58만원짜리 선루프를 포함해도 2,800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물론 풀 옵션을 가도 사륜구동은 아예 고를 수 없는 구성이고, 차선유지보조, 조수석 전동시트 등 제외된 사양이 많기에, 세밀히 따지고 보면 착한 가격이라기보다는 경쟁차 대비 빠진 것만큼 싸다고 볼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QM6를 내놓을 때에도 소비자 주 선호 옵션만 쏙쏙 골라서 풀 옵션 가격을 낮게 설정하여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기에 XM3에도 같은 접근을 한 것으로 보이고, 외형적으로 보이는 남다른 디자인과 당당한 크기제원이 상당히 유효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르노삼성은 창사 초기부터 이어온 승용라인업 SM3, SM5, SM7 3종이 최근 한꺼번에 단종되며 살짝 정체기에 있습니다. 사실 승용세단은 국내 다른 경쟁사들이 너무 잘 해오던 영역이고, 닛산과의 협업 비중이 클 때는 몰라도 큰 차 만들어본 경험이 적은 르노와 함께 극복하기에는 그동안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체급과 바디타입의 경계가 모호한 SUV 장르에서 르노삼성의 틈새 돌파 기획력이 빛나고 있습니다. 투싼과 싼타페 중간 정도 크기에, 5인승 전륜구동 타입에 저출력 휘발유/LPG 엔진을 주력으로 하여 필요한 것만 모아담은 합리적 가격을 내세운 QM6가 큰 인기를 끌었고, XM3 또한 컴팩트 SUV 소비자들이 기실 관심없어할 옵션들은 과감하게 제외하고 가격을 낮추고, 현존 국산차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디자인의 바디타입으로 르노삼성의 새로운 SUV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산 5개사가 모두 뛰어든 컴팩트 SUV 대 춘추전국시대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지 향후 전망이 기대되는 차입니다. 4월 중순 이후 장기시승기로 다시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르노삼성자동차 XM3 시승행사 참여 후 작성한 콘텐츠로, 원고료 등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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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울 부스터 EV - 제네시스 헤드레스트 교체 및 휠커버 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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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보유 1년차에 달해가는 기아 쏘울 부스터 전기차입니다. 아파트 파워큐브 저속 또는 완속충전기로 야간에 꼬박꼬박 충전하고, 경기도 외곽과 서울 정도 동선에서만 왔다갔다하니 외부 공용충전소 이용할 일도 거의 없다보니 월 평균 주행 2,000km당 충전비 2~3만원 수준의 말도 안되게 저렴한 유지비에, 충전 스트레스조차 없이 너무나 만족스럽게 24,000km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선루프만 없는 풀옵션 사양이라 사실 돈 들일 것도 없어서, 출고하자마자 알로이 페달 교체, LED 실내등 교체 등으로 아주 살짝만 손을 봤는데, 최근 손을 댄 몇가지 변화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헤드레스트 교체입니다. 쏘울 순정 헤드레스트는 받침이 살짝 앞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목을 지지하는 느낌이 좀 약하다보니, 장시간 운전하면 목에 피로가 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기에 같은 차를 출고한 분한테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제네시스(2세대 DH, 현 G80) 헤드레스트가 머리부터 목 라인까지 알맞게 지탱이 된다고 해서 한번 구해봤습니다.

흔한 블랙컬러 인테리어였다면 경차든 대형차든 크게 색조가 다르지 않기에 고민없이 검정색용 헤드레스트를 구했을텐데, 베이지톤을 가졌지만 컬러명은 그레이투톤인 인테리어 컬러명상 어떤 헤드레스트를 골라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제네시스의 그레이 컬러가 진짜 회색빛 인테리어라면, 그야말로 헤드레스트와 의자 본체 색이 서로 다른 이상한 느낌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다행히 동사의 니로 전기차에 제네시스용 그레이 가죽 헤드레스트를 꼽은 사례를 전기차 카페에서 발견했는데, 색 톤이 잘 맞는것 같아서 저도 고민없이 제네시스 헤드레스트를 주문했습니다. 모비스 홈페이지에서 품번을 조회하면 전국 몇몇 시트 전문 협력점들의 연락처정보가 나오는데, 그쪽에서 전화주문을 통해 택배로 받을 수 있습니다.


현대 제네시스(DH)용 가죽 헤드레스트 품번은 아래와 같습니다. 품번 뒷자리 1000을 1500으로 바꾸면 제네시스 G80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페이스리프트형 모델부터 들어가는 나파가죽 적용 헤드레스트가 된다고 하는데, 그레이컬러의 실착 사진을 본적이 없어서 그냥 안전하게 DH용 가죽 헤드레스트를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레이 : 88700 B1000PPS / 블랙 : 88700 B1000PPR


헤드레스트의 교체과정은 매우 쉽습니다. 의자 기울기를 뒤로 젖힌 상태에서 높이조절용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위로 쏙 뽑아올리면 빠지고, 새로운 헤드레스트를 꽂아넣으면 됩니다. 다행히 타차종 부품임에도 호환이 잘 되고, 컬러도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몇명 태워봤는데, 색이 달라보인다는 의견을 주신 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제네시스 헤드레스트는 뒤통수부터 목을 포근하고 알맞게 감싸주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순정이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네요. 가운데 폼을 눌러봤을 때의 느낌도 쏘울 순정이 너무 딱딱했다면, 제네시스 순정은 좀더 부드럽습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두개 다 해서 9만원 미만으로 기억하는데, 장거리 주행이 많은 쏘울 차주분들께는 특히 장착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다음으로는 이 차를 타는 내내 안 예뻐보이던 휠을 손볼 시간입니다. 친환경차들은 에너지 회수를 통한 효율 극대화를 위해 회생제동 기능이 들어가 있어서 브레이크 방열기능은 중요치 않다보니, 오히려 휠의 구멍을 최소화하여 공기저항을 최적화합니다.


그런데 휠에 정말 구멍만 조그많게 내면 휠 자체가 보기에 너무 답답해보이고 못생겨지기에, 여러가지 투톤 장식과 디자인적 착시로 휠을 멋지게 꾸밉니다.


(현대 코나 18인치 순정휠타이어로 합성해본 예시)


다만 쏘울 부스터 EV용 17인치 휠은 돌기 모양으로 멋을 내긴 했지만, 은색 커버가 차자히는 면적이 너무 많다보니 보기에 답답해보이는 것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18인치로 인치업을 하자니 전비효율 하락을 감당하기 힘들어보였고, 17인치를 유지하면서 휠만 바꾸는 것도 결국 비용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중고휠을 찾아야 하는데, 사용이력이 불확실한 휠로 바꾸는 것도 좀 찝찝한 일이죠. 그래서 K5 하이브리드,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용 17인치 휠 중 적당히 쓸만한게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쏘울 휠 옵셋 제원을 파악한다고 어떤 분이 휠을 빼서 뒤집고 사진을 찍어올렸는데, 휠 뒷쪽으로 나사구멍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20개나 나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휠 바깥쪽 은색 부분이 분리 가능한 커버가 아닐까 생각됐었죠. 그리고나서 전기차 동호회에서 사례를 서치하다가 휠이 파손된 사진을 발견했는데, 휠 바깥쪽에 충격을 입으니 커버만 떨어져나갔고, 제가 생각했던것같은 나사구멍이 보이는데, 은색 파츠는 제가 생각했던대로 분리 가능한 커버였습니다. 2세대 쏘울(PS) 때도 18인치 체인저블 휠이 있어서, 스포크 부분만 여러가지 색깔로 바꿀 수 있는 구성이 있었기에 유추했던 점인데 역시나군요..


은색 휠커버 부위만 포토샵으로 쓱쓱 은색 부분만 대충 검게 칠해보니 보다 휠이 얇고 스포티해보이는 느낌이 살더군요. 휠커버만 떼서 블랙 컬러로 도색하는 작업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상상했던대로 휠커버는 휠타이어를 뺀 상태에서 십자드라이버로 쉽게 분리 가능했고, 휠 전체에 대한 도색이 아니라 휠커버 부속만 따로 칠하는 작업인지라 타이어를 휠과 분리할 필요도 없고 작업이 생각보다 수월했습니다. 도색은 유광블랙 플라스티딥으로 진행했으며, 도색된 커버를 끼워보고나니 두근두근..


훨씬 멋져보입니다. 검정색으로 처리되니 멀리서 보면 그냥 구멍 넓게 뚫린 5스포크 휠같아보이고, 가까이서 봐도 투톤 디자인의 최신 휠같이 날렵해보입니다.. 휠타이어를 빼야하는만큼 리프트 없이는 작업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휠 전체 도색보다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차에 멋을 낼 수 있어서 추천드립니다. 마음에 안들면 휠커버 하나당 1,980원짜리 다시 주문해서 바꿔끼면 될 일이니까 부담없기도 하고요.


그리고 인스타 광고 보고 만들어본 자동차 커스텀 일러스트 열쇠고리. 트렁크에 플로팅 타입으로 멋을 낸 부분이 잘 표현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예쁘고 귀엽게 실차의 모습을 잘 재현한 것 같습니다. 전기차 번호판 컬러로 번호판과 전화번호도 만들어넣으니 발렛으로 차 맡길 때 견출지 스티커가 붙을 일도 없고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출고 1년차 더 멋져진 쏘울 부스터 전기차의 새로운 프로필사진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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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기아 쏘렌토(MQ4) 짧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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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4세대 신모델이 국내 첫 공개되어 구경하고 왔습니다. 코드네임 UM의 3세대 쏘렌토가 2014년부터 쭉 현역이었으니 현대차그룹 SUV들 중에선 모하비 다음으로 제일 노후화된 모델이었는데, 오래간만에 풀모델체인지되며 달라진 점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쏘렌토의 전면부는 1,2세대 쏘렌토와 유사한 느낌으로 각지고 남성적인 느낌으로 다듬어졌습니다.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일체화된 느낌을 주는 전면부의 모습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풀LED 헤드램프의 점등 형상. 육각형 모양의 헤드램프도 그릴 장식 패턴과 연결적인 느낌을 줍니다.


측면엔 일부 가니시를 제외하곤 바디 굴곡을 자연스럽게 처리하여 깔끔하고 단정한 느낌입니다.


리어 쿼터글라스에는 C필러 뒤로 살짝 치켜올라가듯한 반광 메탈릭 장식을 이용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기아차가 유럽 프로씨드에 먼저 적용했던 디자인 요소인데, 쏘렌토에도 활용하는군요. 20인치 스퍼터링 휠에 끼워진 타이어는 255/45R20 사양의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LX. 트래버스에도 쓰였던 것과 비슷한 계열의 것으로, 기본 18인치, 옵션 20인치 모두 같은 컨티넨탈 타이어가 순정입니다. 이전모델은 17, 18, 19인치 휠타이어의 구성인데, 신모델부터는 2.2 디젤 기준 18인치와 20인치만 마련했습니다.


