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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 프리미어(페이스리프트)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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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 프리미어를 압구정 비트360 쇼룸에서 미리 만나고 왔습니다. 2세대 K7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K7 프리미어는 생각보다 많은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기존 K7과 호환될만한게 하나도 없어보일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거친 전면부. 풀 LED 헤드램프는 훨씬 얇게 뽑아냈으며, 호랑이코 모양의 그릴은 안쪽으로 파고들어가는 듯한 입체감을 주며 더욱 면적을 넓혔습니다. Z형상의 라인은 LED DRL뿐만 아니라 하단 턴시그널 주변 가니시까지 일관성있게 이어집니다.


측면에서 볼 때 특히 다양한 굴곡이 빚어내는 화려함이 두드러집니다.


전/후면부의 램프류가 가늘고 길어지다보니 측면도 보다 날렵해보이는 느낌을 줍니다.


휠 또한 스포크 디자인이 보다 입체적으로 변모했으며, 은은하게 광을 뽐내는 19인치 스퍼터링 타입입니다.


테일램프는 Z 형상을 그리는 미등 라인을 유지하되 턴시그널과 후진등을 아래로 내리고, 미등을 트렁크 가운데까지 쭉 연결해 붙였습니다. 요즘 신차들을 보면 미등을 트렁크 가운데까지 일자로 연결한 차들이 많은데, K7 프리미어는 가운데로 갈수록 절취선처럼 간격을 두고 있어 야간에 확실히 개성이 빛날 것 같습니다.


다만 머플러팁은 요즘 벤츠 차들처럼 공갈 방식이군요. 듀얼 머플러팁처럼 보이게 사각의 무늬를 양쪽으로 붙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도꼭지처럼 배기구를 아랫쪽으로 빼고 저 부분은 그냥 막혀있는 장식입니다. 이런식으로 디자인된 차들은 대부분 싱글머플러인데, K7 프리미어는 듀얼 수도꼭지군요; (히든 싱글팁인줄 알고 글을 썼는데 정정합니다)


트렁크 오프너 버튼도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엠블럼 하단에 버튼을 교묘하게 숨겼는데, K7 프리미어는 KIA 타원형 엠블럼 가운데를 눌러주면 트렁크가 열립니다. 번호판을 범퍼로 내린 평면 트렁크를 가진 차들은 오프너 스위치나 후방카메라같이 어쩔 수 없이 돌출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로고 주변으로 잘 숨겨야 디자인이 깔끔해지는데, K7 프리미어는 이런 부분도 현명하게 극복했습니다.


이 체급 차가 트렁크가 좁을 리는 없겠죠. 다만 아무리 자주 안 쓰게 되는 영역이라 하더라도 트렁크 플로어 커버는 윗쪽에 고정시킬 수 있는 레버같은 것을 마련해주면 좋았겠지 싶습니다.


실내도 외관 못잖게 획기적인 변화를 거쳤습니다.


디자인 자체는 기존 K7과도 호환되지만 버튼류 촉감을 개선했으며, 우측에는 LFA(차선유지보조) 버튼을 새로이 마련했습니다. DN8쏘나타 시승기에서 소개드렸듯이 저 버튼만 누르면 SCC(스마트크루즈컨트롤) 상황이 아닌 운전자가 페달을 직접 조작하는 상황에서도 차로 센터를 스스로 물고 갑니다. 오토 기어레버의 변화 때문에 패들시프터도 새로이 추가되었습니다.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계기반. 신형 K9에 쓰인 것과 같은 것을 K7까지 끌고 내려왔습니다. 드라이브모드 변경에 따른 애니메이션 변화, 방향지시등을 켜는 방향대로 좌/우 측후방카메라 영상을 계기반에 띄워주는 기능까지 K9의 그것과 같습니다. 이런 일련의 기능들은 신형 DN8쏘나타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K7 프리미어는 풀모델체인지가 아닌 페이스리프트 사양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신규 기능 채택에 앞서고 있습니다.


요즘 현대차그룹 신차들이 매우 매력적인 이유가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인데, K7 프리미어는 일반적인 중형 이하 차들에서 많이 쓰는 10.25인치 사양보다 더 큰 12.3인치 사양을 채택했습니다. K9의 것과 같은 사이즈죠. 3분할 홈화면 구성이 가능하고 직관적인 UI는 다른 현대차그룹 차들과 같지만, 자연의 소리 기능이라든지, 빌트인캠(순정 블랙박스) 기능 등을 특기로 자랑합니다.


투박한 플라스틱 버튼과 올드해보이는 아날로그시계가 구시대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던 기존 K7의 과거를 완전히 부정하는 인포테인먼트/공조 컨트롤러. 주요 버튼들은 토글식으로 구성했으며, NAV 버튼을 길게 누르면 목적지 검색 기능으로 바로 넘어가는 등 퀵버튼 기능도 숨어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반가운 특징은 풍량, 풍향, 설정온도 등이 상시로 보이는 스크린이 드디어 자리했다는 것. G80, G70, K7 등 근 몇년전 출시된 현대차그룹 고급차들이 왜인지 빼먹고 출시했는데, 설정을 바꿀 때마다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으로 시선이 자꾸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변화입니다. 아랫쪽 보조수납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으며, 핸드폰 무선충전패드와 USB 포트 두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어레버는 시프트 바이 와이어 타입으로 바뀌어 보다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드라이브모드 셀렉터도 다이얼 형식으로 적용되어 보다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졌습니다.


좌우개폐형 암레스트 안쪽에는 시거잭 파워 아웃렛과 빌트인캠 영상파일 백업용 USB포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조수석에는 워크인 버튼이 붙어있지만, 허리를 편안하게 눕힐 수 있는 릴랙스 시트 기능이 없어서 아쉽네요. DN8쏘나타에서 매우 마음에 들었던 사양이어서 말이죠.


도어트림 및 시트 가장자리 퀼팅 무늬, 운전석 레그레스트 익스텐션, 무드라이팅, 우드그레인까지 쭉 놓고 보면 3~4천만원대 대형차 치고 분에 넘칠 정도로 고급스럽고 만족스러운 구성입니다.


깨알같은 특징으로 4개 윈도 모두 풀 오토 업다운이 됩니다. 그것도 옵션 추가 없이 렌트카든 일반이든 2.5 기본 모델부터 모두!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선 대형차 상위트림에만 넣어줄 정도로 유난스러울 정도로 고오오오급 사양이었는데, K7 프리미어에서는 기본사양입니다.


전륜구동 준대형차다보니 뒷자리 공간은 매우 넓고 만족스럽습니다. 키 182cm 필자 기준으로 레그룸 헤드룸 무엇하나 부족할 데가 없으며, 리어 USB포트도 두개나 구성되어 있습니다. 암레스트 안쪽 시거잿 파워아웃렛을 통한 확장까지도 가능하죠.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기존 4기통 2.4GDI 6AT 모델이 4기통 2.5GDI 8AT로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입니다. 출력과 토크가 소폭 상승했고, 자동변속기의 다단화로 정숙성과 연비가 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머지 파워트레인 라인업은 모두 기존과 같으되, V6 3.3GDI 모델이 없어졌습니다. 공인연비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 그대로 풀모델체인지라고 해도 충분히 박수받을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를 거친 K7 프리미어였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드에 대한 호불호를 차치하더라도, K7 프리미어에 최초로 탑재된 신규 운전보조사양 및 기술사양들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에서 3~4천만원대 안락한 승용세단을 찾는다면 이미 그랜저와 K7이 독식하고 있는 영역이긴 하지만 둘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너무도 자명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 기술사양들 대부분이 몇달뒤 나올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로도 이어지겠지만, 그랜저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K7 프리미어의 경쟁력이 압도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소 여건상 제대로 못나온 사진들은 공식사진으로 추가 보완해봤습니다. 데뷔 이벤트로 일주일 장기시승 체험단 프로그램(https://www.k7premierevent.com/)도 진행 예정이니 응모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아차 두대 오너입니다 저도 좀 당첨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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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민트 컨셉트 이야기 들어보기, 제네시스 토크 GENESIS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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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제네시스가 자사 브랜드 네번째 컨셉트인 "민트"를 선보였습니다. 고급브랜드로써 중~대형차 위주의 컨셉트를 선보였는데, 이번 컨셉트는 현대차그룹을 통틀어도 최초인 소형 체급의 전용 고급 전기차 모델입니다. 고급차는 어느정도 커야 한다는 선입관이 큰 한국 시장에서 대단히 전례없는 컨셉트인데, 이 차가 태어난 배경과 디자인 설명에 대해 제네시스 디자인실장 윤일헌 디자이너님께 들어보는 자리 "제네시스 토크"를 다녀왔습니다.


차분하게 행사 진행을 잘 맡아주신 오상진 MC님, 그리고 현대차그룹에서 제네시스 디자인실장을 맡고 있는 윤일헌 실장님이 토크를 진행해주셨습니다. 치열한 럭셔리카 시장에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이자 젊은 브랜드 제네시스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것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는지, 그리고 제네시스 디자인의 아이덴티티와 그것이 반영되는 방식을 발표해주셨습니다.


윤일헌 실장님이 표현하는 자동차 디자인은 셰프의 요리와 같다고 합니다. 요리를 보면 재료는 사실 유명한 셰프가 하든 가정에서 하든 비슷할텐데, 어떻게 조리하고 양념배합을 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고 하는데, 자동차 디자인도 같은 이치라는 것입니다. 자동차도 대량생산을 전제에 둘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른 제반 안전 법규사항 충족 필요성, 양산 단계상 반영 가능 또는 불가능한 사항들을 검토하는 등 제한사항이 많은 것이죠. 재료들을 가능한 범위 내 어떻게 잘 요리하고 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듯, 제네시스에서도 디자이너들 스스로 셰프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럭셔리 시장에서 경쟁사들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합니다.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아래 세가지 가치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 Experience(경험). 단순히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가 아니라, 차 안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만지고, 경험하고, 시간을 보내며 머무르는 공간으로써의 자동차를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Craftmanship(장인정신). 오늘날의 자동차는 대량생산을 전제로 하기에 과거 100년전처럼 하나하나 손으로 깎아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량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디자이너들이 장인정신을 최대한 담아서 최고의 결과물들이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될수 있게끔 노력하고자 합니다. 셋째는 Timeless(영원함). 명품은 유행을 타서는 안된다고 하며 고급차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차라도 몇 년 지나 싫증이 나면 고급차라고 할 수 없듯, 10년이 지나도, 다음 세대 차가 나와도 고객 눈에 지속적으로 가치있는 디자인으로 보일 수 있는 자동차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디자인 DNA의 4가지 요소를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1. Proportion(비례) : 사람도 얼굴이 작고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야 멋지고, 멀리서 봐서도 비주얼이 뛰어나듯, 자동차도 마찬가지로 낮고 넓고 슬릭하고 빨라보이는 최적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비례를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합니다. 비례는 스타일만 가지고 되는게 아니라 설계 자체가 받쳐줘야 하기에 엔지니어와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임을 강조했습니다.


2. Architecture(구조) – 요즘 자동차들의 램프를 보면 가까이서 보면 어그레시브하든 심플하든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지만,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한 사각형으로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네시스는 그릴 옆에 두 개만 붙어있던 램프 디자인을 4개로 바꿔서 단순히 멋부리기를 위함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도를 했으며, 쿼드 램프라고 부르는 기믹을 GV80 컨셉, 에센시아 컨셉 등을 통해 적용했습니다. 향후 GV80 등 양산차들에 적극 전개되어, 먼 곳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 차를 알아볼 수 있는 개성으로 삼으려 한다고 합니다.

3. Styling(스타일링) - 이쪽은 제네시스에서 가능한 후순위로 두는 가치라고 합니다. 현대차 쪽은 스타일링에 힘을 주고, 제네시스는 스타일링보다는 프로포션과 아키텍처 자체를 통한 멋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요리에 비유하면 양념보다는 원재료의 맛 자체를 살리고자 한다는 것이죠.

4. Technology(기술) - 말씀드린 내용을 곱씹어 들어봐도 설명이 조금 애매하긴 했는데, 아무튼 강조된 키워드가 Timeless였습니다. 질리지 않고 후대에 가도 명작이라 평가되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신기술 요소들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네시스가 내세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Athletic Elegance(애슬레틱 엘레강스). Athletic이 가지는 스포티/파워풀한 이미지, Elegance가 가지는 소프트/우아함이라는 상반되어보일 수 있는 가치를 공존시키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는 격식있는 자리에 향하는 이동수단으로써는 럭셔리함이 필요하면서, 주말에 드라이빙을 나갈때는 스포티함이 필요하듯, 꼭 한가지 성격만으로만 규정지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애슬레틱과 엘레강스가 공존하되, G90은 엘레강스에 더 많은 비중을, G70은 애슬레틱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식으로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른 애슬레틱 엘레강스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쿼드 램프, 크레스트 그릴, (측면)파라볼릭 라인 등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요소들도 차종에 따라 서로 다르게, 획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될 것이라 합니다.


G-매트릭스는 다이아몬드가 가공된 모양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패턴으로, 최근 GV80, 에센시아, 민트에 이르는 컨셉트카들의 내/외관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디테일입니다. G90같은 최신 양산차에서도 휠, 헤드램프 내부패턴 등에 은근히 많이 녹여놨습니다.


민트의 실내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고자 합니다. 수평 구조로 넓고 시원해보이는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고, 버튼 수는 줄이되 통합형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운전 중에 두번 생각하지 않고 한번에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레이아웃을 구성하고자 했습니다.


컴팩트 전기차로 태어나게 된 배경은 도심 인구밀집 현상 심화에 따른 새로운 럭셔리카를 제안하고자 함입니다. 주차난, 교통체증 등의 어려움 때문에 도심에서 큰 차는 불편함이 따를 때도 많습니다. 그런 문제를 극복하기 몸집은 작지만 넓은 실내공간을 가진 컴팩트 고급차로 제안하는 것이 바로 민트입니다. 컴팩트카는 늘 저렴해야 한다는 통념을 깨되, 그러면서 단순히 비싼 소재만 도배해서 얻는 럭셔리가 아닌, UX에 중점을 두어 운전중에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실내를 추구했다고 합니다.



https://youtu.be/-XRHAnJhX8k
직접 백지 위에 민트 컨셉트의 스케치를 선보이는 윤일헌 실장님.



PT를 마치고 진행된 질의응답들 중 몇가지 메모해온 것들을 공유해보겠습니다. 녹취를 딴 것은 아니라서 일부분 함축되거나 달리 표현된 것도 있을 것이니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Q : 앰비언트 라이팅은 언제 본격적으로 적용되나요? 독일차들은 적극적으로 쓴지 오래됐는데 고급차인 제네시스에선 유독 없고, 세부적인 만듦새도 아직 그들 대비 부족해보입니다.
A : 앰비언트 라이팅이 고급감과 그때그때의 무드를 내는건 좋지만 운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재료비로 다른 운전에 도움되는 곳에 쓰자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조였으며, 기분에 따라 라이팅을 커스터마이즈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하니 새로운 라이팅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제네시스가 오랜 역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역사도 부족하고 다 좋다곤 못하지만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니 좀더 잘 지켜봐주세요.

Q : 디자이너님이 자동차 디자이너를 오래 해오면서 가치관에 대한 변화가 있으셨나요?
A : 정말 멋진 스포츠카를 디자인해보겠다는 포부로 자동차 업계에 입사했는데 막상 실무를 해보니 그런 스포츠카는 수요도 적고, 막상 만든다 한들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과 달라서 제약이 많았습니다. 당시엔 그로 인한 실망도 많았지만 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순수예술을 하는게 아닙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만족을 이루는것이 중요합니다. 디자이너 개인으로서 원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취향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깨달았죠. 좋은 디자인은 디자이너 개인이 만족이 아니라 소비자의 만족이라고 생각합니다.

Q : 벤츠같은 독일차에서 일하다가 제네시스에서 일하는 기분은 어떤가요? 좀더 재미있나요?
A : 말씀대로 100년 넘는 역사의 벤츠에서도 일해봤습니다. 즐거운 경험이었죠. 그런데 창의력을 분출하고 싶을 때면 회사의 역사가 길다보니 그쪽에서 정해둔 가이드라인의 제약이 타이트했습니다. 제네시스는 반면 처음 생긴 브랜드로써, 어떠한들 처음 시도해도 브랜드의 역사가 됩니다. 타사 히스토리북를 보면 100년전 중절모를 쓴 조상급 디자이너들이 사진자료에 나오는데, 먼훗날 제가 그 위치에 사진이 실려있을 것을 생각하면 흥미진진합니다.

Q. 자동차디자인 공부하는 학생 입장에서 고급차를 디자인하기란 참 어려운것 같습니다. 어린 학생이 고급차 내지 고급 문화를 경험해보기도 어렵고요. 타사 브랜드는 참고할 각자의 헤리티지가 있지만 제네시스는 그런게 없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 제네시스를 디자인해본다면 - 에 대한 팁을 부탁드립니다.
A : 디자인 선배로서 조언하자면 너무 헤리티지 공부에 몰두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배 디자이너 입장에선 모르는 신선한 시각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비록 그 아이디어가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들입니다.

Q : 제네시스 향후 라인업 전략이 어떻게 되나요?
A : 2020년까지 6개 라인업이 구축될 예정입니다. SUV 3종 추가가 메인이 될 것이며,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뀔수는 있겠습니다. 당장 임박한 신차는 올 해 가을에 나올 GV80 SUV입니다.

Q : 민트 컨셉트는 이름처럼 밝은 그린 컬러를 가지고 있는데, 왜 이 컬러가 선택된 것인가요?
A : 브리티시 레이싱그린같이 스포티한 차의 시그니처컬러에서도 영감을 받았습니다. 도심에 어울리는 세련된 감각을 위해 무광 톤(matt)의 느낌, 귀여움까지 어필할수 있는 밝고 가벼운 톤을 가미하여 나타난 것이 지금의 민트 컬러입니다.

Q : 민트 컨셉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
A : 소형차는 싸고 가벼운차라는 선입관을 깨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민트는 후드를 앞으로 짧게 빼고 캐빈공간을 극대화한, 내연기관차가 아닌 친환경 전용설계 차종이라서 가능한 새로운 구조를 가졌습니다.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자동차는 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을 구현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디자이너는 모양만 만드는게 아니라 엔지니어들과도 열심히 연구 중입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앞으로도 많이 독창적 방향으로 변화할 제네시스를 지켜봐주세요.


윤일헌 실장님의 디자인 해설을 토대로 좀더 자세히 관찰해본 민트 컨셉트. 우선 전면은 쿼드램프 & 크레스트 그릴이라는 제네시스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신세대 전기차 느낌으로 색다르게 표현했습니다. 풀 LED 헤드램프는 GV80이나 에센시아 컨셉트에서와 완전히 다른 느낌의 쿼드램프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V자 느낌의 음각이 범퍼 중앙에 살짝 들어가 있는데, 전기차 태생상 그릴이 필요없는 민트에 크레스트 그릴의 흔적기관같은 존재기도 하고, 배터리 냉각을 위한 기능성이 살아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컴팩트카로서의 귀여움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범퍼 하단에는 G-매트릭스라고 부르는 마름모꼴 패턴이 반복됩니다.


제네시스 날개 엠블럼은 기존의 크롬 엠블럼과 다르게 LED 조명 형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마름모꼴 패턴을 입히면서도 시원시원하게 뻗은 5스포크 휠 디자인이 무척 입체적입니다. 브레이크 캘리퍼는 제네시스 시그니처 컬러인 코퍼로 고급감을 더했고, 포르쉐 고성능차를 연상시키는 센터락 스타일의 휠캡도 인상적입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전제로 디자인된 민트는 앞뒤 오버행이 극단적으로 짧습니다. 약간 떠있듯이 디자인된 루프 디자인도 무척 독특합니다.


2박스 형태로 디자인되는 일반적인 컴팩트 해치백과 달리 민트는 3박스카 느낌으로 트렁크 뒷단을 돌출시켰고, 파라볼릭 라인이 두드러지게끔 리어 펜더 볼륨을 과감히 키워 리어 쿼터뷰가 상당히 섹시해보입니다.


전면 헤드램프와 유사한 모양으로 디자인된 풀LED 테일램프.


영문 GENESIS 레터 로고도 앞부분과 마찬가지로 조명 방식이며, 전기 충전구도 주변에 G-매트릭스 마름모꼴 패턴을 가미해 멋을 부렸습니다. 전기차 충전구는 외관에 단차를 낼 수밖에 없는 요소인데, 민트는 통상의 트렁크 해치를 없애고 2열 시저도어를 넣었기에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양산에 옮긴다면 트렁크 해치는 필수일테고 다른 방식으로의 디자인 및 배치가 필요하겠군요.


많은 관심이 몰렸던 실내 공개의 시간


마름모꼴 G-매트릭스 패턴이 반복되는 실내는 제네시스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조작부는 최대한 단순화하면서 디자인 디테일을 고급화했습니다. 전기차 특성상 페달이 세개나 있을 필요는 없지만, 풋레스트를 옆 페달과 비슷한 모양으로 하다보니 왜인지 3페달스러워보이는군요.


에어백커버 자리에는 와이드 모니터형 모니터가 대신 붙게 됩니다. 양산 단계에선 물론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배치는 어렵겠지만, 모니터 UI 디자인은 향후 현대차의 것들과 확실히 달라지겠구나 싶습니다.


기어 셀렉터와 구석구석 조작계엔 반구형 느낌으로 디자인을 가미했습니다.


사이드스커트 실뿐만 아니라 시트 측면, 리어 도어 힌지까지 G-매트릭스 패턴이 들어가 있습니다.


윈도라인 디자인상 2도어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2열 도어가 존재하는 4도어 타입입니다. 대신 리어 도어는 윗쪽으로 열리는 시저 타입입니다.


시저도어를 들어올리면 나오는 공간은 (조금 고급스럽게 꾸민)짐칸입니다. 은퇴한 노부부가 탈만한 소형 고급 2인승 차도 충분히 당위성이 있는 차긴 하지만, 이 컨셉트를 양산 단계로 옮긴다면 뒷좌석 공간을 갖추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네시스 민트 컨셉트는 2019년 6월 30일까지 스타필드 하남 2층 제네시스스튜디오에 상설 전시됩니다. 기념사진을 카드 형태로 인화해주는 이벤트, SNS에 지정 해시태그와 함께 민트 컨셉트 사진을 올리면 스타벅스 기프트카드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 중입니다. 컨셉트카를 가까운 거리에서 세밀히 관찰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시간이 나신다면 놀러가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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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더뉴 QM6 신차발표회 (LPe 및 GDe 프리미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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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출시된 르노삼성 더뉴 QM6의 신차발표회를 다녀왔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뉴 QM6 시승차들의 첫인상은 일단 뭐가 바뀐건지 잘 모르겠다는 애매한 느낌..?


프레젠테이션에서 설명해주신 변경점들입니다. 왼쪽 기존모델과 오른쪽 신모델의 차이점을 찾아보실 수 있으실까요?


가로줄 그릴의 패턴에 약간 톱니 느낌으로 장식을 추가했고, 범퍼 하단은 크롬 가로바가 도드라지게끔 디자인을 매만졌습니다.


르노삼성 더뉴 QM6와 르노 콜레오스 이니셜 파리의 비교 사진

QM6쪽을 자세히 보면 그릴 하단에 "프리미에르"라는 로고 하나가 더 들어가는데, 프랑스 르노 본진에서 쓰는 "이니셜 파리"라는 고급 트림명이 한국으로 변경적용된 흔적입니다. 시트로엥이 DS를 아예 독립브랜드로 분리시켰지만, 르노는 기존 자사 모델에 "이니셜 파리"라는 최상위 트림을 더해 고급차 수요를 가져오려는 소극적이지만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르노삼성은 이름을 그대로 쓰지 않고 "프리미에르"라고 살짝 바꾼 것이죠.


도어 쪽에도 프리미에르 로고가 또 붙으며, 19인치 휠도 나름 에펠탑을 형상화해 디자인한 프리미에르 전용 디자인입니다. 앞/뒷범퍼 하단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도 프리미에르 전용 사양이며, 이 차종의 컬러인 빈티지 레드도 프리미에르 트림에서만 선택 가능합니다.


후면부는 정말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바뀐 부분을 캐치하기 어렵습니다. 앞범퍼와 유사한 느낌으로 크롬 가로바가 길게 뻗은 것 외에는 ..


그냥 세워진 전시차만 보면 변경점이 많이 보이지 않으나, 실내같은 경우도 시트와 여러가지 기능적인 부분에서의 업그레이드를 많이 이뤄냈습니다.


프리미에르 전용 퀼팅 나파 가죽시트는 스티칭과 커버 감싸는 마감이 더욱 정교해졌으며, 르노삼성 특유의 두터운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가 적용됩니다.