전시 레이아웃상 뒷부분은 사진을 예쁘게 담기가 어려웠습니다. 두 피스로 분리된 테일램프의 바깥쪽은 미등+브레이크등, 안쪽은 방향지시등으로 활용되고, 후진등은 범퍼 아래에 붙어서 디자인적으로 보다 깔끔해졌습니다. 역동적인 굴곡으로 넓은 면적을 요리하고 있으며, 쏘렌토 영문로고는 트렁크 아랫쪽에 약간 떨어트리듯 넓게 배치하여 고급스럽습니다. 최대한 일부러 튀어나온 기능적 요소들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리어 와이퍼도 레인지로버 벨라의 사례처럼 윗쪽 스포일러 사이에 히든 타입으로 마련하였고, 트렁크 오프너 스위치도 쏘렌토 레터링 아래쪽 틈새에 살짝 배치했습니다.


머플러팁도 실제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닌, 장식적 요소처럼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믹이야 요새 벤츠같은 고급차에서도 많이 쓰이니 이제 대중브랜드들도 죄책감 없이 많이들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외형은 볼만큼 봤으니 실내를 구경해볼 시간. 대화면 최신 인포테인먼트의 수혜를 받지만, 어떤 면에서는 조금 2000년대 초 터프한 오프로더 느낌이 나는듯한 구석이 공존하기도 합니다.


고급차스러운 느낌의 투톤컬러 가죽핸들. 보통 밝은컬러 테두리의 스티어링휠들은 손때에 취약하여 금방 지저분해지기 마련인데, 손이 많이 닿는 바깥쪽 면적만 검정색으로 하고 안쪽은 밝은톤으로 꾸미다보니 오염에도 강하면서 보기에도 좋은 구성입니다.


12.3인치 풀컬러 계기반과 10.25인치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모습. 인포테인먼트 컨트롤러가 3세대 K5(DL3)처럼 터치식이지만, 볼륨컨트롤러, 튠(파일 리스트이동) 컨트롤러는 물리 다이얼형으로 구성하여 사용의 직관성이 좋습니다. 차량내 결제가 가능한 기아페이, 관심가격대 이하의 유가를 가진 주유소만 표시하는 기능 등 세부 부가기능이 추가되었으며, UI는 보라색 톤으로 새로워졌습니다.


전체 대시보드에서 세로형 송풍구가 차지하는 면적이 매우 커서 조금 요즘 신차들의 얇은 디자인의 송풍구 유행에 역행하는 느낌입니다. 볼드해보이고 좌우로 바람이 좀더 집중적으로 쏘아질 것 같은 느낌은 있지만, 조금 아날로그틱한 느낌도 드네요. 공조장치의 버튼 조작 편의성은 좋아보입니다.


커버로 덮을 수 있는 수납공간 안쪽엔 스마트폰 무선충전 트레이가 위치해 있으며, 3세대 K5(DL3)와 마찬가지로 다이얼형 전자식 변속기를 적용했습니다. 지문이 잘 묻는 블랙 하이글로시 장식이 폭넓게 쓰인 모습이며, 촉감이 좋지 플라스틱 소재 마감이 구석구석 쓰인 모습은 중형 SUV치고는 성의가 조금 부족한 느낌.


센터콘솔 소재만 좀 아쉬울 뿐, 여러가지 컬러로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무드라이팅과 입체적인 장식을 더한 주요 트림, 투톤 가죽 인테리어로 보는 멋은 충분히 있습니다. 깨알같은 아쉬움 하나 더하자면, 센터콘솔 좌우 바깥쪽 공간을 좀더 보조수납공간으로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을텐데, 너무 턱턱 벽으로 막혀있어 아쉽습니다.


쏘렌토는 기본 2+3 5인승, 옵션으로 2+2+2 6인승, 2+3+2 7인승의 구성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괜찮아보이는 사양은 2열이 2인승 독립시트인 6인승 사양인데, 개별 팔걸이가 달린 넓은 시트를 시트 기울기, 슬라이딩 길이를 각자 개별 설정 가능하여 편안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뒤로 제일 길게 밀고 의자를 눕히면 이보다 더 큰 팰리세이드 못잖게 편안합니다.


면적이 제법 넓어진 파노라마 선루프, 2인 독립시트 사양을 배려한 도어트림의 큰 상단 컵홀더, 시트 내측의 그물망 포켓, 1열시트 내측 틈새 USB 포트까지 다양한 편의사양이 2열 탑승자를 즐겁게 해줍니다.


6인승, 7인승 모두 3열시트 진입을 위한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스위치를 제공하며, 뒷자리 전용 매뉴얼 공조 컨트롤러와 USB포트가 따라갑니다. 3열 공간은 조금 갑갑하지만 시내 단거리 이동간에는 어찌어찌 참고 탈 수 있는 수준. 2열 가운데가 뚫려있는 6인승 사양이 조금이나마 3열에서 더 앉기 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루프 라인이 비교적 수평으로 이어지는 편이기에, 제네시스 GV80보다는 3열 헤드룸/레그룸이 더 여유롭습니다.


3열을 다 세운 상태에서의 트렁크 공간은 좁은 편이지만, 3열만 꺼트리면 널찍한 트렁크 공간이 확보됩니다. 2열 싱킹을 위한 리모트 컨트롤 버튼이 있어 풀 플랫이 쉽습니다. 팰리세이드와 달리 3열을 접고 펴는 전동 버튼이 없는 것은 급 차이로 기인한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는 4기통 스마트스트림D 2.2 디젤 엔진 + 8단 습식 DCT 사양으로만 준비되어 있습니다. 8단 습식 DCT는 국내 현대차그룹 판매차 중 쏘렌토 MQ4를 통해 최초 적용되며, 이전 UM쏘렌토 2.2 디젤 엔진과 최대출력, 최대토크 제원(202ps/3,800rpm, 45.0kg.m/1,750~2,750rpm)은 같지만 공인연비는 5인승 전륜구동 18인치 휠타이어 사양 기준 전작 13.6km/L에서 신형 14.3km/L로 개선되었습니다(복합연비 기준).

한편 4기통 1.6 터보 하이브리드 사양도 이 차를 통해 최초 출시 계획이었으나,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기준에서 연비 0.5km/L가 미달하여 친환경차 세제혜택 비대상 차종이 되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세제혜택, 취등록세 감면분 등 총 233만원분 지원이 불가하게 되는 해프닝이 터져 계약/출고가 중지되었고,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자들에겐 추후 이 금액만큼의 보상을 전제로 한 계약/출고 연기 안내 공지가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1.6터보 하이브리드 사양의 친환경차 기준 미달 사태로 인한 부정적 버즈가 많은 상황에, 심지어 이 차 공개 바로 다음날 아반떼 신모델(CN7)이 미국, 한국 동시 공개되며 쏘렌토 신형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빼앗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 자체는 전세대보다 크기와 편의사양이 대폭 향상되면서 매우 뛰어난 상품성을 보여주고 있고, 넓고 편한 2열 독립시트와 3열 시트 이용편의성 개선을 보면 한국에 대형SUV 열풍을 일으키게 한 팰리세이드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 셈입니다. 2.2 디젤 사륜구동 풀옵션 기준으로 가격도 팰리세이드와 맞먹는 점(140만원 차이)이 조금 부담스럽긴 합니다만, 신형 쏘렌토는 모든 제원이 싼타페TM보다 훨씬 크고, 신규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의 선 적용 수혜 대상인만큼 패밀리 SUV 시장에서 예전 쏘렌토들과 마찬가지의 인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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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 5편 : 진기한 클래식카들 수백대의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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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의 메인 무대입니다. 미국 서부 부유층들의 휴양지 몬터레이는 이미 길바닥에만 해도 신기하고 비싼 스포츠카나 고급차들이 제법 돌아다니긴 합니다만은, 미국 서부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 중 하나인 페블비치 골프장 해안가에 수백대나 되는 진기한 클래식카들이 경연을 펼치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는 정말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꿈같은 축제입니다. 따로 실내 경매장에서는 총 수천억원대의 거래량을 자랑하는 클래식카 경매가 이뤄지는데, 이 날 가장 비싸게 낙찰된 차는 1994년식 맥라렌 F1 LM 공도주행용 버전으로 로드카 맥라렌 F1 기반 개조차 중 전세계 단 2대뿐인 희소가치를 인정받아 1,980만달러까지 낙찰가가 치솟았다고 합니다. 아쉽게 경매장은 2019년 기준 가장 저렴한 입장권(375달러)인 일반입장권(General Admission)으로는 관람이 불가능했지만, 이렇게 넓게 펼쳐진 야외 클래식카 출품장만으로도 충분히 호사스러운 구경거리입니다.


연식, 제조사 국적, 제조사 등으로 참가자들의 클래스가 30여가지로 분류되고, 클래스별로 심사위원 앞에 나와 평가를 받습니다. 평가는 단순히 심미성으로만 받는 것이 아니라, 시동이 잘 걸려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인지, 짝퉁은 아닌지, 역사적 스토리와 희소가치는 어떤지 등 기능성, 진실성, 독창성 등 다양한 평가요소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모든 클래스를 통틀어 최고의 차를 한 대 뽑는데, 2019년 Best of Show는 1931 벤틀리 8리터 거니 너팅 스포츠 투어러가 차지했습니다. 아무래도 벤틀리 10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100여대 생산된 8리터 벤틀리 중 거니 너팅 스포츠투어러 숏휠베이스 잔존차는 지구상 이 차가 유일하다는 희소가치가 가점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Best of Show 최종후보까지 갔다가 안타깝게 떨어진 다른 차들은 1938 탈보 라고 T150C SS Figoni & Falaschi 티어드롭 카브리올레, 1936 메르세데스-벤츠 540K Erdmann & Rossi 스페셜 카브리올레, 1962 애스턴마틴 DB4GT 자가토 쿠페입니다. 각자 다른 부문에서 상을 받았으니 추후에 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36 메르세데스-벤츠 540K Erdmann & Rossi 스페셜 카브리올레. Best of Show 최종후보까지 갔다가 떨어졌지만 충분히 우아한 차입니다. 2012년에 독일 슈트트가르트에 있는 벤츠 박물관에서 540K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소장하고 있는 평범한 540K보다도 훨신 멋진 개체가 여기 있었군요.


엘레강스 어워드 Gwenn Graham Most Elegant Convertible에는 1938 탈보 라고(Talbot-Lago) T150C SS Figoni & Falaschi 티어드롭 카브리올레가 선정되었습니다. 아까 Best of Show 최종후보까지 올라갔던 그 차죠. 20세기 초에 부가티, 롤스로이스에 경쟁하는 고급차를 만들던 프랑스 메이커가 남긴 유려한 디자인의 컨버터블입니다.


엘레강스 어워드 Jules Heumann Most Elegant Open Car에 선정된 1929 롤스로이스 팬텀 I 브루스터 요크 로드스터. 20세기 초반엔 저렇게 앞자리만 개폐가능한 지붕을 씌우고, 뒤는 수납공간을 개조한듯한 접이식 시트가 달린 고급차들이 많았죠. 그나마 롤스로이스라서 저렇게 쪽문이라도 달아준 것 같은..


엘레강스 어워드 Strother MacMinn Most Elegant Sports Car에 선정된 1956 페라리 250GT 자가토 베를리네타 스페치알레. 250GT는 앞서 포스팅에서 설명드렸듯 이름만 250GT를 쓰고 코치빌더별로 생김새가 완전 다른 차들이 많은데, 자가토에서 만든 베를리네타(쿠페) 바디는 자가토 특유의 볼록볼록한 더블 버브 루프가 바디컬러와 대비되는 컬러로 얹어져 있고, Z자를 그리는 쿼터글라스 라인, 더욱 낮게 웅크린듯한 자태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엘레강스 어워드 J. B. & Dorothy Nethercutt Most Elegant Closed Car 부문에는 1950 알파 로메오 6C 2500 Ghia Supergioiello 쿠페가 선정되었습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자료화면으로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페셜 어워즈 수상차들은 위와 같습니다. Best of Show 최종 후보까지 갔다가 탈락한 DB4GT 자가토도 한자리 차지했군요.


1962 애스턴마틴 DB4GT 자가토 쿠페. 영국 스포츠카 DB4를 이탈리아 자가토에서 더욱 극적인 경량화, 소형화로 디자인과 설계를 고쳐 만든 버전입니다. 25대만 한정생산되었는데, 근래 들어 워낙 인기가 많아져 진품은 이제 부르는게 값입니다.


참가차들이 평가를 위해 계속 왔다갔다 하는지라 모든 차들의 사진을 담을 순 없었고, 클래스별로 사진이 확보된 참가차들 중 인상적인 차들을 골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래스별 최고 평가차종들의 리스트는 옆의 듀퐁 레지스트리 블로그 게시글에서 https://blog.dupontregistry.com/news/pebble-beach-concours-delegance-2019-recap/ 확인 가능합니다.


A-2 유러피언 앤틱 클래스 평가 1위를 차지한 1907 내피어(Napier) 60 HP Roi des Belges. 내피어는 없어진지 너무 오래된 제조사라 현대인들에겐 생소하지만, 1901년 영국 최초의 레이싱카를 만들었고, 지금은 여러 메이커들이 자신의 것처럼 쓰는 브리티시 레이싱그린 컬러의 리버리를 최초로 사용한 회사기도 합니다. 한편 A-1 클래스에는 아메리칸 앤틱이라는 테마로 110년 이상 되는 1910년대 미국 올드카들이 6대 출품되었습니다.


A-2 클래스 2위의 1913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 Reuters London to Edinburgh Tourer. Reuters는 코치빌더 이름이며, 당시 롤스로이스의 내구성 PR을 위해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의 800마일이 넘는 거리를 직접 완주한 그 개체입니다.


1904 메르세데스 심플렉스 28/32 토노(Tonneau). 메르세데스-벤츠의 전신인 DMG(Daimler Motoren Gesellschaft) 시절 나온 차로, 이름처럼 심플함에서 오는 미덕을 강조하면서도, 모터스포츠 대회에서의 우수한 기록으로 성능을 입증해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온지 거의 120년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튼튼히 굴러가는 개체가 남아있습니다.


1920 발로(Ballot) 3리터 레이스카. 프랑스 카메이커였던 발로는 인디애나폴리스 500, 타르가 플로리오, 프랑스 그랑프리 등 1910~1920년대 모터스포츠에서 우수한 활약상을 보였습니다. 30년대 초 히스파노 수이자에 인수되며 없어진 메이커입니다.


B클래스는 1900~1919년에 존재했던 토마스 플라이어(Thomas Flyer)라고 하는 메이커의 차들을 모아두고 있었습니다. 첫 사진은 1910 Thomas Flyer K 6-70 Big Blue Tourabout, 2,3번째 사진은 1907 Thomas Flyer 35 New York to Paris Race Car. 1908년에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까지의 전례없는 초장거리 레이스가 열렸었는데, 이탈리아 1팀, 독일 1팀, 프랑스 3팀, 미국 1팀 구성에서 2위로 완주한 차종이 토마스 플라이어였습니다.


C-1 클래스는 아메리칸 클래식 오픈카들로, 클래스 2위인 1930 캐딜락 452 플리트우드 로드스터를 위에 보고 계십니다. 452라는 모델명은 큐빅인치 단위의 배기량입니다. 환산하면 7.4리터에, 엔진은 V형 16기통이나 하는 어마어마한 사이즈입니다. 지구상 그 어느 고급차보다도 강력한 고급차를 표방하고자 오랜 개발기간을 거쳐 데뷔했으나, 세계 대공황이 터진 탓에 이렇게 크고 비싼 차는 환영받지 못할 시기였다보니 11년간 총 4천대 남짓밖에 못만들어보고 생을 마감한 불운한 차입니다.


C-2 클래스는 아메리칸 클래식 클로즈드 카로, 1위를 차지한 1933 패커드 1006 트웰브 디트리히(Dietrich) 스테이셔너리 쿠페입니다. 위에 소개드린 캐딜락과 경쟁했던 미국 고급차로, 이름처럼 12(Twelve)기통 엔진을 쓰는 점이 특징입니다. 디트리히라는 코치빌더가 디자인한 커스텀 바디의 개체는 패커드 트웰브 중 가장 희귀합니다. 패커드는 별도 D클래스에 따로 참가차들이 7대나 출품되었는데, 사진에 남아있는게 없네요.


C-2 클래스의 1941 링컨 컨티넨탈 브런 앤 컴퍼니(Brunn & Company) 타운카. 포드 가문과 중역들 의전용으로 버팔로의 코치빌더 브런 앤 컴퍼니에 의뢰하여 단 14대만 만들어진 특주 차량입니다.


페블비치 골프장 자체가 매우 그림같은 곳이지만, 가장 경치 좋은 황금 스팟인 해안가에는 벤틀리들이 도열했습니다.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벤틀리만 연대별, 배기량별로 6개 클래스로 나뉘어 50여대나 출품되었기 때문이죠. 1900년대 초 벤틀리들은 대부분 배기량을 차명으로 삼았는데, 3리터부터 시작해 4½리터, 6½리터, 8리터 등의 라인업으로 나뉩니다. 특히 6½리터 모델 기반 고성능차 스피드 식스는 20세기 벤틀리 모터스포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며, 오늘날 벤틀리 고성능 모델의 뱃지 "스피드"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G클래스는 듀센버그 차들이 출품되었습니다. 듀센버그는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어거스트, 프레드릭 듀센버그 형제가 창립한 자동차 메이커로, 세계 대공황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1937년 폐업하게 되었습니다. 두 대의 모델 J가 사진에 보여지고 있는데, 앞에는 1931 모델 J 르바론 스페셜 페이튼, 뒤에는 1929 모델 J 머피 토페도 컨버터블 쿠페입니다. 서민형 포드 모델 T가 300달러, 미국 의사 연봉이 3000달러 정도 할 시절 나온 듀센버그 모델 J의 가격은 3만달러로 미국차 중 가장 비싼 차였습니다. 직렬 8기통 6.9리터 엔진에 자연흡기 모델 J 최고속도는 192km/h, 슈퍼차저 모델 SJ 최고속도는 225km/h 수준으로, 배기량만 큰 당대 캐딜락, 링컨 차들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유럽 명차 롤스로이스, 히스파노 수이자 등과 진지하게 겨룰 수 있었던 명차로 미국인들에게 추억 가득한 브랜드로 회자되고 있으며, 개리 쿠퍼가 보유했던 듀센버그 SSJ는 경매에서 2,200만달러에 낙찰되는 등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클래스H는 롤스로이스 세계대전 전(前) 모델들로, 1934 팬텀 II 컨티넨탈 H. J. 뮬리너 세단카 드롭헤드, 1937 팬텀 III 바커 스포츠 설룬을 나란히 보고 계십니다. 팬텀은 1925년부터 만들어진 차로, 1990년에 6세대로 대가 끊겼다가 2003년부터 BMW 산하로부터 이름이 부활하여 플래그십 세단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클래스I의 세계대전 전 벤츠 모델들 가운데선 단연 540K 로드스터가 가장 멋졌습니다. 1936 540K 스포츠 카브리올레 A 모델이 행사가 끝나고도 기념사진 촬영차 포토스팟을 계속 만들어주고 있어서 많이 담아봤습니다.


클래스 J-1 유러피언 클래식 오픈카 부문에선 다양한 메이커의 차들이 출품되었습니다. 클래스 1위의 탈보 라고 T150C 카브리올레에 이어 2위는 1938 호르히 853 글라서(Glӓser) 스포츠 카브리올레. 익숙한 네개의 원 로고에서 유추할 수 있듯, 호르히는 아우디의 전신이 되었던 4개의 메이커(아우디, DKW, 호르히, 반더러) 중 하나입니다.


1937 푸조 302 달맛 포투(Darl'mat Pourtout) 로드스터. 30~40년대 푸조를 기초로 로드스터, 쿠페 및 고성능 모델들을 개조하는 달맛이라는 곳에서 만든 차로, 특히 302 달맛의 경우 보기엔 왜소해보여도 르망 레이스에도 출전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클래스 J-2 유러피언 클래식 클로즈드 카 부문 1위를 차지한 1937 들라예(Delahaye) 145 샤프론 쿠페. 1937~1939 그랑프리 대회에서 퇴역한 차를 당시 오너가 코치빌더 헨리 샤프론에게 맡겨 2시터 쿠페로 개조한 차입니다.


1938 탈보 라고 T23 Figoni & Falaschi Faux 카브리올레. 오늘날로 치면 선루프 쪽 부위만 살짝 개방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카브리올레입니다.


1935 부가티 타입 57 James Young Drophead Coupe


1936 부가티 타입 57S Atalante


1939 부가티 타입 57C Gangloff Stelvio


1939 부가티 타입 57C Gangloff Aravis

클래스 K-1 부가티 타입 57 부문에서는 바디타입별로 다른 타입 57이 6대나 출품되었습니다. 이름만 같을뿐, 코치빌더와 주문자의 오더 내용에 따라 서로 완전히 다른 아름다움을 발산합니다.


부가티의 30년대 오픈휠 레이스카 1933 타입 59 그랑프리 모델도 4종이나 출품되었습니다.


클래스 M-1 페라리 그랜드투어링 부문 1위는 1960 페라리 250GT 스카글리에티 스파이더 캘리포니아가 차지했습니다. 250GT 캘리포니아 스파이더는 페라리의 20세기 FR 스파이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로 손꼽히는 모델인데, 실물을 봐도 역시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하는 멋이 있습니다.


페라리 그랜드투어링 클래스 2위의 1960 페라리 400 수퍼아메리카 피닌파리나 에어로다이나미카 쿠페 시리즈1. 일반 400 수퍼아메리카에서 앞뒤 디자인을 보다 날렵하게 유선형으로 뽑고, 뒷쪽 휠에 커버를 덧붙인 특별판 에어로다이나미카 버전입니다.



클래스 3위의 1955 페라리 250 유로파 GT 피닌파리나 쿠페. 적게 생산된 250 유로파 GT 중에서도 피닌파리나 원오프로 만들어진 대단히 귀한 모델입니다. 타원형 그릴에 좌우 끝 안개등, 원형 테두리 안으로 들어간 말 로고만 봐도 당대 페라리랑 많이 다른 느낌이며, 페라리가 아니라 당대 어느 모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리어 윈드실드 전용 와이퍼도 있습니다. 페라리라기보다는 300SL 느낌이 나기도 하죠?