운전석 한정으로 마사지 기능도 트림에 따라 옵션추가 가능합니다.


프리미에르 전용으로 1,2열 윈도가 모두 이중접합 차음글라스로 적용됩니다. 틴팅은 아무리 바깥에서 좋은 필름을 씌울 수 있더라도, 이중접합 차음유리는 경쟁력있는 사양이죠.


2열 레그룸은 키 182cm 필자 기준으로도 넉넉하며, 매우 반가운 소식으로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도 전트림 기본으로 추가됐습니다. 다만 눕히는 레버가 바깥쪽 어깨 부위에 있어서 앉은 상태에서의 조작이 조금 불편하고, 눕혀지는 각도도 생각보다 좁은 편.


LPe 모델도 LPG 봄베를 도넛탱크형으로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 평평히 눕혀 배치하는 구조기에 보통의 SUV다운 넓은 공간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시승 단체주행은 2.0 LPG 모델로 먼저 진행했습니다. 2.0 휘발유 모델(144ps/6,000rpm, 20.4kg.m/4,400rpm)과 비교하면 출력과 토크가 아주 살짝 모자란 정도의 동력성능제원(140ps/6,000rpm, 19.7kg.m/3,700rpm)을 가지는데, 움직이는 느낌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정말 일상적인 주행에서 가볍게 밀어주는 느낌은 살아있지만 정지상태에서의 풀 가속은 답답했던 작년 QM6 2.0GDe 시승 때와 같은 느낌. 다만 그 때는 자사나 타사 디젤 2.0 SUV들 대비 연비와 동력성능 모두 부족한게 불만족스러웠으나, LPG는 의외의 경쟁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QM6 LPe는 차값도 자사 및 경쟁사 디젤/휘발유 모델 대비 저렴하고, 숫자로 드러나는 연비제원(19인치 2wd 기준 복합 8.6km/L) 은 나빠보이지만 리터당 800원대 수준으로 저렴한 LPG 연료비 덕에 유류비용은 경쟁사 디젤 2.0 SUV 대비 더 적게 듭니다. 거기에 휘발유 4기통 모델에 버금가는 우수한 차음, 진동억제 능력 및 적은 NOx 배출로 인한 친환경 기여는 덤으로 따라오죠.


중간 회차 후 복귀길은 2.0GDe 휘발유 모델로 갈아타보았습니다. 성능 자체는 기존 모델과 변화가 없으나, 언더커버 보강과 전고 하향으로 얻은 공기역학 특성 개선으로 인해 트림에 따라 복합연비가 0.3~0.4km/L 향상되었습니다. 프리미에르 트림 전용 사양이긴 하지만 1~2열 이중접합 차음글라스 사용으로 인한 정숙성 개선도 생각보다 크게 와닿았습니다. 이전처럼 쥐어짜면 안나가고 힘들어하는 특성은 그대로지만, 소음이 덜 올라오고 연비도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평범하게 주행할 용도의 실용적 중저가 SUV를 찾는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은 느낌입니다. 프리미에르 트림의 고급감 및 시트 옵션 강화로 인해 구입가격대비 상당히 고급스러운 차를 탄다는 느낌도 얻을 수 있고요


최근 르노삼성차 시승기를 올리면서 늘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갔던 8.7인치 S-링크 인포테인먼트 스크린도 일단은 그대로 사용하지만, 에어컨 전용 위젯을 따로 빼내어 사용 편의성을 조금이나마 보완했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 기능도 드디어 추가됐습니다.


더뉴 QM6가 갓 출시된 2019년 6월 현재 기준으로는 아직 준비 중이지만, 이지링크(EasyLink)라고 하는 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옵션이 추가될 계획입니다. KT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기에 AI는 기가지니가 기본이며, KT내비, 지니뮤직 등 KT 연계 서비스가 따라옵니다. 언제 어디서든 "지니야"라는 명령어로 불러낼 수 있으며, "강남역으로 안내해줘", "블랙핑크 노래 틀어줘", "날씨 알려줘", "팟캐스트 틀어줘" 등의 자연어 음성명령이 가능합니다. 불러낼 수 있는 정보도 날씨, 뉴스, 팟캐스트, 위키검색 등 다양해졌습니다. 몇달 뒤 2020년식 QM6 출시 이후 시점부터 옵션 형태로 구입 가능하지만, 기존 QM6 차주들도 글로브박스 안쪽에 모뎀을 심는 형태로 애프터마켓 장착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하니 S-링크 사용이 불편했던 분들에겐 희소식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데이터 사용이 필요하기에 현대 블루링크나 기아 UVO같은 텔레매틱스 서비스처럼 일정 월 요금은 감수해야 할 부분입니다.


2.0dCi 디젤이 일시 단종되어 2.0GDe 휘발유에 2.0LPe로만 라인업이 재편된 더뉴 QM6는 수치제원으로 나타나는 성능에 대한 기대는 매우 낮을 수밖에 없지만, 교통흐름에 따라 차분히 주행하기엔 크게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1, 2열 모두 어른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중형급 SUV를 LPG 풀 옵션 3,233만원, 휘발유 프리미에르 풀 옵션 3,507만원에 구입 가능하다는 가격경쟁력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 가격이라는 것이 물론 아직까지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로유지보조시스템, HUD 등의 첨단 주행보조옵션이 없고, 파워트레인 특성상 사륜구동 옵션이 아예 배제되었기에 가능한 가격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패밀리 SUV 소비자들 중 넓은 공간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수요층들에겐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 시점에서 구입 가능한 유일한 LPG SUV기도 하고요.


들고간 장비가 여의치 않아서 많이는 못담아왔지만 영상 후기도 같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영상컨텐츠는 유투브에서 "아방가르드tv"로 검색하시면 나오는 계정에서 꾸준히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신규 파워트레인인 QM6 2.0LPe의 경우 향후 장기 시승을 통해 보다 자세히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콘텐츠는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원고료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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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몬터레이 카 위크 여행 계획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라구나 세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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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휴양지 몬터레이에서는 8월마다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축제가 열립니다. 바로 몬터레이 카 위크. 올해 2019년에는 8/9(금)부터 8/18(일)까지 일주일동안 풀로 자동차 관련 이벤트가 매일매일 각자 다른 테마로 꾸며집니다. 이번 8월은 광복절이 목요일이어서 샌드위치 휴가를 붙이면 긴 휴가를 낼 수 있게 되어서, 몬터레이 카 위크를 위한 여행을 구상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2019 몬터레이 카 위크의 주요 행사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8/18(일), 몬터레이 카 위크의 마지막날 행사이자 백미를 장식하는 이벤트입니다. 세계 각지의 아름다운 클래식카, 올드 컨셉트카 등이 페블비치 골프장에 전시되고, 가장 아름다운 차 한대가 Best of Show라는 타이틀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됩니다. 올드카 페스티벌 중 세계에서 가장 알아주는 이 이벤트의 기본 입장권은 375달러부터 시작.



2. ROLEX MONTEREY MOTORSPORTS REUNION (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8/15(목)~8/18(일), 몬터레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서킷 "웨어텍 라구나 세카"에서 열리는 클래식 레이스카들의 주행 이벤트입니다. 제일 나이 많게는 1930년대부터 시작해서, 20세기 말엽의 내구레이스 머신들까지 550여대가 참가하며, 시대 및 장르별로 14개 클래스(트랜스앰, GT, 포뮬러, IMSA 등)로 나뉘어 열띈 주행을 펼친다고 합니다. 단순 퍼레이드 주행이 아니라 진지하게 펼쳐지는 대회기에,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돌아가 모터스포츠 경기를 구경하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고저차 높은 연속 시케인 구간으로 악명높은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펼쳐지는 대회를 구경할 수 있는 진기한 경험이 될 것이고요. 라구나 세카 서킷 티켓마스터 홈페이지에서 날짜별로 입장권을 예매할 수 있으며, 제공 베네핏에 따라 티켓값은 천차만별이지만 보통의 입장권은 최소 40달러(목요일 1일권)부터 최대 100달러(토요일 1일권)까지 분포합니다.



3. 각종 테마별 콩쿠르 또는 로드쇼
8/12(월)부터 8/18(일)까지 몬터레이 전역에서 서로 다른 테마의 콩쿠르 또는 로드쇼가 펼쳐집니다. 10년 이상 연령의 포르쉐만 나오는 The Porsche Monterey Classic, 25년 이상 연령, 1,600cc 이하 배기량의 마이크로카만 모이는 The Little Car show, 독일차만 모이는 Legends of the Autobahn, 연식 불문으로 이탈리아 차만 1,000대 이상 모이는 Concorso Italiano, 도심에서 펼쳐지는 입장료 없는 슈퍼카 로드쇼 Exotics on Broadway 등 종류가 무척 많습니다. 입장료를 작게는 20달러부터 비싸게는 200달러 가까이 요구하는 곳도 있고, 그냥 거리에서 로드쇼 형식으로 하는 것은 공짜 관람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몬터레이 카 위크 기간 내내 이것들을 모두 즐기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 문제는 행사기간간 몬터레이 숙소가 품귀인데다, 1박에 300달러 이하 숙박시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값이 치솟습니다.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기간동안 인근 숙박업소 찾는 것 자체가 빡셌던 경험과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더군요. 결국 3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 에어비엔비 민박집을 잡고 몬터레이 행사구역까지 렌트카로 왕복하는 일정이 만들질 수밖에 없었고, 대망의 빅이벤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가 일요일 일정이기에, 직장인 신분으로 어느 정도 제한적인 휴가를 내야 하는 여건상 몬터레이 카위크는 금,토,일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몬터레이가 미국 서부 중에서 그나마 샌프란시스코와 가까운 점에 착안, 8/15(목)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서 샌프란시스코 도시 관광을 하루 정도 하고, 8/16(금)에는 렌트카로 설렁설렁 몬터레이까지 내려가고, 8/17(토)부터 8/18(일)은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콩쿠르 델레강스 등 몬터레이 카 위크 행사를 최소 2~3개 이상 관람하고(관련 티켓도 이미 예매 완료), 8/19(월)은 해안가 1번도로를 따라 LA로 움직여서 8/23(금) 한국행 비행기를 LA공항에서 타기까지 쭉 렌트카 여행을 즐기는 일정으로 스케줄을 짜고 있습니다.

몬터레이 카 위크를 샅샅이 즐기고 오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LA에서도 피터슨 자동차박물관같은 자동차 성지순례 코스가 또 있을 것이고, 1번국도를 따라 미국 서부 해안가를 드라이브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인생경험이 될 것이라 하니 기대가 큽니다. 다른 자동차 페스티벌과 달리 몬터레이 카 위크는 한국웹에 유독 정보가 없어서 준비하면서도 좀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많은데, 훗날 관람을 잘 마치고 돌아와서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몬터레이 카 위크 즐기는 방법을 공유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일주일 조금 넘는 기간동안의 예상 동선을 짜보니 1,000마일을 훨씬 넘는데, 렌트카가 어떤 차가 될지는 몰라도 정말 진득한 시승기도 쓸 수 있겠군요 흐흣..

제가 일일이 소개하지 못하는 몬터레이 카 위크 세부 이벤트들에 대해 제일 잘 정리된 사이트 두군데 링크입니다.
카앤드라이버 : https://www.caranddriver.com/features/a27278542/pebble-beach-car-week-2019-dates-cars-cost-tickets/
왓츠업 몬터레이 : https://whatsupmonterey.com/article/activities/monterey-car-week-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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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쉐보레 콜벳 (C8) 공개, 보급형 페라리 호칭이 아깝지 않은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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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GM 쉐보레가 스포츠카 콜벳의 8세대 풀모델체인지 신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콜벳은 1953년 데뷔 이래 7세대(C7; 2014~2019) 모델까지 쭉 프론트 엔진 후륜 구동계(FR)를 고수해온 차인데, 2020년형으로 데뷔하는 8세대 C8부터는 미드십 후륜구동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콜벳에 고성능 특성을 본격적으로 가미한 레이서 출신 엔지니어인 GM의 故 조라 아르쿠스 던토프(1909~1996)입니다. 그는 일찍이 MR구동 고성능 스포츠카 프로토타입 "CERV"를 두 종이나 개발했으나 사측의 반려로 콜벳 양산형으로의 반영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의 꿈이 사후 23년만에 실현된 셈입니다.


지난 세대 콜벳들과의 연관성에 크게 구애받지 않은듯한, 자유분방한 인상의 전면부. 좌우 에어 인테이크의 면적이 매우 커졌으며, 이제 더 이상 엔진을 품지 않는 전면 트렁크도 보다 낮은 위치에 입체적으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100% 전면을 볼 때와 달리, 구동계 변화의 느낌이 확실하게 와닿는 쿼터뷰와 측면입니다. 그동안의 콜벳들과는 궤를 확실히 달리 하고, 앞펜더에 노란색 방패 로고만 달면 페라리로 착각할 만하겠다 싶은 날렵함이 돋보입니다.


부메랑처럼 조각된 측면의 가니시는 사이드 에어 스쿱으로 활용됩니다. 에어스쿱 안쪽에 도어 오프너 레버를 히든 타입으로 마련해 심미성과 에어로다이나믹 특성을 모두 향상시켰습니다.


래치 세 군데만 당겨주면 성인 남성 혼자서도 쉽게 분리 가능하다는 타르가톱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수동 탈착형 지붕은 지난 세대 콜벳을 계승하는 거의 유일한 특징. 지붕은 더블 버블 형태로 입체감 있게 디자인되었으며, 떼어낸 뒤 리어 트렁크에 알맞게 수납 가능합니다.


트렁크는 앞/뒤에 모두 마련되어 있으며, 설명에 따르면 이정도 가방들도 수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리어 트렁크는 심지어 고스트 클로징까지 가능합니다.


100% 후면도 구동계의 변화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선 글라스 커버 너머로 엔진이 대놓고 보이기도 하고, 테일램프 아래엔 열기 배출을 위한듯한 스쿱이 큰 사이즈로 뚫려 있습니다. 리어 디퓨저의 크기가 커지면서 번호판은 테일램프 사이로 위치가 올라왔습니다. 번호판을 달면, 특히 유럽이나 한국처럼 가로로 긴 번호판을 달면 조금 비례가 어색해보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일단 두고 봐야죠.


미드십 후륜구동 배치로 인해 앞오버행이 길어지고, 전고 자체도 매우 낮다보니 과속방지턱 통과가 겁날 수밖에 없습니다. C8은 이 점을 개선하고자 프론트 서스펜션 리프트 기능을 마련해 최대 39km/h 속도에서도 2.8초만에 앞 지상고를 40mm 올릴 수 있습니다. GPS 좌표를 기준으로 자동 상/하향이 가능하다고도 하는데, 아마 미국 본토 전용일까요?


실내도 이제 대중브랜드의 스포츠카라는 스스로의 제약에 갇히지 않고 마음껏 멋을 부렸습니다. 계기반은 12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로 구성되었으며, 네모지게 생긴 핸들엔 Z 버튼을 두어, 엔진사운드, 스티어링, 서스펜션, 파워트레인을 각각 투어링/스포츠/트랙으로 커스텀한 뒤 바로 불러내 쓸 수 있게 하였습니다.


센터 스크린의 화면크기는 미공개지만 C7보다 해상도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카본 또는 알루미늄 트림, 음성인식 컨트롤, 스마트폰 무선충전, NFC 기반 스마트폰 페어링 기능, 10 또는 14스피커 보스 오디오 시스템, 핸들열선, 운전/조수석 메모리시트, 열선/통풍시트, 퍼포먼스 데이터 레코더 등의 옵션도 제공합니다.


앉아보지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으나 사용 직관성이 떨어져보이는 일자 형태로 쭉 늘어진 공조 컨트롤러가 조금 걱정스럽긴 하네요.


시트 옵션은 GT1, GT2, 컴페티션 세단계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측으로 갈수록 스포츠 주행에 특화되며, 볼스터가 더욱 조이는 컴페티션 시트는 경량 설계로 트랙 주행을 돕습니다. 컴페티션 시트에도 열선/통풍기능이 모두 들어가는 점도 매력 포인트.


재래식 시프트 바이 케이블 변속기 대신 버튼식 변속기를 적용한 덕에 이렇게 운전자를 더욱 꽉 감싸면서 미니멀한 실내 구성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버튼식 변속기에 학을 떼는 스포츠카 소비층의 거부감 해소를 위해 R와 D쪽은 토글버튼 형식으로 조작하게끔 구성하여 조작 손맛을 보완했습니다. 대신에 수동변속기 옵션 선택은 C8 콜벳부터 아예 불가능합니다.


6가지 옵션 선택 가능한 실내가죽으로 인해 더욱 화사해보이는 덕분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소재 질감도 눈부시게 발전된듯 합니다.


LT2라는 코드네임의 V8 6.2리터 엔진은 최대출력 497ps, 최대토크 64.2kg.m 성능제원을 가집니다. Z51 퍼포먼스 패키지 옵션 선택 시 최대출력 502ps, 최대토크 65.0kg.m으로 향상 가능합니다. 변속기는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만 존재합니다. 성능제원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Z51 퍼포먼스팩 기준으로 0-96km/h 3초 이하 수준의 가속성능을 가진다고 하는데, 이는 현행 C7 콜벳 최고사양 ZR1 765ps 사양의 0-96km/h 2.85초에 맞먹는 수준으로, 이미 기본 모델 수준에서도 어마어마한 성능 향상을 이뤘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Z51 퍼포먼스 팩은 미쉐린 PS4S 타이어,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 전용 브랜디드 브레이크 캘리퍼, 스포츠 서스펜션, 냉각계통 업그레이드, 하이퍼포먼스 배기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1,530kg의 가벼운 중량은 카본파이버 모노코크 샤시, 카본파이버 커브드 리어 범퍼빔 등의 경량 소재 적극 사용에 기인합니다. 파이버글라스와 레진 소재로 만든 대시보드, 앞/뒤 트렁크 터브는 물 위에 뜰 정도로 가볍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쉐보레 C8 콜벳 스팅레이는 켄터키 볼링 그린 공장에서 올해 말부터 생산에 들어가며, 디테일한 가격표는 없지만 기본모델의 시작가격이 6만달러대임을 밝혔습니다. 기본형만으로도 500마력에 준하는 미드십 스포츠카가 6만달러대 스타트인 점은 실로 보급형 페라리 호칭에 걸맞는 차 아닐까 싶습니다. 이 차와 브랜드밸류와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포드 GT가 40만달러 넘는 가격에 한정판으로 줄 서서 사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콜벳은 정말 바겐세일 수준이죠. 정식 발매에 들어가고 컨버터블 및 Z06, ZR1 등 더욱 고성능의 파생버전 추가 출시가 기대되는 C8 콜벳입니다. 아 C8 멋있다! 아 C8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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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볼보 크로스컨트리 V60 시승기 (T5 AWD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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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상반기 출시된 볼보 크로스컨트리 V60을 시승해보았습니다. 해외에서는 V60이라는 왜건 차명을 앞에 두고 V60 크로스컨트리 내지 줄여서 V60CC라고 흔히 칭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왜건이 워낙 찬밥이다보니 V60, V90 등의 왜건 수입에 매우 소극적이고, SUV 비슷하게 생긴 파생모델 크로스컨트리 시리즈는 수입하되 크로스컨트리라는 이름만을 강조한 채 V60 또는 V90의 이름을 숨기는 애매한 브랜딩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V90CC와 헷갈리지 않게끔 아래 본문부터 V60CC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말간 진득하게 달려보며 느껴본 V60CC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시죠. 시승차는 V60CC T5 AWD 중 최상위인 PRO 트림에, 버치 라이트(Birch Light) 컬러 사양.


1. 외형
볼보 크로스컨트리 시리즈는 1997년 V70 크로스컨트리 때부터 그랬든 기존 승용모델에 지상고를 높히고 사륜구동과 범퍼 가드, 휠하우스 가드를 기본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최근 2010년대 말부터 눈에 띄게 세련되어진 볼보 승용차 디자인 기조의 수혜를 입어 V60CC도 보다 멋쟁이가 되었습니다.


10년 전 선대 V70 크로스컨트리가 정말 시골 아저씨가 지저분한 작업복 차림으로 타게 생긴 것 같은 비주얼이라면, 최신 V60CC는 유행을 좇는 멋쟁이 30대에게도 어울리는 모던한 멋이 있습니다.


무광 검정 플라스틱 소재는 아주 자연스럽게 차체 디자인에 녹아들어가, 상용차의 싸구려 느낌이라기보다는 마치 순정 옵션으로 디자인된 바디킷처럼, 약간의 마초적 느낌을 더하는 알맞은 감초 역할을 합니다.


도트형 패턴이 반복되는 그릴도 V90CC, V60CC 등 크로스컨트리 시리즈만이 가지는 디자인적인 특징입니다.


V60CC의 바탕이 된 승용모델 S60/V60의 체급은 BMW 3시리즈 등을 경쟁 모델로 하는 프리미엄 D세그먼트급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왜건모델 기반이라고 하도 전체적인 크기가 대단히 큽니다. 전장 4,785mm, 전폭 1,850mm 전고 1,490mm, 휠베이스 2,875mm의 크기 제원을 보면 특히 휠베이스가 현대 펠리세이드(2,900mm)에 가까운 수준으로 어마어마하게 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론트 오버행은 선대 V60CC(2011~2018) 대비 71mm 줄어들었는데, 이 때문에 보다 팽팽하고 멋진 비례를 뽐냅니다. 전고는 왜건 V60 대비 75mm가 높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사 SUV인 XC60(1,658mm) 대비 많이 낮습니다. 이 점은 장점이 될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SUV보다 승용모델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특히 장점으로 와닿을듯 합니다.


특유의 L자형 테일램프가 안정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멋진 후면부. XC60 SUV와 거의 유사한 모양이지만, 전고 차이가 워낙 많이 나다보니 구별이 안될 리는 없습니다. 크롬 로고가 아니어서 티가 잘 안나긴 하지만 하단 범퍼가드 가운데에 CROSS COUNTRY라는 로고가 길게 적용되어 있기도 하고요. 앞서 서론에 언급한 이유 때문에 한국판매형 V60CC의 경우 좌하단 V60 로고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순정 타이어는 앞/뒤 모두 235/45R19 컨티넨탈 프리미엄컨택6. 국산 대형차용으로도 많이 나오는 사이즈라서 교체형 타이어 구하기도 수월해보입니다.



2. 내장
볼보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모던한 터치가 느껴지는 실내 모습입니다. 블론드&차콜 투톤 인테리어는 따뜻함과 화사함을 선사하는 매우 바람직한 선택지입니다.


조금은 투박하게 생겼지만 최상의 S90, XC90 등의 스티어링 휠과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를 취하는 3스포크 핸들. 좌측에는 운전보조옵션, 우측에는 트립모니터/인포테인먼트 컨트롤용 리모컨 버튼이 자리하고 있으며, 패들시프터는 따로 없습니다.


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반. 시동을 켜자마자 수많은 안전보조장비들을 자랑하듯 열거하며, 시트벨트 미착용 리마인더를 계기반 한가운데에 빨간색 그림 형태로 지속 표시하면서 경각심을 효과적으로 일깨웁니다. 탑승자 전석 벨트 착용이 확인되면 좌/우 게이지를 살짝 밖으로 빼낸 뒤 가운데에 제법 넓은 내비게이션 화면을 표시해줍니다.


드리프트 우드 데코는 나무 결의 질감이 살아있으며, 센터콘솔 커버까지 폭넓게 적용되어 실내 분위기를 더욱 고급스럽게 해줍니다.


세로로 긴 9인치 터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볼보 엔트리~플래그십급까지 다같이 쓰는 UI를 쓰는데, 터치 감도가 좋고 좌/우 스와이프 각각 한번만으로도 모든 메뉴를 찾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세로 네줄로 배치된 메인 화면은 블럭 하나를 누를 때마다 커지면서 세부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에어컨 관련 기능은 최하단에 상시 표시됩니다. 에어컨 조작까지 터치라고 해서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매우 쉽고 빠르게 꺼내 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유리 성에제거, 뒷유리 열선과 같이 가장 중요한 기능은 최하단에 물리버튼으로 따로 마련하였습니다. 미디어 포트는 암레스트 안쪽에 두군데 마련되어 있고, 중앙 보조수납공간 쪽에도 시거잭 포트가 하나 있어 충전기 연결이 가능하게 해뒀습니다.


푸시 버튼이 아니라 다이얼처럼 돌리는 엔진 스타터, 드라이브 모드 스크롤 셀렉터 모드 광택과 오돌도돌한 표면으로 멋을 부렸습니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면 자동변속기를 시프트-바이-와이어 전동식으로 바꾸고, 가운데 콘솔을 감싸는 소재를 플라스틱보다 고급스러운 뭔가로 바꿨으면 좋았겠지 싶습니다. 여기 외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찰하면 의외로 거친 플라스틱 소재가 들어간 곳이 꽤 보이는데..


하지만 바워스 & 윌킨스 19스피커 사운드 시스템, 운전석/조수석 메모리시트, 고급 나파시트, 마사지시트 등 오감을 자극하는 특별한 기본사양이 많기에 소재 측면에서의 사소한 아쉬움은 금방 잊어버릴만 합니다.


자동차를 노면 위에 지탱하는 매개체가 타이어라면, 탑승자의 몸을 지탱하는 매개체는 시트입니다. 시트의 퀄리티는 차체의 크기와 차량 가격에 비례하기에 좋은 시트를 가지려면 아무래도 비싼 차를 사야만 할 수밖에 없는데, 볼보는 시트 잘 만들기로 유명한 메이커고, 이 차의 시트는 특히 과장 좀 보태서 1억원대 내외 자동차 수준의 만족도를 줍니다. 고급스러운 컬러의 나파 가죽시트의 질감 및 적당히 단단하여 장거리 운전 피로감을 확실히 덜어주는 쿠션 자체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바깥쪽에 손을 뻗어 볼보 로고 모양의 시트 컨트롤 리모콘을 켜면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직관적으로 시트 관련 기능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데, 럼버 서포트, 레그레스트, 사이드 볼스터 조절 뿐만 아니라 마사지 기능까지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운전석/조수석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 이 차의 매력이 꼭 시트에서만 나오진 않습니다만 오직 이 시트 때문에라도 이 차를 구매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뒷좌석은 동급 경쟁차 대비 매우 넓은 휠베이스에 기인하여 레그룸이 제법 넓습니다. 한세대 전 BMW 5시리즈보다 체감 공간은 더 넓게 느껴집니다. 키 182cm의 필자 기준으로 충분히 안락한 거주성을 갖췄음을 확인했습니다.


앞좌석만큼 다양한 전동 컨트롤 기능을 가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열선 기능도 있고, 뒷자리 좌/우 온도를 개별 설정할 수 있는 에어컨 시스템이 갖춰져서 마음에 듭니다. 풍량 정도까지 여기에서 컨트롤 가능하며, 물론 앞자리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서의 조절도 쉽게 가능합니다. 에어벤트 하단에는 220V 한국 전원코드를 꼽을 수 있는 파워 아웃렛이 붙어 있습니다. 센터콘솔 후방에 컨트롤 기능이 집중되어 리어 암레스트에는 컵홀더와 수납공간 외에 특별한 기능적 요소가 없습니다.


국산 SUV들같은 리클라이닝 기능은 없지만, 헤드레스트만 수직으로 접어내릴 수 있는 기능이 특이합니다. 앞으로 폴딩하게 될 경우 180도 플랫까지는 아니지만 적재공간을 넉넉히 쓰기 좋게끔 확장됩니다.


상위급의 V90보다는 부피가 작아짐을 느끼지만, 그래도 레저용 차량으로써 충분히 넓은 트렁크 공간. 상단 커버는 더 들어올려 걸칠 수 있게 되어있으며, 보조수납공간이 좌/우 및 플로어 하단까지 세심하게 갖춰져 잇습니다. 타이어 리페어 키트는 보조수납공간을 들어올려야 나옵니다. 전동 개폐 기능은 당연히 갖춰져 있으며,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발길질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기능도 붙어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판매볼륨이 작은 볼보는 4기통 2.0리터 터보 엔진의 출력을 달리하여 등급을 나누는데, 한국용 V60CC는 T5 한가지로만 들어옵니다. 2.0리터 휘발유 터보 254ps/5,500rpm, 35.7kg.m/1,500~4,800rpm 제원을 가집니다. 변속기는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를 쓰며, 주행 노면을 가리지 않는 컨셉을 반영해 사륜구동으로만 판매됩니다.

볼보 휘발유 2.0 터보 엔진은 작년에 XC40 T4로 한번 겪어보긴 했습니다. 출력 차이 덕분이겠지만, 체급 높고 몸집 큰 V60CC T5에서의 느낌이 훨씬 좋습니다. 엔진 오토 스타트-스톱이 개입되어 엔진이 꺼졌다가 켜지는 여건에서도 소음/진동이 무척 작은 편입니다. 물론 RPM을 거칠게 끌어올릴 때의 쌕쌕거리듯한 소음 및 x70 이상부터 가속 탄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4기통 2리터급 과급 엔진 태생을 숨기지 못하지만, 진동 대책은 잘 잡혀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부드럽게 가속을 붙일 때엔 여유로우면서 정숙합니다.

하체 느낌은 폭스바겐 아테온에서 느꼈던 감상과 비슷하게 기본적으로 딱딱합니다만,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잘 흡수해주는 느낌입니다. 더욱 인상적이었던 점은 차고를 왜건 V60 대비 75mm 높인 차답지 않게 고갯길에서도 노면에 착 붙은듯한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준다는 것. 제법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거나,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평균적인 SUV들 대비 많이 낮고, 승용차보다 살짝 높은듯한 시트포지션은 비교적 쉬운 승하차와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줍니다. SUV인 XC60 대비 긴 휠베이스와 낮은 차고로 인해 고속주행안정감도 좋습니다.


크로스컨트리는 역시 이런 시골길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차고조절식 서스펜션같은 비싼 시스템은 없지만 살짝 높힌 지상고, 사륜구동 시스템, 바디 플라스틱 가드 등으로 인해 거친 주행환경에서도 확실히 자신감을 줍니다. 이렇듯 도심 포장도로에서는 마치 납작하고 세련된 승용 왜건의 세련미와 기민한 움직임을 얻을 수 있고, 교외 시골길에서는 험한 노면도 어렵잖게 해쳐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 차 한 대로 모든 것이 가능한 매력이 있습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인텔리세이프 어시스트, 인텔리세이프 서라운드라는 패키지명으로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ADAS 사양들은 빵빵합니다. 시동을 켜자마자 위의 화면처럼 쭉 나열해 읊어줍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유지보조(LKAS) 등 요즘 신차들에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ADAS 사양들이 들어 있으며, 왼쪽 핸들리모컨 버튼만으로 쉽게 익혀 컨트롤 가능합니다. ACC의 가/감속의 부드러움 및 LKAS의 차로유지 실력 모두 발군이며, 핸들을 손놓고 있는 상황에서 핸들 파지 경고가 들어올 시 살짝만 잡아줘도 팽팽하게 차로를 다시 유지해주는 느낌은 제 쏘울EV보다 한수 위입니다. 다만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읽어 과속카메라 앞 또는 고속도로 커브구간 진입 전 설정속도가 너무 높을 시 자동 감속진입 및 가속탈출을 돕는 기능(NSCC)이라든가, 고속도로 주행을 감지 시 핸들 무파지 상태에서의 경고 딜레이를 길게 가져가는 고속도로주행보조(HDA)같은 보너스 기능은 정교한 국내 내비 맵을 기반으로 한 현대차그룹 쪽이 잘 되어있긴 한데, 전체적인 반자율주행 조작의 완숙미는 볼보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5. 연비
19인치 휠타이어 PRO 트림의 공인연비는 도심 8.8, 고속도로 12.4, 복합 10.1km/L로 나타납니다. 트립모니터에서의 연비단위는 숫자가 작을수록 연비가 우수해지는 L/100km 단위라서 좀 헷갈리게 보이는데, 아무튼 시내 30%, 고속 70% 복합주행 여건에서의 트립연비를 잠깐 관찰해보니 환산하여 11.4km/L 정도도 나오는군요. 비슷한 출력의 현대 싼타페 2.0T AWD 대비 복합연비가 1km/L 정도 높게 나오는 걸로 봐서 효율은 나름 괜찮게 나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본 시승차는 크로스컨트리 V60 T5 AWD PRO 트림으로, 5,890만원입니다. 노멀 T5 AWD 트림은 5,280만원이지만, 610만원 차이에 빠지는 것들(앞 통풍/마사지/사이드서포트/쿠션익스텐션 기능 시트, 드리프트우드 데코, 바워스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헤드램프클리닝/코너링램프, 19인치 휠타이어 등)이 제법 많기에, 기왕 사신다면 PRO 트림을 권해드립니다. 판매볼륨이 작은 볼보 입장에서 실내 내장요소들을 공용하면서 소재 차이로 체급을 나누다보니 일부분 거친 플라스틱이 쓰인 점이 아쉽지만, 기본 탑재사양은 동가격대 5천만원대 수입차들 대비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ADAS 주행안전보조 옵션들이 트림에 무관하게 기본인 점도 수입차들 가운데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고요.



7. 총평
볼보는 가짓수가 적고 평범한 승용차 위주의 라인업을 빠른 기간 내 확장하는데에 성공했고, XC40, XC60, XC90으로 이어지는 SUV 3형제가 등장했음에도 크로스컨트리 시리즈를 여전히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SUV 글로벌 대인기 시대에 왜건에 차고만 높인 크로스컨트리 시리즈가 혹여 사장되지는 않을까 우려했습니다만, 키 크고 무게중심 높은 SUV가 아직은 어색한 저같은 승용차 선호 소비자층에게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차입니다. 온로드에서도 승용차 수준의 민첩한 거동을 느낄 수 있으며, 오프로드에서도 두렵지 않은, 한 대의 차로 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크로스오버카가 아닌가 싶습니다. 30대 초반 싱글남인 제게도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올만큼 디자인, 성능, 효율 등 모든 것이 두루 훌륭하기도 하고요. 이상 크로스컨트리 V60에 대한 리뷰를 마쳐보겠습니다. 영상 리뷰도 편집 중인데 일단 텍스트 먼저 올리고 영상은 추후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 폭넓은 ADAS 주행보조사양 기본탑재, 온로드와 오프로드 어디에서든 빛을 발하는 주행실력, D세그먼트 경쟁차 가운데 매우 넓은 실내공간, 정숙성과 성능, 효율까지 두루 훌륭한 2.0 터보 엔진
단점 : 일부 거친 질감의 실내 소재 사용, UI 사용자편의성/디자인 개선이 필요한 9인치 터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나긴 출고대기기간

본 후기 글은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해당사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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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6회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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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7일 열렸던 현대차 헤리티지 라이브 6회 후기입니다. 1회 현대 고급차의 역사, 2회 현대 스포츠카/모터스포츠의 역사, 3회 레저용 차량의 역사, 4회 상용차의 역사까지는 제가 다녀와서 후기를 여기 작성했었는데, 5회 중형차의 역사 편에서는 모닝챌린지 경기가 겹쳐서 아쉽게 못 참석하고 이번 6편 모터스포츠의 역사 편은 참석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예전 2회 때도 스포츠카의 역사를 다루면서 해당 차종들이 참여했던 모터스포츠 역사들을 간단히 훑고 지나가긴 했지만, 이번 6회는 어느덧 i20로의 WRC 참가 5년차에 달하고, 뉘르24시 내구레이스, TCR 등 온로드 투어링 레이스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섭렵 중인 성숙한 글로벌 모터스포츠 플레이어로써의 현대차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더욱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진행자로는 자동차 관련 방송이나 유튜브 등에 활발히 출연하여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높은 권봄이 선수님과 강병휘 선수님, 그리고 현대차에서 일하고 계신 권규혁 차장님과 김재균 연구원님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 네 분의 공통점은 현대차를 활용한 모터스포츠에 선수로써, 또는 담당자로써 몸담은 역사가 있다는 것.


우선 지난 6월 독일 뉘르브루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선수로써 완주에 성공했던 강병휘 선수에 대한 축하를 주제로 토크를 시작했습니다. 현대차는 2016년부터 4년 연속으로 뉘르 24시 내구레이스에 참가 중으로, 올해 2019년에는 벨로스터N TCR(TCR), i30N TCR(TCR), i30N 패스트백 양산모델 개조차(V2T)를 투입했고 각각 클래스 2위, 3위, 3위로 완주했습니다. 강병휘 선수는 엥슬러 레이싱팀과의 협동으로 i30N 패스트백 경기차의 4교대 드라이버로 참여했습니다.


독일 뉘르브루크링의 탄생 배경은 1920년대 비포장 산길에서 열렸던 아이펠레넨 레이스에서 비롯됐습니다. 경기의 안전성 담보와 실업난 해소를 위한 토목사업의 일환으로 지금의 뉘르브루크링 서킷이 건설되었습니다. 메인코스 북쪽 노르드슐라이페, 숏코스 남쪽 쥐트슐라이페로 구성되었고, 남쪽 서킷은 훗날 전격 재개발을 통해 GP 슈트리케로 탈바꿈하였습니다. 통상 언급되는 뉘르브루크링은 북쪽 노르드슐라이페로, 산맥을 깎아 만들었기에 고저차도 심하고 코너가 복잡하며, 3~4코너 지날 때마다 기상여건이 달라지기도 할 정도로 예측 불가한 곳이라 달리기 어렵기로 악명 높습니다. 독일 F1 그랑프리도 원래 이곳 노르드슐라이페에서 열렸으나, 선수들로부터 "녹색 지옥(Green Hell)"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곳이었고, 1976년도 니키 라우다가 이곳에서 큰 화재 사고를 당한 이후로 독일 F1 대회는 호켄하임 서킷으로 영영 옮겨져 버립니다. 그 후 노르드슐라이페는 투어링카 레이스, 24시 내구레이스의 개최지이자, 극한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써 활용되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성지로 발전했습니다.


현대차와 뉘르브루크링의 인연은 생각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독일 슈만 레이싱과 함께 2006~2007년 투스카니 개조차로 뉘르 24시 내구레이스에서 1년차 클래스 우승, 2년차 클래스 2위로 완주했으며, 2011~2014년엔 제네시스 쿠페 개조차로 출전하여 2012년 클래스 5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엔 벨로스터 터보(FS)가 1.6리터 이하 터보 클래스(SP2T)에서 클래스 우승을 기록하고, 2015년엔 SP2T에서 i30(1위)와 벨로스터(3위)를 완주시켰고, 2016년엔 SP2T 벨로스터(1위), SP3T i30(4위)를 완주시켰습니다.


현대 N 브랜드가 뉘르브루크링과 남양(연구소)을 뜻한다는 점은 이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다 만들어놓고 억지로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말도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N 브랜드 고성능차는 모두 남양연구소에서 개발되고 뉘르브루크링 테스트센터에서 담금질되는 절차를 거칩니다. 단순히 출력 숫자의 극한을 추구하기보다는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높은 내구성과 일상주행이 가능한 에브리데이 성격을 가지면서, 언제든 트랙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스포츠카를 방향성으로 가집니다. 그렇기에 지구상 가장 가혹한 코스에서 24시간 연속 주행을 버텨야 하는 뉘르브루크링 24시 내구레이스는 압축적인 테스트 수단으로 가장 적합한 이벤트일 것입니다.


현대차 스포츠카의 역사를 짚어볼 시간인데, 우선 그에 앞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및 사회적 여건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선진국들이 모터리제이션의 성숙을 거친 시점에서야 한국 자동차 산업은 뒤늦게 태동하였고, 보통의 중산층이 마이카를 갖는다는 개념도 불과 30여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공개했던 멋진 포니 쿠페 컨셉트도 사실 양산 개발이 진행되었으나, 2도어 스포츠형 차가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장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과 시장성 부족으로 인해 개발비를 꽤나 들여놓고도 프로젝트가 전면 백지화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포니 3도어 해치백이 양산에 이어지긴 했으나 포니 쿠페와의 연관성은 옅었으며, 이것마저도 매우 저조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포니2부터는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80년대 초까지 한국에서 자동차는 이동 수단으로써의 실용성과 경제성만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고, 80년대 중반 지나서부터야 개성있는 차들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레이스의 시초는 1982년 잠실 공터에서 열린 소규모 비포장 타임트라이얼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나 워낙 단발성으로 열렸고 자료도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1987년 강원도 진부령에서 랠리 스타일의 정기적 레이스가 열려 포니, 엑셀 등의 차가 달렸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자동차 경기장이 없다보니 해안가 인근 공터에서 열리는 비포장도로 랠리 경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영종도나 송도 공터에서 열린 경기들의 경우 지금처럼 개발이 되지도 않아서 배에다 경기차를 실어날라야 했고, 코스아웃으로 전복하면 바닷가에 빠진다는 무시무시한 썰도.. (...)


한국 스포츠형 쿠페의 시조라고 볼 수 있는 스쿠프가 1990년 등장하며 우리나라 자동차문화와 모터스포츠에 전환점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1991년 추가 출시된 스쿠프 터보는 국내 최초의 터보 엔진 승용차였으며, 최대 200km/h를 넘는 시속 제원도 당시 국내 최고성능이었기에 당시 콩코드, 프라이드 강세의 국내 모터스포츠판을 뒤집어버리게 됩니다. 1992년에는 스쿠프 개조차가 미국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Showroom Stock 2WD 부문에서 우승했는데, 국산차가 이 정도 저명하고 큰 국제경기에서 클래스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1996년에는 스쿠프를 계승하는 성격의 티뷰론이 출시되었습니다. 스쿠프까지는 미츠비시에 섀시를 의존하고 초기 모델의 경우 엔진도 미츠비시 오리온 엔진을 썼지만, 티뷰론은 파워트레인과 섀시를 모두 독자개발한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근육질의 굴곡을 뽐내는 멋진 바디 디자인은 현대차 금형기술력 발전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사진자료처럼 스트라이프가 특징인 티뷰론 스페셜도 500대 한정발매됐는데, 알루미늄 바디패널(보닛, 앞펜더, 도어, 트렁크) 대거 적용으로 경량화를 꾀한 점은 당시 국산차로써 아주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스쿠프와 티뷰론은 우리나라에 자동차 동호회 문화를 꽃피운 차종이기도 합니다. 스쿠프 동호회 SCF(Sports Coupe Family), 티뷰론 동호회 TOG(Tiburon Owners Group)는 단일차종 동호회 문화를 활성화시킨 장본인이었다고 하는데, PC통신까지는 경험이 없는 나이인지라 현장에 꽤 많은 30대 후반 분들이 탄성을 지르며 공감하는 모습에 무척 신기했습니다.


티뷰론 동호회는 규모도 커지면서 현대차와의 소통도 많이 했다고 하는데, V6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같은 희망사항은 2001년 출시된 현대 투스카니에 실제로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승용 V6 엔진 + 6단 수동변속기도 실제로 투스카니가 국산차 최초로 이뤄내기도 했죠. V6 2.7 모델에 붙은 엘리사라는 트림명은 당대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단순 트림명이 아니라 차 이름처럼 각별히 불리워지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외신에서도 투스카니 이후부터 현대차를 긍정적인 의미로 달리 보는 시각이 많이 늘어났고요.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차로 클릭을 들 수 있습니다. 2003년부터 클릭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아마추어 원메이크 레이스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메이커에서 인증한 기본 튜닝파츠로 누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레이스에 입문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강병휘 선수 또한 인터넷 동호회 활동을 통해 동기를 얻어 클릭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선수 데뷔를 했으며, 그 때 포디움에 올라 맛본 성취감을 계기로 지금까지 선수 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메이커 입장에서 원메이크 레이스를 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대량생산을 전제로 개발된 차에 트랙 주행에 맞는 내구성과 주행성능을 강화하게끔 튜닝파츠를 개발해야 하고, 그 튜닝파츠는 참가대수 여건상 몇백개 수준으로 작은 규모로 생산하면서 합리적인 가격까지 맞춰야 하고, 당시 걷은 참가비도 대회 운영비를 벌충하기에 택도 없는 수준으로 저렴했습니다. 이윤 추구를 최우선시한다면 아예 시도조차 못할 일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05년 원메이크 대회에 세라토 클래스를 추가하며 스피드페스티벌로 대회명을 개칭했고, 오늘날까지 아반떼, K3, 벨로스터, 모닝 등 다양한 차를 소재로 하여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원메이크 레이스를 지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관중과의 소통을 위해 중간중간 주제로 다루는 차에 대한 객석 즉석 인터뷰로 흥미로운 흐름을 계속 이어갔으며, 객석의 자동차 마니아를 초대해 자신이 상상하는 차의 모습을 스케치로 그려서 증정해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쉬는시간 동안 감상할 컨텐츠로 오환 사진작가님 사진전이 있었습니다. 90년대 초부터 자동차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해오셨고, 오늘날에도 국내 주요 자동차 관련 이벤트 및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현역 오피셜 포토그래퍼로 뛰고 계십니다. 때문에 가지고 계신 사진자료들이 사실상 우리나라 자동차 관련 자료의 역사 그 자체죠.


현대모터스포츠팀 국내 가장 열성적인 팬인 문수환님(https://blog.naver.com/tnghks418)도 방대한 현대팀 관련 컬렉션을 갖고 참여해주셨습니다. 진짜 이분만큼 현대차 모터스포츠에 박식하고 애정 깊은 분 어디에도 없을 것 같습니다. 레진으로 극소수만 만들어진 티뷰론 랠리카 모형은 현대차 모터스포츠 역사를 모형차로 나란히 소장하기 위해 치열한 경매로 따내셨다고 합니다.


무대에서 소개된 문수환님 개인소장품 "N극기". 작년 인제스피디움으로 현대모터스포츠팀 WRC, TCR 메인 드라이버들을 모두 초청한 현대 N페스티벌 행사에서 직접 받은 친필 사인으로 도배되었고, 랠리카 쇼런 주행 때 리어스포일러 뒤에 매달았다가 모서리가 머플러 열에 그을린 흔적까지 남아있는 의미깊은 소장품입니다.



https://youtu.be/V7ab6aElTsY

현대 N의 랠리 역사의 시초로 언급된 엘란트라. 90년대 초반~중반 웨인 벨이라는 드라이버가 호주 지역 랠리에서 이 차로 우수한 성적을 내어, 한국내수시장에도 고성능 특성 소구 광고에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1997년 WRC F2 클래스 티뷰론 랠리카 투입이 현대차 WRC 데뷔 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티뷰론으로 1997년 8월 뉴질랜드 랠리 3위, 1999년 클래스 우승 4회라는 성과를 얻은 현대차는 2000년 베르나로 WRC 최상위의 F1 클래스에 진출했다가 큰 빛을 보지 못하고 2003년 철수하게 됩니다.


2010년부터 전열을 가다듬고 남양연구소 엔지니어들이 직접 개발한 i20 WRC로 현대차는 2014년 WRC에 재진출했습니다. 데뷔 첫해 독일 랠리에서는 연습세션 중 포도밭에 8바퀴나 구르는 큰 사고를 겪으면서도 우승을 차지하여, 지난 수년간 이루지 못했던 숙원을 단숨에 성취했습니다. 어느덧 참가 5년차나 된 현대 월드랠리팀은 세계 최정상 랠리 드라이버 세바스티안 로엡을 영입하고 간판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과의 계약을 2021년까지 연장하는 등 지속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WRC를 통해 현대차의 고성능차 실력과 존재감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2015년에는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컨셉트를 선보였습니다. 파워트레인 제원상 요즘 프로토타입 레이스 규정과는 많이 동떨어진 차긴 합니다만, 이름에 쓰인 "2025"년도 어느덧 6년 남았는데, 르망 레이스에서 정말 현대차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의 실체를 볼수 있게 될지 기대됩니다.


행사장 한켠엔 2017년 뉘르24시 내구레이스를 완주하고 영광의 상처까지 그대로 보존해 전시 중인 i30 경기차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뉘르24 내구레이스는 껍데기 아래 많은 것들이 개조되는 GT3급 투어링 레이스카들도 출전하지만, 양산차 기반으로 소폭의 제한된 튜닝만 허용하는 클래스도 있습니다. 위의 차도 후자 클래스에 투입된 경우고, 이처럼 현대차는 뉘르24의 출전 목표를 단순히 마케팅 효과가 아니라, 시판 N 차량의 R&D 연장선으로 두고 있습니다. 엔트리 95번의 i30는 현대차 남양연구소 지영선, 권종혁 연구원님이 교대 드라이버로 참가했고, 2층 N존에 상설전시될 엔트리 92번의 i30는 이번 행사 패널인 김재균 연구원님이 교대 드라이버로 참가했습니다. 두대가 겉보기엔 같아보여도 서로 차이점이 많은 차입니다.


직접 2017 뉘르24 내구레이스 참가 #95 i30의 디테일한 모습을 설명해주러 나오신 김재균 연구원님. #92번 및 #95번의 공통점으로는 일반 i30 1.6T의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상 i30N에 다름없는 차라는 점. i30N은 2017 뉘르24 종료 이후 몇달 뒤인 초가을에 출시되었는데, 실제 시장에 투입하기 전에 내구성을 또 한번 검증하기 위해 노멀 i30처럼 보이는 사실상의 i30N을 미리 참가시킨 것이죠. 다만 #92번과 #95번의 차이점은 순정사양과의 비교 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92번 쪽에 쇼크 업소버(올린즈)와 ABS(보쉬 레이스용 스펙) 등 세부 파츠를 애프터마켓 하이스펙으로 적용하고, 이 #95번 i30는 i30N 양산스펙 거의 그대로에 레이스를 위한 최소한의 보강만 했다는 점이 서로 다릅니다.