1951 페라리 212 인테르 기아(Inter Ghia) 쿠페


1956 페라리 410 수퍼아메리카 피닌파리나 쿠페, 뒷쪽의 푸른 차는 1966 페라리 500 수퍼패스트 피닌파리나 쿠페


1961 페라리 250GT 피닌파리나 카브리올레


1963 페라리 250GT SWB 스카글리에티 스파이더 캘리포니아. 같은 250GT 오픈톱이어도, 윈드실드가 높고 코가 싹둑 잘린듯한 일반 카브리올레와, 윈드실드가 낮고 보다 유선형으로 노즈를 뽑은 캘리포니아 스파이더가 서로 다른 느낌을 연출합니다.


M-2클래스는 페라리 컴페티션 경기차 클래스. 클래스 1위는 1955 페라리 750 몬자 스카글리에티 스파이더가 차지했습니다. 이 차는 필 힐, 캐롤 쉘비 등 전설적인 레이서들을 거쳐 짐 홀이 주인이 되었고, 그 후 60여년동안 이 차를 아끼고 보존해왔습니다. 현존하는 750 몬자 경기차 중 가장 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개체입니다.


클래스 2위를 차지한 1954 페라리 735S 몬자 스카글리에티 스파이더.


클래스 3위를 차지한 1954 페라리 375 플러스 피닌파리나 스파이더.



1967 페라리 412P. 포드v페라리 영화에 나오던 그 페라리와 많이 유사한 느낌인데요, 르망 레이스에서 330 P3을 커스터머 레이싱팀 버전으로 변형한 차라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 차도 단 4대만 존재하기에, 부르는게 35~45백만달러 수준입니다.


1968 람보르기니 미우라 P400 베르토네 쿠페


1968 람보르기니 미우라 SV 쿠페


1968 람보르기니 미우라 SVR 쿠페

N클래스는 람보르기니 미우라들이 집합했습니다. 리어 미드엔진 2시트 수퍼카 장르를 개척한, 수퍼카의 선조라 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이 날 미국, 유럽, 일본에서 미우라가 총 5대나 모였는데, 정말 진기한 그림이 아닐 수 없습니다.


O-1클래스는 세계대전 후 시대의 스포츠카들이 모였습니다. 클래스 1위는 1960 포르쉐 카레라 아바스 GTL. 356을 기반으로 이탈리아의 아바스가 경기용으로 손을 봤습니다. 경량화를 위해 더 낮은 전고의 알루미늄 바디를 설계하다보니 기존 356의 유선형 바디와는 측면부가 특히 많이 다릅니다.


클래스 2위를 차지한 1966 포드 GT40 라이트웨이트 쿠페. 포드v페라리 영화를 통해 요새 한창 유명해진 66년식의 GT40입니다. 헬멧을 쓴 상태에서 쉽게 타라는 배려로 윗쪽까지 도어 절단면이 넓게 나있는데, 차 자체가 워낙 낮아서 차주분이 타는데도 매우 힘들어하시던..


클래스 3위를 차지한 1952 시아타(Siata) 208S 모토 스파이더. 시아타는 피아트 차들을 경주용으로 개조하던 튜너였으나, 1948년부터 자체 뱃지를 단 차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208S는 스티브 맥퀸도 구입해 타고다닐 정도로 유명세를 끌었습니다.


1968 호멧(Howmet) TX 쿠페. 가스터빈을 동력원으로 만들어졌던 매우 실험적인 미국 레이스카입니다. 이 날 이 차가 움직이려 하면, 사람 허리 높이보다 낮은 조그만 차에서 거의 무슨 비행기 이륙할 때 나는 소리가 나서 다들 안 쳐다볼 수 없게 되더군요.


O-2클래스는 세계대전 후 시대 투어링카들의 모음입니다. 해안가에서 모델 포즈 취하고 있는 1960 애스턴 마틴 DB4 투어링 설룬, 그리고 1954 포드 코메트 몬테카를로, 1947 탈보 라고 T26 카브리올레 등 흔치 않은 차들이 모여 있습니다.


해안가 명당은 앞서 창사 100주년의 벤틀리들이 차지하기도 했지만, 안쪽 명당은 마찬가지로 2019년으로써 창사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카로체리아 자가토의 차들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카로체리아는 21세기 들어 자동차 생산방식이 변하면서 튜닝 업체들과 더불어 점점 쇠락하는 추세에 엤는데, 자가토는 오늘날에도 알파로메오, 애스턴마틴 등과 함께 활발하게 특별판 신차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카로체리아 자가토의 아름다운 20세기 명차들을 시대별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P-1 클래스에서는 자가토 세계대전 전 모델들로, 1932 마세라티 V4 자가토 스파이더, 1933 알파 로메오 8C 2300 자가토 코르토 스파이더 등 3종이 출품되어, 위 사진 순서대로 나란히 클래스 1, 2위로 평가받았습니다. 1919년 항공업계 출신 우고 자가토에 의해 창립된 자가토는 당시 시대의 무겁고 각진 차들에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접목하여 경량화시키고,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디자인으로 손보는 것에 능하여 일찍이 부가티,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등 수많은 명차 제조사들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었습니다.


P-2 클래스에서는 자가토 세계대전 후 모델들로, 유선형의 아름다운 모델들이 14종이나 출품되었습니다. 클래스 1,2위는 앞서 따로 스페셜 어워드를 차지한 1962 애스턴 마틴 DB4GT 자가토 쿠페, 1956 페라리 250GT 자가토 베를리네타 스페치알레에 돌아갔고, 3위는 1956 마세라티 A6G 2000 자가토 쿠페가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자가토들 중에서도 너무 멋지고 좋아하는 차들이 많기에, 따로 또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59 란치아 플라미니아 자가토 쿠페(위)와 1964 란치아 플라미니아 스포츠 자가토 쿠페. 오늘날엔 사실상 죽은 브랜드가 되어서 너무 아쉽지만, 20세기엔 이렇게 아름다운 명차들이 많았던 란치아입니다.


(빨간색)1953 피아트 8V 자가토 베를리네타와 (은색)1954 피아트 8V 엘라보라타 자가토 쿠페. 8V는 V형 8기통 2.0리터 엔진을 썻다는 의미로 붙은 이름인데, 포드가 V8이라는 명칭을 상표등록해버려서 이를 우회하기 위해 거꾸로 8V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자가토, 기아, 비날레 등 많은 카로체리아들이 손을 본 아름다운 명차들이 오늘날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가토 또한 참여하였는데. 버블 루프와 더욱 부풀려진 바디 굴곡이 두드러지는 엘라보라타 버전이 특히 멋지죠. 뱃지만 떼고 보면 마세라티나 페라리를 연상케 하는 특별한 멋이 있습니다.


1965 람보르기니 3500GTZ 자가토 쿠페. 감히 트랙터 업자 따위가 내 차를 지적하느냐는 엔초 페라리의 인성에 빡쳐서 스포츠카 메이커를 직접 만들어보겠노라고 선언하고 나섰다는 람보르기니의 창사 일화는 워낙 유명한데요, 람보르기니가 수퍼카 메이커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것은 미우라부터였지만, 람보르기니 창사 첫 시판차로 생산된 첫 차는 그랜드투어링 성향의 점잖은 350GT 쿠페였습니다.


350GT를 가지고 자가토에서 디자인을 손본 것이 위의 3500GTZ로, 350GT와 비교하면 보다 유선형의 굴곡이 두드러지는 보다 아름다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파로메오 TZ2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1961 브리스톨 407Z 자가토 쿠페. 자가토의 클라이언트가 매우 많다고는 하지만, 심지어 영국차인 브리스톨까지 콜라보한게 있는지는 정말 몰랐네요. 오늘날까지도 고전적인 스타일의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는 브리스톨 역사상 가장 유선형에 아름다운 차를 자가토가 만들어주었습니다.


1955 알파로메오 1900 CSS 자가토 쿠페


1965 알파 로메오 TZ1 자가토 쿠페


1965 알파로메오 TZ2 자가토 베를리네타. 특히 저는 독특하게 3분할된 리어 글라스에 칼로 싹둑 잘린듯한 절도있는 뒷태가 매력적인 TZ1을 무척 좋아합니다. TZ1에 대한 소개는 제가 2017년 다녀와 작성했던 일본 오토모빌 카운실 후기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http://avantgarde.egloos.com/4140335


마지막 R클래스에는 히스토릭 핫로드들이 모였습니다. 미국은 20~30년대 포드 모델T 류의 올드카들에 고출력 엔진과 개성넘치는 내/외관 튜닝을 더한 핫로드 문화가 발달했는데, 드래그레이스 용도다보니 극단적으로 앞뒤 타이어 사이즈를 달리하고 지붕뿐만 아니라 보닛조차 삭제한 특이한 시도가 많습니다. 60년대부터 더 크고 잘 나가는 머슬카가 유행하며 잠시 핫로드 문화가 사그러들다가, 옛 것에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에 의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클래스 1위로 꼽힌 "쿠키 카"라는 별칭의 1922 포드 로드스터 픽업. 측면으로 뻗은 3개의 배기구, 앞부분을 한껏 웅크린 개성 넘치는 스탠스와 파랑/빨강, 불꽃무늬의 대비가 실내/외뿐만 아니라 엔진룸과 동력계 요소까지 세밀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꾸밈새가 요란해보일 순 있지만, 하나의 올드카 문화로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의 진기한 명차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Best of Show를 발표하고 다함께 자력 복귀하는 모습.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야외 행사가 모두 위축되는 분위기라 올해에는 이 행사가 열릴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긴 하지만, 언젠가 전염병 이슈가 잦아들면 꼭 한번 찾아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림같고 아름다운 골프장 그린 위에 펼쳐진 초대형 자동차 박물관이 5개 이상 뭉쳐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많은 내용물을 하루에 다 보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다시 가게 된다면 아침 일찍 가서 컨셉트카 lawn과 특별 전시구역을 쓱 훑고, 이쪽 클래식카 경연장에서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JVoPcMK8CkY


https://youtu.be/iGuFmcrNvzA


https://youtu.be/0Vc0K-fov30


사진에 못담은 다른 차들과, 생생한 사운드가 포함된 자세한 내용은 직접 촬영해온 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으며, 다음 포스트는 렌터카를 타고 LA로 넘어가면서 있던 미국 서부 자동차 여행기들을 쭉 이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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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현대 신형 아반떼(CN7) 실물 첫 구경 - 아반떼HD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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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미국에서 온라인 신차발표회를 거치고, 한국에도 곧 출시 예정인 7세대 신형 아반떼(CN7)를 우연히 목격하여 사진을 담아보았습니다. 전면부는 그랜저IG 페이스리프트, 쏘나타DN8과 우사하게 더욱 날카로운 육각 그릴이 전면을 지배하고 있으며, 헤드램프는 마치 그릴과 T자형으로 이어지듯 일체감 있는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릴과 범퍼 하단은 국내 판매사양은 기본형부터 최상위까지 모두 동일하게 다크 크롬으로 마감되어,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상을 남깁니다. 쏘나타DN8이나 그랜저와 달리 현대 로고는 그릴 윗쪽에 붙는 형태로, 이전 아반떼들보다 로고 자체의 사이즈가 많이 커진 느낌입니다. 헤드램프는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이하트림에 붙는 프로젝션 헤드램프로, 굳이 LED 헤드램프 옵션을 고르지 않아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충분히 봐줄만합니다. 보닛과 범퍼의 단차는 특수목적으로 생산된 시험차인만큼 일반화해서 볼 경우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앞,뒤 도어에는 파격적인 표면 카빙이 인상적입니다. 지루해질 수 있는 3박스 세단의 측면에 보다 긴장감을 주는, 글로벌 동체급 준중형세단 중 유일한 개성적인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5스포크 휠 또한 삼각으로 복잡한 절개면을 보이고 있는데, 투톤으로 나뉘어 입체적인 형상이고, 개구면적 자체는 많이 작아졌습니다. 휠 자체에 구멍을 최소화하여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시도가 친환경차들에서 점점 일반 내연기관차들로도 확대되어가는 추세죠. 최상위급 타이어 사이즈는 225/45R17로 구모델이 될 기존 아반떼AD와 동일합니다. 순정타이어도 비슷한 급의 국산으로 쓰는 것 같네요.