아무리 사실상의 i30N이라지만,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차의 디자인까지 먼저 그대로 쓸 수는 없는 여건이었습니다. 때문에 일반 i30의 외형을 유지해야만 했는데, 냉각효율 강화를 위해 그릴 주변에 구멍을 추가로 내는 등으로 보완을 더했습니다. 고속주행에 다운포스를 주기 위한 스플리터, 칠흑같은 어두운 여건에서도 달려야 하는 여건상 부착 필요한 야간등도 더해졌습니다.


실내는 불필요한 내장재를 대부분 탈거하고, 각종 충돌사고에서 드라이버를 보호하기 위한 롤케이지가 촘촘히 둘러져 있습니다. 퀵릴리즈로 쉽게 탈부착 가능한 전용 스티어링휠엔 팀원과의 무전 통신을 위한 버튼, 장시간 내구레이스간 필요한 수분 공급을 위해 식수 드링크 버튼 등이 추가됩니다. 버킷시트는 경기중엔 원래 운전석 측에만 달려있으나, 이 차량은 경기 후 이벤트주행 등을 위해 조수석용 버킷시트가 임시로 추가된 상태입니다.


연료통은 내구레이스 특성상 장거리를 가능한 적은 피트스탑으로 소화해야 하기에 일반 i30보다 두배가 넘는 용량인 100L 사양으로 적용됐습니다. 크고 네모진 연료통 앞쪽에 원통처럼 생긴 것은 에어잭이라는 물건인데, 피트에서 정비가 필요할 때 차를 단숨에 휙 들어올리는 역할을 해줍니다.


#95번의 이 차는 양산스펙 거의 그대로 투입되었기에 커넥터와 제어시스템도 전부 i30N의 것 그대로입니다. 다만 경기간 비상상황 대비를 위해 킬스위치, 소화시스템 정도를 추가하고, 불필요한 실내 내장재를 모두 탈거하고 계기반도 레이스용으로 교체한 것 등이 특이점입니다.


24시간 레이스에서 경합과정상 상흔이 유독 많은 차인데, 이 차는 특히 고저차가 가장 심한 구간에서 레이스 시작 2시간만에 후방추돌사고를 크게 당했습니다. 안쪽 패널이 휘어들어간 흔적에서 보듯 꽤 큰 사고였는데, 세시간만에 수리를 하고 레이스에 복귀하여 완주할 수 있었던 것도 기본 설계 자체가 튼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현대차 현직 연구원이자 뉘르24 내구레이스 선수를 동시에 해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합니다. 뉘르브루크링 라이선스 선 취득을 위해 최소 주행회수 이력이 필요했고, 이때문에 한달에 독일을 6번 간 적도 있어서, 시차적응 자체가 불가능했던 여건도 있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 N 차들에 대해 앞장서서 칭찬과 기대 메시지를 건네오는 외국인 선수들을 보며 피로가 씻겨나갈만큼 뿌듯했던 경험담도 전해주었습니다.


뉘르24시 내구레이스를 실제 드라이버로써 다녀온 김재균, 강병휘선수에게서 내구레이스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추가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선수 한 명이 연료 만탱크 상태에서 바닥나기까지 달리는 시간을 스틴트라고 하고, 재급유 후 2번 주행을 하면 더블 스틴트라 하는데, 이 더블 스틴트가 3시간/400km 정도 된다고 합니다. 꽤나 장시간의 여건인데, 워낙 땀이 많이 나기에 화장실 욕심보다는 수분 부족이 더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스틴트 시작 전 1리터 수분탱크를 채우고 300~600ml 정도 섭취를 권한다고 합니다.

내구레이스 랩타임은 현대 TCR 차들 기준으로 25km 내구레이스 코스 1랩에 평균 9분 초반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뉘르24 내구레이스 코스는 통상 뉘르링 랩타임의 기준점이 되는 노르드슐라이페 코스보다 더 긴 구성이기에, 노르드슐라이페 수준으로 환산하면 약 7분 언더 정도 수준이라 합니다. 예선 베스트랩 기준으론 i30N TCR의 FF차종 최초로 뉘르 내구 코스에서 9분 언더를 찍기도 했습니다. SP3T 클래스 스바루에서 10억 들여 만든 차가 아직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고, 타사 TCR급 차종 대비 15~20초 정도 빠른 수치기도 하며. 심지어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GT4클래스의 평균랩타임에 준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일반 고객들이 아닌 레이싱팀 대상의 고성능차로 개발된 i30N TCR. 국제 투어링카 레이스들의 경우 시작은 시판차 기반의 가벼운 튜닝이었으나, 경쟁의 심화에 따라 껍데기만 양산차고 구동계는 전륜구동이었던 차가 후륜구동이 되는 등 말도 안되는 수준의 마개조가 이뤄지는 경우까지 횡행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TCR 시리즈의 경우 경기차들에 대한 규정이 요즘 투어링카 레이스 중 가장 양산차에 가깝습니다. 양산차의 차체, 서스펜션 레이아웃을 그대로 써야 하며, 엔진도 배기량 2.0리터 이하 터보차저로 규정되어 양산 베이스의 엔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TCR 경기차를 개발하면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양산모델의 개선이나 후속모델 개발에 참고할 것들이 많기에 카메이커 입장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i30N TCR은 투입되자마자 성적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서, 주최측으로부터 성능 강제하향조치인 BOP(Balance of Performance)를 적용받기도 했습니다. 무게추를 달거나, 차고를 상향시키거나, 심하게는 출력을 일부 하향시키게끔 강제된 적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i30N TCR은 2018년 데뷔 첫해 FIA WTCR 드라이버/팀 챔피언을 모두 석권했으며, 올해부터 신규 투입되는 벨로스터N TCR도 압도적인 성능으로 북미지역 TCR을 휩쓸고 있습니다.


미래 모터스포츠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패널분들의 대답은 조금씩 달랐지만, 기술 대변혁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지언정 사람 중심의 스포츠로써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공통된 내용이었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본다면 아무리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체력과 지력을 써서 남들보다 앞서 달릴 수 있는 모터스포츠의 원초적 희열은 기술로써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시뮬레이터 게임 및 장비들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제 차를 타고 달릴 때 느껴지는 차체의 잔진동, 소리, 횡가속도, 추월의 희열 등도 대체될 수 없고요. 그리고 연구원 입장에서 보면 모터스포츠에서 얻어지는 수많은 변수들을 연구하면 자율주행 상황에서 더 세련된 움직임을 구현하고 위급상황을 회피하는 보다 정교한 로직을 짤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레이스 상황에서 성능이 뛰어난 차를 만드는 메이커와 그렇지 않은 메이커의 대외 인식 차이는 분명 유효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죠.


이제 어느덧 헤리티지라고 표현해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으로 모터스포츠에 있어서도 역사와 성과를 일군 현대차의 모습도 대단했지만, 누군가는 선수로써, 누군가는 연구원으로써 직접 땀흘려 경험하고, 그 경험을 더 좋은 차 만드는 것에 기여해온 패널 분들의 모습도 매우 멋지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처음 헤리티지 라이브 1~2화 때엔 중장년층 세대 관객들의 "그땐 그랬었지" 분위기가 좀 강했는데, 점점 나이어린 학생이나 어린이 관객들이 많아지고, 헤리티지 라이브에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미래가 더 밝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듭니다. 다음 헤리티지 라이브가 언제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2층 N존의 개편 기념으로 로비층에 DiscoverN 존이라 하여, 다양한 컨셉트카와 랠리카를 8월 4일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곳도 조만간 별도의 포스팅으로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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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디스커버 N @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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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라이브 현대 모터스포츠의 역사 편에 연달아 빨리 썼어야 했는데, 특별전시가 모두 끝나고 올리게 되어 매우 아쉬운 글입니다. 현대차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2019년 8월 4일까지 특별 운영했던 Discover N 특별전시입니다. 보통 현대 및 제네시스 브랜드 시판차들을 폭넓게 전시했던 구역의 일부를 할애해 고성능 N브랜드의 역사와 미래를 특별전시로 선보였습니다.


Discover N이라는 전시테마명이 크게 입구 앞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층 N 브랜드존의 전시차 i30N 내구레이스 출전차가 빼꼼 보이는군요.


N 브랜드가 적용되진 않았으나 아무튼 현대 고성능차의 기념비적 선조 모델이 저 너머에 빼꼼 보이는군요


바로 엑센트(베르나) WRC. 현대 모터스포츠 국내 최대 팬이자 인플루언서 문수환님에 따르면 넘버플레이트와 리버리만 봐도 실제 랠리카와 맞지 않는 고증오류가 은근히 많다고 합니다(https://tnghks418.blog.me/221594644021)... 만은, 워낙 국내에서 보기 힘든 모델이다보니 레플리카라고 해도 반가운 모델입니다.


반면 건너편에 보이는 i20 WRC 랠리카는 실망하실 부분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2018년 현대 N 페스티벌 내한 행사에서 현대 월드랠리팀 티에리 누빌이 미친듯한 페이스로 쇼런을 선보인 바로 그 때 그 차 그대로기 때문입니다. 당시 누빌이 탔던 차를 국내에 그대로 킵하고 보관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런 자리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i20WRC의 경우도 2014년 첫 데뷔 이래 모델체인지가 한 번 있었고, 바디타입의 변경(5도어→3도어)까지 감안하면 나름 세대 변천이 꽤 많은 차인데, 언젠가 세대별로 나란히 전시된 i20 WRC를 국내에서 보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헤리티지 라이브에서도 소개된 엘란트라 호주랠리카, 티뷰론 F2, 엑센트 WRC 등 쭉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의미있는 선배들도 함께하면 더욱 좋겠죠?


i20 WRC에서 소개된 하늘빛 퍼포먼스 블루 컬러를 이어받은 컨셉트카들도 나란히 소개됐습니다.



현대 RM16 컨셉트. 2014년부터 벨로스터 1세대(FS) 모델 기반 와이드바디 MR구동 개조차로 실험중인 고성능차인데, 2016년 버전으로 거듭나며 헤드램프와 미등에 N형상 점등패턴을 가미하는 등 디자인을 개선하고, 실제 양산 고성능차에 적용 가능할 단계의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남양연구소 출입증이이 그대로 붙어있다든지, 플래시만 세게 터트려도 보이는 후면부 안쪽 부속들을 보면 공도 주행이 가능한 단계로 제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 유명한 자동차 유튜버를 초청해 리어 엔진룸을 보여주고 주행까지 시켜줬다고도 하고요. 언젠가 꼭 해치백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떠한 모습으로라도 현대의 MR구동 고성능차가 나올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2015년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 공개했던 N 2025 비전 그란투리스모 컨셉트. 실루엣은 르망 프로토타입 레이싱카처럼 생겼지만, 그쪽 규정과 거리가 많이 먼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동력원으로 합니다. 디자인만 신경쓴 차라기엔 제원이나 제반 적용기술에 대한 묘사가 너무 디테일하긴 합니다만, 묘사된 파워트레인으로만 봐선 2025년이 아니라 2035년에나 가능할 듯한 느낌.. 아무튼 현대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최고봉에 도전한다면 포뮬러나 프로토타입이 될텐데, 디자인이나 기술적 자유도가 F1 대비 높은 르망 LMP 내구레이스에서 이름날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지네요.


사람 무게를 감지해 앉으면 N 고성능차 엔진음을 울려퍼트리는 사운드 체어라든지,


가변배기 사운드와 함께 실제로 팝콘을 만들어 나눠주는 기계나, 게임존까지 폭넓은 체험 공간을 운영했습니다.


2층 N 브랜드 존은 2019년 7월 이전까진 i20WRC만 전시되어 있던 공간이었지만, 리뉴얼을 통해 현대차가 여러 레이스에 실제 운영했던 다양한 레이싱카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2014 i20 WRC 1세대 모델. 모터스튜디오 고양 최초 생겼을 때부터도 있었던 차인데요, 서비스파크를 모사해 꾸며진 전시구역에서 내/외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실제 랠리카입니다. 이런 식으로 점프하듯 배치된 모습 때문에 안쪽을 보긴 어렵지만, 하부는 대신 잘 들여다보이네요.


2017 i30N 뉘르브루크링 24h 내구레이스 경기차. 실제 완주를 마치고 돌아온 경기차입니다. 당시엔 i30N 양산차 발매를 몇달 앞둔 상황이라, 일반 i30에 i30N 파워트레인을 옮겨심고 경기차에 필요한 보강을 마친 차들입니다. 모터스튜디오 서울 상설전시나, 슈퍼레이스 등 여러군데 순회 스팟 전시된 95번 경기차는 후방 충돌사고를 크게 당해 트렁크가 찌그러진 흔적까지 남아있어서 외형 구별이 쉽습니다. 지난 헤리티지 라이브 후기에서도 소개드렸듯 트렁크 찌그러진 95번 차는 i30N 순정에 거의 그대로 가까운 상태고, 위 92번 차는 보다 상위 스펙의 레이싱 파츠들로 보강된 차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양산차 발매 전 이런 내구레이스 참가, 완주를 통해 내구 한계성능을 검증받은 차는 분명 완성도에서 유의미한 어필 포인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i30 N TCR. 데뷔하자마자 우승하고, 연이어 성적이 너무 좋으니 BOP라고 하는 성능 패널티가 걸림에도 불구하고 지속 좋은 성적으로 커스터머 레이싱팀에서 사랑받는 TCR 경기차입니다. 이 차의 드라이버였던 가브리엘 타퀴니도 작년 현대 N 페스티벌에서 이것과 같은 차는 아니지만, 국내 팀에서 보유한 i30N TCR로 멋진 쇼런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우승 기록을 생각하면 타퀴니가 몰았던 i30N TCR이 적합하긴 하겠지만, 국내에 아직 선보인 바 없는 벨로스터N TCR도 같이 전시되면 더욱 흥미로웠을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 서울모터쇼에서도 전시 이력이 있었던 벨로스터 N 퍼포먼스카 컨셉트. 벨로스터N에 돈걱정 안하고 내/외부 튜닝과 드레스업의 끝을 달리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끝을 보는 모델입니다. 스웨이드로 소재가 업그레이드되는 소소한 파츠들도 매력적이지만, 순정 버킷시트가 저렇게 나온다면 트랙주행용 차를 찾는 분들에게 대단히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듭니다. 벨로스터N이 정말 순정 그대로 트랙에 들어가도 될만큼 완성도가 좋지만, 버킷시트가 꼭 필요한 차인지라..


롤케이지를 형상화한 시뮬레이터 게임 체험공간이나, 실제 현대랠리팀의 의류와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잘 되어 있습니다.


필라 콜라보 의류 말고는 딱히 모터스포츠 공식의상이나 모델카 최신제품 업데이트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2019 i20 랠리카나 i30N TCR 모델카가 1:43으로 유럽 현대 공식 쇼핑몰에 떴는데, 정작 여기서는 아직 살 수 없는 것이 슬픈..


1층 Discover N은 이제 볼 수 없는 컨텐츠지만, 모터스튜디오 고양 2층의 N 브랜드 존은 지속 상설 컨텐츠로 전시 예정이니 들러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N이라는 로고가 처음 적용된게 2014년 i20 WRC 랠리카 보닛 등지였는데, 어느덧 5년이 흘러 N 이름이 붙은 머신들이 다양한 국제 모터스포츠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그쪽의 극한 주행여건을 견디면서 얻은 노하우를 튼튼한 양산 고성능차를 만드는데에 반영한다는 철학과 브랜드 컬러까지 여러모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마케팅 수식어로만 포장된게 아니라는 자신감을 볼 수 있었던 N, 보다 다양한 모터스포츠와 고성능 양산차를 통해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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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국 서부 자동차 테마 로드 트립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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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부터 8월 23일까지, 못생긴 닛산 센트라 렌트해서 900마일 넘게 8박 9일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직접 운전해 내려오며 로드 트립을 즐기다 왔습니다. 아직 시차 적응이 덜 되어 일찍 잠들어버리고 새벽에 뜬눈으로 잠을 설치기가 일주일째라서 아직 사진 정리도 못해서 글이 밀리고 있네요.. ㅠ


샌프란시스코


웨더텍 레이스웨이 라구나 세카 서킷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캘리포니아 1번 도로


LA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아무튼 어마어마한 고저차의 테크니컬 코너로 유명한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수십~100여년 전 올드카들이 클래스별로 모여 레이스를 펼치는 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가 골프장 페블비치에서 열린 세계 제일가는 부호들의 진기한 클래식카들의 페스티벌 콩쿠르 델레강스 참관이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이었습니다. 기본 입장권이 각각 120달러, 375달러로 지출이 어마어마했지만, 그래도 굿우드 FOS에 이어 자동차 마니아라면 정말 꼭 가봐야 할 행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볼거리와 부러운 문화가 가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작성해야 할 시승기들도 겹쳐 있어 좀 빨리 올려드리긴 어렵겠지만, 아무튼 이번 여행 후기도 틈틈이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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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르노삼성 더뉴 QM6 LPG 시승기 (2.0 LPe RE 시그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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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더뉴 QM6 2.0 LPG 모델을 시승해보았습니다. 일전에 더뉴 QM6 신차발표회를 통해 잠깐 소개드리긴 했습니다만, QM6는 올 해부터 "더뉴"라는 칭호와 함께 상품성개선이 이뤄졌고, 일부 내/외관 디자인 및 사양변경에 더불어 2.0 LPe라는 LPG 엔진이 새로이 투입되었습니다. 국내에 거의 유일한 LPG SUV인 QM6 LPe의 경쟁력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차는 2.0 LPe RE 시그니처 풀 옵션 사양에, 마이센 블루 컬러.



1. 외형
QM6는 "더뉴"라는 이름을 붙이고도 크게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그릴에 입체 패턴이 가미되고, 앞/뒤 하단 크롬바가 추가된 것 정도로만 달라짐의 단서를 캐치할 수 있을 뿐. 요새는 다양하게 쏟아져나오는 경쟁차들을 견제하기 위해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디자인을 과격하게 뜯어고치는 경우가 많은데, 르노삼성 내지 르노 차들은 일부 부속 변경으로 호환 가능할 수준의 마일드한 변경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뭐 원판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죠.


후면부 LPe라는 로고 외에 LPG 차종임을 추정할만한 단서가 딱히 없습니다. 리어 하단은 듀얼 머플러팁처럼 생긴 장식만 있을뿐, 아래쪽을 들춰보면 수도꼭지처럼 꺾인 싱글 머플러가 보입니다.


투싼과 싼타페 중간 정도의 크기 제원을 가지는 QM6인데, 뭔가 이도저도 아니어보이는 사이즈같지만, 3열 시트에 대한 필요가 없는 적당히 넉넉한 4~5인승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찌보면 가격대비 딱 적당한 사이즈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고급감이며 크기 모두 프리미엄 중형차를 표방하는 SM6와 돌림 숫자를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225/55R19 금호 크루젠 프리미엄 타이어와 19인치 투톤 알로이휠을 쓰는 점은 기존 QM6 2.0 GDe 휘발유 모델과 차이가 없습니다.



2. 내장
인테리어도 기존 QM6 대비 그닥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S-링크의 개선과 일부 운전석 시트, 2열시트 편의옵션 추가로 기존 QM6에서 느껴졌던 일부 아쉬운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SM6와 공용하는 7인치 풀컬러 LCD 계기반 및 3스포크 핸들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다만 SM6와 달리 드라이브모드 변경 기능이 따로 없고 에코모드의 on/off만 가능한 세팅을 가지기에, 계기반 스크린 자체의 변화는 무드라이팅에 맞춰 조명컬러가 변하는 수준까지만입니다. 부가적으로 내비게이션 정보, 재생 음원정보, LDWS 차선이탈여부를 통합적으로 표시 가능합니다.


세로로 긴 8.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로 구성된 S-링크 인포테인먼트. QM6 2.0 GDe를 처음 시승하며 이것의 불편함을 많이 지적했었는데, 가장 불편했던 것은 역시 에어컨이었죠. 다행히 풍량, 에어컨 on/off, 풍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작은 위젯을 더했습니다. 이제 에어컨을 전체 팝업 스크린으로 띄우지 않고도 조작 가능하게 됐습니다.


가장 반가운 변경점은 이제 드디어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된다는 것. 카카오내비 및 핸드폰 음악 스트리밍 어플들을 음성인식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드간의 전환이 여전히 타사 차들 UI 대비 느린 문제, 전/후방 센서가 장애물이나 차량을 감지 시 모든 S-링크 화면을 주차보조센서 화면으로 멋대로 전환시켜버리는 등의 로직 세련미 문제는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해보였습니다.


운전석에 한정되긴 하지만 수동 레그레스트 연장, 전동 마사지시트 기능 등을 더했습니다. 마사지는 제일 센 강도로 해봐도 그냥 롤러가 움직이는구나 싶은 정도의 약한 움직임에 그치지만 풀 옵션 3천만원 초반대의 차 치고는 달려있는게 용하다 싶은 정도.


조금은 평이한 실내 질감을 보완하는 무드라이팅. 5가지 컬러 중 선택 가능합니다.


컬러 가죽시트와 우드그레인으로 멋을 냈지만, 그 외 닿아지는 소재 느낌은 고급스럽다기보다는 평범한 일반차 느낌입니다. 특히 스위치 조명을 운전석측 외 모두 삭제하는 알량한 원가절감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사실 르노삼성의 모그룹인 르노나 닛산 차들에서도 이런 원가절감이 많이 보여지고 있는데, 이런건 좀 안 따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센터콘솔 쪽에는 보조수납공간이 넓게 마련되어 있으며, 병음료 2개, 캔음료 2개를 동시 수납 가능한 개폐가능형 컵홀더가 매력적입니다. 맨 앞 왼쪽의 운전석측 병 홀더는 실내 에어컨 바람을 끌어와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유지 가능합니다. 암레스트의 슬라이딩이 가능하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다만 기어레버 아래쪽의 크루즈 컨트롤/스피드 리미터 스위치는 꼭 르노삼성 또는 르노 유럽차들 쪽의 종특인데, 다른 차들과 다른 이단아적인 마인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2열 시트 리클라이닝(기울기 조절)에 대한 니즈도 기존 QM6에서 많이 있어왔는데, 더뉴 QM6부터 드디어 해당 기능이 기본 적용되었습니다. 다만 시트 바깥쪽 어깨쪽의 상단 레버를 통해 조절해야 하기에 앉은자리에서 조절하려면 조금 몸을 꼬아야 하는 구조고, 기울기도 체감상 좀 더 기울여져도 좋겠다 싶은 느낌입니다.


크기에 비해 비교적 넓은 레그룸을 갖췄으며 2열 리어 에어벤트, 2개의 USB 충전구, (버튼의 위치가 조금 이상하지만)열선 기능까지 모두 갖춰, 패밀리 SUV로써의 기능성도 매우 좋은 편.


트렁크 공간입니다. LPG 탱크를 도넛형으로 설계, 바닥에 배치하여 2열시트와 트렁크 사이에 가스통이 노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때문에 트렁크 플로어가 조금 높고, 플로어 하단 보조수납공간이 전혀 없는 점이 특징이지만, 2열 시트를 평평하게 접어내려 보다 넓게 쓸 수 있는 장점을 가집니다. 플로어 하단에 보통 넣는 타이어 리페어키트는 우측에 공간을 따로 파서 옮겨두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QM6 2.0 LPe의 LPG 엔진. 타사 LPG 엔진과 마찬가지로 시동버튼을 누르고 최종적으로 시동이 걸리기까지 약간의 시간 딜레이는 필연적입니다. 페이퍼 스펙은 최대출력 140ps/6,000rpm, 최대토크 19.7kg.m/3,700rpm입니다. 선 출시됐던 2.0 GDe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 대비 아주 살짝 떨어지는 성능제원인데, 밟을 때 나가는 느낌도 2.0GDe 때 느꼈듯 "느긋하게 밟을 때엔 조용하고 꾸준히 속도를 붙이지만, 급한 추월가속이 필요할땐 좀 버거운" 그 느낌과 비슷합니다. 달리기 성능을 추구하는 분들은 애초에 성능제원에도 민감할 것이고 150마력도 안되는 중형 패밀리 SUV는 아예 구매 선상에서 제외할텐데, 그 외 평범하게 타는 차를 원하는 대다수 가장들에 있어 QM6 LPe는 용도에 그럭저럭 알맞는 성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2.0 GDe 사양과 마찬가지로 엔진 자체의 정숙성과 차음/진동억제 수준이 좋아서, 디젤 SUV에 익숙한 분들이 이 차를 타면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놀라실 것 같습니다.

"더뉴"를 붙이면서 따라오는 구조적인 변화는 많지 않지만, 기존 모델보다 차고를 살짝 낮추어 고속주행 안정감이나 승차감이 약간 더 좋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론 특히 승차감은 SM6보다 더 좋다고 생각될 정도. 굽이진 고갯길에서 커브를 돌아나가는 느낌도 최신 SUV들 평균 이상 수준은 되는듯한 안정적인 느낌을 전달해줍니다. 가격적인 타협을 위해 사륜구동 옵션은 존재하지 않지만, 험로를 굳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주행품질에 있어서 큰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풀 옵션을 만들어도 가격이 경쟁차들처럼 크게 상승하지 않기에 경제적인 차로 포장하기 좋아졌죠.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QM6의 ADAS는 2.0GDe 사양을 소개드렸을 때와 같습니다. RE트림 이상부터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옵션을 통해 추가 가능한 것이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 +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 +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 오토매틱 하이빔(AHL)까지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차선유지 조향보조(LKAS)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이나 정체 도로 주행에서 매우 유용한 주행보조사양들이 옵션으로라도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다만 이 체급에서 보기 드문 주차 조향보조는 RE부터 기본탑재인 점은 독특합니다. 수평/수직주차를 모두 지원하며, 일반 시프트 바이 케이블 변속기라서 전/후진 기어 조작은 수동으로 해줘야 하지만 제법 안정적으로 자동주차를 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승기를 쓰던 중 알게된 사실로, 일시 단종되었다가 조용히 부활한 디젤 QM6에는 ACC 옵션이 따라붙는다고 합니다. 전륜구동은 1.7, 사륜구동은 2.0 배기량으로 출시되는 좀 특이한 구성을 가졌죠.



5. 연비
LPG는 구조상 100% 충전이 안된다고 해서 인계받을 때도 80~90% 수준의 가스 잔량 상태였습니다. 만탱크를 의도적으로 만들기 애매한 차라서 실연비 측정은 어려울듯 하고, 인계받은 상태 그대로 250km 정도 주행을 해보니 20% 잔량에 잔여주행가능거리 90km 정도를 띄웁니다. 제원상 탱크 용량이 75리터, 공인복합연비가 8.6km/L이니 80% 충전에 500km 이상 갈 수 있다는 것이 여기저기 알려진 이야기였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이라든가, 파워를 좀 많이 쥐어짜야 하는 주행여건에서 연비가 하락될 경우 저처럼 400km 이하 수준으로 탈 수도 있는 모양입니다. 뭐 그래도 구조상 80% 충전하면 60리터 수준인데, LPG 요금이 리터당 8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연비 수치가 낮아보인다 한들 장기적인 유류비 자체는 동체급 디젤 SUV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 이 차의 경쟁력입니다. LPG 충전소가 주유소만큼 널리 분포하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전기차보다는 훨씬 쉽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기도 하고요.



6. 가격 대비 가치
제가 탔던 시승차는 QM6 2.0 LPe LPG RE 시그니처 CVT 2WD(2,946만원)에 파노라마 썬루프(84만원), 매직 테일게이트(50만원), S링크 8.7인치 내비게이션(69만원), 드라이빙어시스트패키지(84만원) 옵션이 모두 더해진 풀 옵션으로, 3,233만원입니다. 2열 공간까지 넉넉한 SUV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타사 SUV라면 각 100~200만원 이상을 차지할 사륜구동, 첨단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ACC, LKAS 등)이 아예 선택 불가한 조합이기에 가능한 가격대기도 합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첨단 ADAS 사양이냐, 아니면 경제성이냐에 따라 이 차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7. 총평
QM6는 과거 QM5의 부진에서 얻은 교훈뿐만 아니라, 국내 경쟁사들의 쟁쟁한 SUV들 사이의 틈새가 어디 있을지 집요하게 탐색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국내 대형 경쟁사는 미국에서 SUV를 오래 팔아본 경험으로 인해 더 크고 넓고 사양 빵빵한 SUV 만드는 데에 도가 터 있는 반면, SUV 만들어본 역사가 짧은 르노/르노삼성 입장에선 차체 크기를 무턱대고 늘리기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QM6는 알맞은 틈새의 크기와 알짜 사양구성으로, 첨단 사양보다는 실속과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했습니다. 디자인은 비록 바뀐 티도 안 날 정도로 손을 거의 안 댔지만, 기존 모델에서 지적받은 실내의 여러가지 불편사항들이 제법 많이 개선된 것을 보면 소비자 피드백에도 나름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고요. 출력과 옵션이 제 기준엔 비록 약간 부족했을지언정 LPG SUV라는 세그먼트를 오래간만에 혼자서 다시 개척하고, LPG 승용모델의 미덕을 제법 설득력 있게 어필하고 있는 QM6 LPe도 경제적인 가족용 SUV로써 매우 경쟁력있는 차라고 생각됩니다.

장점 : 탱크를 바닥 아래 깨끗이 숨긴 최초의 국산 LPG SUV, 기존 QM6 대비 대폭 보완된 승차자 편의사양과 커넥티비티, 출력 대비 괜찮은 일상영역 가속성능, 우수한 NVH와 경제적인 연료비의 공존, 저렴한 차량 가격
단점 : 풀가속 시 드러나는 출력부족의 한계, 중형 SUV 치곤 아쉬운 일부 실내 소재, 다음 세대 모델엔 꼭 바뀌리라 믿고 싶은 S-링크, 경쟁차 대비 부족한 ADAS 옵션

본 후기 글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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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콜로라도 미디어 시승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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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미국산 모델 수입 판매 확대를 꾀하고자 올 여름부터 새롭게 순차적으로 들여온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콜로라도를 번갈아 시승해보는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트래버스 SUV를 먼저 교대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트래버스는 디자인이 심플하여 화려해보이는 맛은 없지만, 크기제원은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나 되어, 국산 대형SUV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 팰리세이드보다 모든 크기 제원이 더 큽니다. 전폭과 전고는 조금 차이 나는 정도지만, 전장 (팰리세이드 4,980mm)으로 비교해보면 트래버스가 얼마나 큰 차인지 짐작할 만 합니다. 단체 행사였던데다가 비가 와서 사진을 심도 깊게 찍을 기회가 없긴 했는데, 아무리 사진을 돌이켜봐도 정측면을 제대로 망원으로 담은 사진이 거의 없을 정도로 큰 차였습니다.


몸집에 비해 수수한 외모처럼, 인테리어도 크기는 매우 넓지만 그것을 채우는 소재는 수수한 편입니다. 중형세단 말리부와 공용하는 공조, 버튼, AVN 등으로 인해 새롭다기보단 친숙한 분위기마저 납니다. 큰 차는 무조건 고급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실망스러운 요소들도 많겠지만, 미국GM 산하에는 쉐보레 윗급 뷰익, 캐딜락이 고급브랜드로 존재하는만큼 쉐보레는 고급감에 대해 큰 욕심을 내지 않는, 어쩌면 양보해야 하는 브랜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큰 차는 으레 고급스러워야 한다는 한국에선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습니다만은..


다만 소재의 고급감이 떨어진다는 것만으로는 폄하하기 어려운 트래버스만의 특화 사양들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우선 인포테인먼트 모니터 스크린은 8인치로 좀 작은 편이지만, 어라운드뷰 모니터가 레이싱 게임 화면처럼 다각도로 변경 가능하며, 트레일러 히치가 순정인 트래버스답게 견인고리 주변만 따로 확대해서 보여주는 가변 모드까지 지원합니다. 후방카메라와 연계되는 디스플레이 룸미러 역시 신기한 사양. 리어 글라스 면적이 결코 좁진 않지만 차 자체가 크다보니 룸미러에만 의지하면 사각이 꽤 많이 생기는데, 후방카메라를 이용해 룸미러로 후방 상황을 가려지는 부분 없이 선명히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카메라 주변에 물이 맺혀 잘 안보이거나, 오래 사용하게 될 경우 룸미러 자체가 열을 꽤 받는 상황은 어쩔 수 없어보였습니다. 전폭이 워낙 큰 차라서 사고 시 운전자의 머리가 좌우로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을 대비해 센터 에어백을 마련한 것도 트래버스가 최초라고 합니다.


비자금을 숨겨두기 편해보이는 공간. 미국에서 렌터카 여행할 동안 치안 여건상 차 안에 지갑이나 동전 한 푼 보이지 않게 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는데, 요 공간이 미국에선 되게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2열은 2인승 독립 캡틴시트, 3열은 3인승으로 7인승의 구성입니다. 도어트림은 3단 수납공간과 전용 컵홀더가 갖춰져 있으며, 뒷자리용 오토 공조 컨트롤러와 USB포트/파워 아웃렛 또한 갖춰져 있습니다. 거의 플랫한 바닥 덕에 2~3열간 이동이 편안하며, 3열 레그룸은 크기에서 오는 기대감보다는 조금 평범한 편입니다. 2열 승차자가 조금 양보를 해줘야 앉을만한 레그룸이 나올만 한데, 그래도 잠깐의 이동간에는 충분히 괜찮은 공간입니다. 6~7인이 100% 늘 함께 탄다면 사실 미니밴이 더 적합한 차종이겠죠.


전장이 5.2m나 된다고 하면서 3열 공간이 외 평범하냐고 하시면 대신 트렁크 공간은 무척 넉넉합니다. 3열을 모두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가 제법 넓은 점은 확실히 전장 덕을 톡톡히 봅니다. 이건 미니밴보다도 오히려 강점이 되는 부분이죠.


트래버스의 공도 시승 코스 운전대대는 서울에서 홍천휴게소까지만 잡아봤습니다. V6 3.6리터 직분사 VVT 316마력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 AWD의 조합으로만 판매되며, 미국에서 같이 판매되던 4기통 2.0리터 터보 사양이 있었으나 현지에서 단종되며 한국엔 들여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대형 SUV의 인기가 늘어나며 기존에 나쁜 연비 때문에 외면받던 휘발유 3리터대 SUV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트래버스도 V6 3.6 사양으로 그 유행에 시기적절하게 합류하고자 합니다. 배기량 비례 자동차세와 10km/L를 밑도는 연비 숫자를 보면 3리터대 휘발유 SUV에 대해 여전히 많은 고민들을 하시겠지만, 이 차는 4기통 2.0 터보 휘발유 사양이 있었다 한들 V6 3.6리터 사양을 많이 권하고 다녔을 것 같습니다. V6 3.6리터 엔진은 불쾌한 진동/소음 없이 무거운 몸집의 트래버스를 비교적 가뿐하게 치고 나가게 해주며, 이따금 페달을 깊게 밟아 고회전 영역으로 들어가면 방정맞지 않게 중후한 톤으로 토해내는 음색이 매력적입니다. x60 이상의 빠른 속도에서도 속도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하체 셋업은 잘 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트 포지션이 높은 SUV인만큼 이 차는 100~120km/h 내외로 크루징하며 막대한 중량과 휠베이스로 요철을 깔고 가는 안락한 주행감을 즐기는 것이 제일 잘 어울립니다.


더 큰 크기 때문인지 중량은 경쟁차들 대비 약 100여kg 가량 무거운 2,090kg 수준이나, 9단 자동변속기가 고속도로 크루징 RPM을 1,000rpm 초반대로 낮게 끌어내리기에 고속도로를 오래 탈 수록 연비는 제법 나쁘지 않게 나옵니다. 한국 공인연비상으로는 도심 7.1, 고속 10.3, 복합 8.3km/L의 연비를 가집니다.


스페셜 에디션으로 휠, 로고, 머플러팁, 가니시 등을 차별화한 RS와 레드라인 에디션이 부가적으로 더해집니다. RS(5,098만원)는 저렴하긴 하지만 최상위급 프리미어에 들어가는 알짜 필수 사양들이 제외되어 조금 경쟁력이 애매하고, 레드라인(5,522만원)은 장식 옵션들 추가되는 것치곤 가격이 조금 많이 오르는듯한 느낌이라 프리미어(5,324만원)의 인기가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점심을 먹고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온로드 시승을 이어나갔습니다.


도어스텝이 없으면 정말 타고내리기 어렵겠다 싶을 정도로 차가 크고 높습니다.


비가 내리는 평일에도 서핑족들이 끊임없이 찾아오는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양양 서피비치에서 매우 잘 어울리는 그림을 연출하는 콜로라도. 미국은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와 같은 더 큰 픽업트럭이 메인스트림이고 콜로라도같은 픽업은 소형으로 분류되어 묘하게 틈새에서 인기가 떨어집니다만, 픽업트럭이라는 것 자체가 드물고 도로가 좁은 한국에선 콜로라도만 해도 존재감이 대단합니다. 크기(전장 5,415, 전폭 1,885, 전고 1,830, 휠베이스 3,258mm)도 한국에선 대단해서 지하주차장의 회전 통로를 빠져나가는 것만 해도 식은땀이 날 정도.


실내는 투박함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모든 버튼이 장갑을 끼고도 조작 가능하겠다고 느껴질 정도로 큼직큼직합니다. 그래도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이고, 열선 천연가죽 시트, 오토라이트 컨트롤, 풀오토 에어컨 등 옵션이 크게 부족하진 않습니다.


다만 너무나 아쉬웠던게.. 스마트키가 없는 것도 서러운데 폴딩키가 없다니! 순정으로 이런 키가 나오는 차는 정말 몇년만에 보는걸까요.. 크기는 어른 머리보다 크지만, 손으로 접어야만 하는 백미러도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다만 트레일러 토잉에 관련된 부가기능들이 순정으로 잘 갖춰진 점은 토잉이 생활화된 미국차라서 가능한 장점인 것 같습니다.


USB포트와 컵홀더 암레스트 외엔 특별한 편의옵션이 없는 뒷자리. 트럭은 뒷좌석이 있어도 등받이가 꼿꼿이 서 있어서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콜로라도는 약간이나마 기울기가 누워 있고 레그룸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4.2인치 컬러 슈퍼비전 스크린을 갖춘 계기반. 필요할 때마다 6기통에서 4기통으로 작동 전환하는 실린더 디액티베이션(기통휴지)을 갖췄습니다. 일전의 같은 GM 식구 캐딜락 XT5 3.6에서도 봤던 기능인데, 콜로라도까지 이 기능을 이어받았습니다. V6 아이콘이 그래서 위에 떠 있는 것인데, 가속을 붙인 상태에서 일부러 가속페달을 떼도 쉽사리 디액티베이션 아이콘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기통휴지 개입이 생각보다 적극적이지 않음에도 복합연비가 공인 제원상으로는 8.1km/L, 짧은 강원도 국도 주행간 7.5km/L 트립연비를 얻은 것을 보면 3리터대 배기량 휘발유 무거운 차 치고는 꽤나 잘 나온다고 느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간단한 국도 시승으로만 느껴본 콜로라도입니다만, 트래버스와 번갈아 타보니 같은 배기량에 거의 비슷한 성능제원을 가졌음에도, 프레임바디 픽업트럭과 모노코크 승용차 샤시 기반 SUV와의 태생 차이 때문에 감상은 서로 많이 달랐습니다. 고회전에서의 엔진소음이 콜로라도 쪽이 더 크게 느껴지고, 노면 요철에 대한 반응도 조금 더 거칠게 올려보내는 느낌. 하지만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된 픽업트럭이 이젠 철수해버리고 기억도 희미한 먼 옛날의 닷지 다코타뿐이기에, 단순히 국산 화물트럭으로만 트럭을 겪어보신 분들께는 콜로라도가 상당히 안락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가격대도 사륜구동 기준 4,135만원으로, 여기에 몇가지 옵션이 붙어도 10여년 전 수입됐던 닷지 다코타(4,900만원대)보다 오히려 훨씬 싸기에,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콜로라도에서 하차 후 트래버스로 오프로드 체험을 이어나갔습니다.


연일 내린 비로 진흙밭이 되어버린데다가, 노면의 좌우 기울기도 매우 크게 변하는 임도 코스는 처음엔 겁이 났지만, 트립모니터에서 기울기와 경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 가능하고, 오프로드 주행에 어울리는 모드 셀렉트 다이얼을 갖춰 어렵지 않게 큰 몸집의 트래버스로 험로를 헤치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크기에 비해 내장재나 옵션의 고급감과 다양성이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부족해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크기제원, 동 사이즈급 수입모델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은 유효한 매력 요소들입니다. 이 차의 실제 미국 발매 시점과 비교하면 조금 늦게 들어왔지만, 판매 개시 시점은 딱 지금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레저활동을 향유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SUV가 디젤엔진이어야만 한다는 편견도 많이 해소된 지금 시점은 GM의 오리지널 미국 SUV/픽업트럭에 더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나중에 넉넉한 시승 기회가 생기면 다시 자세히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쉐보레 트래버스 제원


쉐보레 콜로라도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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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1일차] 빅버스 지붕에서 돌아보는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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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무섭게 쏟아지던 2019년 8월 15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해외여행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공항 터미널 로비도 매우 훌륭한 광고 스팟으로 활용되고 있죠. 벤츠 AMG S63 컨버터블이 전시된 모습. 2터미널을 통해 대한항공으로 출국하는 경로는 다른 저가항공사들에 비해 동선이 훨씬 짧고 쾌적해서 마음에 듭니다.


기억 안나는 1층짜리 기체. 사전체크인이 늦었더니 창가자리가 하나도 없고 가운데 자리만 남아있게 되어, 사진 찍기가 좀 나빴습니다..


항공기 분야의 어라운드뷰라고 해야할까요?


시차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한 시각은 한국에서 출발했던 시간보다 오히려 앞서 있었습니다. 한시간 넘게 입국심사 대기줄을 서야 했고, 간신히 심사대 앞에 서자 입국 목적 for travel이라는 대답에 sightseeing이냐, business trip이냐, visiting families인지 구체적으로 대답하라며 짜증 가득한 어조로 쏘아붙이던 심사관에 빈정상했지만, 결국 별 탈 없이 미국 입국에 성공했습니다.


미국 SFO에서 처음 본 보잉 787. 유나이티드항공이군요


11년 전 뉴욕 메트로 지하철 때도 느꼈는데 이동네 기차도 썩 깔끔한 편이 되지 못하는군요.. 편도 9달러가 약간 안되는 비싼 돈 주고 탄 bart라는 열차입니다.


숙소 올라가는 길 근처에 있던 케이블카 종점 정류소. 케이블카 회차를 기사들이 직접 힘으로 밀어 돌려서 하는게 매우 신기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워낙 언덕 경사가 높아서 마차가 다니기 힘든 여건이라 일찍이 케이블카가 발달했다고 하고, 지금도 여전히 쓰이고 있습니다. 기분삼아 한번쯤 타볼만 하다고 하는데, 가격은 기분삼아 타기 힘들고 사람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꽉꽉 차 있어서 그냥 구경만 하는 것으로..


케이블에 매달려가는 특이한 버스도 돌아다닙니다. 아마 케이블카보다는 이런 현대적인 버스나 지하철이 실제 로컬들이 많이 쓰는 대중교통일 것 같네요.


비행 일정을 빼면 실질적으로 여행 일정이 7박 8일인데, 렌트카도 6박 7일을 초과하는 범위부터 단위가격이 비싸진다고 하여 첫날은 어차피 점심 지나 입국하는 일정을 감안해서 뚜벅이 투어를 결정했습니다. 대중교통에 대한 사전조사도 귀찮고 해서 그냥 투어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평일인데도 사람이 워낙 많아서 만석이 된 2층버스를 두번인가 보내느라 조금 늦게서야 투어버스 티켓 개시가 가능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빅버스 2층버스투어는 이어폰만 꼽으면 한국어로 녹화된 채널을 통해 지나가는 스팟마다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농심이 신라면 전면광고를 한 2층버스를 보고 신기해서 한컷..


가만히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과 짜증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8월의 한국과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햇빛만 강하게 내리쬘 뿐, 습도가 없어서 바람을 맞으며 시내의 다양한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높은 경사의 언덕을 따라 집들이 서로 다른 개성을 뽐내는 샌프란시스코의 시내는 2층버스 위에서 구경하는 것을 매우 추천드립니다.


2층버스 투어의 백미는 바로 골든게이트 브릿지(금문교)를 건너는 순간. 2층버스 위에서 금문교를 달릴 땐 바닷바람이 워낙 강해서 살짝 추울 지경이긴 하지만, 아무 방해되는 것 없이 금문교를 오감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2층버스 티켓값 가치의 5할 이상은 여기에서의 지분일 것입니다.


금문교 사진 스팟이 여러군데가 있다곤 하는데, 투어버스 여행객은 금문교를 지나고 오른쪽 편에 있는 전망대 정도에서만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사후결제 방식으로 통행료를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는 렌트카를 빌려서 차로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투어버스를 타고 금문교 건너편의 휴양지 소살리토를 구경해 볼 수 있습니다. 시간상 그냥 버스 위에서만 눈으로 구경했지만, 지중해의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여유로움이 좋았습니다.


금문교를 다시 역방향으로 통과해 샌프란시스코 시내 경치를 즐기며 돌아갑니다.


금문교에서 바닷바람을 너무 맞아서였을까요? 몸이 오들오들거려 1층으로 내려가서 좀 쉬다가 숙소 인근의 유니언스퀘어로 돌아와 잠깐 쉬다가 바닷가 구경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날의 마지막 목적지는 Pier 39


피어 39는 알카트라즈 섬 감옥과 바다사자 집단서식지가 눈 앞에 보이는 곳입니다. 놀거리 먹거리 쇼핑거리도 가득하고 경치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2층버스 야간투어 시간에 맞추지 못해서 귀가길은 좀 많이 걷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좀 지나다니는 곳 위주로 구글지도를 따라다니면 아주 위험하지는 않겠더군요. 밤늦게까지 버스킹 공연이 끊이지 않는 유니언 스퀘어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깨작거리면서 첫날밤을 마무리했습니다.

2일차부터는 샌프란시스코 렌트카 여행 개시부터의 일정을 올려보겠습니다. 늦잠을 자버려서 망한 일정이라 올릴게 많지는 않겠습니다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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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2일차] 렌트카로 돌아보는 롬바드 스트릿, 트윈 피크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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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침 10시에 가져가기로 예약해놨는데 시차적응 실패로 11시까지 늦잠을 자버린 샌프란시스코의 둘째날.. 다행히 1박하고 바로 나갈 일정이라 짐을 최소한도만 풀어놨기에, 후다닥 짐을 싸고 체크아웃 후 렌트카 대여소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유학 다녀온 지인 추천으로 다녀와본 수퍼두퍼 버거. 어차피 늦었으니 아점이라도 든든히 먹을 요량으로 들렀는데, 미국여행간 통틀어 가장 맛있는 햄버거였습니다. 우리나라 햄버거 체인과 다르게 패티 양에 따른 미니/수퍼 차이만 있을 뿐, 햄버거 자체의 종류는 단일화되어 있더군요. 자신있는 것 한가지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정말 설득력있었고, 사이드메뉴인 프렌치 프라이도 소금맛 없이 감자 향과 식감이 살아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짐도 많고 시간도 없어서 공항 렌트카 센터까지 우버를 이용했습니다. 닛산의 최하위급 승용차 벌사(Versa)가 와서 실망했는데, 뒷자리와 트렁크 공간은 의외로 엄청 넓어서 그런대로 택시로서의 역할은 충분했습니다. 이 끔찍하게 못생기고 싸구려같은 차가 왜 미국 서브컴팩트카 판매 1위인가 했더니,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간과 실용성만 따진다면 이만한 차가 또 없겠다 싶습니다.


여행 출발 몇주 전에 렌털카스닷컴을 통해 "Hyundai Elantra 또는 동급"을 신청했습니다만, 샌프란시스코 공항 렌터카 센터에선 "midsize zone"에 늘어선 차들 중에 맘에 드는거 골라 타세요~ 라고만 안내해줬고, 늘어선 라인업 중엔 엘란트라는 한 대도 없었습니다(..) 색상별로 수많은 닛산 센트라가 있었고, 그 외에 고를 수 있는 차는 기아 포르테(K3, YD)와 포드 포커스 세단 뿐. 구형이 된 포르테는 별로 흥미가 없었고, 포커스는 옵션이 너무 빈약해보였고, 기둥 너머 제일 옵션이 좋아보이는 회색 닛산 센트라를 택했습니다. 어차피 선착순 택일이라면 옵션이라도 제일 잘 된 차로 골라야죠.