측면은 3박스 세단스럽지 않아보이게끔 루프에서부터 트렁크까지 거의 패스트백에 가까운 느낌으로 완만하게 타고내려가는 라인을 그립니다. 도어에서부터 시작되는 날카로운 삼각 모양의 카빙은 후면까지 이어지고, 마치 스포일러를 연상케 하듯 날카롭게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 H자 형상으로 가로로 길쭉하게 이어진 테일램프로 긴장감 있으면서 개성 넘치는 뒷태를 완성합니다.


범퍼 하단에는 듀얼머플러팁을 연상케 하는 장식만 있을 뿐 수도꼭지형 히든 싱글 머플러팁을 숨겨두고 있습니다.

검댕 현대 로고는 그냥 시험차만 저렇게 적용되어 있고, 앞범퍼와 마찬가지로 늘 그랬듯 크롬 재질로 붙습니다. 아반떼 차명 레터 로고는 트렁크 가운데에 A V A N T E 로 살짝 자간을 띄워 가운데정렬 형태로 붙을 예정입니다. 제동등 하단의 방향지시등, 후진등까지 빨갛게 된 부분은 북미 수출사양만 저렇게 적용되며, 국내는 투명색으로 대체 적용됩니다.


6윈도스럽게 보이게 하려고 고심한듯한 2열 창문 뒷쪽의 플라스틱 몰딩이 조금 고급감이 떨어져보이는 것이 옥의 티입니다. 하지만 뒷쪽으로 흐르는 역동적인 조형미를 보면 충분히 용서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2006~2010년간 판매된 아반떼HD와의 비교. 사람으로 치면 증조할아버지와의 만남이라고 봐야 할까요? 10~14년동안 정말 극적인 발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 시절에는 동시대의 혼다 시빅이나 토요타 코롤라같은 차들에 선망이 있었는데, 7세대 신형 아반떼는 최신의 시빅이나 코롤라와 비교해봐도 정말 디자인적으로나 사양적으로나 크게 부족함 없는 모델이 되었으니 말이죠.






아반떼 7세대는 코로나 시국 때문에 유튜브 채널에서도 VR로 내/외관을 자세히 볼 수 있는 컨텐츠도 만들어두어, 어디 밖에 안 나가도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사진보다는 실물이 정말 멋진 차라는 점.. 추후 모터스튜디오 등 자세한 관찰이 가능한 쇼룸에 입고되면 한번 더 자세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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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 시승기 (E-터보 AWD 풀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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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형 컴팩트 SUV 장르를 한국에서 처음 개척한 장본인은 사실 2013년 트랙스를 출시시켰던 한국지엠 쉐보레입니다. 트랙스는 출시 초기에 휘발유 1.4 터보만 존재하여 SUV에 디젤 엔진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조기 선점효과를 챙기지 못했고, 그 와중에 2017~2018년경 티볼리, 코나 등 경쟁차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서 점점 존재감을 잃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투입된 신모델 트레일블레이저는 트랙스뿐만 아니라 경쟁차들보다도 덩치를 훨씬 키워, 판을 뒤집을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왔습니다. 이번 리뷰에 함께하게 될 시승차는 RS E-터보 AWD 풀 옵션 사양에, 아가타 레드(GIL) 컬러.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실 콜로라도 트럭 기반 SUV의 이름으로 일찍이 쓰여온 이름입니다. 사실 미국 본토에서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GM 공장을 여럿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예 대가 끊어졌지만, 동남아/호주/남미형으로 만드는 염가형 콜로라도에서는 해당 트럭 기반 SUV로 이름이 꾸준히 쓰이다가, 2020년 한국지엠 개발 컴팩트 SUV의 이름으로도 쓰이게 되었습니다. 참 복잡한 족보를 가진 이름의 차지만, 이번 시승기에서는 2020년부터 한국에 파는 트레일블레이저만 언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1. 외형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본형, 액티브, RS로 트림에 따라 외모가 서로 다릅니다. 액티브는 플라스틱 몰딩을 차체 전체적으로 보다 많이 두르고, 편평비가 비교적 높은 17인치 휠타이어를 적용해 오프로드 주파 성격을 살렸고, RS는 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범퍼, 18인치 휠타이어, 검정색 로고/엠블럼으로 도시적으로 잘생긴 차 느낌을 살렸습니다. 사실 컴팩트 SUV를 사서 제대로 된 험지를 들어가는 경우도 잘 없다보니, 저는 도시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의 RS 트림의 외모가 제일 마음에 드는 것 같습니다.


전면은 상단 DRL+턴시그널, 하단 LED 전조등으로 나뉜 분리형으로 구성된 헤드램프가 특징입니다. 이런 구성은 현대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에서도 먼저 쓰이고 있긴 한데, 쉐보레 쪽은 지난 수십년간 활용해온 전통의 3분할 그릴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크 티타늄 크롬 그릴 바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RS 로고와 블랙 쉐보레 보타이 로고는 RS 트림만의 특징.


컴팩트 SUV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제법 덩치가 커보이는 측면부의 모습. 실제로 지난 3월 르노삼성 XM3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국산 최대 크기제원의 컴팩트 SUV였습니다. 몇달 내 신모델로 교체되긴 하겠지만 3세대 투싼(TL)과도 거의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경쟁모델 대비 전고도 확실히 높아서 박스카로 개발된 기아 쏘울의 전고(1,615mm)보다도 높지만, 리어 글라스 기울기를 최대한 눕히고, C필러 쪽에 블랙 컬러 루프와 연결되는 장식을 더해 차가 시각적으로 더욱 날렵해보입니다.


후면부는 전/측면에 비해선 조금 단조로워보입니다. RS 트림용으로 원형 팁의 듀얼 머플러와 블랙 쉐보레 뱃지 및 트레일블레이저 차명 로고가 적용됩니다.


요즘 듀얼머플러팁을 흉내만 내고 실제론 수도꼭지같이 생긴 싱글 머플러만 히든 타입으로 감추는 차들이 많은데,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진짜로 듀얼 머플러입니다. 얼마나 공기역학적인 도움이 되는진 모르겠지만 제법 멋을 부린 리어 디퓨저도 갖추고 있고요.


후면부가 정말 100% 후면에서 보면 좀 심심하고 작아보이지만, 측면에 표현한 굴곡과 낮은 경사의 리어 글라스로 인해 전체적인 몸매는 당당해보이고 준수한 편입니다. RS트림용 18인치 휠과 조합되는 순정타이어는 한국타이어 키너지 GT 225/55R18이 앞/뒤 공통입니다.



2. 내장
사실 그동안 쉐보레 차들은 사양적으로 부족한게 많아도 미국차의 개발여건을 따라가다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해야만 하는 부분이 꽤 있었는데, 이번엔 거꾸로 트레일블레이저만이 가진 사양 우위가 꽤 많습니다.


RS 트림은 젯 블랙+레드 포인트 인테리어 조합으로 차별화됩니다. 블랙 모노톤 인테리어지만 빨간색 포인트 장식들 때문에 결코 단조로워보이지 않습니다. 레드 포인트 컬러는 시트/핸들 스티칭, 에어벤트 테두리, 보조수납공간 테두리, 기어레버, 계기반 링, 시트 라벨 등에 적용되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용 D컷 핸들이 그 정점을 찍습니다. RS 트림이 액티브 트림 대비 가격이 약 50만원 더 비싼데, 그 가격차이에 따라오는 18인치 휠타이어와 멋진 D컷 핸들 때문에라도 무조건 RS 트림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핸들리모컨 버튼 조작감을 개선한 신규디자인 D컷 핸들 또한 말리부나 이쿼녹스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마음에 듭니다. 4.2인치 컬러 클러스터를 가진 계기반은 RS 전용으로 빨간 테두리를 둘렀고, 클러스터 화면 내 표시되는 정보가 무척 많습니다.


컴바이너 타입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됩니다. 플레이트가 오르내릴때의 소음 억제력이나, 표시해주는 정보의 다양성(RPM 게이지, 미디어 재생정보, 내비게이션 정보, ADAS 활용 정보, 전방추돌경고 알림 등)이 매우 우수한 것이 마음에 듭니다.


HUD 조작을 위한 물리버튼이 따로 구성되어 있어, 트립모니터 화면을 여기저기 찾아서 설정해야 하는 타사 차들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헤드램프는 다른 쉐보레 차들과 마찬가지로 따로 다이얼형 컨트롤러를 두고 있는데, 오토가 스탠다드라서 야간 스텔스 운전자 조성을 방지합니다.


최대한 좌핸들/우핸들 사양의 공용 생산이 용이하게끔 좌우대칭으로 만들고자 노력한 티가 보이는 센터페시아. 이로 인해 조금은 어색하게 처리된 부분이 바로 비상등 버튼 위치인데,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왼쪽 공백면이 어색해보일 수 있어도 사실 저 자리는 운전석에 앉으면 핸들에 정확히 가려지는 부분이다보니 비상등을 바깥쪽으로 빼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운데 조작계를 운전자 쪽으로 틀어지게 설계한 차들이 제일 이상적이긴 한데, 이 차는 전폭이 엄청나게 넓은 차는 아니어서 평면적인 레이아웃이어도 손을 뻗어 모든 조작을 수행하는데에 큰 지장이 없습니다.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스크린의 크기는 뭐든 다 크다는 이 차에서 경쟁차들 대비 비교적 작은 부분인데, 그래도 확실한 비교우위가 있다면 바로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가 무선으로 실행 가능하다는 것! 근래 타본 여러가지 크고 비싼 차들에서도 못 본 기능입니다. 미리 블루투스 페어링 및 최초 세팅만 해두면 늘 차에 들어서 시동을 켤 때마다 자동으로 무선 커넥티비티가 실행되는 것이 흡족합니다. 다만 GPS와 와이파이 사용이 매우 많아지는 무선 커넥티비티 연결 특성상 핸드폰 무선충전 거치대상 충전 속도가 매우 느려지는 것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자체의 UI 속도나 조작편의성도 예전 마이링크 대비 많은 발전이 이뤄져서 안드로이드오토나 카플레이 없이 이것 자체만으로도 쓰기 좋습니다. 음성인식은 트립모니터 화면과 연동하여 명령어 경로를 핸들리모콘 컨트롤러로 쉽게 단축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고급감을 끌어올리는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 통풍시트 버튼과 열선시트 버튼의 상태 조명 컬러가 서로 다르게 적용된 부분을 보면 역시 한국의 세심한 입맛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조 컨트롤러 화면은 쉐보레 인포테인먼트상에서 더 큰 화면으로 따로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센터 쪽은 다양한 보조수납공간과 검정 광택 재질의 내장재로 성의있게 꾸며져있습니다. RS 트림 전용으로 기어봉에 RS 레터가 적용된 빨간 장식이 추가되며, 전동식 파킹브레이크와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 해제버튼, 스포츠 주행모드, AWD 주행모드 버튼 등 다양한 조작버튼으로 운전 편의를 돕습니다. 다만 전동식 파킹브레이크가 있음에도 오토홀드가 불가능한 점이 아쉬움을 남기고, 쉐보레 특유의 버튼식 매뉴얼 변속 +/- 셀렉터는 이질감이 어쩔 수 없습니다.