센트라 SR 트림은 1.8 휘발유 DOHC 130hp 엔진에 CVT를 쓰는 사양이며, 17인치 알로이휠, 리어스포일러, LED 헤드램프/테일램프, 7인치 닛산커넥트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등 기본탑재 옵션도 제법 풍족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텔리전트 크루즈컨트롤의 존재가 누적 900마일이 넘는 이번 미국여행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속에서의 stop & go는 지원하지 않기에, 교통정체 상황에서는 짤없이 페달 조작을 해줘야 하는 조금 옛날 방식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안 달린것보다는 훨씬 낫죠. 이 차에 대한 자세한 감상은 따로 시승기로 전달해드리도록 하고요..


오늘 저녁까지 몬터레이 인근 소도시 에어비엔비 숙소까지 가야 하는 일정상 시간이 조금 비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 없이 가기 힘든 스팟 몇군데만 부지런히 돌아보고자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갔습니다.


롬바드 스트리트(Lombard St.). 경사가 워낙 높아서 찻길을 구불구불 내려오게 만들고, 그 주변을 화려한 화단으로 가꿔 독특한 멋을 자랑합니다. 1920년대에 조성된 이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명물같은 곳이라, 자동차로 직접 통과해보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붐빕니다. 대단히 좁고 불편해보이지만, 허머 H3같은 큰 차도 어렵잖게 통과할 정도로 운전하기에는 비교적 어렵지 않다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고 해서 드론이라도 띄우지 않는 한 뷰가 제한적이라 아쉽습니다.


언덕 너머 등대처럼 우뚝 서있는 건축물은 코이트 타워라고 합니다. 일정상 가보지 못했지만, 높은 곳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내려다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스팟인지라 못가본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내려다볼 수 있는 대표 스팟은 그래도 트윈 피크스(Twin Peaks) 하나로 족합니다.


무료주차장 인근 뷰에서는 트윈 피크스까지 올라오는 고갯길과 더불어 샌프란시스코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이왕 올라온 김에 조금만 산길을 더 올라가보면 더 시원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8월 더운 여름날에도 칼바람이 부는만큼, 추위를 타신다면 바람막이 내지 외투를 꼭 챙겨야 합니다.


저녁까지는 몬터레이 인근의 에어비엔비 숙소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기에, 해안가 1번국도 인근의 어트랙션을 찾던 중 수트로 배스(Sutro Baths)라는 곳을 잠시 들렀습니다. 1800년대 말 해수 수영장으로 조성되었다가 1966년 해체 작업 중 화재 사고로 폐허가 된 뒤 이렇게 일부 콘크리트벽이 과거의 흔적으로만 남아있습니다. 늦오후 석양과 함께 바라보면 매우 멋지다곤 했는데, 하늘이 애매하게 흐려져서 상상 속의 그림은 나와주질 않았고, 해질녘까지 기다리고 있기엔 일정이 빠듯해서 간단히 사진만 찍고 나왔습니다.


해안도로를 달리고 달려 저녁 8시가 넘겨 몬터레이 인근 아로마스(Aromas)라는 소도시 에어비엔비 숙소에 체크인을 한 뒤 이날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포스트부터는 웨더텍 라구나 세카 레이스웨이 서킷에서 열린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행사 참가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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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르노삼성 더뉴 QM6 프리미에르 시승기 (2.0 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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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더뉴 QM6 2.0 프리미에르 모델을 시승해보았습니다. 일정이 조금 꼬여서 어쩌다보니 LPe 사양 타보고 곧이어 또 GDe 사양을 타보게 되었는데, 프리미에르라는 이름으로 고급화를 거친 최상위 버전입니다. 싼타페보다 살짝 작지만 4~5인 탑승에 넉넉한 공간을 갖춘, 너무 작지도 너무 크지도 않은 이 차에 고급화가 얼마나 유효할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시승차는 QM6 2.0GDe 프리미에르 풀 옵션 사양에, 빈티지 레드 컬러.


1. 외형
2019년 6월부터 판매 중인 더뉴 QM6는 2016년 처음 나왔던 QM6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입니다만, 디자인적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톱니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그릴, 앞뒤 범퍼 하단의 가로 크롬바가 단정하게 추가된 것 정도가 외형 변화의 전부인데,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들도 쉽게 캐치하기 어려운 변경점들. 다만 범퍼 하단에 듀얼머플러팁처럼 생긴 것이 보이는데, 기존 QM6도, 2019년부터의 더뉴 QM6도 그렇듯 수도꼭지처럼 생긴 싱글 머플러팁을 감춘 장식에 불과합니다.


다만 프리미에르는 그릴, 측면에 프리미에르 로고 가니시가 추가되고, 에펠탑을 형상화한 독특한 스포크 디자인의 전용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을 쓰기에 조금 더 구별점이 많아집니다. 프리미에르 전용 선택 가능 컬러인 빈티지 레드 컬러 또한 풍성한 펄감에 오묘한 고급스러운 느낌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SM6를 닮은 헤드/테일램프 디자인 및 휘발유 엔진용 GDe 로고, 225/55R19 금호 크루젠 프리미엄 순정타이어엔 기존 QM6 대비 변화가 없습니다.



2. 내장
더뉴 QM6의 인테리어는 기존 QM6와의 차이점이 많지 않긴 합니다만, 프리미에르 한정으로 적용되는 업그레이드 요소들이 고급감을 더해줍니다.


8.7인치 S-링크 내비게이션은 에어컨을 별도의 전체 팝업 스크린을 띄워야만 조작 가능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상시화면으로 띄울 수 있는 위젯 기능을 추가했고, 조금 늦었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터치 반응과 UI 세련미가 여전히 경쟁차들 대비 약간 부족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 차의 구입을 고려함에 있어 S링크가 결격사유가 되지는 않을 수준으로는 나아졌습니다.


베르사유 그레인이라고 하는 입체형 장식이 들어가고, 그립 핸들, 맵포켓 등 손에 자주 닿는 부분들의 소재에 부드러운 커버를 덧대긴 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획기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 차의 진짜 변화는 시트에서 옵니다. 퀼팅 패턴이 들어간 나파 가죽시트는 착좌감이 매우 포근하고, 레그레스트 연장기능 및 운전석 전용 마사지 시트 기능으로 편안한 장거리 운전을 돕습니다.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라고 불리우는 돌출형 헤드레스트는 머리를 지탱할 때의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이 시트만큼은 정말 다른 차에도 이식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운전석에서만 쓸 수 있고, 그마저도 마사지 강도가 매우 약한 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 가격대에 마사지시트 달린 차가 정말 흔치 않긴 하죠.


뒷좌석 역시 앞좌석과 동일하게 퀼팅 나파가죽 시트가 적용됩니다. 더뉴 QM6 모든 트림 공통 적용사양으로 이 차도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추게 되었는데, 조작 레버가 양 끝좌석 바깥쪽 어깨에 위치해 앉은자리에서 몸을 좀 많이 꼬아서 조작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 그리고 리클라이닝 기울기가 생각보다 많이 눕혀지지는 않는다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기본탑재되는 7인치 컬러 LCD 계기반, 머리 잘 쓴 미닫이 커버 컵홀더, 머리 이상하게 쓴듯한 위치의 크루즈컨트롤/스피드리미터 버튼, 에어컨바람을 끌어와 운전석측 컵홀더 수납 음료를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유지 가능한 기능 등 기존 QM6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은 요소를 공용합니다.


5가지 컬러로 선택 가능한 무드라이팅은 프리미에르 한정으로 뒷좌석까지 도어트림까지 조명이 확장됩니다. 정작 뒤에서 찍은 사진이 없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


도넛 형상의 LPG 봄베 때문에 트렁크 플로어 높이가 높고 하단 보조수납공간이 없던 QM6 LPe와 달리 트렁크 윗쪽에 구조물이 들어갈것이 별로 없는 QM6 GDe는 트렁크를 더 넓게 쓸 수 있습니다.



3. 성능/주행감각
QMG 2.0 GDe의 1,997cc 휘발유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 제원상 최대출력 144ps/6,000rpm, 최대토크 20.4kg.m/4,400rpm입니다. 2.0 터보 직분사 휘발유 엔진을 가진 경쟁사 모델 대비 출력이 많이 떨어지지만, QM6 쪽은 3열 시트를 포기하면서 크기를 적당한 5인승 SUV로 줄여 맞췄기에 2.0GDe 기준 중량이 1.5톤 후반대로 가벼운 편이라 차를 못 끌고나갈만큼 갑갑하진 않습니다. 물론 풀 가속 시 CVT의 영향으로 RPM만 고회전 끝을 물면서 애처롭게 가속을 붙이지만, 교통흐름에 맞춰 천천히 가속을 붙이기엔 문제가 없습니다.


조향 필링이나 승차감은 특별히 흠잡을 데 없으며, 특히 고속도로 크루징 시 요철을 걸러주는 느낌은 동사 중형세단 SM6보다 더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2.0 GDe 엔진은 작년 추운 겨울에 탔을 때도 조용해서 좋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정숙성이 어필 포인트입니다. 프리미에르 한정으로 1,2열 이중접합 차음유리가 적용되어 더욱 그 장점을 극대화했고요. 빠르게 달리고 싶을 때 허덕이는 힘 외엔 특별히 생각나는 장점도, 단점도, 특징도 없는데, 이런 무난함이 오히려 대중적인 SUV 소비자에게 잘 먹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QM6 GDe의 ADAS는 RE트림 이상부터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옵션을 통해 추가 가능한 것이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 +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 +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 오토매틱 하이빔(AHL)까지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차선유지 조향보조(LKAS)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2019년 늦여름 추가된 디젤 라인업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옵션이 추가되나, 2.0 휘발유 및 LPG 모델에선 옵션으로도 선택이 불가합니다.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이 들어가는 것은 동가격대 SUV 중 드문 일이긴 한데, 저로서는 장거리 운전 편의성을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들어가면 더 좋았겠지 싶습니다.



5. 연비
만탱크 상태로 인계받은 QM6 GDe는 누적 주행가능거리 530km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427.3km 주행 후 트립연비 10.5km/L에 연료량 40% 가량 남은 것으로 뜨는데, 제원상 공인 복합연비 11.6km/L에 살짝 못미치고 공인연비 그 자체도 많고 많은 디젤 SUV들 대비 특별히 좋다고 느끼긴 어렵지만, QM6 2.0 휘발유는 차값 자체가 워낙 싸서,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오히려 저렴한 초기구입가격으로 유지 가능한 경제적인 SUV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트렁크 공간 아주 약간 줄어드는 점만 참을 수 있다면 2.0GDe보다 저렴하면서도 유류비가 월등히 저렴한 2.0LPe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대안인 것 같고요.



6. 가격 대비 가치
제가 탔던 시승차는 QM6 2.0 GDe 프리미에르 CVT 2WD(3,289만원)에 파노라마 썬루프(84만원), 매직 테일게이트(50만원), 드라이빙어시스트패키지(84만원) 옵션이 모두 더해진 풀 옵션으로, 3,507만원입니다. QM6 GDe RE 시그니처 풀옵션과 비교하면 가격차이가 167만원인데, 디자인과 내장재 감성품질이 올라가는 점, 1,2열 이중접합 글라스 적용, 그리고 프리미에르 고객대상 3년간 픽업&딜리버리 정비서비스가 추가 제공되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추가지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QM6를 디젤 빼곤 다 타본듯한데,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ACC, LKAS)가 전혀 없는 점이 아쉽긴 합니다. 물론 사륜구동 옵션이 아예 없을 정도로 옵션 선택권을 제한했기에 풀 옵션 가격은 경쟁차 대비 많이 저렴합니다.



7. 총평
더뉴 QM6는 패밀리 SUV 소비자들의 평균 90% 성향에 딱 맞춘 성능과 사양구성으로 보편적인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150마력도 안되는 2.0 자연흡기 휘발유 엔진은 일부러 테스트를 위해 풀가속을 한다거나 하면 답답하고 또 답답하지만, 가족들을 태운 운전자 입장에서 흐름에 따라 느긋이 밟을 때엔 그렇게 힘의 여유가 딱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어차피 시원한 가속성능을 바라보는 소수의 소비자층은 애초에 제원표만 보고 이 차를 구매선상에서 제외시키겠지만, 그냥저냥 천천히 다니고 사람 네명 넉넉히 탈 수 있는 경제적 SUV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동력성능이고, 연비는 물론 디젤 SUV 대비 불리하긴 하지만 과급기도 안 달린 휘발유 자연흡기 엔진이기에 기본 시작가격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풀 옵션 기준으로 QM6 2.0 GDe 프리미에르와 2.0 dCi 프리미에르의 가격차이가 590만원이나 되는데, 연료비로 가격차이를 역전하려면 꽤 오래 많이 타야 할거고, 디젤의 소음진동을 싫어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겐 꽤나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더뉴 QM6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써 느껴지는 변경폭이 그리 크지 않지만, 페이스리프트 전 2019년 1~5월 평균판매량 약 2,600대, 페이스리프트 후 6~9월 평균판매량 약 4,100대 수준으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SUV가 세단 시장의 파이를 급격히 빼앗아가고 있을 정도로 SUV 선호가 강해지고 있는데, 르노삼성은 SUV가 두종뿐인 취약한 상황이고, 게다가 유럽계의 모회사인 르노는 대형 SUV를 만들어본 역사가 없어 현실적으로 큰 SUV를 당장 신규 출시하기 어려운 여건이기도 합니다. 르노삼성은 비교적 작은 가격인상으로 적절한 고급화를 취한 프리미에르 트림을 추가하며 대응하였고, 3천만원대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층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차분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디자인도 인기에 한 몫 하는 것 같고요. 차의 선택에 있어 시원한 동력성능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중저가의 가족용 중형 SUV를 찾는 분들에겐 충분히 권할 만한 차라고 총평을 내려봅니다.

장점 : 착한 가격으로 실현한 제법 괜찮은 고급화, 일상적인 운전에 나쁘지 않은 동력성능, 가격대비 고급스러운 내/외관, 동가격대 최고 수준의 기능을 갖춘 나파 가죽시트
단점 : 급가속이 어려운 저출력 휘발유 엔진, 약간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아쉬운 S-링크, 경쟁차 대비 부족한 ADAS 옵션

본 후기 글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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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2019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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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미국여행의 주 목적은 사실 몬터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의 관람을 위해서였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미국 서부 휴양지 몬터레이 곳곳에서 서로 다른 테마의 자동차 행사들이 펼쳐지는데, 이걸 모두 관람할 수는 없는 일이고, 토요일과 일요일만 시간을 할애해서 가장 큰 행사 두개만 관람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토요일날 보러 가기로 한 것이 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웨더텍 라구나 세카 서킷에서 19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까지 이르는 다양한 히스토릭 레이스카들이 클래스별로 레이스를 펼치는 행사입니다.


1957년 개장된 라구나 세카 서킷은 캔암, 트랜스앰, 포뮬러 5000, IMSA GT, ALMS(아메리칸 르망 시리즈) 등 굵직한 레이스들을 유치해왔습니다. 총 3.6km, 11개의 코너, 최대 고저차 55m에 이르는 FIA 그레이드2급의 이 서킷은 상당히 다이나믹한데요, T8, T8A의 급격하게 S자를 꺾으며 내려오는 코크 스크루(Corkscrew) 구간이 특히 유명합니다. 멀리서 봐도 차들이 아찔하게 내려오는데요, 주행 차량 인캠 영상을 보면 정말 운전자의 담력테스트 구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섭습니다.


벤틀리는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패독 한 구역을 1차대전 전 시기의 다양한 오픈톱 레이스카들로 꾸며두었습니다. 100주년 기념 로고의 최신 컨티넨탈 GT도 무척 멋지네요. 올해 벤틀리를 뽑는다면 저 옵션을 넣는것도 대단히 의미깊을 것 같습니다.


IMSA 레이스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레이스카들이 전시되고 있는 구역 중, 가장 최신예의 차인 2018 BMW M8 GTE입니다. 여기서는 전시 용도의 차라서 혼자 쓸쓸히 서있는데, 조금 더 뒤에 가면 실제 이번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경기 투입용 BMW들도 등장할 예정입니다.


되게 의외같지만 캐딜락도 각 잡고 만든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로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적이 있었습니다. 2000~2002년까지 ALMS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 투입시킨 노스스타 LMP입니다. GM 그룹 차원에서 콜벳을 활용한 모터스포츠에 집중하기 위해 조기 퇴역되었습니다.


2016 캐딜락 DPi-V.R은 노스스타 LMP의 퇴역 이후 14년만에 IMSA DPi(데이토나 프로토타입 인터내셔널) 클래스에 컴백한 V8 5.5리터 600hp 알루미늄 엔진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입니다. 과거와 달리 클로즈드 톱 디자인을 취했으며, 우승 기록이 한번도 없이 퇴역했던 노스스타 LMP와 달리 2017년 데이토나 24시 내구레이스에서의 첫 우승을 비롯해 2019년 현재까지 14회의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91~1993 토요타 이글 MKIII GTP. 출전한 3년 기간 27개 레이스 중 21회를 우승하며 말 그대로 해당 시즌을 독식한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입니다. 900kg 내외대의 중량에 2.1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은 1992년 스펙 기준으로 750마력이나 되었습니다.


2004~2009 렉서스 데이토나 프로토타입. 렉서스 LS용 V8 4.3리터 엔진을 TRD에서 개조하여 490마력을 내고, 중량은 1톤을 살짝 넘는 수준. 과거의 이글 MKIII GTP에 비해 무겁고 출력이 떨어지지만, 아마 규정 변화 때문으로 사료됩니다.


2017년부터 현역인 렉서스 RC-F GT3. 유럽, 아시아, 북미 등 다양한 대륙에서 활동하는 이 차는 북미에선 GT 데이토나 클래스에서 활동 중입니다.


1991 스파이스 어큐라 카멜 GTP 라이츠 프로토타입. NSX용 엔진을 영국 스파이스 레이싱팀에서 개조해 만든 프로토타입입니다.


2009 어큐라 ARX-02A 르망 프로토타입 P1. 이 차를 굴린 두개 팀이 데뷔한 이듬해 모두 대회 참가를 포기하여 1년짜리 경력뿐이지만, 2009년 참가했던 9경기 중 7회나 우승하며 이름을 날렸습니다.


2019 어큐라 ARX-05 DPi. 오레카 07 섀시를 기반으로 한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로, V8 엔진을 썼던 과거 어큐라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들과 달리 이번엔 신형 NSX에 들어가는 V6 3.5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개조해 올렸습니다.


아우디 RS3 LMS


아우디 R8 LMP


아우디 R8 LMS GT3


아우디는 21세기 다양한 온로드 레이스카들을 선보였습니다. R8은 로드카로서 이름을 이어받기 전까지의 2000년대 초반엔 ALMS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을 휩쓸었던 오픈카울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였죠.


마즈다는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크게 패독 부스를 차렸습니다. 미국 길바닥이나 딜러에서 볼만한 SUV나 해치백은 관심 차량이 아니고..


1970년대 마즈다 RX-2, RX-3 등의 레이스카입니다. RX-3의 경우 일본내수판매용 그랜드 패밀리아 승용차의 쿠페형 버전 북미수출명인데, 그랜드 패밀리아는 한국에서 브리사II로 생산된 인연이 있는 차기도 하죠. 고성능 로터리 엔진을 올린 RX-2, RX-3는 북미 IMSA GTU 클래스에서 활약했습니다.


마즈다 MX-5 로드스터 "Halfie". 이름처럼 빨간색 로드카와 검정색 컵카를 반반 쪼개서 만든 아수라 백작같은 인상의 차입니다. 내장재 탈거, 버킷시트 등 레이싱 하네스 및 버킷시트가 왼쪽으로만 장착되어 있고 롤케이지는 심지어 로드카 쪽에만 일부러 잘라두었는데, 결국 이도저도 쓰지 못할 차이긴 합니다만 컵카와 로드카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든 차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즈다 RT-24P. IMSA DPi 클래스 출전용 레이스카로, 캐딜락 V8 DPi 레이스카보다 기통수와 배기량 모두 절반 수준인 직렬 4기통 2.0리터 엔진을 씁니다. 하지만 성능은 6기통이나 8기통을 쓰는 경쟁차들과 동일한 최대출력을 내며, 0-160km/h 8.15초, 최대시속 311.5km/h의 무서운 성능도 뽐냅니다.


1992 마즈다 RX-792P GTP. 1991년 마즈다 787B가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일본차 최초, 로터리엔진 차량 최초로 우승했으나 FIA의 규정 변화로 마즈다의 R26B 4기통 로터리 엔진은 갈 곳이 없어졌고, 규정에 변화가 없던 미국 IMSA GTP로 방향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RMR 레이아웃을 유지했으나 주행여건의 차이 때문에 787B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 되었고, 양산 스포츠카인 RX-7에 이 차가 데뷔한 92년도의 숫자, 그리고 프로토타입의 P를 붙인 RX-792P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앞서 보여드린 토요타의 GTP 머신이 워낙 압도적이었기도 했고, 예산도 토요타, 닛산의 1/4~1/7 수준밖에 안되는 어려운 여건이라 이듬해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맙니다.


1991 마즈다 RX-7 GTO


1981 마즈다 RX-7 GTU


북미 IMSA GTP에서 토요타에게 밀렸던 마즈다지만, GT 클래스에서는 마즈다 1,2세대 RX-7 기반 레이스카들의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IMSA GT는 2,500cc 배기량을 기점으로 초과하는 차량은 GTO(over 2,500cc), 미만인 차들은 GTU(under 2,500cc)로 클래스가 나뉘는데, 1.3리터대 로터리 엔진을 얹은 RX-7은 당대 저배기량 고성능차가 없던 70~80년대 북미 IMSA GTU 클래스를 포르쉐 914-6(2.0리터)와 함께 거의 지배하다시피 했습니다. GTO 클래스의 경우에도 4로터 2.6리터로 개조된 RX-7 GTO를 투입해 훨씬 배기량 높은 콜벳, 머스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BMW USA에서는 3.0CSL, E92 M3, E46 M3 GTR을 나란히 참가시켰습니다.


VIP용 비공개 패독 클럽을 꾸린 포르쉐 북미법인. 그래도 바깥에 구경할만한 차들은 제법 갖다두었습니다. 우선 히스토릭 카로 가져다놓은 90년대 말 연식쯤으로 추정되는 911(996) GT3와 1971 포르쉐 914-6 GT. 911 GT3이야 이제 국내에서도 제법 볼 수 있는 차들이니 설명을 생략하고, 914-6 GT는 제법 귀한 차죠. 914는 911보다 훨씬 작고 가냘픈 몸집에 플랫 4기통 2.0리터 이하대의 엔진을 미드십 배치한 막내 포르쉐입니다. 6기통으로 엔진을 키우고 펜더 근육을 부풀린 914-6 GT는 앞서의 RX-7과 함께 2500cc 이하 클래스의 IMSA GTU에서 뛰는 등 모터스포츠에서도 많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생산대수가 제법 많은 일반 914와 달리 위의 914-6 GT는 누적 생산대수가 3천여대 남짓으로 단명하여 상당히 귀한 몸이기도 합니다.


2019년 버전의 911 RSR. 공도용 911 GT3RS와 나란히 두어 차이점을 엿보게끔 했습니다. 2019년은 911이 신모델 코드네임 992로 새로워지긴 했으나, RSR 버전은 기존 991을 기반으로 합니다. 배기량이 4.2리터로 약 200cc 커졌고, 플랫6 엔진을 리어 액슬 앞에 위치시키는 사실상의 미드십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 변화는 이미 2018년 버전의 911 RSR을 통해 등장하여 우수성이 입증되었고, 992 코드네임의 신형 911 또한 뒷좌석을 살리기 위해 여전히 기본적으로 RR구조이긴 합니다만, 엔진 위치를 조금 앞당기는 변화를 취했다고 합니다.


포드는 작은 패독 공간이지만 신차 두대를 알차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포드 GT MK II. 2017년 공개된 2세대 포드 GT는 페라리 오더메이드 수퍼카를 방불케 할 엄청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WEC LMGTE 프로, IMSA GTLM에 모두 활약 중입니다. GT Mk II는 겉보기에는 LMGTE에 나가는 경기차와 똑같은 외관을 가졌지만, 규정상 500마력대에 묶이는 경기차보다 훨씬 높은 700마력의 힘을 가지며, 경기차에서 유래한 전용 타이어, 디퓨저, 고정식 윙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트랙 전용으로 개발되어 공도에서 탈 수 없고, 넘쳐버린 출력 탓에 나갈 수 있는 공식 대회도 없지만, 포드가 규정을 눈치보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끝판 버전의 GT라는 것에 의의를 둘 만합니다. 가격은 120만 달러에, 45대 한정생산입니다.


포스 머스탱 쉘비 GT500. 2016년 나왔던 쉘비 GT350도 충분히 강력한 차였지만, 올해 초 추가 공개된 GT500은 포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포드 로드카로 새로워졌습니다. V8 5.2리터 수퍼차저 수제작 알루미늄 합금 엔진에 머스탱 역대 최초의 7단 DCT를 조합했습니다. 771ps에 달하는 최고출력은 포드 양산차 역대 최고출력에 해당하며, 카본파이버 트랙 패키지를 선택하면 20인치 카본파이버 휠, 전용 GT4 트랙 윙 등이 따라붙습니다. 기본 시작가격이 7만4천달러를 조금 밑도는데, 출력 수치를 감안하면 대단한 바겐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판 NSX 및 경주용 NSX GT3 에보를 선보인 어큐라..


시판 R8 로드스터 및 경주용 R8 LMS GT2를 선보인 아우디.. 죄송하지만 빠르게 지나가겠습니다. 진짜 볼거리가 따로 있기 때문이죠.


이런 C8!!


포스트는 다음편으로 이어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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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2019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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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더텍 라구나 세카 레이스웨이 서킷에서 열린 2019 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행사의 2편은 1편에서 살펴보지 못했던 일부 완성차 부스와 경기차들의 패독 텐트 구역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도용 시판차 달랑 하나 갖다놨을 뿐인데 사람은 제일 많이 몰린 패독 부스!! 바로 쉐보레 C8 신형 콜벳의 부스입니다. 한국지엠을 통해 정식수입될 가능성이 매우 낮기에 저에게도 매우 볼 기회가 흔치 않고 관심가는 차기에 사진을 많이 남겨오고 싶었는데, 저보다도 미국사람들 관심이 더 높아서 그런지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뒷모습 사진은 심지어 하나도 없군요 (..) 아무튼 제우스 브론즈(Zeus Bronze) 컬러의 전시차를 전체적으로 훑어보았습니다. C8 신형 콜벳은 콜벳 역대 최초로 미드십 구조를 취하게 된 차인데, 그동안 FR 레이아웃의 콜벳에 수십년째 익숙해졌기에 어쩔 수 없는 초면의 어색함만 극복한다면 실물도 상당히 멋집니다. 약간 00년대 초반 페라리를 날카롭게 다듬은 느낌과 프로모션이랄까요.. 뭔가 싹뚝 짤린듯한 뒷모습이 조금 어색하긴 하나, 이 차의 전체적인 상품성과 성능,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콩깍지를 씌워 극복할 수 있는 수준.


실내는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GM 차들 중에 특히 쉐보레 뱃지를 쓴 차들은 윗급의 뷰익과 캐딜락보다 절대 잘나서는 안되며, 서민적 입맛에 맞춰야 한다는듯한 강박관념 때문에 묘하게 투박하고 저렴해보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콜벳은 아무의 눈치도 보지 않고 우리가 잘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겠다는 자유분방함과 패기가 느껴집니다. 수동변속기를 과감히 포기하고 8단 DCT 전용 모델이 된 C8 콜벳은 버튼식 변속기를 써서 운전석측 조작부를 극도로 낮추고 운전자를 감싸듯이 미니멀하게 구성했으며, 손에 닿는 소재들의 감촉도 대단히 우수한 편입니다. 한세대 전 C7 콜벳이 이제서야 좀 외모에 맞는 성의 있는 인테리어를 갖췄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번 신형 C8 콜벳은 인테리어만큼은 아우디 R8과도 정면승부해도 되겠다 싶은 놀라움이 확 듭니다. 일렬로 이질적으로 배치된 공조 컨트롤러가 아주 사소하고 유일한 흠이랄까요..


LT2 코드네임의 V8 6.2리터 엔진이 미드 마운트된 모습. 최대출력 497ps, 최대토크 64.2kg.m의 기본 성능을 가지며, Z51 퍼포먼스 패키지 옵션 선택 시 최대출력 502ps, 최대토크 65.0kg.m으로 향상됩니다. GM 설명에 의하면 골프백 하나가 거뜬히 들어간다는 엔진 뒷쪽 트렁크 공간은 제법 넓찍하며, 탈착식 타르가톱을 수납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타이어는 앞 245/35ZR19, 뒤 305/30ZR20 사이즈의 미쉐린 PS4S가 순정입니다. 휠 종류는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본 휠 디자인은 두 종류지만, 컬러를 다변화하여 총 6가지 휠 옵션이 파생됩니다. 외형 컬러는 12종, 캘리퍼 컬러 옵션도 4가지나 됩니다.


인테리어 컬러 옵션의 조합. 전시차는 화사한 내추럴 탠 모노톤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고른다면 블랙에 레드 스티칭 조합이 차분하게 멋질 것 같다는 느낌. 12시에 빨간색으로 가죽 래핑된 핸들과 잘 어울릴 것 같고요.


시트 옵션은 GT1, GT2, 컴페티션의 세가지로 나뉩니다. 차의 성격에 맞는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에는 사이드 볼스터가 제대로 서있는 컴페티션이 역시 가장 적격이겠으나, 전동 럼버서포트 기능 및 보다 폭신한 쿠션감을 가진 GT2도 성격에 따라선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겠습니다.


콜벳의 반절개 모형입니다. 미드십 스포츠카의 본격적인 골격을 볼 수 있는 실물은 처음 보는듯 합니다. 기본 시작가격 6만달러 중후반대의 모델답지 않게 바디 주요 골격은 고장력 알루미늄으로 설계했고, 그 외에도 캐스트 마그네슘, 저밀도 SMC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aYcaotQtvk0

사진으로 담아내기 힘든 것들이 많아 영상으로도 담아봤습니다. 유튜브에 먼저 올렸는데 한국인 직촬 콜벳 영상은 제가 거의 최초라서 그런지 반응이 생각외로 뜨거웠습니다. 악플도 많이 달리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는 포뮬러E 및 i페이스 E트로피 등 전기 레이스카 2종과, 레인지로버 이보크 및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오토바이오그래피 등의 시판모델을 전시했습니다. 포뮬러E의 경우 내년 우리나라 서울 경기 유치가 가닥이 잡혀서 대단히 흥미로운 분야기도 하죠.


캐딜락은 단촐하게 CT4-V, CT5-V 신차를 전시했습니다. 캐딜락도 이름구조를 세단은 CT+숫자, SUV는 XT+숫자로 개편하면서 기존 ATS와 CTS가 각각 CT4, CT5로 바뀌게 됩니다. 고성능의 V버전도 나란히 공개되었으나, V6 3.6 터보 470ps 가양의 ATS-V는 CT4-V로 넘어오며 l4 2.7 터보 325hp로 너프되고, V8 6.2리터 649ps 엔진을 쓰던 CTS-V는 CT5-V로 넘어오며 V6 3.0 터보 355hp로 너프되었습니다. 특히 콜벳 엔진을 살짝 다듬어 올렸던 야수같은 CTS-V가 제네시스 3.3 람다터보 차들만도 못한 출력으로 주저앉은 것이 안타까운 일인데, 새로운 V 모델들에 대한 수군거림이 많아지자 GM은 V뱃지위에 "블랙윙" 버전에서 훨씬 높은 스펙을 가질 것을 해명했습니다. 아우디가 S랑 RS 나누듯이 고성능 버전도 차별화를 주려는 것일까요?.. 그래도 뭔가 첫인상부터 아쉬운 녀석들입니다.


1988 아우디 200 콰트로 트랜스앰. 평범한 승용세단 바디 레이스카 비주얼이지만, 사륜구동 콰트로에 힘입어 SCCA 동클래스의 콜벳을 씹어먹고 다닌 괴물입니다. 이 차 때문에 SCCA에서 사륜구동과 외산 엔진 탑재를 금지하는 규정이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란치아 LC2. 80년대 FIA 그룹C에 나가기 위해 페라리 엔진을 얹고 나온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입니다.


1970 맥라렌 M8D. 쉐보레 V8 엔진을 쓰고 캔암 레이스에 출전했으며, 특이한 윙 형상 때문에 배트모빌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포르쉐 935. 930형 911 터보를 FIA 그룹5 규정에 맞춰 개조한 레이스카입니다. 유리창 라인과 도어만 911의 흔적이 남아 있을 뿐, 개구리눈처럼 바짝 선 헤드램프도 미끈하게 잘라내고, 과격하게 부풀린 펜더와 윙을 보면 911과 많이 다른 비주얼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에까지는 워낙 귀한 차들이라 구경을 위한 출입이 제한된 일부의 경우고, 대다수 참가차들은 별도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브랜드 자체가 폐기된지 10년이 넘어 점점 잊혀지고 있는 GM 올즈모빌의 레이스카들. 브랜드 자체가 좀 중장년 취향이라 이렇게 레이스카로 쓰이는 모습 자체가 신기한 차들입니다.


뷰익 역시도 중장년 취향의 브랜드라서 레이스카로 쓰이는 모습이 생소해보이긴 하죠.


1세대 콜벳


2세대 콜벳


3세대 콜벳


4세대 콜벳


5세대 콜벳


6세대 콜벳

아직까진 애매하게 현직이라서 오지 못한 C7 기반 콜벳 말고는 거의 모든 세대별 콜벳 레이스카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약 70년이 채 안되는 역사동안 콜벳은 모터스포츠와 궤를 항상 함께 해왔습니다. 50~60년대에는 극도로 낮은 윈드실드에 후방 롤바만 세우고 경기에 나갔던 모양인데, 안전규정이 강화된 요즘 시대 레이스카들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죠.


50년대부터 00년대까지 다양한 세대별 차들이 참가한 콜벳과 달리, 머스탱은 1965~1973년에 나온 1세대 모델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1세대 패스트백 바디야말로 올드 머스탱 멋의 진수라 할 수 있죠. 레트로풍으로 멋을 낸 2005년의 5세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의 머스탱은 대놓고 인기가 없는 느낌이군요.


포드 머스탱의 영원한 라이벌인 쉐보레 카마로. 이쪽은 총 참가대수는 머스탱보다는 부족하지만, 세대별로 다양한 클래스의 경기차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머스탱, 카마로를 언급하면서 머슬카 3대장으로 빼놓을 수 없는 닷지 챌린저. 참가차로서는 많이 나오지 않았고, 공교롭게 제 카메라에 담은것도 멀리서 담은 이것 하나뿐이군요 ㅠ


쉘비 코브라. 캐롤 쉘비가 영국산 AC 에이스라는 차에 포드 V8 엔진을 올려 개조하는 것을 주도하여 태어난 차입니다. 원래는 GM에 먼저 소싱을 제안했으나 콜벳을 뛰어넘는 차가 나올 것을 경계하여 거절했고, 포드는 콜벳을 뛰어넘을 자사 심장의 스포츠카를 보고싶어했기에 매우 성공적인 콜라보가 되었고, 이후 셸비는 포드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차 개발에 깊게 관여하게 됩니다. 오늘날에도 쉘비 코브라는 키트카 형태로 여러 나라에서 레플리카가 만들어지며 사랑받고 있지만, 60년대에 소수만 생산된 오리지널 쉘비 코브라를 이렇게나 많이 볼 수 있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죠.


머스탱 콜벳 코브라 보다가 갑자기 뭔가 가족용차같아보이는 비주얼입니다만, 그들처럼 V8 대배기량 엔진을 품고 달린 포드 팰컨.


쉐보레 몬자. 당대 페라리 데이토나 등 유럽 스포츠카를 모사한 미끈한 디자인을 전장 4.5m 수준의 컴팩트한 몸집에 표현했습니다. 2도어 쿠페, 해치백, 왜건 등 다양한 바디타입으로 출시되었으나, 위 경기차같은 2+2 해치백이 가장 멋졌죠.


경기에 나올 목적의 차들은 아니지만, 멋지게 복원, 유지 중인 올드카들도 무척 멋집니다. 맨 아래의 차는 놀랍게도 GM, 아니 미국의 최초이자 마지막 RR구동 양산차량인 60년대 쉐보레 콜베어.


열심히 구경 중에 갑자기 저 빼고 아무도 안 움직이는 분위기라서 뭔가 했더니 국가에 맞춰서 일제히 성조기를 향해 예를 표하고 있군요.


소개할 차들이 너무 많아서 글을 일단 여기서 잠시 끊어가겠습니다. 포르쉐만 해도 수십장 나올듯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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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 부티크 the 8th wonder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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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한국 공식 딜러가 기존 청담동 명품거리에 있던 매장을 확장이전하면서 대외 소통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일반고객 예약제 관람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이번 관람행사의 주제는 The 8th Wonder.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하나를 더한 것이 롤스로이스라는 뜻으로, 뭐 정말로 공인된 기록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비유적으로 롤스로이스가 그만큼 경이로운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자리입니다.


이번 행사의 메인 전시작품은 "팬텀 트랭퀼리티(Phantom Tranquility)". 올 해 제네바 모터쇼에 처음 공개한 전세계 25대 한정생산 비스포크 모델로, 한국에는 처음 전시됩니다.


모든 롤스로이스 차들과 마찬가지로 환희의 여신상 조각상이 붙습니다만, 팬텀 트랭퀼리티 전용 환희의 여신상은 티타늄을 연마해 만들어졌고, Phanton Tranquility라는 문자 각인, 24K 금도금 링 포인트가 들어가 더욱 특별해보입니다.


두터운 펄감의 흰색 페인트를 기본으로, 후드 가운데는 우주탐사선과 운석에서 영감을 받은 느낌의 아이스 건메탈 그레이로 꾸몄습니다. 롤스로이스 장인이 직접 붓으로 그린 차체 측면의 금빛 코치라인도 멋을 더합니다.


이 팬텀은 뒷자리 공간을 늘린 EWB(Extended WheelBase) 모델이어서, 전장 5,990mm, 전폭 2,018mm, 전고 1,656mm, 휠베이스 3,772mm에 달합니다. 실내 전시장에서 팬텀의 전신을 왜곡없이 온전히 담아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죠.


22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은 휠캡조차 바디 컬러와 코치라인 포인트컬러로 매칭되어있는 상태. 롤스로이스의 휠캡은 무게추가 달려있어 주행 중에도 로고가 빙글빙글 돌지 않고 항상 제자리에 서있습니다.


이 차를 사실 분들에겐 별로 궁금해하지 않을 팩트겠지만, 공인연비는 복합 5.8km/L라고 합니다. V12 6.75리터 직분사 트윈터보 571마력 엔진으로 2,610kg짜리 몸집을 이끌어야 하기에, 연비는 이 정도만 해도 훌륭한 수준이겠죠. 팬텀엔 ZF의 8단 자동변속기와, 최적의 변속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GPS 리시버까지 달려있다고 합니다.


외형 페인트만큼이나 새하얗고 밝은 아틱 화이트 베이스에 셀비 그레이 포인트 가죽으로 장식된 실내의 모습. 팬텀 트랭퀼리티만의 특징이라 한다면 대시보드 트림과 다이얼 컨트롤러를 들 수 있습니다. 신형 팬텀은 센터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팝업식으로 하여 주차 시 넓은 대시보드 전체를 "갤러리"라고 칭하여 하나의 작품처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게 했습니다. 팬텀 트랭퀼리티에는 영국 스카이락 로켓이 우주 상공을 통과할 때 생기는 그림자를 모사하여 고반사율 스테인리스강과 우주등급 알루미늄에 24K 금을 도금한 전용 갤러리를 만들었습니다. 다이얼 컨트롤러에는 1906년 스웨덴에 떨어진 운석에서 추출한 광물을 표면에 적용하고, 순금 테두리와 운석이 떨어진 곳의 좌표를 새긴 하단 포인트로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앞/뒤 스피커 커버는 미국 NASA 우주탐사선 보이저 호에 실렸던 골든레코드에서 영감을 얻은 순금 커버를 적용했습니다. 우주에서 영감을 얻은 차답게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는 밤하늘의 별을 천장에 광섬유로 표현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1,340개의 광섬유를 장인이 직접 약 10시간에 달하는 시간동안 손으로 새기고, 주문에 따라 특정일의 밤하늘을 그대로 담아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팬텀 EWB의 기본가격은 7억 4천만원이지만, 트랭퀼리티 에디션 전용 추가사양을 더하면 10억 9,800만원에 달합니다. 트랭퀼리티 에디션만의 특화 옵션이 아니더라도, 컬러나 실내 소재 옵션 정도만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하다보면 팬텀 EWB의 실 출고가 8~9억은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백의 팬텀 트랭퀼리티와 반전되는 느낌을 주는 레이스 블랙배지(Wraith Black Badge)입니다. 일단 이름처럼 대표 상징물인 환희의 여신상과 라디에이터 그릴의 밝은 크롬이 다크 크롬으로 바뀌어 어둡고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필요한 부분만 다이아 커팅으로 포인트를 준 블랙배지 전용 투톤 알루미늄 21인치 휠은 기존 롤스로이스에서 볼 수 없었던 스포티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붉은색 사이드 코치라인 옵션은 반짝이는 것 하나 없이 톤다운된 측면에 독특한 존재감을 부여합니다.


테일램프 테두리 및 번호판 윗쪽 가니시도 반짝임 없이 검정색 바디컬러와 톤을 맞춰 색다른 느낌입니다. 블랙배지는 고성능의 상징이기도 한데, 일반 세단형 고스트, 레이스의 출력을 600마력대로 올려줍니다. 페이퍼스펙 향상 뿐만 아니라 브레이크 디스크 직경 확대, 전용 서스펜션 탑재 등 하체 보강 요소들도 따라옵니다. 블랙배지는 단순히 컬러가 블랙이라서가 아니라 이처럼 성능 강화가 포인트기에, 올블랙이 취향이 아니라면 다른 컬러의 블랙배지를 커스터마이즈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B필러가 없이 리어 쿼터글라스까지 완전히 내릴 수 있는 개방감 넓은 윈도 구성을 가졌습니다. 열어볼 수 있는 전시차가 아니라서 바깥에서 구경만 했지만, 대시보드와 실내 구석구석에 쓰인 전용 테크니컬 파이버 소재는 알루미늄 스레디드 카본파이버 컴포짓 소재입니다. 이는 스텔스 전투기 외피에 쓰이는 소재와 동일하다고 합니다. 구석구석의 무한대 로고는 블랙배지 에디션에 따라붙는 전용 로고입니다.


옵션을 모두 더한 레이스 블랙배지의 출고가는 5억 5,100만원. 코치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올 블랙 블랙배지도 생각보다 실물이 훨신 멋졌지만, 개인적으로는 블랙이 아닌 다른 컬러로의 블랙배지를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신형 팬텀의 대시보드 페시아를 "갤러리"라고 부른다고 소개드렸는데요, 일반적인 고급차들이 우드그레인 종류로 차별화를 한다면, 롤스로이스는 이 넓은 공간을 무한히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으로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트라이킹 골드라고 불리우는 갤러리. 스테인리스강에 3D프린팅으로 출력한 입체 표면에 24K 금을 도금했습니다.


테이크 플라이트라고 불리우는 갤러리. 꼬리 깃털 3천개를 색 심도와 광채가 유사한 수준의 꼬리 깃털을 수작업으로 이어붙였고, 유사한 표면 질감을 낼 수 있는 자개 시계 커버를 덧붙였습니다.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 주문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 수 있는 사례들. 지나가다 본 아름다운 꽃의 색깔을 나만의 페인트로 표현할 수도 있고, 외판 페인트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입할 수도 있고, 천장과 실내 전체를 갤러리처럼 그려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 부티크는 천장에도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를 모사한 반짝이는 조명으로 장식했고, 인테리어 공간 자체도 매우 고급스럽습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 롤스로이스 최초의 SUV가 나온다는 소식에 솔직히 정통성을 잃고 이상한 차를 내놓는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많이 되었으나, 실물을 마주해보니 세단형 바디 롤스로이스 기존 차들의 웅장함과 기품을 그대로 이어받고, 넓은 트렁크에서 나오는 확장성을 살린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었습니다.


도어는 다른 롤스로이스 세단 차들과 마찬가지로 수어사이드 형태로 열립니다. 전시차 중 컬리넌은 내부 승차가 가능하여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조수석측 B필러 하단에는 영국 굿우드 공장에서 생산되었음을 알리는 표식과 일련번호가 알루미늄 명판으로 붙어 있습니다. 남들은 스티커로 대충 만들어 붙이는 영역이, 롤스로이스는 이렇게나 정성들여 만드는 하나의 파츠인 것이죠.


양털 매트는 밟는 촉감이 말도안되게 폭신폭신하고 산뜻합니다. SUV들은 차고가 높아서 올라탈 때 더 많이 힘주어 밟게 될수밖에 없는데, 롤스로이스 전용 매트는 SUV의 높이감을 잊게 할 정도의 편안함을 줍니다.


비스포크 옵션이 많이 들어가지 않은 기본형에 가까운 모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닿는 소재들의 시각, 촉각적 느낌은 독일 고급차들의 느낌을 아득히 초월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우산 손잡이같이 생긴 레버는 밀고 당기는 것으로 송풍구 개폐 조작을 할 수 있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롤스로이스만의 독특한 방식입니다. 풍량 레버는 off와 최대가 단계별로 표현된 일반적인 차들과 달리, off - soft - med(ium) - high - max의 5단계로 나뉩니다. 레버 테두리 자체도 가죽으로 둘러져 있어 촉감이 좋지만, 한단계 한단계 돌릴때의 묵직함이며, 보조수납함 커버를 닫을 때 마지막에 스르륵 서서히 닫히는 기품있는 동작은 지금까지 그 어떤 차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차원의 느낌입니다.


진짜 고급차는 차명을 바깥으로 쓰지 않고 대시보드에 쓴다고 하죠? 상시전원이 연결되어있지 않아서 저 작은 두 버튼만으로 어떻게 오프로드 지형 반응 세팅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실내를 유지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어트림의 윗쪽에 손을 집어넣어 당길 수 있는 작은 틈을 만들어놓기도 했지만, 송풍구 아랫쪽에 작은 도어 버튼을 통해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전동 도어 개폐 기능은 뒷자리에서도 마찬가지로 활용 가능합니다.


뒷자리 공간은 휠베이스 3,295mm짜리 차답게 광활할 정도로 넓습니다. 앞좌석과 동일한 고급감의 전용 공조 컨트롤러가 따라붙고, 시트를 자리에서 직접 눕히고 세울 수 있는 버튼까지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트 리클라이닝이야 이 차보다 1/10값 정도 하는 국산 SUV들도 많이 적용하고 있지만, 이 차는 앉은자리에서 옆자리를 버튼 하나로 완전히 눕히고 세우는 것도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옵션을 추가해서 2+2 독립시트 구성도 가능합니다.


롤스로이스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과잉 고급사양인 전용 우산거치대. 원래는 전용 우산이 꽂혀있어야 하는데, 일반관람객이 워낙 많이 살펴보다보니 잠깐 뺀듯합니다. 우산 자체도 카본파이버로 만들어져 매우 비싸다고 하기도 하고요.


컬리넌의 기본가격은 4억 6,900만원에, 전시차량은 인테리어와 휠 옵션이 더해져 4억 8,700만원. 옵션값으로 차량 가격에서 억단위가 휙 뛰던 아까의 팬텀과 레이스를 보니 컬리넌은 대단히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테리어와 휠 옵션 정도만으로 이미 1,800만원, 즉 아반떼 한대 가격이 족히 올라갔다고 생각하니 무시무시하긴 합니다.


휠만 걸어놔도 예술작품같고, 보닛 위의 환희의 여신상을 벽에서 뚫고나온듯 독특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걸려있습니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는 우드그레인으로 들어갈 나무의 종류와 질감도 다양하게 구현 가능하지만, 표면의 무늬도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그려넣을 수 있습니다. 고스트에 들어갈 이 비스포크 우드그레인의 경우 해안가 라인을 금, 은, 동으로 표현하기까지 했습니다. 영국 굿우드 롤스로이스 공장에서 영국인 담당자가 와서 설명해주던데, 2016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스트 블랙배지 월드 프리미어 데뷔와 주행을 인상깊게 봤다고 말해주니 매우 좋아하더군요.


롤스로이스 비스포크는 우드그레인뿐만 아니라 내/외관의 컬러, 문양 등을 원하는대로 커스터마이즈 가능합니다. 환희의 여신상은 기본 사양만 해도 최종 폴리싱을 모두 수공으로 하는 하나의 작품이지만, 추가금만 쓴다면 순금이든 무엇이든 원하는 소재로 도금 가능합니다. 5미터가 넘는 큰 차의 외판에 손으로 직접 끊김이나 어긋남 없이 코치라인을 그려넣는 작업이 특히 압권인데, 이 작업을 위해 수십년 경력의 장인이 투입되며, 다람쥐 털로 만든 전용 붓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롤스로이스 던 블랙배지. 고스트 세단 베이스의 쿠페가 레이스라면, 컨버터블은 던입니다. 구 팬텀 기반 컨버터블인 "드롭헤드 쿠페"가 단종되며 이 차가 롤스로이스 오픈톱 차량 중에선 가장 최고봉인데, 블랙배지 버전에 오렌지색 코치라인과 그에 맞는 실내 컬러 악센트,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 등 일부 옵션이 추가된 옵션가격만 7,300만원. 최종 충고가격은 5억 9,200만원입니다. 이 차의 백미는 소프트톱 커버 부위까지 폭넓게 우드그레인을 씌울 수 있다는 점인데, 블랙배지 사양이다보니 그것까지 모두 검게 처리되어 조금 화려함이 부족한 것이 아쉽긴 하군요.