시트는 운전석이 럼버서포트 포함의 8웨이 전동이고, 조수석은 높이조절, 럼버서포트가 빠져서 기울기, 슬라이딩 조절만 가능한 수동식입니다.


길이 연장이 안되는 햇빛가리개, 샤크 타입이 아닌 일반 안테나, 락폴딩이 안되는 전동접이 미러 등 아직 세밀한 아쉬움 몇가지는 어쩔 수 없습니다. 역시 컴팩트 SUV로써 가격적인 타협을 할 수밖에 없나보다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모두 사소한 것으로 바꿔버릴 획기적인 옵션이 있으니 바로 파노라마 선루프. 국산 컴팩트 SUV 중 파노라마 선루프를 가진 차종은 트레일블레이저 혼자뿐입니다. 제가 일반 선루프 달린 차는 별로 흥미가 없는데,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마 선루프, 특히 SUV에서의 파노라마 선루프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뒷자리는 여러가지 앉아본 국산 컴팩트 SUV 중 가장 넓은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1열 시트 하단에 발 집어넣을 공간도 여유롭고,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키 182cm의 필자 기준으로도 제법 여유롭습니다. 차별 없이 적용되는 좌/우 시트백 포켓, 암레스트, 열선 기능도 마음에 듭니다. 다만 2열 에어벤트가 풀 옵션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흠입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에 이어 이 차만의 고급사양은 바로 전동트렁크. 다른 쉐보레 형님급 차들과 마찬가지로 개방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도 있습니다. 중형차에 전동트렁크도 옵션으로 없는 경우가 무척 많은 판에 컴팩트 SUV 치곤 좀 사치스러운 옵션을 갖췄다 싶긴 한데, 키 작은데 SUV 갖고싶은 분들이라면 정말 매력적인 옵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생각보다 여유로우며, 플로어 높이를 2단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4인 가족용으로도 쓸만한 메인카에 버금가는 공간 구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래버스에서 처음 보고 신기하게 잘 썼던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 옵션이 트레일블레이저에서도 선택 가능합니다. 트렁크 아래 발길질을 해서 트렁크를 여는 기능 자체는 기타 많은 차들에도 탑재되어 있지만, 발차기 포인트를 로고 프로젝션 라이트로 비춰주면 보다 정확하게 잘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트레일블레이저의 파워트레인은 3기통 휘발유 터보 엔진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엔트리급으로 1.2리터 터보 139ps 프라임 사양이 있으나 고를 수 있는 트림레벨이 하급이면서 연비상의 이점도 크지 않고 AWD 옵션도 고를 수 없어서 메리트가 떨어지고, 실질적으로 구매 물망에 올리는 차는 1.35리터 터보 156ps (프리미어/액티브/RS)사양입니다. 전륜구동 사양은 1.2든 1.35든 CVT로만 조합되고, 1.35 터보 한정으로 고를 수 있는 AWD는 자동 9단변속기와 조합되는 독특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입니다. 두가지 사양 모두 CO2 배출량이 낮기에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공영주차장 할인 등의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습니다.

1.35 터보 AWD 사양의 제원을 자세히 보면 최대출력 156ps/5,600rpm, 최대토크 24.1kg.m/1,600~4,000rpm을 가집니다. 3기통이지만 중형세단 말리부도 어렵잖게 끌고 나갔던 그 엔진과 동일하기에, 3기통이라는 사실 자체는 크게 걱정이 안되었고, 역시 생각대로 일상적인 가속영역에서는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변속단을 잘게 쪼개는 9단 자동변속기, 넓은 최대토크 발휘영역 덕에 100km/h 정속 주행 시에는 엔진이 2,000rpm 수준으로 낮게 회전하며 4기통 휘발유 SUV 못잖게 정숙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라이드 & 핸들링도 다른 지엠차들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안정적이고 좋습니다.

다만 배기량의 한계로 인해 x50 이상 고속에서는 가속이 많이 더뎌지게 되고, 9단 자동변속기는 특히 일반 주행모드에서 급 추월가속 시 아무리 세게 페달을 밟아도 킥다운에서 실제 급가속으로 이뤄지는 과정이 느린 편입니다. 빠른 가속이 필요할 시 체커플래그처럼 생긴 스포츠모드 버튼을 활용하여 회전수를 더 높게 사용할 수 있게끔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스포츠모드의 경우 RPM 사용영역대만 높여줄 뿐, 스티어링 에포트는 노멀과 아무 차이가 없는 점도 살짝 아쉽습니다. 뭐 노멀 모드의 조향감도 나쁘지 않은데, RPM만 높아지는 것보다는 좀 더 기분을 낼 수 있으면 어떨까 싶죠.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은 한국에 판매되는 쉐보레 뱃지의 차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편입니다. 1900만원대 기본형 LS 사양에도 차선이탈경고, 차선유지보조, 저속자동긴급제동 시스템과 같은 기초 안전 어시스트 사양이 기본 탑재되며, 막내인 트랙스에도, 미국에서 온 큰형 트래버스에도 없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옵션 추가가 가능합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 후 재출발이 가능하며, 앞차 추종능력도 부드러운 편. 다만 차선유지보조는 차선을 넘어가기 직전 상황의 경고음 재생 + 역방향 스티어 보조 정도만 해주고 있기에, 운전 중에 손을 잠깐 놓는다든가 하는 상황에 대응해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5. 연비
만탱크 상태로 인계받은 트레일블레이저는 누적 주행가능거리 447km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50리터짜리 연료탱크는 바늘 방식이 아닌 8칸짜리 도트형 게이지로 잔량이 표시되기에 풀 투 풀로 재보지 않은 이상 정확한 실연비를 알 수 없는데, 트립 기준으로 정차가 거의 없는 고속화도로에서 제한속도 이내로 달릴 때엔 트립연비가 15.4km/L까지 올라가고, 주말 수도권 시내를 돌아다닐 때엔 10.3km/L 정도가 나왔습니다. 공인연비 기준으로 1.35T AWD 18인치 사양은 복합 11.6, 도심 10.9, 고속도로 12.6 수준으로, 휘발유 엔진의 사륜구동 SUV 치고는 제법 괜찮은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에 디젤 엔진 옵션이 있었다면 가격이 지금보다 한 150~200만원 더 비싸졌을 텐데, 이 정도 연비 뽑아주고 소소하게 3종 친환경차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면 굳이 디젤 엔진에 대한 갈증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2020년 6월까지의 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트레일블레이저 1.35T RS(2,509만원), AWD(202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10만원), 셀렉티브 패키지2(111만원), 컴포트 패키지3(77만원), 프리미엄 패키지(125만원), BOSE 7스피커(48만원)으로 3,182만원(개소세 인하 원복 기준으로는 3,320만원). 풀 옵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타사 컴팩트 SUV에 없는 트레일블레이저만의 단독 탑재사양(파노라마 선루프, 전동트렁크, 무선 커넥티비티 등)들의 우세와 넓직한 크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 의향이 있는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3가지로 나뉜 패키지 옵션 구성에 한국 소비자 선호 사양들이 패키지별로 나뉘어 분포하고 있다보니, 결국 타협의 여지가 없이 풀 옵션을 살 수밖에 없는 구성입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 셀렉티브패키지2, 1열 통풍시트 ∈ 컴포트패키지3,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 프리미엄패키지, Z링크 리어서스펜션 ∈ AWD 패키지). 어떻게든 몇가지 옵션을 타협해서라도 2천만원대에 차를 사고 싶은 분들에게 부담으로 와닿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7. 총평
트레일블레이저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남다르게 큰 몸집과 사양 우위로 경쟁사의 한 체급 위 SUV들과 견주어도 모자람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컴팩트 SUV들은 제일 작은 사이즈와 제일 큰 사이즈가 전장 기준으로 200~300mm 넘게 차이 나기도 하는데요, 아무리 1~2인 가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언젠가 가족구성원이 늘어날 일을 고민한다면 이왕 큰 돈 주고 사서 오래 탈 수 있는 차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트레일블레이저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몸집을 가졌고, 편의사양은 중형급 이상 패밀리 SUV에 들어가는 것들도 과감히 가져왔기에 비싼 가격이 아깝지 않습니다.

한편 트레일블레이저를 계기로 한국지엠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간 미국에서 개발, 생산해 수입해 들여온 차들을 보면 정말 괴물같이 크고 넉넉한 반면 만듦새가 지나치게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보였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뱃지만 쉐보레일 뿐 디자인, 개발, 생산을 모두 한국지엠에서 주도한 차입니다. 타 쉐보레 차들과 공용해야만 하는 파츠가 많아 여전히 한계가 보이는 구석이 있긴 하지만, 항상 경쟁차 대비 뭔가 싼티 나보이던 다른 쉐보레들보다는 확실히 당당하고 화려해졌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아무리 작고 저렴한 자동차라 하더라도, 없어보이는 꼴은 절대 못 보는 높은 눈높이를 가진 까다로운 소비자들입니다.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디테일에 대한 배려까지 발전한 점은 분명 칭찬해줄 만한 부분입니다. 주로 1~2인이 타지만 언젠가 사람을 많이 태우게 될 날까지 오래 탈 수 있는 컴팩트 SUV를 찾는 사람들에게 트레일블레이저가 좋은 후보안이 될 것 같습니다.

장점 : 동체급 유일한 탑재사양들의 강점(파노라마 선루프, 무선 커넥티비티, 전동 트렁크), 넓은 뒷자리와 개방감, 다양한 내/외관 디자인 및 컬러 선택권, 실용영역대에서의 우수한 가속성능 및 정숙성
단점 : 급가속 시의 반응이 답답한 9단 자동변속기, 비싼 가격임에도 부족한 사양들(오토홀드 부재, 샤크안테나 부재, 사이드미러 락폴딩 부재), 사실상 풀 옵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옵션/트림 선택권

본 후기 글은 한국지엠 쉐보레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한국지엠 쉐보레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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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현대 올뉴 아반떼 시승기 (CN7 1.6 스마트스트림G IV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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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란트라를 포함하자면 어느덧 역사가 30년에 이르는 아반떼가 2020년 7세대 모델로 새로이 데뷔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현대차가 제일 잘 만드는 모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경쟁차를 모두 포기해버리고, 심지어 글로벌 판매 1위인 다투는 토요타 코롤라도 한국에서 쓴맛을 보고 재진출을 생각조차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안마당을 평정해버린 아반떼의 신모델이 얼마나 잘 나왔을지, 주말 시승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차종은 스마트스트림G 휘발유 1.6 IVT 사양에, 2,100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옵션이 조합된 모델입니다. 요새는 워낙 훌륭한 퀄리티의 동영상으로 무장한 인플루언서 분들이 많다보니, 제조사 공식 시승차를 타볼 기회가 제게는 너무 기약이 없고, 입고된지 얼마 안 된 카셰어링 차를 통해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보통의 카셰어링 차들과 달리 애프터마켓 장착품이 하나도 없고, 주행거리도 600km대라서, 아반떼 CN7 출고상태 그 자체의 사양을 느껴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남들 손 돌고 돌고 험하게 돈 미디어 시승차들도 주행거리 수천km대가 넘는 차종들이 많죠.