부동산 가격과 비교될만큼 비싼 초현실적인 차종들 뿐이기에 일반인에겐 좀 거리를 두고 운영되던 롤스로이스 딜러 매장이 비록 예약제 한정 이벤트긴 하지만 퍼블릭 데이를 가진 것이 저로선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롤스로이스의 고급감의 실체를 눈 앞에서 관찰하고 만져보면서 느끼고, 커스터마이징 비스포크 옵션들이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옵션 추가에 따라 억단위가 우습게 바뀌는 가격 책정이 마냥 터무니없지는 않은 일이겠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롤스로이스의 과거 자화자찬 코멘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게 "팬텀의 경쟁상대는 자동차가 아니라 요트다"라는 말도 있는데, 최상위 부유층을 위한 진짜 고급차의 영역에서 롤스로이스의 경쟁상대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정말 과장이 아닌듯 합니다. 주문에 따라 나만의 컬러와 장식을 가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롤스로이스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하나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과 같은 일이기도 하니까요.

롤스로이스 모터카 서울의 the 8th wonder 전시는 2019년 10/12~16일간 운영되며, 아래 링크를 통해 예약, 문의 가능합니다.
https://rolls-roycemotorcars-apac.com/8thwonder/kr/?la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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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2019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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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어보는 몬터레이 모터스포츠 리유니언 후기입니다. 패독에서만 보이던 특이하고 희귀한 차들과 경기 장면들을 모아서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리유니언 행사간 라구나 세카 서킷 패독에는 온갖 비싼 수퍼카, 미출시 위장막 홍보차량, 심지어 경찰차까지 돌아다니지만 진주인공들은 따로 있습니다.



포르쉐 356. 경주용 쿠페 버전도 멋지지만, 저는 역시 356 하면 극단적으로 낮고 둥글게 말아붙인 윈드실드를 가진 스피드스터 버전이 가장 매력적으로 와닿네요.


포르쉐 듀라이트(Durlite) Mk III. 포르쉐 550 스파이더 사고차를 기반으로 재창작한 차라고 합니다. 옆쪽의 오리지널 550과 비교하면 보다 유선형으로 재연출된 바디와, 전투기를 연상케 하는 외판 반광 소재가 인상적입니다.


1964 포르쉐 904. 718RSK의 뒤를 이어 나온 4기통 2.0리터 수평대향 엔진의 미드십 스포츠카입니다. 호몰로게이션용으로만 100여대 남짓 생산되어 매우 귀한 차 중 하나죠.


버전, 용도, 연식, 세대는 모두 다르지만, 모아놓고 보니 헤리티지 하나는 확실해서 매력적인 911 가족들.


포르쉐 959. 페라리 F40과 함께 80년대 가장 중요하고 진귀한 슈퍼카 중 하나입니다. 이게 두대나 한꺼번에 있는 그림을 보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런지 RS. 50년대 포르쉐 스파이더, 마세라티 등 유럽 소형 스포츠카들을 모사하여 만든 코치빌드 자동차를 홍보하고자 따로 부스를 차렸습니다. 폴리시드 알루미늄 바디는 옛날 방식 그대로 망치로 직접 두들겨 모양을 냈으며, 4기통 공랭식 수평대향 159마력 엔진에 4단 변속기를 씁니다.


1910~1940년대 레이스카들도 당당히 한 클래스를 형성하여 경기를 달리러 갑니다. 맨 위에 41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1911년식 피아트 S74가 가장 오래된 고참입니다. 박물관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진기한 부가티, 벤틀리, 스튜드베이커, 패커드 등 100년 가량 나이 든 차들이 트랙을 힘차게 달리는 모습은 정말 진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59 페라리 TR 250. 극단적으로 낮은 윈드실드와 미려한 보디라인, 그리고 과시하듯 투명 커버로 노출된 12기통 엔진의 상단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1957 로터스 일레븐. 운전자가 차 안에 이렇게 꽉 차게 들어가보이는 느낌을 주는 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전고 810mm, 전장 3,403mm, 전폭 1,500mm에 불과한 엄청나게 작은 이 차는 중량도 400kg대로 어마어마하게 가벼우며, 배기량이 1.1리터뿐인데도 몬자 서킷에서 스털링 모스가 낸 최고시속이 230km/h나 됩니다. 2시트 구성을 갖춘 일반형과, 헤드라이트와 조수석까지 없애버린 극단적인 레이스용 버전 등 여러가지 버전이 혼재했습니다.


1923 포드 모델T 디포 핵. 1,500만대가 넘게 생산되며 대량생산차의 기원같은 자동차로 역사에 길이 남은 차입니다. 헛간에 60년 넘게 버려진 채로 방치 중이던 차를 2013년에 복원하여, 외판은 낡은 느낌을 일부러 유지하되 언제든 주행이 가능하게끔 고쳐둔 상태입니다. 마음껏 만져보라는 문구가 참 멋지네요.


랠리 코스가 아닌 온로드 서킷에서 보니 느낌이 새로운 란치아 스트라토스.


알파로메오 줄리아 TZ. 60년대 유선형의 스포츠카 중 가장 좋아하는 차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고 싶은, 아름답고 개성있는 외모를 가진 차입니다.


경기 뛰러 온, 또는 구경하러 온 다른 알파로메오 차들.


70~80년대 F1, 또는 포뮬러 포드 머신들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기 사진은 별도의 포스트를 통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972 쉐브론 B21


1979 롤라 T297


1999 파노즈 LMP



1970~2000년대 다양한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들도 클래스에 맞춰 참가 대기 중인 모습입니다. 승차석까지 오픈 타입인 예전 경기차들은 앞뒤 카울만 벗기면 구조가 거의 그대로, 쉽게 드러나죠.


1960 마세라티 티포 61 버드케이지. 200개의 튜브를 엮어 만든 독특한 스페이스프레임 섀시는 경쟁차들보다 단단하면서도 공차중량이 600kg대로 매우 가벼워, 새장(birdcage)이라는 별명과 함께 유명해졌습니다. 특히 위 차처럼 카모라디 레이싱팀이 썼던 흰색에 파란줄 리버리의 티포 61 경기차가 유명했는데, 훗날 엔초 페라리 기반 마세라티 수퍼카 MC12의 바디컬러에도 오마주로 활용되었죠.


1957 애스턴 마틴 DBR2/2. 앞서 소개드린 TR 250 페라리와 비슷한 느낌의 유선형 바디가 참 멋집니다.



벤츠 1세대 SL. 로드스터형은 경기를 위해 롤케이지를 매우 높게 보강했고, 300SL 걸윙 쿠페는 크롬 범퍼가 없는 것을 빼곤 최대한 원형의 아름다운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재규어 E타입 쿠페. E타입은 역시 시리즈I 초기 모델에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 컬러가 가장 잘 어울리죠.


2002 페라리 550 GT1. 겉보기엔 일반 공도형 550 마라넬로와 비슷해보일 순 있어도, 내부 구조를 보면 투어링 레이스카 수준으로 광범위한 개조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차는 아니지만 너무 마음에 들기 리스토어된 폭스바겐 T-1 마이크로버스. 쿠션의 투톤 배색까지 맞춘 것이 참 독특해보입니다. 폭스바겐 비틀 모양을 닮은 저 둥근 눈의 초기형 T-1 마이크로버스는 소유욕을 자극하는 앤틱한 매력이 있습니다.


트레일러 아래 자리에 아담하게 쏙 들어가는 미니 컨버터블.


싱어 포르쉐(하늘색)와 오리지널 포르쉐(노란색)가 나란히 선 모습. 원작을 초월하는 재창작차의 위엄.. 물론 싱어 포르쉐의 가격은 엔진 사양과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911 GT3 신차보다 최대 2배 이상 비싼 값을 감당해야 하긴 합니다.


미국 서킷답게 햄버거나 핫도그, 칠리프라이 등의 패스트푸드가 주력입니다. 먹고 힘내서 본격적으로 관중석으로 경기 관람에 나섰습니다.


그랜드스탠드에서의 경기 관람 후기는 다음 포스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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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시승기 (3.6 프리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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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를 시승해보았습니다. 쉐보레는 사실 오래전부터 미국 본토에선 다양한 라인업의 SUV로 유명한 메이커였지만, 한국에는 경쟁력이 모호한 중형 이하급 SUV 소수 차종만 판매해온 여건입니다. 한국도 이제 휘발유 SUV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많이 해소된 상태고, 대형 SUV가 유행하는 현 시점은 쉐보레가 미국 본토에서 잘 만들어 팔던 차들을 들여와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트래버스의 경쟁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섭외한 시승차는 프리미어 풀 옵션 사양에, 미드나이트 블랙(GB8) 컬러.


1. 외형
올해 가을부터 미디어 공개를 하고 겨울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질 트래버스는 미국 본토에선 2017년 2세대로 데뷔한 차종입니다. 전장 5,189mm, 전고 1,796mm, 전폭 1,996mm, 휠베이스 3,071mm에 달하는 몸집은 동체급, 동가격대 SUV 중 최대급 크기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비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현대 팰리세이드와 나란히 세워보았습니다. 팰리세이드보다 휠 빼고 모든 것이 큰 차지만, 트래버스의 전체적 디자인은 잔기교를 많이 부리지 않고 깔끔하고 덤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 썩 비싸보이지 않습니다만 헤드램프/테일램프 모두 LED입니다. 장식도 전체적 덩치에 비해 매우 절제되어 있으며, 앞도어에 넓게 트래버스 영문 레터링을 붙인 것 정도가 특기할 만한 치장의 전부.


블랙 컬러의 미제 대형 SUV다보니 마치 FBI 요원의 출동차를 타는듯한 기분도 듭니다.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실제로 공무용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프레임바디 대형 SUV인 타호/서버번이라고 합니다만은, 그래도 트래버스만 해도 타호보다 전장이 살짝 긴 수준이라 실제로 대단한 존재감이긴 합니다.


앞/뒤 모두 255/55R20 컨티넨탈 크로스컨택트 LX20 타이어가 순정입니다. 모든 트림에서 휠타이어 사이즈는 동일하며, 휠 디자인만 트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2. 내장
전폭이 엄청 넓은 차답게 실내 공간을 채울 도화지도 매우 넓습니다만, 생각보다 소박한 분위기로 꾸며진 트래버스의 실내입니다.


지름은 큰 것 같지만 3천만원대 중형세단 말리부에서 본 것과 거의 그대로인 듯한 핸들리모콘 구성을 가진 스티어링 휠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 계기반 역시 말리부에서 보던 것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더뉴 말리부(페이스리프트) 모델 상위급부터 들어가는 8인치 컬러 클러스터 계기반보다 클러스터 화면이 작아서 조금 아쉬운 느낌입니다만, SUV에 특화된 수평계, 구동계 모니터링 시스템 화면이 추가되었습니다.


센터페시아도 말리부에서 봤던 것과 유사한 구성입니다. 좌우독립 풀오토 에어컨 + 통풍/열선시트 기능이 들어간 에어컨 조작부는 아예 말리부와 완전히 공용합니다. 쉐보레 인포테인먼트는 마이링크 시절과 대비해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주고 있지만, 음성인식 편의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으로, 음성인식을 편하게 쓰려면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오토 커넥티비티 기능에 의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8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버튼 하나로 위로 들어올려 추가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차에 뭐 놓고 잠깐 자리 비우면 도난사고 확률이 높다던 미국에서는 대단히 유용할 기능일 것 같습니다. 사실 먼 옛날 캡티바나 말리부 때도 이런 기능이 있었는데, 트래버스는 열고 닫는 모든 동작이 간편하게 버튼 전동식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P-R-N-D-L 순으로 일자로 뻗어내려오고, +/- 쉬프터가 노브 상단 버튼으로 구성된 케이블식 기어봉도 말리부와 동일합니다. 쭉 사진으로 봐오셨다시피 손으로 닿는 소재 질감은 썩 고급스럽지 못한 편입니다. 우드그레인과 가죽 마감으로 여기저기 감싸기라도 했던 말리부에 비해 오히려 세심함은 부족해보이는 느낌. 가운데 공간폭이 넓음에도 보조수납공간은 조수석 허벅지 옆에 살짝 파둔 서류함 정도 느낌의 공간 외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며, 대신 엄청나게 넓은 암레스트 수납공간으로 보상해줍니다.


도어트림도 특별히 고급스러운 장식이 없이 평범하게 꾸며졌지만, 수납공간을 세 구역으로 나누어 사용 편의성을 더했습니다. 퀼팅 무늬라든지 마사지 기능같은 별다른 장식이며 기능 없는 시트도 평범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고급감과 기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일부 하긴 했지만, 트래버스가 동급에서 자랑할만한 기능은 센터 스크린 뒷쪽 비상금 숨길 공간에 그치지 않습니다. 워낙 큰 차다보니 아무리 뒷유리 면적이 넓어도 백미러 뒤로 보이는 시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트래버스는 후방 광각카메라 화면을 백미러에 직접 보여주는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기능을 가집니다. 캐딜락 차들에서 대단히 유용하게 썼던 기능인데, 트래버스같이 특출나게 큰 차에선 특히 더욱 유용합니다.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역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다양한 가변 시야각을 지원하며 화질도 무척 좋았습니다. 특히 트레일러 견인을 위한 근접 버드뷰 모드가 별도로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매우 넓은 레그룸의 2열 시트 공간. 3인승/2인승이 옵션으로 나뉘는 현대 팰리세이드와 달리 캡틴시트 2인승이 기본입니다. 리어 공조는 암레스트 뒷쪽 컨트롤러를 통해 독립적으로 조작 가능하며, 앞자리에서 별도 메뉴를 통해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기기 플러그가 꼽히는 콘센트 및 2개의 USB 포트가 붙습니다. 다만 2열 열선시트가 최상위 프리미어 트림에서만 기본 장착인 점은 패밀리 SUV로써 아쉬운 구성입니다.


센터 터널공간이 비는 2인 캡틴시트 구성을 가지기에 넓은 도어 면적을 이용해 도어트림 컵홀더를 별도로 갖추고 있습니다.


현대 팰리세이드처럼 어깨와 허벅지 아래에 간편한 원터치 버튼을 두는 세심한 배려는 없지만, 트래버스는 넓고 편안한 공간설계로 비교우위를 가집니다. 좌측 시트는 폴딩만 가능하지만 우측 시트는 틸트가 가능한 레버가 있어 앞으로 쉽게 밀어 승하차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팰리세이드와 달리 2~3열 플로어가 비교적 평평하여, 2열 캡틴시트 사이의 틈으로 드나들 때에도 계단같은 높낮이 차이가 발생하지 않아 훨씬 편했습니다.


2열시트를 레그룸을 코나와 투싼 사이 정도로 슬라이딩하여 양보해준다는 전제 하에 3열시트도 제법 탈만했습니다. 3열시트 승차자를 위한 에어벤트, 컵홀더 2개, USB포트까지 나름 편의사양 구성도 풍족합니다. 1열 2인, 2열 2인, 3열 3인 승차 가능한 7인승의 구성이라고 설명되어 있지만, 3열시트는 엉덩이 쿠션이 짧고 등받이가 너무 평평하여 3명이 꽉 차 앉기에는 버겁고, 한두명 정도가 앉기에 적합합니다.


2열을 폴딩하고 3열에서 다리를 뻗는 것도 나름 신선놀음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2열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고 눕혀 앉는 것이 제일 편안했습니다. 3열시트 리클라이닝이 되질 않을 뿐더러,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너무 평평한 쿠션 때문에 다리를 뻗는다 한들 2열만큼 편안한 착좌감이 나오지는 못합니다. 사실 3열시트까지 제대로 된 쿠션을 가진 SUV는 트래버스의 2배 넘는 값 하는 차 아닌 이상 찾기 힘들긴 합니다만은..


개방감이 좋은 듀얼 패널 선루프는 최하급 트림을 제외한 모든 트림에서 129만원짜리 옵션으로 선택 가능합니다.


전장이 워낙 길다보니 트렁크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넓다는 점이 이 차의 최대 장점입니다. 3열시트를 모두 세우면 트렁크 공간이 너무 좁아져서 짐을 바리바리 싣고 놀러가려면 3열시트를 접고 다니거나 루프탑 캐리어를 추가구매,활용 하는 SUV들이 대부분입니다만, 트래버스는 3열시트를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 공간이 왠만한 컴팩트 SUV보다 더 넓고, 하단 보조수납공간까지 감안하면 더욱 공간여유가 확실합니다. 3열 시트 폴드 업/다운을 위해 매뉴얼 레버를 써야 하는 귀찮음이 팰리세이드의 버튼식 전자동 폴딩 기능과 대비됩니다만은, 공간 여유는 트래버스가 월등한 비교우위를 가져갑니다.


온몸으로 미국차임을 알리는 흔적들. UAW(미국 자동차노동조합) 스티커를 보고있자니 한국산 차들에 금속노조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뻘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3=3 턴시그널도 미국 내수차들처럼 빨간색으로 들어오기에, 후행 차량들이 약간 헷갈릴 수 있습니다.


트렁크 개방각도를 3/4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다이얼이 별도로 나와 있어 높이가 낮은 곳에서의 개방도 편리하며, 특히 쉐보레 보타이 프로젝션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아이고 이름 참 길다..)가 특히 유용했습니다. 트렁크 아래 발길질을 해서 트렁크를 여는 기능 자체는 기타 많은 차들에도 탑재되어 있지만, 발차기 포인트를 로고 프로젝션 라이트로 비춰주는 차는 흔치 않죠.



3. 성능/주행감각
트래버스는 3,564cc V6 휘발유 자연흡기 직분사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AWD 트림 단일로만 들어옵니다. 제원상 최대출력 314ps/6,800rpm, 최대토크 36.8kg.m/2,800rpm입니다. 공차중량은 2,090kg로 많이 무거운 편이지만, 최대토크가 비교적 일찍 발휘되는 엔진 특성상 가속은 제법 가뿐하게 이뤄집니다. 급가속 시엔 묵직한 중저음을 뽐내고, 부드러운 회전질감과 정숙성을 뽐내는 V6 직분사 엔진은 기름을 많이 먹더라도 디젤엔진의 부재가 아쉽지 않을 기분 좋은 필링을 선사합니다. 9단 자동변속기는 100km/h 크루징 시 1,500rpm까지 회전수를 낮게 유도하며 우수한 정숙성과 연비를 챙기며, +/- 수동조작이 매우 어색한 방식으로 되어있긴 하지만 항시 D단에만 놓고 써도 충분히 영민하고 부드러운 반응을 보입니다.


회전형 주차통로를 드나들기도 이미 버거울 정도로 큰 SUV인 만큼, 굽이진 국도나 산길에서 속도를 높이기엔 이미 용도가 안 맞는 차입니다. 브레이크는 무거운 중량을 감안해도 급감속 시 조금 아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밀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다만 조향감각은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는 정직하게 반응하는 느낌이 합격점이고, 저속 시내 운행에서든 고속 크루징에서든 도로를 어마어마하게 긴 휠베이스와 무게로 짓누르면서 통통거리거나 출렁임같은 불쾌한 반응 없이 달려나가는 여유로운 느낌이 만족스럽습니다. 덩치 때문에 당연히 민첩하지는 않지만, 대가족 패밀리카로 쓴다는 범위 내에선 부족함 없을 달리기 실력과, 기대 이상의 컴포트함을 가졌다고 평할 만합니다.



4.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의 빈약함은 이 차의 최대 약점입니다. 밑에서 두번째로 높은 LT 레더 프리미엄 트림부터 전방충돌경고, 저속 자동긴급제동(보행자감지형), 전방거리 감지시스템, 차선이탈경고, 차선유지보조가 기본 적용되는데, 차선유지보조는 말리부에서도 겪었듯 핸들 미파지 상태에서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지 못하고 차선이탈 직전에 역방향으로 조향해주는 기능에 그치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어라운드뷰 카메라가 워낙 잘 되어있다곤 하지만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도 없습니다. 물론 이 차보다 ADAS 구성이 더 빈약한 아우디 Q7 45TFSI가 국내 수입 대형SUV 세그먼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게 엄청난 흠결은 아니라 볼 수 있지만, ADAS 사양구성이 대단히 좋은 4~6천만원대 국내/외 중~대형 SUV들과 경쟁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연비
만탱크 상태로 인계받은 트래버스는 누적 주행가능거리 582km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시내+고속도로 복합 381km 주행 후 1/4칸까지 연료게이지가 떨어졌는데, 연료탱크 82.1리터짜리 차인 점을 감안하면 실연비는 7km/L 내외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제가 아무리 얌전하게 탔어도 공인 복합연비 제원인 8.3km/L 수준에서 크게 앞서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 내외 크루징 시 트립연비가 두자릿수까지 제법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었던게 그나마 9단 자동변속기 덕을 봤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아이들 엔진 스탑앤고 기능을 아무리 잘 써도 무거운 몸집과 대배기량 휘발유 엔진으로 시내에서 가다 서다 하는 여건에서는 연비가 금방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6. 가격 대비 가치
소개드리는 시승차는 트래버스 3.6 AWD 프리미어(5,324만원)에 듀얼 선루프(129만원)이 더해진 풀 옵션으로, 5,453만원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차다보니 옵션 선택권은 그 이하 트림에서도 사실상 듀얼 선루프 말고는 없으며, 인테리어도 젯 블랙 가죽 외의 선택권이 없습니다. 대신 외형 가니시와 휠이 조금씩 다른 RS와 레드라인 트림으로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소재의 고급감이나 꾸밈새는 조금 투박한 편이지만, 3열시트까지 모두 세운 상태에서도 트렁크가 제법 넓다는 점, 미니밴 못잖게 2~3열 이동이 편한 플랫 플로어, 어마어마한 몸집에서 오는 존재감과 실용성은 이 차의 구매동기를 키웁니다. 2.2톤 최대견인력 및 트레일러 견인을 상정한 순정 옵션들도 풍부하여, 트레일러 견인을 목적으로 SUV를 구입하는 분들에겐 약간 더 돈이 굳는듯한 느낌도 있을 테고요. 구입을 고려하신다면 다만 어마어마하게 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가 달린 LT레더 프리미엄(4,900만원) 이상 트림으로의 구입을 추천드립니다.


7. 총평
트래버스는 미국적인 여유로움으로 가득찬 대형 SUV의 참맛으로 한국에 어필하려 하고 있습니다. 흔한 하이패스 룸미러도 옵션에 존재하지 않고, 한국을 위한 사양 개선이라고 해봐야 전동접이 백미러와 한글화된 UI 정도에 그치지만, 전장 5.2m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몸집에서 기인한 1~3열 좌석 및 트렁크까지 두루 넓고도 편한 공간과 승하차 편리성은 동가격대 어느 SUV에서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다만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실내의 질감과 꾸밈새, 그리고 ADAS 옵션의 부족함은 보다 저렴한 값에 화려하고 최첨단 사양으로 가득찬, 고급스러운 만듦새를 뽐내는 한국산 슈퍼루키 대형SUV와 어쩔 수 없이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 팰리세이드가 "가성비"가 뛰어난 차라고 한다면, 트래버스는 "가덩비(가격대비 덩치 비율)"가 뛰어난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트래버스는 훨씬 큰 도화지를 거칠고 뭉텅뭉텅 그려넣되, 대형 SUV라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존재를 편하게 운행하고 다니기 위한 사양구성 자체는 결코 부족하지 않게 꾸몄습니다. 필수 승차인원 수가 더 많은 집의 가장에, 교외에서 생활한다든가 레저활동을 많이 즐겨 트렁크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하고, 견인하고 다닐 트레일러가 있다면 누군가는 조금은 투박하게 만들어진 트래버스에 더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장점 : 동가격대 어디에도 없는 어마어마한 덩치, 2~3열 이동이 편한 평평한 플로어, 3열 승차 상태에서도 널찍한 트렁크, 부드러운 회전질감의 V6 엔진과 연비향상을 돕는 9단 자동변속기
단점 : 부족한 드라이빙 어시스트 옵션, 투박한 실내 질감 및 고급감 부족한 사양구성, 덩치를 이기기 힘들어하는듯한 브레이크, 제한적인 옵션/트림 선택권

본 후기 글은 한국지엠 쉐보레의 시승차량 지원으로 작성되었으며, 글 작성과 관련하여 한국지엠 쉐보레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대가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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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의 스튜디오 방명록 겸 알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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