참고로 현대차그룹은 코드네임 체계를 많이 바꿨습니다. 과거에는 알파벳 두자리로만 구성해서 뒷자리 알파벳이 체급, 앞자리 알파벳이 차종 구분인데, 알파벳이 26자밖에 없고, 현대,기아가 모두 공용하다보니 코드네임 경우의 수 고갈이 금방 올 수밖에 없어서 변경을 하게 된 듯 합니다. 신규 코드네임 체계는 알파벳 두자리와 숫자 한자리가 붙게 되는데, 승용 모델의 경우 앞자리가 체급, 뒷자리가 브랜드, 마지막자리 숫자가 세대(generation)입니다. 차종 장르나 일부 로컬모델에 따라 규칙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시판 모델만 보자면 좀 더 명확하게 정리되었고, 차후 수십년동안 나올 후신 모델들의 연속성을 꾀하기에도 보다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1. 외형
아반떼 CN7은 날카로운 각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자신감과 개성 넘치는 외모를 자랑합니다. 전면은 프로젝션 할로겐 헤드램프를 빼면 최상위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서 존재감이 제법 뛰어납니다. 어두운 베젤로 처리된 헤드램프는 검정색 그릴과 맞바로 이어지는 디자인을 취해, 어디까지가 헤드램프고 어디까지가 그릴인지 경계가 모호한 입체적인 마스크를 완성합니다. LED DRL이 기본탑재되면서 안개등은 없어지게 되었고, 휠하우스로 이어지는 에어터널에도 삼각 모양의 장식을 덧붙여 차가 넓어보이는 데에 기여합니다.


측면은 전세계 경쟁차 어디를 뒤져봐도 찾기 힘들 도어의 파격적인 엣지가 인상적입니다. 프론트 휠하우스 쪽에서 시작된 엣지가 날카로운 삼각형을 그리며 측면에 Z형 라인을 그리고, 테일램프쪽 굴곡과 절묘하게 이어지며 2천만원대 여느 평범한 세단에서 보기 힘들 역동적인 조형미를 연출합니다.


크기제원을 보면 아반떼AD보다 전고 빼고 모든 것이 다 커졌습니다. EF쏘나타보다는 이미 전장 빼고 모든 것이 다 크고, NF쏘나타와 비교해도 전폭과 휠베이스 차이는 거의 미세한 수준입니다.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 등 북미 경쟁모델들도 이미 다 몸집을 전장 4.7m 근접 수준으로 키우고 있기에 아반떼도 그들을 따라 몸집을 키웠고, 그러다보니 4인가족 패밀리카로 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싶을 수준으로 커진 셈입니다.


측면 도어의 굴곡은 사소한 접촉사고에도 판금이 매우 까다롭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게 하지만, 쿼터뷰로 이 차를 보면 볼수록 역동적으로 조각된 전/후면의 디자인 요소들과 정말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플라스틱 질감을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 리어 쿼터글라스 느낌의 장식, 그리고 단차가 잘 맞지 않아보이는 보닛 절개면의 마감은 잘 조각된 디자인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아쉬운 요소들입니다. 보닛 절개면은 이 차 한대만 그런줄 알았는데, 여기저기 다른 전시차들을 봐도 비슷하더군요.


후면만 보면 흡사 잘 조각된 쿠페를 보는듯합니다. 불과 5년도 되지 않은 아반떼AD를 마치 10년 전의 지루한 차처럼 만들어버릴 정도로 파격적으로 깎아냈습니다. 치켜올라가듯한 트렁크 리드는 뒷유리창에서부터 이어지는 독특한 굴곡을 가미해 보다 역동적이며, 현대차 로고 빼고는 무엇 하나 둥글게 말린 것 없이 날카롭습니다. 신형 K5(DL3)와 마찬가지로 트렁크 리드 윗쪽에 유리창처럼 보이게 하는 검정색 유광 장식을 덧대 잘빠진 패스트백을 보는듯한 착시를 연출했으며, 가로로 길고 얇게 뽑은 테일램프 아래 넓은 자간으로 가운데 정렬한 아반떼 영문 로고마저도 치밀하게 계산된 듯한 위치선정입니다. 여러모로 형님인 쏘나타 DN8과 비슷한 디자인 레파토리를 취하되, 보다 젊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한껏 개성을 강조한 느낌입니다.


옵션 LED 테일램프를 넣으면 H자 모양으로 미등이 길게 켜지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테일램프 자체에도 약간 어두운 베젤을 적용해 느낌이 보다 새롭습니다.


15인치 휠 + 195/65R15 순정타이어와 17인치 휠 + 225/45R17 순정타이어의 비교. 투톤으로 조각된 17인치 휠이 훨씬 멋진데, 약간의 연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무조건 선택옵션으로 넣을 가치가 있습니다. 순정타이어는 모두 동일하게 한국타이어의 사계절 제품



2. 내장
형님급 차들의 옵션을 적극 반영하여 더욱 새롭고 고급스러워진 아반떼 CN7의 실내입니다. 최근 신형 그랜저에서 선보였던 것과 비슷하게 얇게 뽑은 에어 벤트가 실내 장식과 이어지게끔 디자인되어 시각적으로 차가 더욱 넓고 시원시원해보입니다.


모던 트림부터 기본 장착되는 열선 가죽 스티어링 휠은 쏘나타 DN8에 들어간 것과 비슷한 디자인입니다. 쏘나타의 것은 ㄷ자 모양 스포크 안쪽 메탈릭 장식이 겨울철에 만지면 너무 차가운 느낌이라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나는데, CN7은 스포크 안쪽 손에 닿는 부분을 별도의 돌기 달린 플라스틱 소재로 마감하여 촉감이 개선됐습니다. 핸들리모콘 버튼도 투톤 컬러로 적용하여 시각적으로도 더욱 보기 좋아졌습니다.


10.25인치 풀 컬러 계기반. 내비게이션 맵을 통째로 옯겨와 띄워주는 등의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필요시 우측 RPM게이지 쪽을 전체경고화면으로 전환하여 경고 시그널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드라이브모드별로 변환 가능한 다양한 게이지 디자인 테마를 연출합니다. 섬세하게 조각된 핸들 뒷쪽 좌/우 칼럼 또한 쏘나타DN8의 것과 동일하게 구현했습니다.


이제 작은 차라고 내비게이션까지 작지 않습니다.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은 쏘나타DN8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인치수로, 3분할 구성 가능한 와이드 스크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안마당에서 제일 큰 제조사답게 쓰기 편하고 업데이트 대응이 빠른 내비게이션 맵 및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는 역시 현대차그룹의 장점입니다. 자주 쓰는 기능은 물리버튼을 바깥으로 빼두어 더욱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고요. 푸른색 큐브 안에 가둔 신규 아이콘 디자인이 뭔가 서로 구별하기 어려운 것 말고는 크게 흠잡을 것 없습니다.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드라이브모드에 연동하여 스포츠모드에선 빨간색, 에코모드에선 초록색, 일반모드에서는 파란색으로 스스로 컬러를 바꿉니다. 물론 컬러 팔레트에서 직접 컬러를 고르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반떼 모던트림(중간급) 기본사양으로 들어가는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은 미세먼지센서 연동 공기청정기능을 기본탑재하고 있습니다. 모던트림에서의 통풍시트는 운전석에만 기본 탑재며, 72만원 주고 패키지 옵션으로 조수석 통풍시트를 추가하거나, 운/조 통풍시트가 모두 기본인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올라가도 됩니다.


보조수납공간 윗쪽엔 USB 포트 2개가 적용되며, 시프트-바이-케이블 식 전통적인 자동변속기 노브는 항공기 기어를 연상케 하는 사각 디자인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기어노브 주변 버튼은 많이 최소화되었습니다.


컵홀더는 캔음료같이 작은 것을 넣어도 흔들리지 않게끔 별도의 하우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자식 파킹브레이크가 적용되는 상위급 모델에는 아예 플레이트 자체를 뽑아올려 높낮이를 바꿀 수 있는 컵홀더로 변경됩니다.


뭔가 뒤로 많이 물러나버리고 공간이 좁아져서 아쉬운 암레스트.


없어도 될 것 같은데 왜인지 만들어진 조수석 좌측 바. 손잡이처럼 쓰게끔 작은 구멍이 파져있긴 한데, 조수석 승차자 입장에서 보조수납공간의 뭔가를 꺼내려 하거나, 에어컨 조작 등을 할 때 손 닿기가 불편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틈새에 전용 보조수납공간도 파두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뭔가 불필요한 벽이 만들어진 느낌.


와이드 직사각형 형태의 풀 디지털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수평으로 잇고, 운전석 좌측 구석까지 에어벤트를 얇게 뽑다보니 계기반~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모니터 하우징 설계상 맨 왼쪽에 어쩔 수 없는 공백 공간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그냥 까만 칸으로 두기에는 허전했는지 뭔가 인덕션 가열장치를 보는듯한 그림을 그려놨는데, 조금 작게라도 뭔가 기능적인 요소를 뒀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최근 현대차들 다 그렇듯 하이패스 단말기는 헤드라이너 쪽으로 붙이고, 룸미러를 슬림하게 뽑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선글라스 수납함은 없어지게 되었지만, 심미적인 측면에서는 투박한 플라스틱 선글라스 수납함이 노출되는 것보다는 새로 바뀐 방식이 더 보기 좋긴 합니다.


인조가죽 수동조절 시트와 전체적 운전석 실내공간의 모습. 보다 심플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로 실내를 꾸몄으며, 손에 닿는 내장재들의 느낌도 좋은 편입니다.


뒷자리는 어른 두명이 앉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헤드룸과 레그룸을 갖췄습니다. 모던 트림 기본형에는 아무런 탑승자 편의장비가 없긴 하지만, 30만원짜리 컴포트2(뒷좌석 편의) 옵션만 추가하면 뒷자리 열선, 리어 에어벤트, 조수석 시트백포켓이 추가되니, 4인가족 패밀리카로 이 차를 생각하신다면 꼭 옵션추가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최고사양에 가도 존재하지 않는 운전석 시트백포켓은 포켓 달린 시트백 품번만 알아내면 주문해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구모델이 된 아반떼AD를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 저에게만 보이는듯한 아주 사소한 옥의 티인데.. CN7 아반떼도 원가절감이 들어갔구나 싶은 부분이 뒷자리 도어트림 보조수납공간. 앞자리 쪽 재질과 너무 차이가 나서, 뒷자리에서 저걸 더듬어보면 마치 택시 타는 느낌입니다. 인스퍼레이션 트림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반떼의 실구매자는 뒤에 앉을 일이 잘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타협을 한 것 같은데, 원가 몇원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앞자리랑 같은 재질로 써주면 어땠을지 싶습니다.


요즘 준중형차들이 다 그렇듯 충분히 넓고 쓰기 편한 트렁크. 두가지 아쉬움을 짚어보자면 첫째로 플로어 하단 공간 활용. 스페어 타이어가 필수적인 수출시장을 위해 동그랗게 파둔 널찍한 공간에 비해 타이어 리페어 키트 하우징의 부피가 너무 작다보니, 차라리 하우징 자체를 크고 넓게 만들어서 보조수납공간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너무 쓸데없이 노는 공간을 만들어버린 느낌입니다. 그리고 쏘나타 DN8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안쪽 손잡이가 없어져서, 트렁크를 닫을때 트렁크 외판에 꼭 지문을 남기게 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아반떼는 LPG 1.6 사양을 제외하곤 1.6 휘발유 자연흡기 사양으로만 출시되었습니다. 스마트스트림 1.6 휘발유 엔진의 제원은 최대출력 123ps/6,300rpm, 최대토크 15.7kg.m/4,500rpm으로, 이전 아반떼AD 페이스리프트 사양에 적용된 것과 사실상 같습니다. 같은 엔진이 적용된 기아 K3(BD)를 만족스럽게 타봤던 소감에 기대어 약 200km 안되는 거리의 드라이빙을 다녀왔습니다.


130마력도 안 하는 출력이 조금 보잘것없어보일 수 있지만, 의외로 표기출력 132마력이라고 하는 아반떼AD 1.6 GDI 엔진보다 느리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1.6 휘발유 15인치 타이어 사양 기준으로 아반떼AD 대비 공차중량이 45~50kg 줄어들었으며(15인치 휠타이어 기준 1,250kg vs 1,205kg), 때문에 출력은 소폭 작아졌지만 중량 대비 출력비가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MPI 엔진으로 바뀌면서 확연히 줄어든 냉간 시동 소음, 최대한 저RPM으로 가속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IVT 무단변속기로 인해 일상 주행간의 만족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100km/h 정속주행간 RPM은 2,000rpm을 살짝 밑도는 수준으로, 보다 정숙한 크루징이 가능해집니다.


라이드 앤 핸들링의 특성은 아반떼AD와 비슷하게 적당히 탄탄한 수준이고, 신규설계 저중심 플랫폼으로 인해 회두 감각이 더 민첩해진 느낌입니다. 수동변속 모드를 들어가면 기어를 가상으로 8단까지 쪼개 쓰는데, 드라이브모드를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면 높은 회전수를 유도하며 산길에서 더욱 즐거운 운전이 가능해집니다. K3와 마찬가지로 주행 패턴에 따라 드라이브모드를 능동적으로 바꾸는 스마트 모드도 존재합니다.


급가속을 붙이려 하면 고RPM에 고정되어 엔진이 터질듯한 비명을 지르며 나아가는 옛날 방식 CVT와 이 차의 변속기를 동등선상에서 비교하면 안됩니다. IVT는 타사 옛날 CVT들과는 확실히 다르고 똑똑해서, 회전수를 쪼개 쓰면서 상대적으로 정숙하고도 빠른 발진가속이 가능합니다. 그나마 뭔가 딴지를 걸려 해도, 130마력도 안 하는 차가 왜 x50 이상부터 느리냐고 하면 의미가 없는 지적일 것입니다. 이 차는 보다 저RPM으로 힘을 덜 들이면서도 아반떼AD 시절 1.6 GDI + 6단 자동변속기보다 쉽고 경쾌하게 가속을 붙일 수 있고, 연비도 15인치 휠타이어 6단 자동 사양 기준으로 AD 시절 복합 13.7km/L에서 CN7 복합 15.4km/L로 월등히 향상되었습니다. 일상 주행에서는 적당히 정숙하면서도 힘이 모자라지 않고, 그러면서도 착한 연비와 이따금의 일탈도 받아줄 수 있는 잠재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재간둥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이미 국내시장 경쟁모델이라곤 K3 빼곤 다 멸종되어 비교가 의미가 있나 싶은 동체급 유일 모델이 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빙 어시스트 사양 강화는 빼먹지 않았습니다. 전방 충돌방지보조(AEB), 차선이탈경고(LDW) 차로 유지보조 기능(LKAS), 하이빔 어시스트, 전방 차량출발알림, 일반 크루즈컨트롤 등이 일단 기본탑재입니다. 특히 핸들에서 손을 놓고도 일정 시간동안 차선 가운데를 스스로 물고 가주는 차로 유지보조기능(LKAS)는 경쟁사에서 아무리 비싼 돈 주고 모든 라인업을 뒤져봐도 없는 사양인데 아반떼는 1,500만원대 최하급 기본형 모델을 사도 기본탑재라는 점! 이 차는 모던 트림에서 스마트센스 옵션을 고르지 않아서 정말 앞서 열거한 기본사양만 적용되었는데, 그래도 시속 50km/h 이상에서 활성화되는 LKAS 덕분에 통행량 적은 고속도로 주행 시 크루즈컨트롤 속도 걸고 핸들에 손 힘 살짝만 쥐고 있어도 편한 크루징이 가능했습니다. 핸들에서 손을 잠깐 놔도 스스로 차로 중간을 물고 달려주는데, 10초 이상 놓은 상황이면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계기반에 크게 뜨게 됩니다. 늘 적는 얘기지만 이런 장비들은 어디까지나 보조 장비일 뿐이므로, 언제나 전방주시의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습니다.

조금 더 고차원의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을 즐기기 위해서는 현대스마트센스 옵션과 인포테인먼트 내비2 옵션(블루링크 내비)을 동시 선택하여,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NSCC; 안전구간/곡선로 자동 가/감속 기능)까지 모두 들어가게끔 고르면 됩니다. 그냥 다 들어있는 인스퍼레이션 최상위 트림을 골라도 되고요.



5. 연비
아반떼 CN7 1.6휘 IVT 15인치 휠타이어 사양의 공인연비는 도심 13.8, 고속도로 17.7, 복합 15.4km/L입니다. 비주얼 좋은 17인치 휠타이어 사양은 복합 14.5km/L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반떼AD 1.6 GDI 6AT 15인치 휠타이어 기준(13.7km/L)보다도 연비가 더 좋습니다. 실제로 판교에서 양평까지 고속화도로 위주의 길을 노멀모드 상태에서 규정속도 이내로 달려보니 트립연비가 20km/L를 쉽게 넘습니다. 거칠게 몰아붙여도 누적연비는 13km/L대 이하로는 쉬이 떨어지지 않았죠.


파워트레인 자체가 평범하게 잘 달래주면 연비가 충분히 좋게 나오니, 굳이 비싸게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을 눈여겨볼 것 없이 저렴하게 아반떼 1.6 IVT를 사는 것만으로도 장기적 유지비 스트레스는 덜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디젤엔진과 나란히 나올 차종들은 요소수 투입구를 감안해 주유구를 넓게 뽑는 편인데, 아반떼는 통상의 좁은 주유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휘발유 모델 하나만으로도 연비우수 바리에이션 모델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하겠죠. 몇달 안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실제로 추가될 예정이기도 하지만, 연 주행거리가 1만km 이하로 많지 않은 분이라면 그냥 1.6 IVT를 사시는 게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2020년 6월까지의 개소세 인하 기준으로 이 차의 가격을 뽑아보자면 1.6 휘발유 IVT 모던 (1,899만원), 하이패스 룸미러 (24만원), 인포테인먼트 내비II (120만원), 통합 디스플레이 (38만원)이 더해져 2,081만원(개소세 인하 원복 기준으로는 2,174만원). 아반떼는 CN7 모델 들어 트림레벨이 간소화되었는데,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휠타이어와 선루프 옵션 빼고는 모든 사양을 기본탑재하여 중간 트림의 가성비가 애매해졌습니다. 위 차량은 카셰어링용으로 여러대를 구입해야 하다보니 대당 구입단가를 낮추면서 최소한의 운전자 편의옵션을 추가하는 관점으로 구성된 조합이지만, 그냥 일반 자가용 구입 고객 입장에서 보면 1.6 모던에 17인치 휠타이어, 익스테리어디자인2(외관 LED램프류), 선루프만 제외하고 모든 옵션을 추가하면 이미 인스퍼레이션 기본형과의 가격차이가 45만원밖에 나질 않습니다. 그냥 모든게 다 갖춰진 인스퍼레이션 풀옵션은 2,464만원인데, 모던에 모든 옵션 다 집어넣으면 2,505만원으로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싸집니다. 딱히 옆자리에 누굴 태우지 않고,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에 큰 욕심이 없다면 2,100만원 미만에 고를 수 있는 위 셰어링카 사양 수준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우시겠지만, 오래동안 탈 자가용으로 찾으신다면 그냥 예산 좀 초과하고 할부 끼더라도 인스퍼레이션을 고르는 것이 속편할 것 같습니다. 요즘 차들은 워낙 테크 옵션 발전 속도가 빨라서, 돈 300몇만원 아껴서 조금 사양 모자라는 차 샀다가 몇년 뒤 나올 더 하이테크한 신차들과 비교되면 현타가 많이 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



7. 총평
아반떼가 주력으로 바라보는 북미 시장은 2010년대 초중반까지는 세단이 정말 잘 팔리는 시장이었지만, SUV 인기 열풍에 조금씩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미국 빅3도 포커스, 크루즈 등의 컴팩트 세단 후계를 사실상 포기해버렸으며, 시빅, 코롤라 등 일본차와 엘란트라(아반떼), 포르테(K3) 등 한국차들만 명맥을 잇고 있으나 이마저도 소형 SUV들의 견제를 받으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아반떼는 경쟁상대를 잠재적으로 소형 SUV까지 널리 확장해 바라보게 될 수밖에 없으며, 기존의 세단 문법을 완전히 탈피한 신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반떼 CN7은 세단과 패스트백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있는 스포티한 바디 셰이프에 강렬한 엣지를 가미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잡아끌고, 중형차 부럽지 않을 드라이빙 어시스트 및 인포테인먼트 사양으로 깡통급 중형차 구입 가망 고객까지 잡아끌려 하고 있습니다. 강렬한 디자인에 걸맞는 강렬한 고성능 모델은 아직 고를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멋진 디자인에 성능과 연비효율을 모두 챙기고, 풀옵션을 해도 소형 SUV보다 훨씬 저렴하게 첨단 테크 사양을 즐길 수 있는 아반떼 1.6 IVT도 남녀노소 소비자 모두에게 두루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점 : 세계 어디에도 없을 파격적인 엣지 가득한 독창적이고 개성넘치는 디자인, 4인 모두에게 편안한 실내공간, 중형차 부럽지 않을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 및 인포테인먼트 사양, 연비와 주행성능을 동시에 발전시킨 우수한 파워트레인
단점 : 최상위 사양을 안 살 수 없게 만드는 트림레벨 구성, 없어도 될 것 같은 조수석 손잡이의 애매함

본 후기 글은 순수하게 개인의 흥미로 작성한 글이며, 운행간에 발생한 모든 비용은 자비부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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